오랜만에 출현한 남성 중창단, 브로맨스
그룹명처럼 부드럽고 애틋한 감성으로 우리네 감수성에 로망(romance)을 선사하는 브로맨스. 등장 자체가 반가운 중창 그룹의 산뜻한 행보이다.
글ㆍ사진 이즘
2017.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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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출현한 남성 중창단이다. 포맨, 먼데이키즈, 울랄라세션 등의 명맥을 잇는 브로맨스(Vromance)는 작곡가 김도훈이 운영하는 RBW엔터테인먼트 소속의 4인조 보컬그룹이다. 지난해 으로 데뷔전을 치른 그들은 스윙 톤의 「여자 사람 친구」를 통해 스탠딩 마이크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소속사 선배 마마무의 ‘비글’ 노선을 좇은 바 있다. 에서는 겨울 계절감에 발맞추어 발라드 넘버로 선로를 변경하였지만 금번 역시 수록곡을 통하여 기존의 생기발랄한 콘셉트를 이어나가고 있다.

 

정공으로 내뱉는 음성은 건실한 하모니를 이룬다. <슈퍼스타K 3> 출신의 리더 박장현을 필두로 한 네 명의 목소리는 군더더기 없이 온건한 모양새를 형성한다. 중독성 있는 후렴구로 한국식 정서를 뽐내는 「I`m fine」과 느릿한 딕션으로 노랫말의 감정선을 알알이 전하는 「헤어지지 말자」 등 전통적인 발라드 곡들을 탈 없이 소화해낸다. 미디엄 템포의 곡 또한 예외는 아니다. 「삼년째 백수」, 「어장관리」 등에서 드러나는 보컬의 리듬감은 귀를 감미롭게 감싸며 스윗 소로우의 완성도를 떠올리게 한다.

 

아무래도 브로맨스 정체성의 기원은 개구진 캐릭터이다. 「여자 사람 친구」의 첫 가사 ‘안녕 난 박현규라고 해’ 로부터 시작된 그들의 위트는 「어장관리」를 거쳐 「삼년째 백수」 까지 이른다. 특히 백수의 설움을 토로하는 「삼년째 백수」는 멤버 중 이찬동이 직접 작사에 참여해 메시지에 힘을 실음으로써 더욱 살가운 유희를 뽐내고 있다. 적당히 체득한 그들의 안무 능력은 그러한 스타일 확립에 설득력을 더한다.

 

다소 평이한 음색과 녹록한 멜로디로 구성되어 있는 가 특별한 음악적 개성을 창출해내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장기간 부진으로 인해 목마름을 겪고 있는 남성 보컬그룹의 공백을 새로 충족한다는 점에서 그들의 포지션은 맥락적인 특수성을 획득한다. 그룹명처럼 부드럽고 애틋한 감성으로 우리네 감수성에 로망(romance)을 선사하는 브로맨스. 등장 자체가 반가운 중창 그룹의 산뜻한 행보이다.

 

현민형(musikpeop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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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