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이 무엇보다 마음이 건강한 사람으로 자랐으면 좋겠습니다
부모라면 누구나 아이들이 착하고 바르게 자라길 원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마주할 이 세상은 만만치 않습니다. 폭력과 범죄가 난무하는 사회라 안전 문제를 걱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보다도 이 세상의 더럽고 추악한 가치관이 아이들의 바람과는 관계없이 주입되는 것, 그러한 교육을 어린 시절부터 마주해야 하는 상황이 더욱 저를 답답하게 합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서로가 서로를 밟고 이겨야만 성공한 삶인 것처럼 보이고, 손해 보고 시간을 낭비하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이라고 여기는 문화 속에서, 우리 아이들은 자기 존재에 대한 소중함을 깨닫기 전에 누군가에 의해 정해진 삶의 공식을 강요 받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각자의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삶의 무대를 과연 가질 수 있을까요?
지구상 어딘가에는 교육의 권리를 박탈 당한 채 어릴 때부터 노동의 무게를 견뎌야 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풍족한 생활을 누리며 교육을 받더라도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경쟁과 성공의 틀 안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허다합니다. 그 어떤 상황이라도 아이들에게는 동일한 기회가 주어지길 소망합니다. 꿈꿀 수 있는 기회,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각자가 자기만의 가치와 신념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 말입니다. 무엇보다, 우리 아이들이 마음이 건강한 사람으로 자랐으면 좋겠습니다.
나와 너, 그리고 이 넓고 넓은 세상
아이들을 가르칠 때는 대부분 내용을 단순화해서 쉽게 가르치려고 합니다. 그러다 보면 기쁘고 행복한 것만 이야기하게 되지요. 하지만 우리가 마주하는 삶엔 기쁨과 슬픔, 성공과 좌절, 전쟁과 평화가 모두 존재합니다. 착하고 따뜻한 것만 이야기한다면 세상의 반쪽만 보여주는 셈이지요.
『넓고 넓은 세상에는』은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줍니다. 이렇게 넓고 넓은 세상에는 강제로 일을 해야 하는 아이들도 있고, 학교에서 노래를 부르는 아이들도 있다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기계를 발명하는 과학자도 있지만 세상을 파괴하는 기계를 발명하는 과학자도 있고, 눈이 내리면 마치 새하얀 도화지 같다가도 밤이 되면 달마저 잠든 새까만 종이 같은 세상이 되기도 합니다. 책은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아이들에게 보여주면서,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수만 가지의 불행과 신비가 함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은 ‘그런’ 세상입니다.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때 이 세상을 디디며 살아가는 나와 너, 우리 모두가 각자를 그리고 세상을 바르게 이해할 수 있을 겝니다. 있는 그대로 세상을 마주할 때 비로소 무엇이 옳고 그른지, 편견과 아집을 버리고 자기만의 가치관을 세워갈 수 있습니다. 동일한 상황에 대해서도 서로 다른 해석을 하는 게 사람이기 때문에 우리 아이들도 그만의 생각을 키워갈 수 있어야겠지요. 이 책은 넓고 넓은 이 세상에서 우리가 가져야 할 가장 기본적인 마음가짐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나와 너, 그리고 이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 우리 아이들에게 다른 무엇보다도 필요한 메시지가 아닐까요?
마음이 병든 어른들에게도 필요한 책입니다
대도시에서는 밤하늘에 별도 잘 보이지 않는 서글픈 시대지만 눈을 들어 하늘의 허다한 별을 바라보노라면 이 우주의 대자연 속, 이렇게 많은 사람들 가운데 살아가는 나라는 존재가 아둥바둥 살아가는 것이 헛되고 헛된 것임을 느끼게 됩니다. 힘들고 지쳐 쓰러지고 포기하고 싶을 때, 하늘을 한번 바라보십시오. 주위를 둘러보십시오. 이 책은 말합니다.
“눈을 크게 뜨고 마음을 활짝 열고 세상을 보렴. 그러면 매일매일 새롭고 신기한 세상을 만나게 될 거야!”
이 책을 읽으면서 이문재 시인의 시가 생각났습니다. 누군가에게 나라는 존재가 한 세상이 될 수 있다면, 누군가가 나에게 있어 온 세상이 될 수 있다면. 생각만 해도 빙긋 미소 짓게 됩니다.
어떤 경우
어떤 경우에는
내가 이 세상 앞에서
그저 한 사람에 불과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내가 어느 한 사람에게
세상 전부가 될 때가 있다.
어떤 경우에도
우리는 한 사람이고
한 세상이다.
- 이문재, 시집 『지금 여기가 맨앞』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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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고 넓은 세상에는브누아 마르숑 글/로빈 그림/김미선 역자 | 키위북스(아동)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인 지구. 지구는 살아 숨 쉬는 모든 것들의 집이고, 생명이 있는 모든 것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지구라는 이 세상에서 살아가게 됩니다. 넓고 넓은 이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동안 우리가 직접 만나고 발 디딜 수 있는 세상은 그렇게 넓지도 크지도 않지만, 분명한 것은 세상은 나 혼자 사는 곳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넓고 넓은 세상에는…』은 이렇게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넓고 넓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사람과 다양한 동식물뿐 아니라 다양한 삶, 다양한 환경 등 세상의 다양한 얼굴을 가감 없이 보여 주지요.
[관련 기사]
- 부유한 도시의 부유하는 사람들
-거짓말쟁이대회 수상 작가가 쓴 동화책
- 너의 소리가 들려
- 예전에는 알 수 없었던 것들
김도훈(문학 MD)
고성방가를 즐기는 딴따라 인생. 모든 차별과 폭력에 반대하며, 누구나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
앙ㅋ
2015.02.28
눈부신햇살
2014.10.20
그래도 아직은 학교가는 것이 즐겁다는 초등학교 1학년인 큰 아이..고3이 될때까지..학교생활이 즐겁고, 사회에 나아가서도 즐거운 일들을 하면서 '세상은 참 멋진 곳이다.'라는 생각이 만들어지기는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