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님, 어디 계세요?
햄햄 저 | 이야기나무
개인적으로 가장 슬픈 장면을 생각하면 버려진 아이들이 먼저 떠오릅니다. 아이들 말고도 세상에 버려진 모든 것들을 생각하면 마찬가지로 마음이 무거워지죠. 이 책은 일러스트레이터 햄햄 작가의 책인데요. 제목에서 생각해 볼 수 있듯이 유기견이 주인공인 그림책입니다. 그렇게 유기견의 시점에서 주인을 애타게 찾으면서 오랜 시간동안 떠도는 개의 이야기를 그려나가고 있는 그림 동화 입니다.
저는 유기견이라는 말을 들으면 자동적으로 영화 <해변의 여인>이 떠오릅니다. 이 영화에서 한 인물이 개를 바닷가에 버리고 떠나는 장면이 있는데요. 버려진 개는 처음에는 어리둥절해 하다가 자동차가 출발해 달리자마자 주인의 차를 향해 전속력을 뛰어가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 책의 시작도 바로 그 장면과 비슷합니다. 첫 장을 넘기면 바닷가 도로에서 차가 한 대 떠나고 있고 시바견이 차의 꽁무니를 바라보는 장면입니다. 그렇게 시작된 이야기다보니 어떻게 끝이날까 조마조마해지는 심정으로 책장을 넘기게 됩니다. 두껍지 않은 그림책이라 금방 다 일게 되지만 그 여운은 만만치않게 긴 책입니다.
더 나은 세상
피터 싱어 저/박세연 역 | 예문아카이브
피터 싱어는 대중을 위한 저서를 많이 남긴 대표적인 철학자이죠. 이 책의 부제는 "우리 미래를 가치있게 만드는 83가지 질문" 인데요. 공직자의 사생활부터 동물 복지에 관한 문제, 유전자 변형 식물까지 광범위한 윤리학적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83가지 질문을 잠시 살펴보면 이런 것이 있습니다. "행복한 삶은 무엇으로 결정되는가?" "인간의 이익이 동물보다 우선인가?" "낙태를 허용할 것인가?" "폭력적인 게임이 범죄를 유발하는가?" "문화적 차이는 간섭할 수 없는 것인가?" "돈이 많으면 행복한가?" "식품업체는 왜 도덕적이어야 하는가?" 이런 질문들이 담겨있습니다.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피터 싱어의 답이 담겨 있는 방식으로 저술되어 있습니다. 그가 남기는 대답들은 이상론에만 멈추지 않고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이야기를 펼쳐내고 있습니다. 물론 이책을 읽는다고 모든 난제들을 풀어낼 수는 없을 것입니다. 난제가 난제인 이유는 그만큼 풀기기 어렵기 때문이니까요. 그래도 문제를 문제로 남기기보다는 그 문제가 제기될 수 밖에 없는 상황과 해법에 대해 조금이라도 숙고해보는 게 더 좋은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동진
어찌어찌 하다보니 ‘신문사 기자’ 생활을 십 수년간 했고, 또 어찌어찌 하다보니 ‘영화평론가’로 불리게 됐다. 영화를 너무나 좋아했지만 한 번도 꿈꾸진 않았던 ‘영화 전문가’가 됐고, 글쓰기에 대한 절망의 끝에서 ‘글쟁이’가 됐다. 꿈이 없었다기보다는 꿈을 지탱할 만한 의지가 없었다. 그리고 이제, 삶에서 꿈이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되물으며 변명한다.
susunhoy
2017.11.29
잃어 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길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풀 한 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
담 저쪽에 내가 남아 있는 까닭이고,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
.
.
'저녁에서 아침으로' 어디계세요?
버려진 게 아니라 다른 결이 있는
자국으로 남는거예요^^..
*다 일게 되지만 -> 다 읽게 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