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아웃] 걱정이 밀려올 때, 이 책!
‘책임’감을 가지고 ‘어떤 책’을 소개하는 시간이죠. ‘어떤,책임’ 시간입니다.
글ㆍ사진 신연선
2019.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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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현듯 : 지난 방송에 프랑소와엄님이 출연하지 못했잖아요. 새해에 <책읽아웃>에 바라는 점이 무엇인지 듣지 못했어요. 새해에 <책읽아웃>에게 바라는 점이 뭔가요?

 

프랑소와엄 : 진심으로 딱 지금만 같았으면 좋겠어요. 바라는 점 정말 없어요. 2주에 한 번 스튜디오에 와서 두 분과 대화 나누는 게 정말 좋거든요. 여기에 오면 힘들었던 것, 부정적인 마음을 털어버리고 가게 돼요. 

 

불현듯 : 아이쿠(웃음). 칭찬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인데 고맙습니다. 오늘 주제는 ‘걱정이 밀려올 때 읽으면 좋을 책’입니다.

 

 

프랑소와엄이 추천하는 책

 

『그 녀석, 걱정』
안단테 글/소복이 그림 | 우주나무

 

오랫동안 이 책을 언제 소개할지 마음에 품고 있었어요. 우선 그림책이면 어린이들이 많이 볼 텐데 제목에 ‘걱정’이라는 말이 들어가 있어서 눈길이 갔거든요. 그런데 아이들도 사실 걱정 되게 많이 하잖아요. 그래서 이해가 됐고요. 이 책은 걱정을 맞이하고 보내는 슬기로운 방법을 담은 책인데요. 새해에 이 그림책을 읽으면 마음이 조금 가벼워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골라왔어요. 사실 어린이들이 읽어도 좋겠지만 성인들이 정말 소중한 친구에게 선물해도 좋을 그림책이라고 생각해요.

 

먼저 주인공이 다니는 학교에 전학생이 한 명 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그날, 주인공 목에 좁쌀만 한 점이 생겨요. 바로 이게 ‘걱정’이에요. 이 점을 떼버리려고 하는데 안 됐어요. 학교 수업을 마치고 집에 와서 보니까 이 점이 더 커졌죠. 잡아서 떼려고 했더니 점이 어깨로 가고, 어깨에서 뗐더니 또 무릎으로 갔어요. 다음 날이 됐는데요. 이 녀석이 머리 위에 혹처럼 붙어 있는 거예요. 그렇게 되니까 주인공은 잘못한 일도 없는데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어요. 친구들이 이 걱정을 볼까봐 조마조마하고요. 그때 친구가 평소에 치던 장난을 칩니다. 그런데 걱정이 있으니까 짜증이 나서 친구랑 싸우게 되죠. 입맛도 떨어지고, 배탈도 나고, 열까지 났어요. 친구들이 따돌리는 꿈까지 꾸고요. 결국 주인공은 너무 화가 나서 거대해진 걱정을 “야!”하고 부릅니다.

 

나는 그 녀석에게 사정했다.
“제발 그냥 가주면 안 돼?”
“네가 보내줘야 가지. 나를 보낼 수 있는 것도 너야.”

 

이 책의 핵심이 “나를 보낼 수 있는 것도 너야”라는 문장 같아요. 새해에도 걱정은 찾아오겠지만 이 책을 읽고, ‘걱정을 보낼 수 있는 것도 나겠네’ 하고 가볍게 생각하실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이 책을 가지고 왔습니다. 예쁘고, 귀엽고, 다정한 책이고요. 꼭 그림과 함께 보셨으면 좋겠어요. 유튜브에 이 책의 북트레일러가 있어요. 책 제목을 검색하면 나오는데요. 꼭 찾아보세요.

 

 

캘리가 추천하는 책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글/햇살과나무꾼 역 | 시공주니어

 

삐삐 롱스타킹은 남들에게 주눅들지 않고, 항상 씩씩하고, 자기를 정말 사랑하는 캐릭터거든요. <오은의 옹기종기>에 김소연 시인님 나오셨을 때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 을 재미있게 읽었다고 하셨는데 그 얘기를 듣고 내적 호레이를 외쳤어요.(웃음) 삐삐를 좋아하는 분 만나면 정말 좋거든요. 삐삐를 좋아하는 사람은 씩씩함, 어린아이의 당당함, 권위나 규칙에 굴하지 않는 엄청나게 자유로운 사람이라는 사적인 믿음을 갖고 있어요. 이 친구의 이야기를 읽으면 그렇게 늘 씩씩해지는 것 같고요. 걱정이 밀려올 때 이 이야기를 읽으면 걱정 아무것도 아니구나, 생각하게 돼서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먼저 삐삐의 이름은 ‘삐삐로타 델리카테사 윈도셰이드 맥크렐민트 에프레임즈 도우터 롱스타킹’입니다.(웃음) 어렸을 때 어머니가 돌아가셨고요. 아버지는 삐삐와 함께 항해를 하던 중에 폭풍을 만나서 실종됐어요. 그래서 아홉 살 삐삐는 혼자 뒤죽박죽 별장에서 살고 있습니다. 아빠가 죽었다고 생각하지 않는 삐삐는 그곳에서 아빠를 기다리는 거예요. 그곳에서 원숭이 닐슨 씨와 말 한 마리와 살고 있죠. 자기가 만든 옷을 입고, 짝짝이 스타킹을 신고, 자기 발의 두 배가 되는 큰 구두를 신고 다니는 아이고요. 말 한 마리도 번쩍 들 수 있는 엄청 힘이 세고 씩씩한 어린이입니다.

 

삐삐는 학교도 다니지 않는데요. 친구들이 자꾸 학교를 가야 해서 자기와 못 논다고 하니까 삐삐는 학교가 얼마나 재미있는 곳인지 궁금해져요. 그래서 학교를 가보기로 합니다. 선생님이 처음 온 학생이니까 삐삐의 학습 수준을 알아보기 위해서 질문을 하죠. “7 더하기 5는 몇이지?” 하고요. 그때 삐삐가 이렇게 답해요. “글쎄요. 선생님도 모르는 걸 제가 어떻게 알아요?”라고요.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은 작가가 아픈 딸을 위해 매일 밤 들려준 이야기에서 시작되었다고 해요. 아이가 자유롭게 뛰어다니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다고 하고요. 그 마음이 이야기에 잘 담겨 있는 것 같아요. 읽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이야기입니다.

 

 

불현듯이 추천하는 책

 

『친절한 복희씨』
박완서 저 | 문학과지성사

 

박완서 선생님이 1월에 돌아가셨어요. 그래서 저는 1월만 되면 선생님 생각이 나요. 한 번도 뵌 적은 없지만 1월이 되면 선생님 책을 꺼내 읽어보고 있습니다. 박완서 선생님은 늦깎이 데뷔를 하셨잖아요. 그래서인지 선생님의 주인공들은 나이 든 사람들이 많아요. 그걸 보면서 나이 든 사람도 걱정을 하는구나, 그러니까 걱정은 사라지지만 다시 돌아오는 것이겠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되더라고요. 조금 더 삶을 자신 있게 살게 되는 동력이 되는 것 같고요.

 

이 작품집 등장인물들 역시 대부분 나이 든 사람들이에요. 인생의 쓴맛도 보고, 어느 정도 삶을 조금을 알 것 같다고 판단하는 나이대가 대부분이거든요. 가령 「촛불 밝힌 식탁」이라는 작품은 이렇게 시작해요. “나는 초등학교 교장 자리에서 퇴직한지 5년 남짓 된 늙은이이다”라고요. 이런 사람들의 걱정을 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어요. 가령 스마트폰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게 어렵잖아요. 다시 배워야 하는데 머리는 잘 안 돌아가서 힘들 때도 있을 거예요. 소통 문제도 그렇고요. 이 책에 수록된 단편들은 노인들이 겪는 사사로운 사건들이 있고요. 그것을 사람들이 어떻게 극복하느냐를 다뤘어요. 이때 극복이라는 것은 반드시 해결한다는 게 아니에요. 어떤 것은 덮고 지나가는 것이고 어떤 것은 눈 감아주는 것, 어떤 것은 한바탕 싸운 후 눈물을 다 흘려야 끝나는 것이죠. 그렇듯 걱정에 대응하는 여러 방법을 보여주는 책이어서 참 좋았어요. 어른들도 많은 경험을 했지만 그 상황은 처음이거든요. 그러니까 걱정을 하고요. 보니까 경험치는 생겨도 어떤 것을 해결하는 방법을 깨우치거나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더라고요.

 

저는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걱정이 또 다른 걱정을 불러일으키는 게 사실이라는 걸 알았어요. 그것을 받아들이자고 생각했죠. 할 수 있는 것부터 차근차근 해보자, 정 어떻게 할 수 없을 때는 주위에 도움을 청하자, 생각했습니다.

 

 

 

*오디오클립 바로듣기 https://audioclip.naver.com/channels/391/clips/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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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녀석 걱정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 #친절한 복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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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연선

    읽고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