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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대로 확장하는 지식 재산의 세계 'IP 유니버스'

『IP 유니버스』 이한솔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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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성을 인정받은 기업들의 비밀이 궁금하다면, IP라는 무형의 권리가 어떻게 새로운 비즈니스 자산으로 떠올랐는지 알고 싶다면, IP 전략의 패러다임을 열어젖히는 가이드북 『IP 유니버스』를 만나보자. (2023.08.30)

이한솔 저자

개인의 취향에 기반한 소비 트렌드가 부상하면서, IP를 활용한 비즈니스 시장의 규모도 점차 거대해지고 있다. 그와 더불어 성공을 부르는 IP 비즈니스 법칙에 대한 관심 역시 증가하는 추세다. K-POP 아티스트와 OTT 플랫폼, 1인 창작자의 캐릭터와 패션 브랜딩까지! 비즈니스의 판도를 바꾼 콘텐츠에는 이미 IP의 파워가 깃들어 있다. 사업성을 인정받은 기업들의 비밀이 궁금하다면, IP라는 무형의 권리가 어떻게 새로운 비즈니스 자산으로 떠올랐는지 알고 싶다면, IP 전략의 패러다임을 열어젖히는 가이드북 『IP 유니버스』를 만나보자. 책에 등장하는 흥미로운 사례를 하나씩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우주처럼 무한하고 반짝이는 경쟁력을 갖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IP(지식 재산)는 오늘날 무척 중요한 개념인데요. 많은 사람들이 익숙해하면서도 사실 정확한 의미나 역할을 알고 있지는 못한 것 같아요. 독자님들에게 IP와 IP 비즈니스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사실은 그런 부분이 IP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단어 자체가 광범위하고 추상적으로 쓰이죠. 책에서는 캐릭터, 아티스트, 음원처럼 특정한 카테고리를 제시하면서 IP를 규정했지만, 가장 본질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IP를 비즈니스화하는 과정과 사례 자체'였어요. 법적 제도의 보호를 받으며 여러 분야로 확장할 수 있다는 것이 IP가 가진 주요 특징 중 하나거든요. 

지금 머릿속으로 '피카츄'라는 캐릭터를 한번 떠올려보세요. 여러 이미지가 동시에 생각나지 않나요? 만화책이나 애니메이션에 등장했던 모습도 떠오를 테고, 또 게임도 생각날 테고요. 포켓몬 빵이나 과자 같은 식품들, 장난감이나 문구류도 많이들 떠올리실 겁니다. 아마 수도 없이 더 있을 거예요. 우리는 정말 다양한 방식으로 피카츄를 만나니까요. 이게 바로 IP 비즈니스의 특징입니다. 확장성이죠.

IP 비즈니스도 결국 비즈니스이기에, 자본의 투자와 성장이 있어야 생태계가 구축되고 더 좋은 제품이나 서비스가 탄생합니다. 그런 만큼 많은 사람들이, 특히 IP 생태계에 몸담고 있는 종사자들이 IP 비즈니스에 대한 더 명확한 관점을 가지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소비자와 공급자가 IP와 IP 비즈니스를 제대로 이해하면 국내 IP 산업이 한층 건강한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책이 그런 길잡이가 되면 좋겠고요.

저자님은 어쩌다가 IP에 관심을 가지게 되셨나요? IP의 중요성을 직접적으로 체감하게 된 계기나 사건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우리는 누구나 IP를 접하며 살아갑니다. 어릴 때는 더 그렇고요. 특히 콘텐츠는 그 자체로도 IP지만, 동시에 캐릭터 등 다른 IP를 가장 잘 담아내는 그릇이 되기도 합니다. 저 역시 만화 영화와 게임 같은 콘텐츠를 좋아하는 소년이었어요. 어릴 적에 즐겨 소비하던 IP들은 나이가 든 지금에도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고, 그중 일부는 아직도 소비합니다.

비즈니스적으로 IP를 바라보게 된 계기는 '원더월'이라는 서비스를 론칭하고 운영하면서였어요. 책에도 자세히 적었지만 원더월은 아티스트 IP를 활용해서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플랫폼이거든요. 아티스트들의 이야기를 담은 콘텐츠를 제작해 서비스하기도 하고, 콘서트나 MD, 메시징 플랫폼까지 제공하며 다양한 방식으로 사업을 펼쳐갔죠. 아티스트를 통해 할 수 있는 여러 비즈니스를 고민하고 팬들에게 선보였는데요.

물론, 기본적으로는 기업이다보니 이윤을 추구했지만, 그와 동시에 노하우에 대한 배움이나 아티스트와의 만남, 인상적인 추억 등 폭넓은 가치를 고객에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그곳에서 하나씩 서비스를 만들고, 소비자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IP의 잠재력을 경험하게 됐죠. 원더월은 2022년에 172억 원의 매출과 400억 원의 누적 투자 금액을 기록했고요. 저는 현재 다른 곳에서 일하고 있지만, 애정을 가지고 꾸준히 지켜보고 있어요. 원더월은 분명 앞으로 더 크게 성장할 거예요.

책을 읽으면서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많은 산업이 IP 비즈니스의 공식을 따르고 있다는 사실에 무척 놀랐어요. 사실 모든 산업이 IP와 연관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텐데요. 저자님께서 최근에 특히 관심을 두는 산업이나 분야가 있을까요?

IP 비즈니스를 성장시키는 과정과 특히나 닮았다고 생각하는 건 브랜딩이에요. 최근 들어 그 추세가 더 강해지고 있죠. 브랜드와 IP 모두 팬덤을 모으는 것이 가장 중요하거든요. 최근 신사동에 오프라인 매장을 연 스트릿 브랜드 '슈프림'이나 명품 브랜드들이 대표적입니다. 소비자들을 줄 세우고 열광하게 만들죠. 많은 팬들이 그 브랜드의 상품을 소장하고 싶어 하고, 원가보다 높은 가격으로 중고 거래까지 합니다. 고객과 면밀히 소통하며 팬덤을 확보해나간다는 점에서 두 비즈니스는 상당히 비슷해요. 요즘에는 브랜드가 IP와 같이 확장성을 갖게 되면서 이종 산업에 진출하기도 합니다. 컬래버레이션의 방식을 주로 활용하는데, 이건 브랜드가 새로운 성장 단계에 진입했다는 뜻이기도 해요. 책 속에 여러 흥미로운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관심이 가는 분야는 캐릭터예요. 캐릭터는 사람과 달리 나이가 들지 않고, 확장성도 무척 뛰어납니다. 생애 주기만 잘 관리하면 미키 마우스나 슈퍼 마리오, 그리고 마블의 여러 히어로들처럼 오랜 시간 사랑받는 캐릭터를 탄생시킬 수 있죠. 개인적으로는 그간 어른들이 사랑할 수 있는 캐릭터가 많이 없다고 느꼈는데, 최근 잔망 루피나 양파쿵야, 고심이처럼 어른들이 즐길 수 있는 캐릭터가 늘어난 점은 긍정적이라 생각돼요. 다만, 직장인을 대변하는 캐릭터성이나 거친 언어로 유머를 주는 등의 맥락은 서로 비슷해 보이죠. 만약 소비자들이 캐릭터를 여러 방식으로 소비하기 시작한다면, 한층 다른 성격과 모습을 가진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글로벌 기업이나 슈퍼 IP의 사례뿐만 아니라, 탄탄한 성과를 쌓아가고 있는 스타트업들과 개인 크리에이터의 사례들, 그리고 국내 독자들에겐 다소 낯설지만 해당 분야에서 독보적인 역량을 자랑하는 해외 기업들을 자세하게 다루고 있어서 흥미로웠는데요. 여전히 개인들은 '내가 IP로 무엇을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IP는 콘텐츠나 예술 등 창작자들에게만 중요한 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그런 분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책에서 스타트업의 사례를 많이 다룬 이유는 IP가 가진 독보적인 특성 때문이에요. 누구나 적은 자본으로도 소소하게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 IP 비즈니스의 특장점이거든요. 물론 모든 IP에 해당하는 말은 아닙니다. 영화나 드라마처럼 대규모 자본이 투입돼야만 하는 콘텐츠 IP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미 다수의 크리에이터들이 진출했듯 캐릭터, 웹툰, 웹소설처럼 1인이 시작할 수 있는 IP 영역도 정말 많아요. <해리 포터> 시리즈나 디즈니와 같은 IP들도 작은 도전에서 시작한 케이스고요.

제 주변에도 여러 크리에이터들이 계속해서 새로운 IP를 만들고 있습니다. 저는 직접 IP를 만들어내지는 못하지만 그런 분들께 이런저런 도움을 드리고 함께 성장하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다만, 아직 그런 방식의 협업이 잘 이뤄질 만한 환경이 갖춰지지는 않은 듯해요. 크리에이터는 창작에만 집중하고, 서포터가 이를 도우면서 사업화를 진행하는 시스템이 원활히 자리 잡지 못한 상태죠. 요즘은 IP를 창작해내는 역량을 가진 크리에이터들이 안정적으로 비즈니스를 전개해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IP 비즈니스에서는 1등이 아니어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표현이 인상적이었어요. 많은 비즈니스가 1등을 하지 못하면 실패인 것처럼 얘기하잖아요. 이 문장이 어떤 맥락인지 설명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우리는 기술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근 100년간 이뤄진 기술 발전이 수만 년간 인류가 이뤄낸 기술의 발전보다 훨씬 대단할 거예요. 파워풀한 기술을 바탕으로 1위 사업자가 시장을 과점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졌죠. 제조, 기술, 유통, 인터넷과 모바일 플랫폼 산업 대부분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발전 속도도 엄청나게 빠르고요. 1등을 차지하더라도 자칫하면 도태하고 대체되기 쉽습니다. 살벌한 경쟁이죠.

하지만 IP 비즈니스는 조금 달라요. 결코 1등이 독식하는 구조가 아닙니다. 미키 마우스가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캐릭터인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 해서 미키 마우스가 캐릭터 시장을 독점하지는 않습니다. 마이클 잭슨 역시 역사상 가장 위대한 뮤지션이지만 음악 시장을 독점하지는 못합니다. 영화, 게임, 음악, 캐릭터, 아티스트 전부 마찬가지예요. IP 분야에서는 결코 한 회사가 시장을 독점 혹은 과점할 수 없습니다. 사실 이건 장점이자 단점이기도 한데요. 모든 회사는 시장을 장악하는 1위 기업이 되고 싶어 하니까요.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도전자 모두에게 평등한 기회가 열려있다는 뜻도 됩니다. IP는 철저히 취향 기반의 소비 문화예요. 인류의 취향이 하나로 정의될 수 없듯, 우리의 개취(개인 취향)가 살아있는 한 IP는 수없이 많은 크고 작은 시장을 만들어낼 겁니다. 이론적으로 생각하면, IP 비즈니스 시장에서는 모두가 승자가 될 수 있습니다.

아티스트 IP 플랫폼인 '원더월'을 론칭하고 성장시켰던 실제 경험을 정리해서 부록으로 실었는데요. 이 내용을 통해서 독자분들께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는지 궁금합니다.

IP 비즈니스를 분석하고 리서치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실제로 사업화를 진행하고 매출을 만들어낸 경험은 제게 큰 자산이 됐습니다. IP 비즈니스를 제대로 바라보는 관점을 마련해준 시간이었어요. 당시 직면했던 문제들과 그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했던 과정들을 통해, 책을 읽는 분들이 IP 비즈니스를 좀 더 생생하게 느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직접 경험한 사례는 또 다르거든요. 원더월은 운도 좋은 편이었어요. 코로나19 시기라 영상 콘텐츠가 많은 주목을 샀고, 그 덕분에 IP 플랫폼으로서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죠.

하지만 창업 멤버들을 비롯한 구성원들이 치열하게 고민하고 답을 찾고자 뛰어다니지 않았다면, 성장의 한계에 봉착했을 거예요. 대기업과 어깨를 겨눌 만큼 급성장한 서비스는 아니었지만, 원더월만의 '제로 투 원(새로운 것을 창조하며 독점적 경쟁력을 갖는 것)'을 만들어냈다는 점에서는 상당히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어떤 분들이 『IP 유니버스』를 읽으면 도움을 얻을 수 있을까요?

IP뿐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분들이 이 책을 통해 더 넓은 시각과 인사이트를 얻어가시면 좋겠습니다. 한 가지 업무를 집중적으로 고민하고 경험하다 보면 깊이는 확장되지만, 다양한 관점으로 상황을 바라보거나 해결책을 찾는 데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거든요. 끊임없이 발전하고 문제를 해결해가기 위해서는 너른 시각과 경험을 갖추는 일이 필수적이라 생각합니다. IP 비즈니스가 가진 특징은 전 산업 분야에 걸쳐 두루 활용될 만한 것들입니다. 또, 지금은 그 특징들이 점점 확장되고, 중요하게 대두되는 시대라고도 생각해요. 책을 쓰는 동안 이 생각은 더 확고해졌습니다. 많은 독자들께도 『IP 유니버스』가 비즈니스의 시야를 넓히는 가이드처럼 다가갔으면 합니다.



*이한솔

베이징 대외경제무역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대신자산운용에서 인하우스 애널리스트 업무를 담당하며 다양한 산업과 기업을 분석했다. 이후 엔터테인먼트 IP를 활용한 콘텐츠 및 서비스 스타트업 '노머스'를 공동 창업해 종합 아티스트 IP 플랫폼 원더월(Wonderwall)을 출시하고, 회사의 사업 전략을 총괄하는 전략총괄책임자(CSO)를 역임했다. 이 과정에서 엔터테인먼트를 포함한 다양한 IP 사업 전략을 분석하고 실전 적용하며 IP 비즈니스가 가진 잠재력과 기회를 직접 경험했다. 현재는 한 플랫폼 스타트업에서 투자 및 전략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IP 유니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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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솔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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