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600억을 버는 스타 보이, 위켄드
「Starboy」로 완벽히 변신한 그에게 정체성을 운운하는 것은 더 이상 옳지 않아 보인다. 지금 그는 명백한 팝스타고 트레이드마크라 할 만한 야자수 머리도 밀어버렸으니 말이다.
글ㆍ사진 이즘
2016.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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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이크의 도움을 받던 인디펜던트 뮤지션에서 한 해에 600억을 벌어들이는 ‘스타보이’로 발돋움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았다. 그 짧은 기간 동안 그의 음악은 적지 않은 변화를 보인다. 한껏 과장된 음침한 사운드는 명확한 팝 사운드로, 피비알앤비 특유의 거친 표현과 심오한 자기관은 더욱 많은 대중을 아우르는 포용력을 갖추게 된다. 전작 이러한 변화가 드러난 음반이었다. 세 번째 정규음반 또한 다르지 않다.

 

힙스터에서 대중으로 대상을 옮긴 뮤지션의 달라진 음악관이 음반에서 나타난다. 음반은 다프트 펑크(Daft Punk)를 비롯하여, 맥스 마틴(Max Martin), 캐시미어 캣(Cashmere Cat) 등 프로듀서진이 제공한 일렉트로닉, 팝 사운드로 가득하다. 다프트 펑크가 재단한 비트를 토대로 중독적인 선율을 펼치는 첫 트랙 「Starboy」과 마지막 트랙 「I feel it coming」은 음반의 지향점을 상징한다.

 

라나 델 레이(Lana Del Rey)의 고혹적인 보컬로만 채워진 「Stargirl Interlude」 등 일부 곡들을 제외한 상당수의 트랙들이 전부 타이틀 트랙감이라 할 수 있을 만큼, 멜로디의 친화력이 그 어느 음반들보다 높다. 뚜렷한 선율이 특유의 감미로운 보컬과 만나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 격렬한 사운드와 급박한 선율로 한 편의 스릴러 영화를 보는 듯한 감상을 주는 「False alarm」을 비롯하여 유려한 피아노와 전자음으로 따스한 기운을 뿜어내는 「True colors」, 세련된 프로듀싱으로 재현한 복고 댄스 팝 「Rockin’」과 「Love to lay」 등, 음반에는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트랙들이 수록되어있다.

 

편협한 구성이 가지는 약점은 다채로운 질감의 악기 운용과 보컬 역량으로만 해결하려 한 듯하다. 이러한 안이함에 음반은 큰 단점을 드러내고 마는데, 단조로운 훅의 「Ordinary life」와 「Nothing without you」, 「All I know」로 이어지는 후반부의 진부한 트랙들은 전반부가 높여놓았던 구성의 밀도를 저하시키는 요인이 된다. 이처럼, 주로 싱글 단위로 소모되는 현재 음악시장에서 18트랙, 70분에 가까운 길이의 음반은 욕심이 낳은 과오처럼 보인다.

 

피비알앤비(PBR&B)의 스타들, 그중에서도 프랭크 오션과 위켄드는 상반된 행보를 보인다. 프랭크 오션이 로 그만의 실험과 탐구를 이어나가고 있다면, 위켄드는 란 과도기를 걸쳐 를 통해 팝 진영으로 완전히 들어섰다. 「Starboy」로 완벽히 변신한 그에게 정체성을 운운하는 것은 더 이상 옳지 않아 보인다. 지금 그는 명백한 팝스타고 트레이드마크라 할 만한 야자수 머리도 밀어버렸으니 말이다.

 

이택용(naiveplante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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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