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적인 국민 작가부터 현대 로맨스 소설까지" 동남아시아문학총서 출간
한세예스24문화재단이 필리핀의 대표 근현대문학 3편을 담은 '동남아시아문학총서' 출간.
글 : 채널예스
2025.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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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예스24문화재단(이사장 백수미)이 필리핀의 대표 근현대문학 3편을 담은 ‘동남아시아문학총서 4-6권’을 출간했다. 이번 필리핀 동남아시아문학총서는 필리핀 사회의 역사, 문화, 정체성을 문학적으로 재구성한 작품부터 보편적 공감을 끌어내는 ‘사랑’이야기를 현대적인 감성으로 풀어낸 로맨스 소설 등 다채로운 작품으로 구성됐다.  

 

동남아시아문학총서 출간은 한세예스24문화재단이 한국과 동남아시아 국가 간 문화 교류 증진을 위해 동남아시아 각국의 문학적 정수를 모아 국내에 소개하는 사업이다. 지난 2022년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등에서 호평받은 근현대문학 3권을 번역·출판해 국내에서 생소한 동남아시아 문학을 알리는 데 기여했다. 올해 발간되는 동남아시아문학총서 4-6권은 2024년 한국과 필리핀의 수교 75주년을 기념해 필리핀 대표 근현대문학을 국내 독자들에게 소개하기 위해 기획됐다. 필리핀 국민작가 ‘닉 호아킨(Nick Joaquin)’의 『배꼽 두 개인 여자』『열대 고딕 이야기』와 현대 로맨스 소설 작가 ‘미카 드 리언(Mica De Leon)’의 『러브 온 더 세컨드 리드』 등 필리핀의 역사적 서사부터 현대적 감성을 아우르는 작품 구성으로 국내 독자들이 쉽고 재미있게 필리핀 문학을 접할 수 있게 했다. 

 

동남아시아문학총서 4-5권의 저자 닉 호아킨은 필리핀 국민 예술가로 인간 본연의 복잡성을 조명하는 동시에 식민주의와 정체성, 가족과 사랑이라는 보편적 주제를 통해 필리핀 사회의 역사, 문화, 정서를 초현실적으로 그려내 예술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대표작 『배꼽 두 개인 여자』를 통해 국제적으로 이름을 알린 후 필리핀 대표 소설상인 ‘해리스톤힐상’부터 ‘필리핀의 퓰리처상’이라 불리는 돈 카를로스 팔랑카 기념 문학상까지 수상하는 등 화려한 수상 이력을 보유했다. 특히 1965년과 2017년 영화화된 <필리핀 예술가의 초상>을 비롯해 여러 작품이 현재까지도 연극과 영화로 제작될 정도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동남아시아문학총서 시리즈 네 번째 도서 『배꼽 두 개인 여자』는 필리핀의 사회적 변화와 그에 따른 정서, 문화 등을 독창적인 서사로 그려낸 일곱 편의 단편 소설로 구성됐다.  「삼대」, 「죽어가는 탕아의 전설」, 「성 실베스트레의 미사」, 「하지」, 「메이데이 전야」, 「배꼽 두 개인 여자」, 「의장대」 등이 수록됐다. 대표 단편 소설인 『배꼽 두 개인 여자』는 배꼽이 두 개임을 주장하며 자신의 삶과 정체성에 대해 혼란과 특별함을 동시에 느끼는 주인공 ‘콘차 비달(Concha Vidal)’이 의사이자 신부인 ‘페페 몬손(Pepe Monson)’과 나누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콘차 비달이라는 개인의 이야기를 통해 필리핀이 겪은 역사적 상흔을 문학적으로 재구성해 필리핀 식민지 역사와 독립 이후의 정체성 혼란을 엿볼 수 있다. 

 

『열대 고딕 이야기』는 닉 호아킨이 1950~1960년대에 집필한 희곡과 단편 소설 모음집이다. 「필리핀 예술가의 초상」부터 「제로니마 부인」, 「멜기세덱의 반차」, 「칸디도의 종말」 등의 작품들은 필리핀의 사회와 문화를 관통하는 정서를 문학적으로 재구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돈 카를로스 팔랑카 기념 문학상’을 수상한 작품 「제로니마 부인」은 여성 주인공 ‘제로니마’가 필리핀의 사회적, 문화적 억압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려냈다. 단순한 여성의 이야기를 넘어 필리핀의 사회적 구조와 변화를 상징적으로 담고 있다. 추천사를 쓴 ‘지나 아포스톨(Gina Apostol)’ 작가는 “닉 호아킨의 다언어적 문체와 식민지 역사를 해부하는 통찰력으로 필리핀의 정체성을 탐구한다”며 “과거와 현재를 교차시키는 독창적인 시각으로 필리핀 근현대문학에 새로운 길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닉 호아킨의 소설이 필리핀 역사와 사회를 심도깊게 다뤘다면, 미카 드 리언의 『러브 온 더 세컨드 리드』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사랑’을 소재로 해 국내 독자들이 보다 쉽게 필리핀 문학을 접할 수 있다. 필리핀 출판사를 배경으로 라이벌에서 연인으로 발전하는 남녀의 이야기를 사랑스럽게 그렸으며, 단순히 사랑 이야기만 다루는 것이 아닌 주인공 ‘에마’ 개인의 성장에 초점을 맞춰 현대 여성의 독립성과 자아 성찰 과정을 세밀하게 묘사했다. 『러브 온 더 세컨드 리드』를 번역한 허선영 번역가는 “소설 속 주인공들의 모습은 한국 직장인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 작품을 통해 인간사의 보편성을 확인하고 공감하게 해주는 것이 문학의 힘이 아닌가 생각하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미카 드 리언도 닉 호아킨 못지 않게 예술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미카 드 리언은 2019년 로맨스, 역사, 판타지에 관한 에세이 『저를 도서 편집자로 불러주시기를 감히 청해봅니다』와 2022년 필리핀인의 정체성을 다룬 에세이 『필리핀 천 년의 단일 신화』로 돈 카를로스 팔랑카 기념 문학상을 수상하며 필리핀 문학계 대표 작가로 손꼽히고 있다.  

 

한세예스24문화재단이 동남아시아문학총서 출판 기념 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 : 한세예스24문화재단


지난 2월 14일 필리핀 동남아시아문학총서 출판 기념 간담회도 개최됐다. 한국국제교류재단(KF) 글로벌센터 세미나실에서 진행된 이 날 간담회에는 백수미 이사장을 비롯해 마리아 테레사 B 디존-데 베가 (Maria Theresa B. Dizon-De Vega) 주한 필리핀 대사, 『러브 온 더 세컨드 리드』의 저자 ‘미카 드 리언’ 등이 참석해 동남아시아문학총서 사업 소개부터 작품 설명, 질의응답 등을 진행했다. 

 

축사자로 나선 마리아 대사는 “필리핀 문학 작품을 한국에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준 한세예스24문화재단에 감사드린다. 한국과 필리핀이 경제적 협력을 넘어 문화적으로도 활발히 교류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의미를 더했다. 이어 미카 드 리언 작가는 “필리핀 문학을 대표해 『러브 온 더 세컨드 리드』를 한국에 소개하게 되어 영광이다. 앞으로 필리핀 문학에 대해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한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백수미 한세예스24문화재단 이사장은 “필리핀의 역사적 서사부터 현대적인 감성까지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작품으로 구성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이번 필리핀 동남아시아문학총서를 통해 국내 독자들이 쉽고 재미있게 필리핀의 문화와 고유의 역사를 깊이 이해할 수 있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한세예스24문화재단은 한국과 세계를 연결하는 문화 플랫폼으로서, 더욱 폭넓은 문화 경험을 제공하고, 국경을 넘어선 협력과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한세예스24문화재단은 지난 2014년 김동녕 한세예스24홀딩스 회장이 사재를 출연해 설립한 사회공헌 재단이다. 대학생 해외 봉사단, 국제 문화 교류전, 유학생 장학 사업 등 다양한 사회공헌 사업을 통해 한국과 동남아시아 국가 간 문화적 교류 확대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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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꼽 두 개인 여자

<닉 호아킨> 저/<고유경>,<배효진>,<백지선> 역

출판사 | 한세예스24문화재단

열대 고딕 이야기

<닉 호아킨> 저/<고유경>,<배효진>,<백지선> 역

출판사 | 한세예스24문화재단

러브 온 더 세컨드 리드

<미카 드 리언> 저/<허선영> 역

출판사 | 한세예스24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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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 호아킨

1917년 5월 4일 필리핀 마닐라의 부촌 파코에서 태어났으며 본명은 니코메데스 호아킨 이 마르케즈(Nicomedes Joaquin y Marquez)다. 일찌감치 문학적 재능을 보였던 호아킨은 14세에 학교를 자퇴하고 17세부터 단편 소설, 에세이, 시 등을 발표하며 문학가로서 명성을 쌓아갔다. 20대에 이미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그는 1950년대부터 언론인으로도 일했다. 1940년대부터 1960년대 중반, 즉 20~40대에 발표한 작품들로 호아킨은 ‘이야기꾼으로서 정점에 이르렀다’라는 평가를 받았다. 필리핀 사회와 역사, 문화, 정체성을 초현실적으로 그려낸 자신의 문학 세계를 호아킨은 ‘열대 고딕’이라는 용어를 직접 만들어 칭했다. 대표작〈배꼽 두 개인 여자〉는 1957년 하퍼출판사의 지원을 받아 집필되었는데, 이를 계기로 호아킨은 국제적으로 알려졌다. 또한 1965, 2017년 영화화된 〈필리핀 예술가의 초상〉을 비롯하여 호아킨의 여러 작품이 현재까지도 꾸준히 연극과 영화로 제작되고 있다. 호아킨은 평생 수많은 상을 거머쥐었다. 필리핀 대표 소설상인 해리스톤힐상을 제정 첫해인 1961년에 받았고, ‘필리핀의 퓰리처상’이라 불리는 돈 카를로스 팔랑카 기념 문학상을 세 차례 받았을 뿐 아니라, 1976년‘필리핀 국민 예술가’로 선정되는 영예를 얻었다. 1996년에는 ‘작가로서 60년 동안 필리핀인의 몸과 영혼의 신비를 탐구한 공로’로 라몬 막사이사이상을 받았다. 2004년 4월 29일, 호아킨은 86세의 나이로 메트로 마닐라 산후안에 있는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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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카 드 리언

로맨틱 코미디 소설과 공상과학 판타지(SFF) 소설을 쓰는 작가이자, 서밋북스 출판사의 총괄 편집국장. 1988년 필리핀 메트로 마닐라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시절부터 글을 썼다. 대학에서 언론학을 전공하고 홍보 전문가와 언론사 기자로 근무하다가, 2014년 서밋북스에 입사하며 본격적으로 편집자로서의 경력을 시작했다. 오랫동안 글을 꾸준히 써온 그녀는 2019년 로맨스, 페미니즘, 역사, 판타지에 관한 에세이 〈저를 도서 편집자로 불러주시기를 감히 청해봅니다〉로, 2022년 필리핀인의 정체성을 다룬 에세이 〈필리핀 천 년의 단일 신화〉로 돈 카를로스 팔랑카 기념 문학상을 받았다. 이 상은 ‘필리핀의 퓰리처상’이라 불릴 만큼 권위가 있다. 2023년 12월 출간한 《러브 온 더 세컨드 리드》는 그녀의 첫 번째 로맨스 소설이다. 이 작품은 필리핀 출판사를 배경으로 한 남녀가 라이벌에서 연인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너무나도 사랑스럽게 그려냈다는 평단의 찬사와 함께 많은 독자의 공감을 얻었다. 현재 그녀는 필리핀 신화와 민속 설화에서 영감을 받아 하이 판타지 시리즈 집필에 도전하고 있다. 해변 산책과 개와 고양이, 매력적이고 흥미로운 로맨스 소설, SFF 소설과 테일러 스위프트를 좋아하는 그녀의 일상은 SNS에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