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리듬은 철저히 금요일을 바라보며 돈을 벌기 위해 최적화되어 있다.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가운데 노동시간이 많기로 1?2위를 다툰다. 과연 당신은 ‘일다운 일’을 하고 있는가? 아니, 일하는 당신은 정말 행복한가? 장원섭 저자는 삶의 리듬을 찾고 행복하게 일하기 위해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는 장인을 제시한다. 그러나 우직하게 일만 하는 산업사회에서 전통적인 직능 중심의 장인을 말하지 않는다. 영화배우, 세일즈맨, 교육자, 가수 등 분야를 막론하고 최고의 위치에 선 이들이 바로 새로운 장인이다.
‘저녁이 있는 삶’이라는 문구에서 알 수 있듯이 일과 삶은 어느 하나를 포기해야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서로 조화를 이루고 같은 호흡을 통해 리듬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 더 창조적이고 더 나은 가치를 추구할 수 있다. 저자는 이것을 전통적인 ‘장인 정신’과 구별해 ‘장인성’이라고 부른다.
『다시 장인이다』 를 쓴 장원섭 연세대학교 교육학과 교수는 지적 장인으로서 일을 통한 배움과 성장에 관하여 연구하고 있다. 1997년부터 2001년까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서 책임 연구원으로 일하고, 2001년부터 지금까지 연세대학교에서 교육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다시 장인이다』 라는 제목이 인상적입니다. 그런데 ‘장인’이라는 단어를 보면 흔히 보는 ‘생활의 달인’이나 고집스럽게 한 길을 파고드는 기술자가 떠오르는데요. 인공지능이나 로봇이 등장하는 현대 사회에서 다시 장인이라는 화두를 던지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제가 말하는 장인은 우리가 흔히 떠올리기 쉬운 도자기나 놋그릇을 만드는 전통적인 수공업 장인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현대적 장인을 주창합니다. 의사든 가수든 영업사원이든 IT 프로그래머든 어떤 분야에서 일하든 그 분야에서 최고로 인정받는다면 장인이라고 봅니다. 물론 현대적 장인도 자기 분야에서 한 우물을 파는 사람이 맞습니다. 한 분야에서 오랜 기간 경험을 축적하고 숙련도를 최고도로 높인 사람입니다. 인공지능, 로봇 시대에는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고유한 감성이나 진실한 의미를 담은 창조적인 상품이 필요한데, 장인이 바로 그런 물건을 만들거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겁니다.
요즘 ‘워라밸’이나 ‘저녁이 있는 삶’이 열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돈은 적게 벌더라도 한 번뿐인 인생을 즐기겠다는 삶의 자세이기도 한데요. 흔히 떠오르는 장인의 이미지는 그런 삶과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일로써 성취감을 느끼는 것과 삶의 행복을 찾는다는 두 가치가 과연 양립할 수 있을까요?
한 잔의 맛 좋은 카푸치노는 쓴 에스프레소 위에 달콤한 크림이 적절하게 얹어져야 합니다. 카페라테는 우유의 부드러운 맛을 더 느끼게 하지요. 사실 일은 쓴 에스프레소처럼 누구에게나 힘들고 고통스러운 활동입니다. 그렇다고 달콤하고 부드러운 크림이나 우유거품만을 먹고 살 수는 없지 않겠어요? 여가나 놀이만으로 삶이 채워질 수는 없지요. 에스프레소가 카푸치노나 카페라테의 중심이듯이 일은 삶의 기반이지요.
따라서 저는 ‘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말도 바로잡고 싶습니다. 일이 삶의 중심이고 일하는 시간도 삶의 일부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일은 여가나 가족 생활 같은 일 이외의 삶과 적절히 조화를 이루어야 하겠지요. 삶의 행복을 일에서는 찾지 못하고 일 이외의 삶에서 또는 저녁에만 누린다면 그건 반쪽짜리 행복에 불과합니다. 저는 사람들이 장인들처럼 일을 하는 동안에도 성취감과 자기 성장을 경험하는 즐거움과 행복을 누리는 길을 찾게 하고 싶어서 이 책을 썼습니다.
장인성(匠人性)은 장인 정신의 현대적 의미라고 하셨는데, 과거의 장인과 현대적 장인은 어떤 점이 다른가요?
장인이라고 하면 우리는 일반적으로 장인정신을 떠올립니다. 그러곤 장인정신을 갖고 일하라고 강요하기도 하지요. 그러나 장인은 장인정신만을 갖는다고 되는 건 아닙니다. 그 분야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갖고 철두철미하게 일해서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하지요. 그리고 현대 사회에서 그런 장인으로 인정받으려면 외골수로 자기 것만 고집하거나 전통을 그대로 계승하기만 해서는 곤란하지요. 그보다는 더 넓게 배우고 매우 창의적으로 일해야 합니다. 장인은 최고 수준으로 그리고 창조적으로 일하는 습관이 몸에 밴 사람입니다. 따라서 장인이 된다는 건 정신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오히려 몸의 문제이고 물질의 문제인 거지요. 장인성(匠人性)은 바로 그런 장인의 특성을 제가 새롭게 창안하여 제시한 개념입니다.
최고의 장인이 되려면 타고난 능력이 뒷받침 되어야 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능력을 타고나지 않았는데도 장인이 될 수 있을까요?
저는 누구나 장인이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나 아무나 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장인으로 성장하기 위한 힘든 과정을 견뎌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타고난 능력이 있는 사람만이 장인이 될 수 있는 건 절대로 아닙니다. 모짜르트 같은 천재도 어릴 적에 아버지의 강도 높은 훈련과 지도가 있었기에 위대한 음악가가 될 수 있었습니다. 제가 말하는 장인성은 분명 천재성과는 다릅니다. 저는 타고난 재능을 뛰어 넘는 장인으로서의 특성, 즉 장인성을 가진다면 누구나 장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장인은 단시간에 이룰 수 있는 경지가 아닐 텐데요. 장인적 태도와 자세를 가지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저는 장인들이 가진 8가지 특성을 발견해서 장인성으로 구체화했습니다. 성장에의 의지, 지독한 학습, 일의 해방, 창조적으로 일하기, 배움 넓힘, 배움 베풂, 정상 경험, 고원에서의 삶이 그것들입니다. 그 특성은 모두 복잡하게 얽혀서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장인성을 형성해 나갑니다.
‘열정 페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일에 대한 열정보다 경제적 보상이 더 중요하다고 느낄 만큼 경제난과 취업난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열악한 상황을 눈앞에 둔 젊은이들이 실질적으로 장인에게 배울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평창 올림픽 맥도날드 매장의 점장이 10년 전에는 알바생이었다는 보도자료를 봤습니다. 또, 개회식과 폐막식 총감독이었던 송승환 씨는 젊은이들에게 ‘다른 문화권에 몸을 던져 3년 이상 살아보면, 자기만의 샛길이 보일 것”이라고 조언했다는 신문기사도 읽었습니다. 제가 만난 장인들도 다 마찬가지였습니다. 아무 것도 모르고 아무런 계획도 없이 우연히 시작한 일일지라도 그 일에 몰입하고 숙련되다 보니까 그 일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 일에서 어떻게 커갈 수 있을지를 알게 되었지요. 처음에는 그저 먹고 살기 위해 시작했던 일이지만 나중에서야 비로소 장인으로서의 소명감도 생겨났습니다.
돈을 벌기 위해, 더 좋은 직장을 구하기 위해 이른바 스펙 쌓기에 여념이 없는 요즘 젊은이들이 안타깝게 보이실 텐데요. 어떤 말씀을 해주실 수 있을까요?
가수 김창완 씨의 말대로 ‘세상이 온통 오디션 장’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치열한 경쟁에 치여 살아가고 있지요. 참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젊은이들에게 너무 약지는 말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작은 이득이라도 얻으려고 약삭빠르게 행동하는 게 지금 당장은 굉장히 영리한 것처럼 보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건 긴 인생에서 그리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장인들처럼 조금은 우직스럽게 자기 일에 깊이 파고들어가 보기를 바랍니다. 한눈 팔기 보다는 한 우물을 파다 보면 자기만의 샘물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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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장인이다장원섭 저 | 영인미디어
이 땅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은 장인이 될 수 있다. 일의 가치를 다시 찾고 생계유지를 넘어 존재의 의미를 찾아야 한다. 장인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장인성을 기르며 만들어지는 것이다.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