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관리만 잘해도 돈 벌 수 있다
처음에는 2주일 정도 예상을 했다는데 터무니없게도 제작팀이 주부로부터 전화를 받은 것은 프로젝트가 시작된 후 40일이 다 된 어느 날이었다. 더불어 흥미로운 것은 40일동안 이 집의 생활비가 62만 원이나 줄어들었다고 한다.
글ㆍ사진 김연수(의학전문기자 출신 1호 푸드테라피스트)
2016.08.22
작게
크게

twi007t166199.jpg

출처_imagetoday

 

폭염과 씨름하고 있는 요즘 같은 날에 만약 집에 냉장고가 없다면? 상상만해도 끔찍한 일이다. 매일 음식을 넣고 꺼내며 혹은 아무 생각 없이 수시로 여닫는 냉장고가 이렇듯 우리 삶에 큰 영향력을 미칠 줄이야. 냉장고가 생활 속에 차지하는 가치는 부엌에서 냉장고가 차지하는 공간의 비중만으로도 충분히 검증된다. 지금은 모든 가정에서 양문형 큰 냉장고를 선호하고 있는 터라 보통 180cm 전후 높이에 1m 가량의 폭을 지닌 700L급의 냉장고가 부엌마다 장신처럼 떡 하니 서있다. 이 뿐이랴 김치냉장고와 사용하던 구형 냉장고까지 합치면 가구당 평균 2-3대 이상의 냉장고를 소유하고 있는 셈이다.


과거 대가족의 시대와 비교해 고작해야 2-4명 가족이 소비하는 그것도 식사의 절반이상은 외식으로 대체되는 지금 상황에서 과연 냉장고의 기능을 충분히 잘 활용하고 있는 것인지 한번은 되짚어볼 일이다. 

 
사실 우리 어릴 적만 해도 냉장고하면 위 아래 투 도어 형태의 냉장고였다. 실제로 한국형 냉장고의 출발은 1965년 LG전자의 전신인 금성사가 일본 히타치사 기술을 도입해 첫 국산 냉장고로 제작한 1호 GR-120 출시가 시작이었다. 즉 용량 120L를 뜻하는 이 추억 속의 냉장고는 당시 아주 일부 가정에서만 볼 수 있었던 귀한 존재였다. 당시만 해도 부엌 구조가 냉장고를 받아들이기 불편한 이유도 있었지만 냉장고는 부엌이 아닌 마루(지금의 거실)나 심지어 안방에 가구처럼 설치한 가정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던 게 아파트 생활이 보편화되면서 냉장고의 대중화와 함께 용량도 점점 커지면서 지금은 800-900L이상으로 대형화 추세로 확산되었다.


문제는 대형 용량을 지닌 냉장고의 실용성이다. 실제 자기 집 냉장고 안에 들어있는 내용물들을 꿰뚫고 있는 주부들이 몇 명이나 될까 싶다. 오래 전 한 방송 프로그램으로부터 출연 요청을 받아 어느 한 가정을 방문해 냉장고 속에 들어있는 음식물을 살펴 볼 기회가 있었다. 어린 아이와 함께 3명이 사는 가족인데 냉장고는 700L급의 양문형이었다.


내용물을 살펴보기 전에 주부에게 먼저 물었다. 냉장고에 무엇이 들어 있냐고 했더니 먹다 남은 국, 계란, 밑반찬, 과일, 치즈, 우유, 빵류, 양념류 정도로 나열하였다. 그런 다음 확인해 주부가 직접 냉장고안에 음식들을 밖으로 꺼내보기로 하였다. 작년 추석에 먹다 남은 송편 부침개, 동그랑땡, 시어머니가 보내준 사골 곰탕들, 홈쇼핑에서 왕창 사놓은 고등어와 양념불고기, 할인 때 사놓은 부위별 고기, 삼겹살, 검은 봉지에 둘둘 쌓인 곤드레나물, 취나물, 깻잎, 빻은 고춧가루, 갈아놓은 마늘, 한겨울 뭉치로 사놓은 생강, 푸른 곰팡이가 앉은 빵류와 떡, 마른 멸치, 말린 곶감, 말린 새우, 소시지, 냉동 피자, 냉동 파이류, 얼린 냉면 육수, 김뭉치 등등.  1시간 이상 냉동실과 냉장실에서 꺼낸 음식물들이 식탁, 소파 거실 탁자, 바닥 등에 어지럽게 널리게 되었다. 

 

자기 집 냉장고의 실태를 한 눈으로 확인한 주부는 어쩔 줄 모른 채 놀라워했다. 이 비슷한 ‘실험’을 방송 제작팀이 방송 후 책으로 엮은 욕망하는 냉장고에서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실험 제목은 ‘냉장고 음식으로만 살아보기 프로젝트’ 이다. 주부가 자기 집 냉장고에서 꺼낸 음식물들을 모두 소비할 때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제작팀들이 살펴보는 실험이었다. 물론 이 기간 장을 보는 일은 없다. 처음에는 2주일 정도 예상을 했다는데 터무니없게도 제작팀이 주부로부터 전화를 받은 것은 프로젝트가 시작된 후 40일이 다 된 어느 날이었다. 더불어 흥미로운 것은 40일동안 이 집의 생활비가 62만 원이나 줄어들었다고 한다.


요즘 나빠진 경제사정으로 누구보다 마음고생이 큰 사람은 가계 경제를 이끄는 주부들일 것이다. 냉장고의 소비를 보다 똑똑하게 실천하는 것만으로도 생활비를 줄일 수 있다면 하는 희망으로 각자 냉장고를 점검해보는데 도움되는 팁들을 순서를 정해서 소개한다.

 

냉장고 관리, 이렇게 하자

 

1. 냉동 냉장고에 음식들을 하나하나 확인하며 음식 재료의 목록을 작성한다.
2. 오래 상한 음식은 버리고 내용물은 이름표를 달아 반찬통에 담고 버린 음식은 전체 목록에서 삭제한다.
3. 정리된 음식 목록을 냉장고 문에 부치고 이름표는 냉장고를 열었을 때 보이는 방향으로 놓는다
4. 냉장고 음식 목록을 토대로 식단을 짠다.
5. 식사 후 소진된 재료는 목록에서 삭제한다.
6. 파 마늘 등 최소한의 양념을 제외하고 음식 목록이 충분히 삭제될 때까지 장을 보는 일은 삼간다. 


 

 

img_book_bot.jpg

욕망하는 냉장고KBS 과학카페 냉장고 제작팀 | 애플북스
냉장고에 보관되는 음식에 관련된 이야기 외에도 건강, 질병, 과학기술, 경제적인 가치, 현대인의 욕망과 습관, 그 습관과 시스템에 대한 반성의 움직임까지 다양한 주제를 담고 있다. 그동안 단순히 편리한 가전제품으로 인식됐던 냉장고를 살펴봄으로써 궁극적으로 '바른 먹을거리 실천'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냉장고 #욕망하는 냉장고 #실용성 #관리
1의 댓글
User Avatar

iuiu22

2016.08.23

냉장고관리 오늘도 반성하면서 채널예스를 나갑니다
답글
0
0
Writer Avatar

김연수(의학전문기자 출신 1호 푸드테라피스트)

의학전문기자 출신 제1호 푸드테라피스트 / 푸드테라피협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