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 습관의 힘』은 저자 신정철의 지난 3년간 메모 습관이 그의 일과 삶에 가져온 극적인 변화를 기록한 책으로,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등 빠르게 입소문을 타고 있다. 이 책의 무엇이 독자들로부터 큰 공감을 얻었는지, 저자 신정철에게 들어본다.

첫 책인데 출간 반응이 뜨겁습니다. 누구에게나 친숙한 ‘메모’를 재발견하도록 도우면서, 습관화할 수 있도록 돕는 알찬 책이라는 평가가 많은데요,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는 무엇인지요?

1년 전쯤에 제 개인 블로그에 ‘왜 적어야 하나? 2년간 노트를 쓰며 내게 일어난 변화’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2012년 9월부터 2014년 9월까지 2년 동안 노트에 메모하면서 저에게 일어났던 변화를 정리하며 쓴 글이었죠. 그 글이 인터넷 포털 다음(Daum)의 메인화면에 소개되고 페이스북에서 활발하게 공유되면서 하루만에 10만이 넘는 분들이 제 블로그를 방문해서 읽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그날 이후에도 메모/노트 쓰기에 관련된 글을 블로그에 올릴 때마다 많은 분들이 읽고 공감을 해주셨어요. 이 뜻밖의 사건들을 통해 ‘메모와 노트 쓰기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아직도 많구나’라는 것을 깨달았죠. 제 글을 읽고 노트 쓰기를 시작해보겠다는 분들이 많았어요. 메모 방법에 관해 블로그와 페이스북을 통해 묻는 분들도 많았죠. 『메모 습관의 힘』은 그분들을 위해 정성껏 준비한 대답입니다. 메모라는 작은 습관이 어떻게 삶에 극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를 보다 많은 분들에게 전하고 싶어서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책 속에 실린 선생님의 노트를 보니 글 외에도 그림, 그래프, 마인드맵 등 상당히 다양한 내용을 담으셨습니다. 한눈에 봐도 메모를 즐기신다는 느낌이 드는데요, 이렇게 되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알고 싶습니다.

마인드맵은 1990년대 국내에 마인드맵 책이 처음 번역되어 나왔을 때부터 관심을 가지고 써왔어요. 주로 아이디어 발상과 업무 계획을 세울 때 많이 썼습니다. 블로그를 하고 글을 쓰면서부터는 글의 내용을 마인드맵으로 구상하고 있습니다. 『메모 습관의 힘』내용을 구상할 때도 마인드맵 한 장으로 정리했지요. 그림과 도표로 내용을 전달하는 비주얼씽킹은 메모를 본격적으로 하기 시작한 2012년부터 관심을 가졌어요. 노트에 메모할 때 그림과 도표를 섞어주면 훨씬 눈에 잘 들어오고 내용을 전달하는 데도 효과적이더군요. 그래서 블로그에 글을 쓸 때도 가급적 직접 글의 내용에 맞는 그림과 도표를 만들어서 글 중간에 삽입하고 있습니다. 

마인드맵으로 글 내용을 구상한 모습

이 책을 쓰실 때 특별히 염두에 둔 독자들이 있는지요? 있다면 그분들께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으셨습니까?

‘메모를 열심히 해라, 적자생존(적는 자가 생존한다)’이라는 말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한 번쯤 들어보셨을 거예요. 그런데 실제로 메모 습관이 몸에 배인 사람은 드물죠. 메모가 가져다줄 수 있는 효과를 제대로 경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메모의 효과를 실감해야 습관도 만들어집니다. 메모를 해보려다가 포기하신 분, 메모로 삶에 변화를 만들어보고 싶은 분들이 제 책을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메모에는 일상에 의미를 부여하고 삶에 변화를 일으키는 놀라운 힘이 숨겨져 있습니다. 하루 5분 머릿속의 생각을 메모해보세요. 일주일에 하루 한 시간 정도 시간을 내서 하고 있는 일, 읽고 있는 책에 대한 생각을 노트에 정리해보세요. 이 시간이 축적되면 삶에 변화가 시작됩니다. 그 변화가 점진적이기에 당장 눈에 보이지 않을지라도 메모를 꾸준히 한다면 극적인 변화로 이어집니다. 

노트에 기록하시는 내용 중에 책을 읽으면서 메모하는 분량이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작가님의 독서 메모법(메모 리딩)에 남녀노소 누구나 관심을 가질 듯합니다. 아직 책을 읽지 않은 독자들에게 간단히 설명해주신다면요?

메모 리딩은 간단히 말해 책을 읽고 노트에 메모를 하는 것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인상 깊은 문장이나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으면 볼펜이나 형광펜으로 밑줄을 칩니다. 떠오르는 생각을 책에 메모합니다. 책을 읽는 도중이나 다 읽은 다음에 따로 시간을 내어 책을 펼치고 줄친 문장들을 노트에 옮겨 적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떠오른 생각도 노트에 다른 색상의 펜으로 적습니다. 저자가 말하는 내용을 내 삶에 어떻게 적용할까? 질문하고 답을 찾습니다.

메모 리딩을 하면 책의 내용을 더 잘 기억할 수 있고, 책의 문장을 옮겨 적으면서 글쓰기 실력이 향상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메모 리딩을 통한 가장 큰 변화는 저자의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듣는 수동적인 독서에서 질문하고 내 생각을 만들어가는 능동적인 독서로 바뀐다는 점입니다. 메모 리딩을 통해 책에서 전달하는 정보와 더불어 내 생각이 수집됩니다. 창의적 연결로 이어질 수 있는 생각의 재료가 모이는 것이죠. 메모 리딩을 통해 보다 창의적인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아직도 가야 할 길≫과 ≪아들러 심리학 해설≫을 읽으며 메모 리딩한 노트.

책 후반부에서는 “기록이 기억을 가치롭게 한다”는 인상적인 말씀을 하셨습니다. 메모가 성공의 도구이면서 행복의 도구라는 말씀이신데요, 좀 더 보완 설명해주시겠어요?

기록을 하기 위해서는 관찰을 해야 합니다. 기록하는 습관을 통해 관찰력이 키워지면 평범한 일상에서 이야기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기록하는 습관이 있으면 일상에서 행복한 순간을 더 많이 캐낼 수 있습니다. 일상의 순간을 간단히 메모하고 사진으로 남기기만 해도 더 행복해질 수 있는 거죠. 기록은 그냥 놔두면 스쳐 지나가 사라져버릴 일상의 순간들에 의미를 부여합니다. 평범한 일상이 기록을 통해 의미 있는 사건으로 탈바꿈합니다. 기록은 기억을 가치롭게 합니다.

책을 보면 메모와 창의성에 대한 이야기가 상당히 비중 있게 나옵니다. 단순히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그때그때 메모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던데요. 메모와 창의성은 어떤 관계가 있나요?

창의성의 본질은 서로 다른 생각을 충돌시켜 새롭고 독특한 방식으로 연결하는 것입니다. 창의성이 나타나게 하는 방법은 결국 두 가지죠. 연결에 사용할 수 있는 생각의 재료를 늘리거나 생각이 서로 부딪혀 연결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메모는 이 두 가지 방법 모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외부의 정보와 내 생각을 수집하여 연결에 사용될 생각의 재료를 풍부하게 만들어줍니다. 그리고 노트에 적힌 메모들을 다시 보면서 서로 다른 종류의 생각, 과거의 내 생각과 현재의 내 생각이 충돌하게 됩니다. 생각의 충돌을 통해 새로운 연결이 만들어지고 창의적 아이디어로 만들어집니다. 창의적 연결의 순간,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도 메모가 필요합니다. 아이디어는 떠오르는 순간에 바로 적어놓지 않으면 사라지니까요. 언제 어디서나 메모할 준비가 된 사람만이 창의적 아이디어를 붙잡을 수 있습니다. 메모는 창의성이 필요한 사람에게 꼭 필요한 개인 도구입니다.

첫 책의 반응이 뜨거웠던 만큼 이후 저술 작업에도 독자들이 많은 관심을 가질 듯합니다. 간단히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언젠가 책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메모앱에 ‘책 쓰기 아이디어’라는 카테고리를 만들고 나중에 어떤 책을 쓰고 싶은지 아이디어를 모아왔습니다. 그런데 그 안에 메모와 관련된 내용은 없었어요. 메모 습관과 관련된 책을 쓰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인생은 계획대로는 되지 않는 것 같아요. 오히려 우연히 찾아오는 기회가 새로운 삶의 지평을 열어주는 경우가 많더군요. 이번 책을 통해 최근 몇 년간의 제 삶을 비워냈으니 이제 새로운 경험으로 다시 채워 넣어야겠지요. 이전부터 생각해온 주제를 발전시켜 글을 쓰고 싶은 생각도 있고, 완전히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파울로 코엘료 작가의 말이 있습니다. “마음을 따르는 순간부터 인생은 경이로 가득해진다.” 저를 찾아오는 우연을 즐기며 제 마음을 따라갈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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