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솔러지 특집] 앤솔러지에 대한 N가지 트렌드
같은 주제, 다른 해석, 하나의 키워드에서 뻗어 나간 여러 겹의 목소리. 한권의 책 안에서 다양한 스펙트럼의 이야기를 맛볼 수 있는 앤솔러지가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글ㆍ사진 구보라, 황유미
2022.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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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주제, 다른 해석, 하나의 키워드에서 뻗어 나간 여러 겹의 목소리. 한권의 책 안에서 다양한 스펙트럼의 이야기를 맛볼 수 있는 앤솔러지가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지금 이 시대에 화두를 던지는 시의성 있는 기획으로 새로운 상상을 덧입은 앤솔러지는 작가와 독자 모두에게 가슴 뛰는 모험을 하게 한다. 이야기가 없어지지 않는 한 앤솔러지는 계속되지 않을까?


발견하는 독자들과 모험하는 작가들

앤솔러지가 꾸준히 출간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독자들은 여러 작품을 한 권의 앤솔러지에서 읽으며 몰랐던 작가들을 발견하는 기쁨을 느끼고, 하나의 주제에 대한 다채로운 해석을 만나는 즐거움도 얻는다. 여러 명의 작가가 함께한다는 형식 때문인데, 심지어 48개국 108명의 시인이 참여한 『그 순간 문 열리는 소리가 났다』 같은 앤솔러지도 있을 정도다. 물론 이 때문에 자칫 하나로 모이지 못하고 산만해질 수 있다는 견해도 있지만, 독자에게 앤솔러지는 여전히 더 많은 작가의 매력을 알게 되는 즐거운 모험이다. 실제로 앤솔러지 작품 판권을 해외에 수출할 때는 우리나라의 여러 작가를 한꺼번에 해외에 알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어떤 소재나 모티프에 맞춰 짧은 글을 쓰는 데 주저함 없는 작가들이 많아진 것 또한 앤솔러지 출간이 늘어나는 요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작가 입장에서도 새로운 독자에게 발견될 수 있는 가능성을 차단할 이유는 없다는 것. 비교적 짧은 분량의 작품으로 모험적인 주제에 도전하고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시의성 있는 이슈를 더 빠른 속도로

콘텐츠가 등장하고 소멸하는 속도, 소비의 주기가 갈수록 짧아지는 가운데 앤솔러지는 시의성 있는 이야기를 빠른 속도로 전하는 합리적인 방법으로서 각광받기도 한다. 기획에서 출판까지 빠른 호흡으로 만들어지니, 독자가 관심을 보일 만한 이야기를 재빨리 내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로 팬데믹, 언택트, 재택근무와 같은 키워드를 내세운 앤솔러지가 연달아 출간된 것이 눈에 띈다.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매우 혼자인 사람들의 일하기』『지금은 살림력을 키울 시간입니다』가 그 예다. 이처럼 사회적 이슈는 관련 주제의 앤솔러지 출간을 견인하곤 하는데, 실제로2020년 이후 최근 몇 년간 신간 앤솔러지 종수가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굵직한 이슈가 장기화될수록 이야깃거리는 많아지고, 기민하게 대응하는 앤솔러지도 늘어난다.


스테디셀러, 문학 앤솔러지

시의성 있는 주제로 빠르게 기획해 펴낼 수 있다는 앤솔러지의 장점은 곧 단점이 될 수도 있다. 반짝 주목을 받던 이슈가 잠잠해지면 책에 대한 관심도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앤솔러지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매력 때문에 오래도록, 마치 스테디셀러처럼 사랑받는 앤솔러지도 있는데, 문학상 수상 작품집이 그렇다. 이뿐만 아니라 문학과지성사의 〈소설 보다〉 시리즈, 『땀 흘리는 소설』『여행하는 소설』 등 창비교육의 시리즈 역시 단편 소설과 한국 문학을 사랑하는 이들이 꾸준하게 찾고 있다. 단편 소설을 읽다가 그 작가의 다른 작품이 읽고 싶어지는, 한마디로 ‘숨은 보석 같은’ 작가를 찾는 재미에 빠지면 시리즈의 팬이 되기도 한다.


확장되는 이야기의 스펙트럼, SF 앤솔러지 붐

이야기의 소비 주기가 짧아지고 콘텐츠를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넘쳐나면서 독자의 세분화된 취향에 발맞춘 다양한 장르의 앤솔러지 출간 역시 도드라진다. 그중에서도 단연 앤솔러지 출간이 활발한 장르는 SF다. 최근에는 장르 문학을 다루지 않던 출판사까지도 SF 앤솔러지를 출간하기도 한다. SF 장르를 오래도록 사랑해온 장르 마니아뿐 아니라 이제 막 SF를 읽기 시작한 독자, 심지어 아직 SF에 관심이 없는 독자들에게도 앤솔러지는 새로운 이야기를 읽을 수 있는 기회다. 여러 작가의 작품이 비교적 짧은 분량으로 수록되어 있기 때문에 부담도 적다.


아름다운 표지

출판 관계자들 사이에서 “앤솔러지 표지는 다 예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최근 출간된 앤솔러지들은 멋진 표지를 자랑하며 소장 욕구를 자극한다. 작품의 분위기를 한 면으로 압축한 듯한 표지 디자인 중에서 최근에는 일러스트 작가와 협업을 한 표지들이 도드라진다. 책 성격과 걸맞은 개성 있는 일러스트는 책에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감성을 확장시킨다.


도움말 박형욱(예스24 소설·시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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