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 리뷰 대전]자칭 동물’애호’가에게
책의 장마다 삽화로 등장하는 다섯 마리의 개는 모두 공포가 아닌 원망의 표정을 짓고 있다.
2018.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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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리 개’ 짱아에게 해줄 수 있는 것들을 꿰고 있다. 최애 간식 레시피부터 긴장을 풀어주는 방법까지. 그러나 ‘어떤 개’에 대해서라면, 주로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외고 있다. 펫숍에서 개를 입양해서는 안 된다든가, 동물병원에서 개를 교배해서는 안 된다든가 하는.
하지 말아야 할 것만 기억한 탓에 무얼 해야 할지 몰랐다.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개의 죽음』 을 펼쳐 든 건, 외면이 습관이 되어 무지와 무력으로 굳어버린 나 자신이 개탄스러운 까닭이었다. 뭘 알아야 뭐라도 할 수 있겠다 싶어 '버려진 개들에 관한 르포'를 벌건 눈으로 꼼꼼히 읽었다.
책의 장마다 삽화로 등장하는 다섯 마리의 개는 모두 공포가 아닌 원망의 표정을 짓고 있다. 이 책은 개공장 주인이나 도살업자를 향한 비난이 아니다. 마음이 아프다는 이유로 동물권을 유린당한 생명 앞에서 채널을 돌리고 스크롤을 내려버린 나, 너, 우리를 향한 외침이다. 지금껏 편리한 방식으로만 동물을 ‘애호’해왔다면, 부디 아프게 읽고 무겁게 꽂아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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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개의 죽음하재영 저 | 창비
한마리의 강아지에서 시작한 여정이 동물권에 대한 윤리적?철학적 고민으로 확장되며, 인간과 동물의 관계에 대해 곱씹게 한다. 동물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모두에게 생각할 거리를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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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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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함초롬 (도서MD)
jinyoung93
2018.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