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가 없는 남자가 내게 가르쳐준 것들
세계 최초로 시도된 광범위한 희망심리 연구를 통해 탄생한 이 귀중한 보고서는 인생의 위기에 봉착한 사람들은 물론 현재의 삶이 정체되었다고 느끼는 모든 이들에게 명확한 방향을 안내한다. 이 책을 통해 모든 인생에는 출구가 있으며, 누구에게나 더 나은 삶이 허락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좀 더 많은 이들이 깨우치게 될 것이다.
2013.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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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역군인 존John은 63세의 뚱뚱한 남자로, 한국전쟁에도 참전했다. 그는 군대 복무 기간을 제외하곤 평생을 캔자스의 옥수수 농장에서 보낸 농부였다. 맥너트 박사는 존과 그의 아내 폴라를 내 방으로 데려왔다. 키가 작고 몸집이 단단한 폴라의 눈에는 피곤함이 어려 있었다. 언제나 차분한 맥너트 박사가 내 진료실로 데리고 왔을 때 존은 아무 말 없이 조용히 바닥만 바라보며 앉아 있었다. 우리 세 사람은 먼저 그날 하루 동안 있었던 일을 대략 요약해보았다. 은빛 상고머리에 갈색 카우보이 부츠를 신은 존은 한눈에 봐도 실리적인 사람 같았다. 그는 그때까지 한 번도 심리치료사나 정신과 의사를 만나본 적이 없다고 했다. 정신과 의사를 만나볼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그날 오전 일찍 존은 피로감과 고혈압 증상을 호소하며 내원했다. 그는 주치의를 만나 진료를 받은 후 여러 가지 검사를 받고 그 결과가 나오길 기다리며 고혈압 약 복용량이 더 늘어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는 처방전만 받으면 약을 타서 곧장 농장으로 돌아가 그날 해야 할 농장 일을 처리할 생각만 하고 있었다.
결과를 훑어본 젊은 의사는 존을 쉽게 보내주지 않았다. 그는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 방식으로 존의 상황을 설명해주었다. “존, 나쁜 소식이 있습니다. 신장이 점점 안 좋아지고 있어요. 그리고 좋은 소식도 있습니다. 투석만 받으면 거의 정상인처럼 생활하실 수 있을 거예요.”
폴라는 이 말을 들을 때까지만 해도 존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문제는 치료 방법을 듣고 나서 발생했다. “현재 살고 계신 곳에서 가장 가까운 투석 센터는 한 시간 반 정도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일주일에 세 번 가셔야 합니다. 아침에 도착하셔야 돼요. 그래야 점심때까지 투석을 받고 오후에는 쉬실 수 있을 테니까요.”까지 말하였다.
나는 존에게 이 같은 어려운 상황에 그를 도와줄 사람은 없는지 물어보았다. 물론 그의 옆에는 무슨 일이든 마다하지 않는 그의 아내 폴라와 친구들이 있었다. 동료 농부들도 있었지만, 이들은 모두 옥수수 등 자기 농장의 농작물을 관리하기에 코가 석 자인 상황이었다. 여기까지 말하고 나서 존은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 “저기…… 아들 칼Carl이 있긴 합니다.” 존은 칼과의 관계가 왜 소원해졌는지 잘 설명하지 못했다. 20년 전까지만 해도 아버지와 아들은 함께 일하며 농장의 미래를 계획했다. 그런데 20년 전 어느 날부터 두 사람은 더 이상 대화를 하지 않게 되었다. 존은 그 이유를 기억해내지 못했다. 그는 자신의 농장을 아들에게 물려줄 계획이었고,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다.
폴라의 목표는 소원해진 부자 관계를 다시 이어주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그녀는 간단한 계획을 하나 세웠다. 먼저 존이 언제나처럼 아침 일찍 일어나 넓은 농장에 나가 혼자 건초 작업을 시작하게 한다. 농장에서 일을 하던 존은 농장 반대편에 누군가가 경운기를 끌고 자기 쪽으로 다가오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존은 아내의 계획에 대해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칼은 어머니가 부탁한 대로 아버지를 만나러 갔다. 그날 아버지와 아들은 농장 한가운데서 서로 마주쳤다. 이것은 단순한 만남이 아니었다. 이를 계기로 부자는 화해했고, 이로써 가족 농장은 안정을 되찾았다.
존과 함께한 치료 시간은 내 수련의 과정의 하이라이트였다. 그 후에도 존은 느닷없이 병원에 찾아와 맥너트 박사에게 인사를 하곤 내 진료실에 들어와 앉아서 샌드위치를 먹으며 농장에서 있었던 일을 나에게 이야기해주었다. 투석 치료를 받기 전에 끝내야 할 일을 이야기할 때 그의 눈은 항상 반짝였다. 그렇게 겨울이 지나가고 봄도 지나갔다. 아버지와 아들은 힘을 합쳐 함께 목표를 한 가지씩 성취해나갔다. 그리고 어찌 된 일인지 모르지만 의학적 예측과는 반대로 치료를 받지 않고도 존의 신장 기능은 매달 조금이나마 개선되거나 적어도 악화되지는 않았다.
내 수련의 과정이 끝나갈 무렵, 존과 칼은 함께 이런저런 계획과 목표를 세우고 있었다. 그리고 존은 신장 투석을 포함해 자기 앞에 닥친 미래를 순순히 받아들였다. 신장 투석은 평생에 걸쳐 받아야 하는 치료라는 사실도 이해하게 되었다. 존은 이렇게 타협했다. “내가 치료를 받는 동안에는 칼이 알아서 농장 일을 해줄 겁니다.” 몇 개월 후 수련의 과정이 끝나 보훈병원을 떠나기 전 나는 존의 치료 이력을 죽 훑어보았다. 가장 최근 소견서에는 이렇게 씌어 있었다.
간 기능 개선으로 투석 연기
보훈병원에서 수련의 생활을 마친 이후 나는 전 세계에서 희망에 가득 찬 사람을 수천 명 만나보았고, 이 중 일부는 몇 년간 계속 추적 관찰을 했다. 내가 개인적으로 진행한 연구 및 갤럽Gallup의 여론 조사로 나는 다양한 연령대의 학생과 수많은 직종의 직장인을 포함해 수백만 명을 대상으로 희망에 대한 연구를 계속해왔다. 최근에는 학교나 기업계에서 희망 수준이 높은 사람들을 파악해 이들이 다른 사람들과 다른 이유를 탐구하기 시작했다.
사실 희망은 너무나 ‘말랑한’ 개념이어서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희망적인 생각이나 행동은 우리가 행복과 성공을 향해 나아가도록 밀어주는 추진력을 발휘한다는 설득력 있는 증거를 확보한 연구진도 엄연히 존재한다. 나도 그 연구진에 포함된다. 희망은 목표 지향적인 행동을 낳아 학교에 빠지지 않고 출석하고, 조직이나 지역사회에서 리더로서 다른 사람들을 이끌어 나아가는 행동을 하게끔 유도한다. 또한 희망은 건강뿐 아니라 심지어 수명과도 긍정적인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 희망은 소득 수준이나 지능지수와는 무관하다. 또한 평가 결과 희망 수준이 높은 사람은 전체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지만, 희망은 학습될 수 있고 희망적인 사람은 주변 사람에게 희망을 전파하는 역할을 한다.
내가 해야 할 일은 희망이 전염병처럼 사람들 사이에서 퍼지게 만드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또는 사회 전체적으로 직면하는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우리는 희망을 창출해야 한다. 나는 희망 바이러스를 퍼뜨리려는 목적을 품고 자기 자신을 위해, 가족을 위해, 그리고 지역사회를 위해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나갈 방법을 배우려는 열망에 가득 찬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결론적으로 내가 하려는 말은 굉장히 단순하다. 그런데 내가 이 네 가지를 깨닫는 데는 10년 이상의 세월이 걸렸다.
희망은 소중하다.
희망은 선택이다.
희망은 학습될 수 있다.
희망은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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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를 훑어본 젊은 의사는 존을 쉽게 보내주지 않았다. 그는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 방식으로 존의 상황을 설명해주었다. “존, 나쁜 소식이 있습니다. 신장이 점점 안 좋아지고 있어요. 그리고 좋은 소식도 있습니다. 투석만 받으면 거의 정상인처럼 생활하실 수 있을 거예요.”
폴라는 이 말을 들을 때까지만 해도 존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문제는 치료 방법을 듣고 나서 발생했다. “현재 살고 계신 곳에서 가장 가까운 투석 센터는 한 시간 반 정도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일주일에 세 번 가셔야 합니다. 아침에 도착하셔야 돼요. 그래야 점심때까지 투석을 받고 오후에는 쉬실 수 있을 테니까요.”까지 말하였다.
나는 존에게 이 같은 어려운 상황에 그를 도와줄 사람은 없는지 물어보았다. 물론 그의 옆에는 무슨 일이든 마다하지 않는 그의 아내 폴라와 친구들이 있었다. 동료 농부들도 있었지만, 이들은 모두 옥수수 등 자기 농장의 농작물을 관리하기에 코가 석 자인 상황이었다. 여기까지 말하고 나서 존은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 “저기…… 아들 칼Carl이 있긴 합니다.” 존은 칼과의 관계가 왜 소원해졌는지 잘 설명하지 못했다. 20년 전까지만 해도 아버지와 아들은 함께 일하며 농장의 미래를 계획했다. 그런데 20년 전 어느 날부터 두 사람은 더 이상 대화를 하지 않게 되었다. 존은 그 이유를 기억해내지 못했다. 그는 자신의 농장을 아들에게 물려줄 계획이었고,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다.
폴라의 목표는 소원해진 부자 관계를 다시 이어주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그녀는 간단한 계획을 하나 세웠다. 먼저 존이 언제나처럼 아침 일찍 일어나 넓은 농장에 나가 혼자 건초 작업을 시작하게 한다. 농장에서 일을 하던 존은 농장 반대편에 누군가가 경운기를 끌고 자기 쪽으로 다가오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존은 아내의 계획에 대해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칼은 어머니가 부탁한 대로 아버지를 만나러 갔다. 그날 아버지와 아들은 농장 한가운데서 서로 마주쳤다. 이것은 단순한 만남이 아니었다. 이를 계기로 부자는 화해했고, 이로써 가족 농장은 안정을 되찾았다.
존과 함께한 치료 시간은 내 수련의 과정의 하이라이트였다. 그 후에도 존은 느닷없이 병원에 찾아와 맥너트 박사에게 인사를 하곤 내 진료실에 들어와 앉아서 샌드위치를 먹으며 농장에서 있었던 일을 나에게 이야기해주었다. 투석 치료를 받기 전에 끝내야 할 일을 이야기할 때 그의 눈은 항상 반짝였다. 그렇게 겨울이 지나가고 봄도 지나갔다. 아버지와 아들은 힘을 합쳐 함께 목표를 한 가지씩 성취해나갔다. 그리고 어찌 된 일인지 모르지만 의학적 예측과는 반대로 치료를 받지 않고도 존의 신장 기능은 매달 조금이나마 개선되거나 적어도 악화되지는 않았다.
내 수련의 과정이 끝나갈 무렵, 존과 칼은 함께 이런저런 계획과 목표를 세우고 있었다. 그리고 존은 신장 투석을 포함해 자기 앞에 닥친 미래를 순순히 받아들였다. 신장 투석은 평생에 걸쳐 받아야 하는 치료라는 사실도 이해하게 되었다. 존은 이렇게 타협했다. “내가 치료를 받는 동안에는 칼이 알아서 농장 일을 해줄 겁니다.” 몇 개월 후 수련의 과정이 끝나 보훈병원을 떠나기 전 나는 존의 치료 이력을 죽 훑어보았다. 가장 최근 소견서에는 이렇게 씌어 있었다.
보훈병원에서 수련의 생활을 마친 이후 나는 전 세계에서 희망에 가득 찬 사람을 수천 명 만나보았고, 이 중 일부는 몇 년간 계속 추적 관찰을 했다. 내가 개인적으로 진행한 연구 및 갤럽Gallup의 여론 조사로 나는 다양한 연령대의 학생과 수많은 직종의 직장인을 포함해 수백만 명을 대상으로 희망에 대한 연구를 계속해왔다. 최근에는 학교나 기업계에서 희망 수준이 높은 사람들을 파악해 이들이 다른 사람들과 다른 이유를 탐구하기 시작했다.
사실 희망은 너무나 ‘말랑한’ 개념이어서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희망적인 생각이나 행동은 우리가 행복과 성공을 향해 나아가도록 밀어주는 추진력을 발휘한다는 설득력 있는 증거를 확보한 연구진도 엄연히 존재한다. 나도 그 연구진에 포함된다. 희망은 목표 지향적인 행동을 낳아 학교에 빠지지 않고 출석하고, 조직이나 지역사회에서 리더로서 다른 사람들을 이끌어 나아가는 행동을 하게끔 유도한다. 또한 희망은 건강뿐 아니라 심지어 수명과도 긍정적인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 희망은 소득 수준이나 지능지수와는 무관하다. 또한 평가 결과 희망 수준이 높은 사람은 전체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지만, 희망은 학습될 수 있고 희망적인 사람은 주변 사람에게 희망을 전파하는 역할을 한다.
내가 해야 할 일은 희망이 전염병처럼 사람들 사이에서 퍼지게 만드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또는 사회 전체적으로 직면하는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우리는 희망을 창출해야 한다. 나는 희망 바이러스를 퍼뜨리려는 목적을 품고 자기 자신을 위해, 가족을 위해, 그리고 지역사회를 위해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나갈 방법을 배우려는 열망에 가득 찬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결론적으로 내가 하려는 말은 굉장히 단순하다. 그런데 내가 이 네 가지를 깨닫는 데는 10년 이상의 세월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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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퇴출될지 몰라 불안한 회사원들, 퇴직을 앞두고 막막한 가장들, 취업 문턱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시는 젊은이들, 성적이 떨어지거나 왕따를 당하거나 하고 싶은 일이 없어 괴로운 학생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만나볼 수 있는 이러한 이들은 어쩌면 자신에게 ‘미래가 없다’가 생각한 농부 존의 다른 얼굴들일지도 모른다. 실제로 국내의 대한은퇴자협회에서 실시한 청장년 의식 설문조사의 결과를 보면 ‘현재 당면한 가장 힘든 점’으로 청년층과 장년층 모두 ‘불확실한 미래’를 1위로 꼽기도 했다. 이 책은 바로 이러한 이들, 즉 불확실한 미래에 불안감을 느끼며 희망 없이 살아가는 우리 모두를 위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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