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선경 시인의 작업실
알록달록 새콤달콤 청춘의 감각을 기록하는 시인 고선경의 첫 산문집 『내 꿈에 가끔만 놀러와』 작업 이야기.
글 : 채널예스
2025.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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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작업실
작가들의 작업 뒷이야기를 전해 듣습니다. 한 권의 책이 독자를 만나기까지, 작가들은 어떤 날들을 보냈을까요?


고선경 시인의 반려 노트북


작업을 하는 동안 가장 의지한 반려 [ _______ ]

제 반려 노트북은 첫 시집의 인세로 마련한 것입니다. 아주 의미가 깊지요. 책을 팔아서 책을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니까요. 취향껏 스티커를 붙여서 제 것이라는 표식도 확실히 남겨두었습니다. “스티커를 붙이는 센스가 인생의 센스일 수도 있지만 센스의 전부는 아니다”라는 말이 있긴 하지만요. 그렇지만 이따금 스티커가 덕지덕지 붙은 이 노트북 하나가 제 인생의 전부라는 생각도 듭니다.


작업 공간을 소개해 주세요.

주로 집이나 단골 카페에서 작업합니다. 작업하는 동안에 저는 하마예요. 엄청난 양의 물이나 커피, 음료를 들이켜고는 하지요. 목이 타서일까요? 게다가 다리를 끊임없이 떨기 때문에 바스락거리는 소재의 바지는 잘 입지 않습니다. 그러나 환경에 구애를 받는 편은 아닙니다. 주변이 시끄러워도 개의치 않아요. 책상이 너저분해도 별 상관없습니다. 어차피 제 머릿속이 더 너저분한걸요. 카페를 고르는 기준은 오직 ‘거리’입니다. 집에서 가장 가까운 카페만 가게 돼요. 헤드폰을 쓰고 음악을 듣기도 하는데, 유튜브 알고리즘을 착실히 따르는 편입니다.


마감 후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은 무엇인가요? 

여행을 가고 싶었어요. 지금 이 순간에도 가고 싶습니다. 못 갔다는 뜻이지요. 책에도 도쿄에 관한 이야기가 많은데, 도쿄를 다시 방문하고 싶어요. 아니면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나라에 가보고 싶습니다. 국내 여행도 좋아요. 그냥 여기만 아니면 돼요.

 

할 일이 있을 땐 그것 빼고 모두 재밌게 느껴집니다. 작업 중 특히 재밌게 본 남의 콘텐츠는 무엇인가요?

서한나 작가의 에세이들. 『드라마』『사랑의 은어』 모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넷플릭스 드라마 <핫 스팟>도 재미있게 봤고요, 왓챠에서는 <그랑 메종 도쿄>가 재미있었습니다. 지금도 계속해서 작업중인데, 이제는 시집을 좀더 읽고 싶습니다.



『내 꿈에 가끔만 놀러와』 작업 후기

솔직히 아직은 별다른 감상이 들지 않아요. 책 홍보를 위해 바쁘게 움직이지만 ‘책이 나왔나?’ 하고 고개를 갸웃하곤 합니다. 어쩌면 독자분들을 가까이서 뵐 기회가 없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작업을 하는 동안…… 사실 저는 저한테 좀 질렸어요. ‘또 그 이야기야?’ 싶을 때도 있었고, 흔해빠진 애송이를 상대하는 기분이 들어 언짢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말하고 나니 과연 독자분들께서 재미있게 읽어주실지 걱정이 됩니다. 실은 무조건적인 지지와 호평만 보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설령 2-3줄 내외라는 인터뷰어의 요청조차 충족하지 못하는 저일지라도…….


“평생 사랑할 수 있는 단 한 가지”(40쪽)가 궁금하다고 하셨어요. 그것의 실마리를 찾으셨나요? 새롭게 사랑하게 된 것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찾았습니다. 그렇지만 곧이곧대로 말씀드리자니 왠지 면구스럽네요. 아마도 저 자신인 것 같아서…… 마음이 괴롭습니다. 저 자신을 사랑하지 않았더라면 글 같은 건 쓰지 않았을 겁니다. 그런데 좀더 생각해보니 제가 평생 사랑할 수 있는 건 어쩌면 두 가지 이상일지도 모르겠어요. 고양이도 평생 사랑할 수 있거든요. 최근에 새롭게 사랑하게 된 건 대용량 텀블러입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제가 하마라서…….


작가님은 줄곧 MZ시인으로 호명됩니다. 첫 산문집 『내 꿈에 가끔만 놀러와』에는 청춘의 복잡하고 솔직한 마음이 꾹꾹 담겨있는데요. 스스로 용납되지 않고 생각이 많은, 비슷한 시기를 통과하고 있는 동료 청춘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그냥 요즘 뭐가 맛있는지 수다나 떨고 싶습니다. 저는 재작년 여름부터 컴포즈커피의 팥절미 밀크쉐이크에 빠져 있어요. 정말 맛있습니다. 팥빙수를 좋아하신다면 분명 만족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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