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하나 헤드바, 박수연 저/양효실, 윤영돈, 이채원 역 외 1명 | 마티
2020년 8월 관악여성주의비평동인이 발행하는 <오프 매거진(OFF Magazine)>에 요하나 헤드바의 「아픈 여자 이론」 번역본이 게재되었습니다. 이후 이 글은 조용하지만 또렷한 파장을 일으키며 링크의 파도를 타고 퍼져 나갔습니다. 어떤 글은 읽는 이의 피가 통하게 하고 숨통이 트이게 합니다. 요하나 헤드바의 글은 그런 글이었습니다. 그렇게 「아픈 여자 이론」은 수많은 독자들의 피와 숨을 통해 이몸에서 저몸으로, 이곳에서 저곳으로 전달되었죠. 두툼한 한 권의 책이 되어 돌아올 때까지. (실제로 헤드바는 미국에서 「아픈 여자 이론」을 열 곳 이상의 출판사에 투고했으나 거절당했다고 합니다. 이후 웹진 <마스크>에 게재된 해당 글이 큰 반향을 일으키며 재조명받았고, 『우리가 언제 죽을지, 어떻게 들려줄까』의 출간으로 이어졌습니다.)
『우리가 언제 죽을지, 어떻게 들려줄까』를 읽는다는 것은 저자의 목소리를 듣는 경험에 가깝습니다. 문체가 아니라 말투라고 부르게 되는 헤드바의 목소리로 글이 들리기 때문이죠. 제목처럼, 이 책은 정말로 들려주는 책입니다. 이 ‘들려주기’가 귀한 까닭은 병과 장애에 관한 언어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헤드바의 말대로 '영웅들은 전쟁터에서 전사하지 만성통증으로 죽지 않고, 비극에는 월경통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11쪽) 그러나 우리 모두는 대부분 병들고 장애를 얻을 예정이니, 헤드바의 목소리에, 그녀가 들려주는 병과 장애에 관한 두터운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기를 권해봅니다. (박소미 채널예스 에디터)
그래픽 바이 대신 | 만화 카페
올여름 장마는 끝났지만, 더위는 질척하게 남아 있습니다. 머리가 벗겨질 것처럼 뜨거운 날엔, 실외를 걷는다는 것 자체가 벌칙처럼 느껴집니다. 이럴 땐 서늘하고 조용한 실내로 들어가는 수밖에요. 최근 다녀온 실내 공간 중 가장 쾌적하고 아름다웠던 독서 장소를 소개합니다. 이태원에 있는 만화카페 겸 서점, '그래픽'. 지점마다 각기 다른 감성의 인테리어를 자랑하는 그래픽 시리즈 중에서도, 새로 생긴 위례점 ‘그래픽 바이 대신’을 추천합니다. 소극장처럼 지하로 깊게 내려가는 구조는 보기에도 아름답고, 좌석이 널찍하게 배치돼 조용한 분위기를 만드는데요. 불멍존이 따로 마련돼 있어 책을 읽다 눈이 지치면 멍하니 쉬기에도 좋습니다. 긴 여름 낮을 보내기에 딱 알맞은 조합이죠.
위례점에서만 먹을 수 있는 조각피자와 아이스크림도 일품입니다. (말 그대로 ‘피서지’에 가까운 조합!) 피자 한 조각, 만화 한 권, 아이스크림 한 입. 그렇게 천천히 시간을 보내다 보면 어느새 2~3시간이 훌쩍 지나 있습니다. 책장은 가볍게 읽기 좋은 만화부터, 좀처럼 보기 어려운 그래픽 노블과 아트북까지 다양하게 채워져 있어요. 독서 초심자에게는 친절하고, 만화에 진심인 이들에게도 의외의 발견이 있습니다. 3대장 격인 원피스·나루토·블리치(원나블)는 아직 완벽하게 갖춰져 있지 않아 살짝 아쉽지만, 구성이 계속 업그레이드되고 있어 ‘다음엔 어떤 책이 들어왔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재방문하게 되는 곳입니다. ‘그래픽’이라는 공간은 취향이 분명한 사람들에게는 선물 같고, 취향을 찾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실험장이 됩니다. 혹시 올여름 이 공간에서 마주치게 된다면, 반갑게 눈인사 정도는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 (배성언 크레마클럽 오리지널 MD)
맥파이앤타이거 | 차
지난 6월, 서울국제도서전의 열기 아직도 생생히 기억이 나는데요! 저는 그중에서도 예스24 부스 맞은편에 있던 ‘맥파이앤타이거(Magpie & Tiger)’라는 차 브랜드가 유독 인상 깊었어요. 북적이는 도서전 한가운데, 마치 작은 쉼터처럼 조용히 차를 내려주던 그 부스. 잠깐 숨을 고르러 들른 자리에서 정갈한 차 한 잔을 마시며, 잠시나마 고요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죠. 그날 제 손에 들려 나온 ‘쑥차 티백’은 그야말로 제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았습니다. 그 길로 홈페이지에 접속해 제가 마실 쑥차, 호박차, 현미녹차는 물론, 가족과 친구들 선물까지 잔뜩 주문했고, 찻주전자와 찻잔 같은 도구들도 야무지게 구매한 뒤, 퇴근 후 ‘나를 위한 시간’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우선 뭔가를 많이 사들이니 기분이 좋더라고요.)
사실 저는 원래 퇴근 후 맥주 500cc를 들이키던 알코올 러버였는데요, 대신에 찻잎과 찻잔을 갖추고 나니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생기더라고요. 물론, 찻잔을 다 비운 후엔 가끔 소주를 채워 넣기도 합니다...^^ 아무튼! 그 시간만큼은 아무 잡생각 없이 따스한 차의 깊은 맛에 집중할 수 있는 나만의 힐링 타임이 시작됩니다. 걱정과 고민이 많은 하루 끝, 책 한 권과 따뜻한 차 한 잔으로 집에서도 카페처럼 정갈한 티타임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요? 마음을 가라앉히고 싶다면 향긋한 쑥차를! 기분 전환이 필요하다면 달콤한 호박차를 추천합니다! (이혜린 예스24 유튜브 PD)
나조차도 모르겠는 내 마음의 향방을 그려내는 이야기는 언제나 아름답지 않나요? 특히나 그 이야기의 배경이 극도의 남성성을 강요받는 10대 소년기라면, 인물의 마음을 꽉 채운 혼란스러움은 더욱 극대화되어 보는 이의 마음까지 동요시킵니다. 연극 <베이컨>은 각자의 세상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견뎌내고 있는 두 소년 마크, 대런의 이야기입니다. 두 사람이 겪는 감정의 충돌을 정교하게 그리는 대본과 연출 역시 훌륭하지만, 이 작품의 백미는 바로 무대입니다. 무대에 다른 어떤 것도 없이, 단 하나의 시소만이 놓여 있거든요. 그런데 이 시소를 타고, 두 인물의 감정 대립부터 미처 성숙지 못한 자아의 불안정함, 관계의 균형과 불균형, 가정환경의 차이, 사랑과 우정, 갈등과 절망감까지, 공연을 둘러싼 여러 키워드가 오르내립니다. 그 아슬아슬한 밸런스에 마음을 실으면, 두 소년의 이야기에 자연스럽게 빠져들게 될 겁니다. 쉽지 않지만, 깊은 작품입니다. 꼭 봐주세요. 꼬옥... 9월 7일까지 예스24스테이지 3관에서 공연됩니다. (이솔희 더뮤지컬 에디터)
『해커스 중국어 HSK 1-2급 한 권으로 가뿐하게 합격』
해커스 HSK연구소 저 | (주)해커스
올봄 하얼빈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하얼빈은 영어나 한국어가 잘 통하는 도시는 아니었지만, 그곳의 사람들은 중국어를 전혀 못 하는 외국인을 아주 따뜻하게 환대해 주었어요. 이렇게 다정한 도시를 여행하면서 나름 제2외국어로 중국어를 배운 사람인데 (10년도 넘게 전이긴 합니다만)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하다니! 아쉬운 마음에 돌아오자마자 외국어 학습 앱 '듀오링고'로 중국어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언젠가 중국 여행을 다시 한다면 차가운 커피 한 잔 정도는 중국어로 주문하고 싶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하다보니 욕심이 생기더군요. 듀오링고 60일 연속 학습을 달성하는 날, HSK 1급 시험을 치렀습니다. 반장난처럼 등록했는데도 막상 시험일이 다가오니 괜히 마음이 조급해져 허겁지겁 기출 문제집 『해커스 HSK 1-2급 한 권으로 가뿐하게 합격』을 샀습니다. 막상 책 본문은 열어보지도 못하고 워크북 단어장만 겨우 훑어본 채로 시험장에 들어갔다는 건 비밀이에요.
이달 초 HSK 1급 합격증을 받았습니다. 무언가 해낸 것 같은, 오랜만에 느껴보는 이 뿌듯한 기분이 나쁘지 않습니다. 공부를 너무 열심히 했나 봅니다. 평소 즐겨 듣는 대만 밴드의 노랫말이 들리는 듯한 오만한 착각도 들고요. 이제 저는 중국어로 차가운 커피를 주문할 수 있습니다. 请给我一杯冰咖啡(칭 게이 워 이뻬이 삥 카페이)! 깨끗한 문제집이 아까운데 2급도 도전해 볼까요, 말까요? (이참슬 채널예스 에디터)
알코올
‘잭콕'을 아시나요? 저를 열흘 만에 위스키 700ml 한 병을 비운 사람으로 만든 극악무도한 녀석이죠. 잭콕은 미국 버번위스키, 잭다니엘에 콜라를 섞어서 만든 일종의 칵테일입니다. 편의점에서도 만날 수 있는 잭다니엘은 보통 사각병에 검은색 라벨을 두르고 있지만, 제가 쟁여두는 잭은 ‘잭다니엘 싱글 배럴 100 프루프’. 버번위스키 특유의 타격감 있는 향과 맛이 좋은 술이라 좋아합니다. 이 술을 잭콕으로 마신다고 하면 욕먹을 수도 있지만, 저는 그 잭콕을 좋아합니다. 아주 맛있어요. 일반적인 잭콕과는 차원이 다른 고급스러운 맛이 있어요. 더 이상의 설명은 어렵습니다. 마셔봐야만 느낄 수 있어요. 저는 원래 위스키보다는 맥주를 좋아합니다. 위스키에 빠지면서 한동안 맥주를 사 먹지 않았는데, 산딸기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서 산 맥주가 바로 ‘사무엘 스미스 유기농 딸기 프루트 비어’입니다. 과일 맥주의 편견을 깨준 술인데 은은하게 깔리는 진짜 산딸기 향이 인상적이었달까요. 제품명에는 딸기라고 적혀있지만, 산딸기 특유의 새콤함도 느껴져서 딸기보다는 산딸기라고 정의하고 싶어요. 체리, 라즈베리 계열의 향인데 발효된 과일에서 맡을 수 있는 톡 쏘는 효모 맛이 맥주 효모 맛에 튀지 않고 잘 어울려요. 또 우연한 기회로 마트 진열장에서 마주치게 된다면 또 집으로 데려갈 계획입니다. (장혜리 예스24 SNS 마케터)
* AI 학습 데이터 활용 금지
우리가 언제 죽을지, 어떻게 들려줄까
출판사 | 마티
해커스 중국어 HSK 1-2급 한 권으로 가뿐하게 합격
출판사 | (주)해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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