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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확한 스타일이 필요해, 김필

김필 〈from Fe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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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장르의 시도를 통해 이상과 현실의 양면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수록곡 전반에 완연히 드러나지만 그만의 명확한 스타일을 확립하지는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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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계절감에 특화하여 준비라도 한 듯 타고난 보컬리스트들이 속속히 출현하기 시작했고 김필 또한 그러한 시류에 탑승한 이들 중 하나이다. 방송 활동을 통해 진작 대중으로부터 실력을 인정받은 그는 날카로운 음색과 파르르 떠는 듯한 특유의 바이브레이션으로 ‘고드름 보컬’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이렇듯 강한 개성의 보컬을 지닌 그이지만 전작 <Feel Free>에서 팝 중심의 사운드를 도입함으로써 그 무게감을 스스로 경감한 바 있다. 전작에 비해 더욱 짙어진 <from Feel>의 감성은 김필의 존재감을 뚜렷이 드러낸다.

 

시작과 동시에 한 발짝 앞으로 걸어나온 그의 목소리는 심금을 울린다. 「사랑 하나」는 묻어뒀던 그의 발라드 역량을 일깨우며 감정선의 포문을 연다. 전체적인 소리의 배치 중심에 김필이 오롯이 서있다. 그가 발휘한 싱어송라이터로서의 능력이 곡의 설득력을 강화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기조는 여전히 록의 그것을 따르고 있지만 간소화한 악기에 수놓은 가사는 노래의 진솔함을 그대로 전하고 있다. 전작에 이어 계속되는 이제이 쇼의 편곡 파워는 금번에도 유효하다.

 

이어지는 프로그레시브한 요소는 음반의 매력을 배가한다. 전통을 비꼬는 프로그레시브의 새로움은 김필의 독립적인 이미지와 맞닿으며 괴이한 어울림을 편성하는데 그러한 어울림이 강이채, 고상지와 결합하여 고혹적인 ‘괴수’를 만들어낸다. 각각 고유색이 뚜렷한 세 명의 뮤지션이지만 이들을 묶는 ‘이상야릇한’ 요인 덕에 성공적으로 통합한 형태이다. 딥 하우스를 접목한 「I feel you」도 주목할 만하다. 통상 강력한 보컬의 맛을 필요로 하는 EDM의 장르적 특징을 염두에 두었을 때 앞으로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 수 있는 그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아티스트의 뚜렷한 특색은 음악적 성취를 포지셔닝하는 데 있어서 이점으로 작용하지만 그러한 성취가 과반수 대중의 선호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CJ E&M 소속 가수로서 발라드, 프로그레시브 록, 딥 하우스 등 다양한 장르의 시도를 통해 이상과 현실의 양면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수록곡 전반에 완연히 드러나지만 그만의 명확한 스타일을 확립하지는 못하고 있다. 자신의 정체성을 도외시하는 애매한 태도는 앨범의 총체적 부진을 안겨주기 마련이다.

 


 현민형(musikpeop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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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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