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욱, 버려진 유실물로 바라본 환경 이야기
물건들을 만들기 위해 지구의 자원이 소비되었습니다. 결국 우리는 지구로부터 이 물건들을 빌려 쓰는 셈이지요.
글 : 출판사 제공 사진 : 출판사 제공
2025.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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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문학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기념상 후보로 선정된 고정욱 작가의 신간 『유령 유실물 보관소』가 크레용하우스에서 출간되었다. 글과 그림 속에 숨어 있는 다양한 재미, 감동 요소들을 마치 숨바꼭질하듯 하나씩 찾아볼 수 있는, 오싹오싹 특별한 재미가 가득한 『유령 유실물 보관소』. 겨울 햇빛이 아름다운 날, 고정욱 작가를 만나 작품 이야기를 들어 봤다. 



안녕하세요, 고정욱 작가님! 크레용하우스에서 『유령 유실물 보관소』가 출간되었습니다. 379번째 책이라고 알고 있는데요, 소감이 어떠신가요?

저는 강연이나 인터뷰를 할 때마다 "죽기 전에 500권의 책을 쓰는 것이 목표입니다"라고 말합니다. 그렇기에 이 책은 저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작은 성공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학교 현장에서 얻은 소재로 썼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이 땅, 이 시간에 벌어지는 일들을 강연을 통해 보고 느낀 그대로 담았기에, 과거의 옛이야기나 미래의 상상이 아닌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어린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거라 믿습니다.

 

『유령 유실물 보관소』는 학교 유실물 보관소에서 주인을 기다리는 유실물들의 시선으로 물건의 소중함과 더불어 환경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요, 『유령 유실물 보관소』를 쓴 특별한 계기나 이유가 있을까요?

강연을 다니다 보면 학교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곳에 '유실물 보관소'가 꼭 있습니다. 처음엔 왜 저런 곳이 필요할까 궁금했는데, 알고 보니 아이들이 물건을 놓고 가거나 잃어버리는 일이 많기 때문이더군요. 그런데 더 놀라운 건, 그렇게 잃어버린 물건들을 찾아가지 않는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어린 시절, 학교에 100원을 가져갔다가 잃어버려 하루 종일 속상했던 기억이 떠오르며, 그때와 지금은 참 많이 다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쓰게 되었죠. 물건은 단순한 물건이 아닙니다. 그것은 지구의 자원으로 만들어진 소중한 결과물이며, 환경과도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유령 유실물 보관소』에서 가장 신경 쓴 캐릭터가 있다면 어느 캐릭터인가요?

이 작품에서는 유실물들이 사람이 없을 때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다투거나 놀기도 합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똑똑한 유실물이 필요했기에 '휴대 전화' 캐릭터를 만들었습니다. 어려운 정보나 똑똑한 이야기는 이 휴대 전화가 대신 유실물들에게 전달하죠. 사실 이 휴대 전화는 작가인 저의 분신 같은 존재로, 제가 하고 싶은 말을 대신해 주는 아바타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유령 유실물 보관소』에 나오는 것처럼 요즘 아이들은 물건을 쉽게 사고 쉽게 버리는데요, 아이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물건, 예를 들어 신는 운동화 하나도 부모님이 힘들게 번 돈으로 사 주신 것입니다. 감사하고 미안한 마음이 드는 이유입니다. 더 넓게 보면, 이 물건들을 만들기 위해 지구의 자원이 소비되었습니다. 결국 우리는 지구로부터 이 물건들을 빌려 쓰는 셈이지요. 오래 사용하면 그 물건은 나와 더 가까워지고 애정이 담깁니다. 이렇게 나의 물건은 나의 분신이 되어 소중해지죠. 그래서 물건을 아끼고 나누며 소중히 여기는 마음은 곧 나 자신을 아끼고 인생을 소중히 여기는 태도와 같습니다.

 

저는 『유령 유실물 보관소』에 나오는 유령이 참 가엽게 느껴졌는데요, 유령을 등장시킨 이유가 있으실까요?

이 작품에 유령을 등장시킨 이유가 있습니다. "물건을 아껴 써야 해." "잃어버린 물건은 꼭 찾아야 해." 이런 이야기를 교장 선생님이나 보안관 할아버지가 하면 왠지 잔소리처럼 들릴 수 있잖아요. 그래서 고민 끝에 유령을 등장시키기로 했습니다. 과거에 가난과 배고픔을 겪으며 제대로 배우지 못했던 어린이 유령이 등장해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한다면 아이들이 무섭기도 하면서 재미있게 받아들일 것 같았거든요. 이 유령은 단순히 무서운 존재가 아니라, 우리에게 깨달음과 생각할 거리를 전해 주는 고마운 존재입니다.

 

정말 축하드릴 일이 있는데요, 바로 선생님이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상 후보가 되셨어요. 처음 후보가 되었다는 말을 듣고 기분이 어떠셨나요?

처음에는 정말 믿기지 않았습니다. '내가 후보라고?' 하는 생각에 어안이 벙벙했지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후보가 된 것만으로도 영광이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전 세계에서 약 200명만이 후보가 될 수 있다고 하니 더욱 그랬죠. 그런데 곰곰이 생각하다 보니, '이왕 후보가 된 거라면 상을 받고 싶다'는 바람이 생겼습니다. 왜냐하면 그 후보들 중에 장애를 가진 작가는 저 혼자였기 때문입니다. 만약 제가 상을 받게 된다면 전 세계의 장애인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기에, 작은 소망이지만 상을 꼭 받고 싶습니다.

 

선생님에게 정말 유의미한 2025년이 될 것 같은데요, 2025년을 맞이해 어린이 독자들에게 덕담 부탁드려요.

사랑하는 어린이 여러분, 지금은 여러분이 잘 모를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여러 가지 어려움에 직면해 있습니다. 부모님들도 경제적으로 많이 힘듭니다. 항상 부모님께 따뜻한 위로와 격려의 말을 건네주세요. 그리고 부모님이 사 주신 물건이나 여러분이 가진 모든 것을 소중히 여겨 주세요. 책도 많이 읽고, 건강하고 튼튼하게 자라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밝게 이끌어 갈 멋진 주역이 되어 주길 바랍니다.



* AI 학습 데이터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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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 유실물 보관소

<고정욱> 글/<이경석> 그림

출판사 | 크레용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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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