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사심으로 기획했습니다

『황상민의 성격상담소』 편집 후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나는 나를 이해하고 싶은 그만큼 다름을 이해하고 싶었다.’ 『황상민의 성격상담소』의 씨앗이 된 애초의 내 욕망은 이거였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결혼을 하고 가족을 꾸리면서, 수시로 부딪치는 그 수많은 ‘다름’을 이해하는 것. (2017.11.24)

11.jpg

 

내 기획은 대부분 사심에서 비롯된다.

 

사람이 대체로 비슷하다고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남도 좋아하겠지, 다른 사람도 남 앞에 나서는 걸 싫어하겠지, 내가 그렇듯 통하는 소수와 내밀하게 교류하는 일을 더 좋아하겠지, 그리고 인간은 누구나 대체로 나처럼 게으르겠지.

 

그 ‘대체로 비슷하겠지’라는 생각은, 사회생활을 하며 깨졌다. 묘하게 나랑 비슷한 사람도 묘하게 나와 달랐다. 출판은 업의 특성상 사람과의 연결을 통해 일을 도모해야 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출판사에는 사람 만나는 일을 꺼리는 사람들이 자석에 이끌리듯 모여든다. 물론 나도 그중 하나다. 그런데 그걸 꺼리는 이유는 제각각이었다. 용건이 없으면 만나기 싫다는 사람, 일대일은 괜찮은데 5인 이상 모인 자리에선 용건이 있어도 머릿속이 새하얘진다는 사람, 낯선 사람과 맺는 새로운 관계가 부담스럽다는 사람, 그냥 일단 귀찮다는 사람 등. 있는 듯 없는 듯 지내는 걸 선호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언제나 주인공으로 대접받길 원하는 사람이 있었다. 누군가는 사려 깊었고, 누군가는 타인에게 무관심했다.

 

‘인간은 대체로 비슷하지’라는 생각을 완전히 박살낸 결정적 사건은, 결혼과 육아였다. 꽤 비슷한 사람과 결혼했다고 생각했는데, 비슷하다고 생각한 그만큼 서로 안 맞았다. 여기저기 나와 닮은 구석이 많은 아이라고 생각했는데, 닮았다고 생각한 그만큼 나와 달랐다.

 

‘나는 나를 이해하고 싶은 그만큼 다름을 이해하고 싶었다.’ 『황상민의 성격상담소』의 씨앗이 된 애초의 내 욕망은 이거였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결혼을 하고 가족을 꾸리면서, 수시로 부딪치는 그 수많은 ‘다름’을 이해하는 것.

 

이 시리즈는 저자의 오랜 숙원 사업이기도 하다. 사회 갖가지 영역에 심리학을 접목해 여러 권의 책을 내고 성공도 한 저자는, 방송 출연과 강연으로 독자들에게 ‘신기한 대중심리학자’로 알려져 있지만 스스로의 정체성을 ‘연구자’로 생각하는 분이다. 그렇게 심리‘학자’로 생애 대부분을 ‘한국인의 성격 유형’을 연구하는 데 쏟아왔다. 자신의 ‘에지’라고 생각하는 학문적 성과를 세상과 가장 대중적으로 만나는 방법을 고민하던 저자의 욕망과, 편집자의 ‘나를 이해하고 싶다, 다름을 이해하고 싶다’는 애초 욕망이 만나 이 시리즈가 탄생했다.

 

나는 이제, 아주 완전히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다름’을 받아들이는 일을 시도하고 있다. 나를 이해하는 일뿐 아니라 타인을 이해하는 일도 아주 조금, 되는 기분이다. 이게 꼭 이 시리즈의 도움 덕이라고는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수많은 선배들께는 죄송하지만, 이를테면 나이를 먹어서일 수도 있긴 하다. 그렇든 저렇든, 나를 이해하고 다름을 이해하는 일은, 삶의 질을 높이고 일상에 만족감을 주는 데 두말할 나위 없이, 좋다. 물론 사람이나 상황을 바꾸지는 못한다. 그러나 그 인간이 어떤 인간인지, 그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를 모르는 것과 아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 아는 것만으로 괜히, 안심이 된다.

 

조율할 수 없는 그 누군가 때문에 좌절하는 사람에게, 그리고 받아들일 수 없는 그 무엇 때문에 고통 받는 사람에게, 이 시리즈를 빌려 내 안심하는 마음을 조금 떼어주고 싶다.

 


 

 

황상민의 성격상담소황상민 저 | 심심
[황상민의 성격상담소]는 각 유형별 고민 상담을 긴 맥락으로, 깊이 있게 다루며 비슷한 문제와 고민, 갈등 상황에 놓인 독자에게 충분하면서도 흡족한 이야기를 안겨줄 뿐 아니라, 실질적인 해법도 제시한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3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이은정(푸른숲 편집장)

푸른숲에서 책을 만듭니다.

오늘의 책

사람을 남기는 독서와 인생 이야기

손웅정 감독이 15년간 써온 독서 노트를 바탕으로 김민정 시인과 진행한 인터뷰를 묶은 책이다. 독서를 통해 습득한 저자의 통찰을 기본, 가정, 노후, 품격 등 열세 가지 키워드로 담아냈다. 강인하지만 유연하게 평생을 치열하게 살아온 손웅정 감독의 인생 수업을 만나보자.

쉿, 우리만 아는 한능검 합격의 비밀

한국사 하면 누구? 700만 수강생이 선택한 큰별쌤 최태성의 첫 학습만화 시리즈. 재미있게 만화만 읽었을 뿐인데 한국사능력검정시험 문제가 저절로 풀리는 마법! 지금 최태성 쌤과 함께 전설의 검 ‘한능검’도 찾고, 한능검 시험도 합격하자! 초판 한정 한능검 합격 마스터팩도 놓치지 마시길.

버핏의 투자 철학을 엿보다

망해가던 섬유공장 버크셔 해서웨이가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거듭난 과정을 보여준다. 버크셔의 탄생부터 버핏의 투자와 인수 및 확장 과정을 '숫자'에 집중한 자본 배분의 역사로 전한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의 진면목을 생생하게 담아 가치 투자자라면 꼭 봐야 할 필독서다.

뇌를 알면 삶이 편해진다

스트레스로 업무와 관계가 힘들다. 불안 때문에 잠이 오지 않는다. 그냥 술이나 마시고 싶다. 이런 현대인을 위한 필독서. 뇌과학에 기반해 스트레스 관리, 우울과 불안으로부터 벗어나기, 수면과 식습관에 관해 알려준다. 처음부터 안 읽어도 된다. 어떤 장을 펼치든, 삶이 편해진다.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