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노벨문학상에 이름이 거론되며 신작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가 되는 세계적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 그러나 하루키의 팬들은 그를 알면 알수록 다양한 매력이 있다고 말한다. 그는 재즈 바를 운영할 정도로 음악 애호가이자, 위스키 성지순례를 다닐 정도로 술을 사랑한다. 그의 취향만큼이나 다양한 건 번역부터 르포, 유연한 리듬의 에세이를 아우르는 글쓰기다. 분량이 긴 장편소설을 선뜻 다가가기 어려운 벽으로 느꼈다면, 이 책부터 시작해 보자.
무라카미 하루키 저, 양윤옥 역 | 현대문학
하루키의 소설만큼이나 흥미로운 것이 그가 소설을 쓰는 방식이다. 매일 새벽에 일어나 달리기를 하고 20매 분량의 원고를 쓰는 루틴은 수많은 작가들이 참고하는 글쓰기의 모범이 될 정도. 직업인으로서 하루키가 어떻게 살아가는지 더 알고 싶다면,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를 읽어보자. 새로운 문체를 만들기 위해 외국어로 소설을 쓰고 그것을 번역한 일화 등 흥미진진한 비하인드가 가득하다.
무라카미 하루키 저/양억관 역 | 문학동네
하루키는 훌륭한 논픽션 작가이기도 하다. 『언더그라운드』는 1995년 일본에서 옴진리교 지하철 살인사건이 일어났을 때, 일 년여에 걸쳐 하루키가 직접 피해자와 가해자인 옴진리교 관계자들을 취재한 르포르타주다. 소설가답게 그 사건 당시의 상황과 그로 인해 무너진 일상을 개개인의 관점에서 촘촘히 기록한다. 사회에 자명하게 받아들여지는 선, 악 구도를 다시 생각한 경험은 이후 출간된 『1Q84』에도 영향을 미쳤다.
무라카미 라디오 에세이 시리즈
무라카미 하루키 저/권남희 역 | 비채
그런 술친구가 필요한 순간이 있다. 따로 약속을 잡지 않아도 동네에서 만나 맥주를 한잔할 수 있는 친구. 하루키의 에세이는 그런 주말 오후의 술친구 같은 매력을 지녔다. 하루키는 에세이 연재 ‘무라카미 하루키 라디오’에서 특유의 위트 있는 입담으로 평범한 일상을 재미있는 이야기로 바꿔놓는다. 참, 하루키는 음식에도 진심이다. 느긋한 주말, 간단한 안주에 맥주 한 잔을 따라놓고 그가 늘어놓는 음식 이야기를 듣는 것도 좋겠다.
무라카미 하루키 저/홍은주 역 | 문학동네
하루키가 43년간 마음에 품어온 이야기는 어떤 모습일까? 하루키는 서른한 살 무렵 중편소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을 문예지에 발표하지만, 이후 어떤 책에도 이 작품을 포함시키지 않는다. 그러나 하루키는 “이 작품에는 무언가 나에게 매우 중요한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고 느꼈고, 코로나19 시기 내내 이 소설에 매달려 장편의 형태로 내놓게 된다. 현실과 상상 속의 도시 두 세계로 나뉜 세계관이나 사라지는 여성 인물 등 하루키의 오랜 모티프가 변주되는 동시에, 소설의 시간 축은 3대를 가로지른다. 팬데믹을 통과해 우리에게 도달한 하루키의 세계. 지금 바로 그 ‘도시’에 입장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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