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 드라이버>(2017)를 연출한 영국 영화 감독 에드가 라이트의 다큐멘터리 장편 <더 스파크스 브라더스>(2021)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들은 세상에서 가장 별난" 밴드다. 단 한 차례도 정상급 인기를 얻지 못했으나 개성만점 음악으로 반세기를 '버텨'온 미국 록 밴드 스파크스 이야기다. 토드 룬드그렌이 프로듀싱한 (1971)(1972년에 로 재발매)으로 데뷔한 이들은 숨겨진 글램 록 수작 (1974)와 같은 해 내놓은 로 영국 대중음악계 주목을 이끌어냈다. 이후 기나긴 상업적 침체기를 겪었으나, 결여된 공간을 신스팝과 아트록에 기반한 독창적 디스코그래피로 채워나갔다.
1970년대 중반부터 론 마엘(형), 러셀 마엘(동생)의 듀오 체제로 개편한 스파크스는 빅비트 성향의 2000년작 를 필두로 아트 락과 챔버 팝을 믹스한 (2006), 스코틀랜드 댄스 록 밴드 프란츠 퍼디난드와 함께한 2015년 작 등 21세기에도 정력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3년 만에 내놓은 25번째 스튜디오 앨범 는 실험적인 사운드와 노랫말로 노쇠화를 거부했다.
중독성은 스파크스의 메인 테마다. 상기한 의 타이틀 곡 'Balls' 속 후렴 강조, 일렉트로니카로 착륙한 1979년 작 의 타이틀 곡 'This is the no.1 song in heaven'의 반복 리듬이 대표적이다. 뮤직비디오 속 케이트 블란쳇의 춤사위로 화제가 된 'The girl is crying in her latte'나 프랑스 현대 음악 작곡가 피에르 불레즈 풍 전위적 느낌의 'We go dancing'도 전자 음악의 틀 아래 반복을 주 무기로 한다.
고전 음악과 연극의 색채를 담은 'Nothing is as good as they say it is'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풍 환상적 분위기의 'Take for me a ride'는 대중음악에 작가주의적 시선을 부여했다. 묘연한 모나리자에 감정을 부여한 'The Mona Lisa's packing, leaving late tonight'와 미국 여배우 베로니카 레이크와 1940~1950년대 할리우드 황금기를 회고하는 'Veronica lake'등 스토리텔링도 다채롭다.
가 영국 앨범 차트 7위에 올라 (2017)와 (2020)까지 최근 3개 앨범 연속 영국 앨범 차트 7위를 기록했다. 노익장을 향한 존경만으론 얻을 수 없는 수치다. 과거와 현재를 자유로이 오가며 독자성을 빚는 포스트모더니즘적 면모와 공연 시 몸짓과 발화로 드러나는 1945년생, 1948년생 형제의 감각은 2030 팬들과 공명하고 있다. 이들의 전성기는 어쩌면 지금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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