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은 “실패 이력서를 써보세요”
지금의 나를 만든 건 성공이 아니라 수많은 실패의 시간이었다고 생각해요. 그 가치를 되새기게 되는 시간이 되면 좋겠어요.
글ㆍ사진 임나리
2025.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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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표기식


‘나는 실패했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김지은 기자는 다른 이의 이야기도 궁금해졌다. 그래서 ‘당신의 실패에 대해 들려주세요’ 하고 청해 듣기로 했다. 수집한 이야기들은 <한국일보>에 ‘실패연대기’라는 이름으로 연재했다. 책 『우리의 실패가 쌓여 우주가 된다』는 그 가운데 열두 명의 이야기를 모았다. 배우 김혜수, 발레리노 이원국, 로봇공학자 데니스 홍, 성매매 경험 당사자 진, 마약 중독에서 벗어난 회복자 한부식, 작가 홍인혜, 카이스트 실패연구소의 안혜정 교수 등이 각자 다른 빛깔의 실패를 꺼내 보인다. 그들의 이야기를 모으고 전하면서 김지은 기자는 성공이 아닌 ‘성장’을 말했다. 



실패의 정의를 다시 써보자


‘실패연대기’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에 실패의 정의부터 내리셨을 것 같아요. 어떠셨나요?

정의를 내리지 않았었고요. ‘실패의 정의를 다시 써보자’는 생각이었어요. 제 기억으로는 아마 실패의 사전적 정의가 ‘어떤 일을 했으나 그르쳤을 때’일 거예요. 우리도 흔히 실패를 그렇게 생각할 텐데, 굉장히 협소하잖아요. 실제 우리가 살아가면서 맞닥뜨리는 수많은 실패들은 지나고 나서야 그 의미를 알 수 있을 텐데. 그래서 실패의 살아 있는 정의를 해보자는 취지도 있었어요. 또 하나는, 저도 그렇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실패라고 하면 부정적인 어감을 먼저 떠올린다고 생각했어요. 저도 잘 내뱉지 않는 단어 중에 하나였거든요. 실패라고 말하면 진짜 실패할 것 같으니까. 그런데 실패라는 걸 한 번 내뱉어 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발화를 하면 그때부터 직시할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아예 실패를 주제로 ‘전국 실패 자랑’ 같은 인터뷰를 해보자‘라고 생각한 게 시작이었어요. 

 

‘누구를 만나서 실패 이야기를 들어볼까’ 고민도 하셨을 텐데요. 

다양한 직업을 가진 다양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어요. 하나의 맥락으로 꿰어질 수 있는 실패가 아니라 정말 다양한 실패들을 담아보자고 생각했고. 독자들에게 ‘이런 것도 실패구나’라는 약간의 반전을 생각하게 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이런 사람에게 무슨 실패가 있어? 이 사람은 정말 실패가 없을 것 같은데?’라는 흔히 갖고 있는 고정관념도 깨고 싶었어요. 실패 없는 사람은 없고 우리는 모두 다 실패를 한다는 생각을 갖게 하고 싶었어요. 데니스 홍 선생님도 처음에 ‘내가 실패를 주제로 30분 이상 이야기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하셨어요. 그런데 이야기하다 보니까 술술 나오는 거죠. 김혜수 씨의 경우에도, 그런 커리어의 배우가 없잖아요. 십대에 데뷔해서 30년 넘게 줄곧 톱이잖아요. 끊임없이 작업을 계속해오고 있고. 사람들이 생각할 때는 실패가 있을 것 같지 않죠. 그런데 김혜수 씨는 ‘사실 나는 연기의 의미를 찾는 데 실패해서, 그걸 찾으려다 여기까지 온 거다’라고 말하는 거예요. 어느 순간에 ‘나같이 부족한 배우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하고요. 
 

놀라운 이야기였어요. 용기가 필요한 고백이었을 것 같고요. 

저는 그 이야기를 듣고 자신을 인정했다는 게 정말 아름답다고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저 역시 그랬다고 생각했거든요. 지금까지 기자를 하면서 애써 온 순간들이 생각나더라고요. ‘그래, 내가 정상의 기자는 아니지만 나 같은 기자도 필요한 거지’ 싶고. 저는 ‘좋은 기사는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기자가 됐는데, 어느 순간 거기에 실패했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럼 기자로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뭐지?’라고 멈춰 서서 생각해 보는 시간이 있었고요. 그러다가 ‘누구나 살다 보면 그런 질문에 부딪히는 순간이 있겠구나, 다른 사람들은 그 고비를 어떻게 넘어가지? 나는 기자니까 인터뷰를 하면서 한 번 물어보자’ 생각했어요. ‘김지은의 삶도 인터뷰’(이하 ‘삶도 인터뷰’)도 그렇게 시작하게 된 거예요. 인터뷰를 하다 보니까 ‘어쨌든 나는 세상을 바꾸는 기자가 되지는 못했지만, 인터뷰로 사람의 마음은 바꿀 수 있는 기자였네’라는 걸 깨닫게 된 거죠. 거기에서 기자로서 인터뷰어로서 저의 존재의 의미가 덧대어지고 풍부해지고 진화하게 된 거죠. 

 

‘나는 기사로 세상을 바꾸는 기자가 되지 못한 것 같다’라는 자각은 왜 하게 되셨어요? 

제가 정치부에 세 번 갔어요. 총 10년 정도 경력이 있는데, 세 번째 갔을 때가 2015년이었어요. 2017년까지 3년 동안 있었는데, 그때가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정농단으로 탄핵되고 조기 대선이 치러진 해였어요. 국정 농단이 세상에 알려졌을 때 거의 모든 정치 기사의 댓글에는 기자를 부르는 멸칭이 달리고, 제가 쓰는 기사에도 사람들이 기사도 안 읽어보고 욕하는 댓글이 달렸어요. 제가 그렇게 욕먹을 정도로 기자를 한 것 같지는 않은데, 그러면서도 돌아보게 되는 거죠. 박근혜라는 허상을 만드는 데 내가 기사로 기여를 한 건 아닐까. 나는 항상 비판적으로 쓴다고 생각을 했지만, 혹시라도 그런 거 아닐까. 이렇게 사람들이 기사를 믿지 않는데 내가 기사를 쓰는 게 의미가 있나... 여러 질문이 몰려왔어요. 

 

당시의 고민이 ‘삶도 인터뷰’를 시작하게 했나요?

그러다가 인사 발령이 나서 정치부에서 나와서 디지털 기획을 할 수 있는 부서로 갔어요. 부장이 부원들한테 자기 이름으로 기획을 한번 해보라고 이야기를 해서, 인터뷰는 제가 좋아하는 기사이기도 했기 때문에 인터뷰를 해보자고 생각했죠. 나와 같이 그런 인생의 질문에 맞닥뜨렸을 때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그 고비를 헤치고 넘어오는지 한 번 들어보자 생각해서 ‘삶의 길에서 길어 올린 삶의 도를 듣는다’는 취지로 ‘삶도 인터뷰’를 시작하게 됐어요. 그때는 이렇게 오랫동안 하게 될 줄 몰랐죠. 읽을 사람만 읽는 인터뷰를 해보자, 라는 생각으로 한 거였어요. 그동안 썼던 인터뷰들은 지면에 제약이 있거나, 아니면 특정 사건이 있어서 인터뷰를 한 거였기 때문에, 제 기사여도 다시 읽어 보고 싶은 인터뷰가 없었거든요. 그래서 마음에 넣어두고 힘들 때 다시 꺼내 보는 인터뷰를 써보자는 생각으로 시작을 했어요. 그때 기자 하는 이유를 다시 찾은 거죠. 사람들이 그렇게 좋아해 줄 줄은 몰랐거든요. 


사진 : 표기식

 

실패해도 나는 온전하다


지금도 ‘세상을 바꾸는 기사를 쓰는 기자가 성공한 기자’라고 생각하세요? 

어쨌든 기자는 공적인 귀를 가진 사람들이고, 그 귀를 통해서 취재하고 듣고 확인한 것을 쓰는 거잖아요. 그렇게 함으로써 이 공동체가 더 나은 방향으로 굴러가도록 하는 데 보탬이 돼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 수레바퀴를 굴리는 데 내가 쓴 기사가 얼마나 큰 도움이 되었나 생각을 하면, 그건 아니라는 거죠. 나는 세상을 좀 바꿔보려고 기자가 된 건데 그러지는 못했다는 거예요. 하지만 사람 마음을 바꾸는 기사를 쓸 수 있는 기자가 되었네, 그렇게 생각하는 거죠. 

 

무엇을 성공으로 정의하느냐에 따라서 실패의 의미도 달라지겠죠?

‘실패 연대기’ 인터뷰를 하면서 느낀 것 중에 하나는, 실패에는 여러 정의가 있고 사람마다 갖고 있는 실패의 의미가 다 다르다는 거예요. 그리고 성공의 반대가 실패가 아니고, 실패와 성공이 서로 대치되는 것은 아니에요. 성공으로 가 닿는 과정의 시간일 수도 있고, 당시에는 성공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까 실패할 뻔한 순간이었을 수도 있고, 실패하는 순간이었을 수도 있고, 그렇게 이어져 있는 거죠. 그리고 성공이든 실패든 그 순간에는 알기 어려운 거라고 생각해요. 지금의 저한테는 성공이라는 단어보다는 성장이 더 중요해진 것 같아요. 김혜수 씨도 그런 표현을 썼지만, 성공보다는 성장이라는 가치를 믿고 살고 싶은 마음이에요. 

 

‘카이스트 실패연구소’의 안혜정 님 인터뷰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이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데요. 카이스트 학생들이 처음에는 실패에 대해 말하는 걸 주저했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실패연구소의 연구에 참여한 뒤에 한 학생이 이렇게 말했다는 거예요. ‘내 삶에 실패가 별로 없는데 나는 왜 내가 실패자라고 느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우리가 실패 이야기를 나눠야 하는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누구한테나 실패를 직시하는 시간이 필요한 거죠. 그리고 카이스트라는 공간은 성취가 명확한 공간이고 그걸 되게 인정하고 알리는 문화라서 안혜정 교수가 깜짝 놀랐다고 하잖아요. 그래서 어떤 학생들은 자신이 과학고 출신이 아니라는 것에서부터 ‘이미 나는 실패하고 들어왔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연못이 아닌 보도블록에 있는 청둥오리를 보면서 ‘있어야 할 곳에 있지 않고 엄한 데 있는 저 오리가 마치 나 같다’고 생각한다는 거예요. 그런데 학생들이 실패 에세이도 써보고 서로 실패에 대한 이야기도 나눠보고 하면서 생각이 달라지는 거죠. 그게 성장이라고 생각해요. 이 책에 실린 열두 명의 실패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도 굉장히 많이 성장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이 책을 읽었다고 해서 실패를 안 할 수는 없어요. 피할 수도 없을 거예요. 그렇지만 실패를 했을 때 ‘너무 낙담할 일만은 아니다, 이 실패도 분명히 의미가 있을 거다’라고 달리 생각하게 될 것 같아요. 그런 ‘실패 근육’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됐을 것 같아요. 저한테도 분명 그랬을 거고, 독자들한테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우리의 실패가 쌓여 우주가 된다』의 모든 인터뷰이에게 질문하신 것이 있어요. “실패로 얻은 ‘삶의 도’”가 있는지, 그리고 “자신만의 언어로 실패를 정의해본다면” 무엇일지 물으셨습니다. 지금 떠오르는 답변들이 있나요? 

다 의미가 있었어요. 똑같은 질문을 던진 이유는 실패 아카이브를 만들고 싶었기 때문인데요. 실패의 정의들을 모으면 하나의 실패 사전이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실패의 정의를 물어봤고요. 인터뷰를 하면서 실패에 대해서 쭉 이야기를 하다 보면 인터뷰이들도 ‘나한테 실패가 이런 의미였구나, 나는 실패 때문에 어떤 가치를 발견했구나’라는 걸 스스로 정리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마지막에는 짧게 이야기를 할 수가 있거든요. 지금 기억나는 이야기라고 하면, 조한로 선생님의 ‘실패해도 나는 온전하다’는 말씀도 기억에 남아요. ‘실패해도 그게 절대적인 게 아니고, 나를 전복시킬 만한 사건이 아니고, 실패해도 나는 온전하다’는 걸 기억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겠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그리고 홍인혜 작가의 이야기도 기억에 남아요. 실패 다음에 쉼표를 찍고 싶다고 했잖아요. 실패 이후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싶다는 의미로. 그 말을 듣고 생각해보게 되더라고요. 나는 실패했을 때 그냥 엔터를 찍어버린 적은 없나. 생각하기 싫으니까 그냥 다음 단락으로 넘어가려고 닫아버리지 않았나. 혹은 실패를 바라볼 용기가 없어서 말줄임표를 쓰지는 않았나. 아니면 지금까지도 그냥 스페이스바만 누르고 있는 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 거죠. 


사진 : 표기식

 

실패가 만든 나와 만나는 시간


최근에 ‘김지은의 ‘삶도’ 시즌3 : 애도’를 연재하셨어요. 매번 인터뷰의 주제는 어떻게 정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무엇이 기자님으로 하여금 ’묻고 싶다‘ ’듣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나요? 
 인터뷰가 다음 인터뷰에 영감을 주는 경우가 많은데요. ‘삶도 인터뷰’ 초창기에 이한열 열사 어머니 배은심 씨, 김용균 씨 어머니 김미숙 씨를 인터뷰한 적이 있었어요. 그 분들은 아들을 먼저 보낸 뒤에 아들로 사는 분들이었거든요. 두 분이 인터뷰를 하면서 되게 강렬했어요. 사전에는 엄마라는 존재가 ‘나를 낳아준 여자를 이르는 말’이라고 정의되어 있는데, 사전에 있는 단어 중에 현실적으로 제일 공감되지 않는 정의가 아닐까 싶은 거예요. 그러면 이 가없는 엄마라는 존재를 인터뷰로 한번 정의해 보자, 그런 생각으로 ‘인터뷰-엄마’를 시작하게 됐어요. 우리가 생각하는 전형적인 모성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모성들도 인터뷰를 해보자 생각해서 한 문장으로 정의될 수 없는 존재를 써보려고 했고, 베이비박스의 모성들도 인터뷰했고 모녀 인터뷰도 있었어요. 자기 성씨를 물려주려는 생각을 가진 엄마들도 인터뷰를 했고. 

 

하나의 인터뷰가 또 다른 인터뷰로 이어지는 게 흥미롭네요. ‘애도’의 경우는 어땠나요? 

가까운 사람들이 자살 사별을 겪으면서 ‘자살이라는 죽음이 남겨진 사람들에게 주는 충격이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이구나’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 무렵에 고선규 박사님이 내신 『여섯 밤의 애도』라는 책을 읽고 ‘이 선생님을 만나봐야겠다’ 하고 인터뷰를 하면서, 남겨진 사람들이 자살이라는 죽음에 압도돼서 쉽사리 애도할 수 없는 이유를 알게 된 거예요. 또 하나 알게 된 것은, 자살 사별자들의 경우에는 다른 자살 사별자들의 이야기가 정말 강력한 치유의 통로가 된다는 거예요. 그래서 비슷한 심리적 고통, 아픔이 있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치유해 나가는 자조 모임이 정말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러다 다음 인터뷰를 기획할 때 ‘자살 사별자들한테 다른 사별자들의 이야기가 큰 도움이 되는데, 그럼 이걸 해야지. 나는 기자니까 그 사람들을 인터뷰해서 알리면 되잖아’ 하는 생각을 한 거죠. 대중적으로 큰 관심과 호응을 얻지 못하더라도, 이 이야기가 필요한 사람들한테 가 닿기만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그 사람은 어떻게든 살리는 인터뷰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언론이 슬픔의 귀를 댈 때 일어날 수 있는 변화를 도모해 보고 싶었죠. 


‘실패연대기’를 시작하시면서 ‘실패를 재정의 하고 싶다’는 바람이 있으셨잖아요. 어떤 결론에 다다르셨나요?

실패라는 것은 당시에는 그 가치를 제대로 알 수 없는 원석 같은 거라고 생각해요.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어떤 의미가 있는지 어떤 가치가 있는지 알 수 있는 것 같아요. 계속 곱씹고 다시 생각해 보고 세월이 쌓이면서, 더 넓고 깊은 마음과 시선으로 바라보면 그때는 알지 못했던 걸 발견할 수 있게 되잖아요. 그러니까 시간이 가면서 그 가치를 더 알게 되는 보석이라고 생각하죠. 

 

이번 책의 성공과 실패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셨나요? (웃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요. (웃음) 책을 낼 때마다 그런 생각을 하면 너무 괴로워질 것 같아요. 세속적인 성공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중쇄를 많이 찍는 거겠죠. 그래서 베스트셀러가 되고 스테디셀러가 되고, 그러면 출판사에도 좋고 저도 책을 낸 보람이 있겠죠. 하지만 그건 알 수도 없고, 또 그걸 바라기에는 출판 시장이 어렵기도 하고... 하지만 저는 이 책을 만들 때 되게 큰 힘을 받았어요. 편집장님이 이 책의 교정을 다 보시고 나서 ‘이 책은 내 아들들한테 꼭 읽혀야겠다’고 하셨대요. 첫 번째 독자에게 그런 이야기를 들었으면 됐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저도 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여러 번 봤거든요. 계속 읽어도 좋더라고요. 앞서 인터뷰집 두 권을 냈지만 이 책 나름의 의미가 있고, 또 이 인터뷰를 하면서 저도 많이 성장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인터뷰가 저에게 ‘실패 근육’을 만들어줬을 것 같아서 좋고요. 

 

인터뷰를 마치기 전에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까요? 

제가 독자 분들께 써드리는 문구 중에 하나가 ‘실패가 만든 나와 만나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는 건데요. 지금의 나를 만든 건 성공이 아니라 수많은 실패의 시간이었다고 생각해요. 그 가치를 되새기게 되는 시간이 되면 좋겠어요. 그걸로 이 책의 소임은 다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고요. 그리고 제가 ‘실패 이력서’를 꼭 만들어보고 싶었는데 굿즈로 제작이 돼서 되게 기뻐요. 온라인 서점에서 이벤트로 드리고 있는데, 받으셔서 실제로 써보시면 좋겠어요. 막연하게 생각만 하는 것과는 다르거든요. 그리고 책에 있는 QR코드를 이용해서 ‘나만의 실패 사전 만들기’를 할 수 있도록 출판사에서 만들어주셨어요. ‘실패 이력서’와 함께 ‘실패 사전’이 구현돼서 굉장히 뿌듯해요. 이 책을 읽은 분들이 ‘읽길 잘했다’고 생각하시고 다른 분들에게도 추천해 주시고 자신의 실패를 돌아보기도 하신다면 좋겠습니다. 





* AI 학습 데이터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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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나리

그저 우리 사는 이야기면 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