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곤 “경제는 뉴스 속에 갇혀 있지 않다, 우리 삶 '모든 곳'에 있다”
경제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일상의 모든 곳(Everywhere)에서 작동하고 있다.
글: 출판사 제공 사진: 출판사 제공
2025.11.28
작게
크게

"내 월급 빼고 다 오른다"는 한탄이 절로 나오는 요즘이다. 지구 반대편의 전쟁이 우리 동네 빵값을 올리고, 미국의 금리 결정이 내 주택담보대출 이자를 뒤흔드는 시대. 이제 경제는 뉴스 속 남의 이야기가 아닌 매일의 '생존 지식'이 되었다. 전작을 통해 경제 공부의 문턱을 낮췄던 저자가, 이번에는 거대한 세계 흐름과 나의 일상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명쾌하게 풀어낸 신작 『에브리웨어 경제학』으로 돌아왔다. 복잡한 세상의 흐름이 내 삶에 어떻게 닿아 있는지, 저자와의 대화를 통해 그 연결고리를 찾아보았다.

전작 『경제의 질문들』로 많은 사랑을 받으셨는데, 두 번째 경제 책을 쓰게 된 구체적인 이유가 궁금합니다.

전작이 고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리고, 꾸준히 독자들께 사랑을 받아서 늘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세상이 빠르게 변화하다 보니, 독자들이 던지는 질문도 더 ‘업그레이드’되더라고요.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졌는데 왜 우리 동네 빵집 가격이 올랐어요?" "미국의 부채가 늘어나는 게 왜 저의 대출 금리를 흔드는 거죠?" "AI가 발전하면 제 직업은 괜찮을까요?"

경제의 ‘개념’은 어느 정도 알겠는데, 그게 ‘내 삶’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잘 모르겠다는 거죠. 그래서 이번엔 조금 더 구체적인 내용으로 들어갔습니다. 글로벌 공급망, 달러 패권, 빅테크, 인구 절벽 같은 거대한 흐름들이 매일 아침 내가 마시는 커피 가격, 내 직장의 채용 공고, 내 통장 잔고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전작이 ‘기본편’이었다면, 이번 책은 ‘응용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바쁜 독자들에게 ‘딱 한 챕터만’ 읽어보라고 추천한다면요?

가장 첫 챕터인 “전쟁은 우크라이나에서 났는데 왜 우리나라 빵값이 오를까?”부터 읽으시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일단 이 챕터를 읽기 시작하시면 그때부터는 멈출 수가 없어서 끝까지 책을 읽게 될 테니까요. (웃음)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스마트폰 한 대를 만드는 데 수많은 국가가 연결되어 있다는 거, 알고 계셨나요? 예를 들어 설계는 한국, 반도체는 대만, 카메라는 일본, 조립은 중국… 이게 바로 글로벌 공급망인데요. 지금 전 세계는 이 공급망으로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갑자기 한 군데에서 문제가 생기면, 그 여파가 우리의 일상까지 미치게 되는 거죠.

예를 들어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나면 밀 수출이 막히고, 그럼 밀의 공급이 줄어들어 원가가 뛰고, 결국 동네 빵집 가격표가 바뀌는 식입니다. 이 챕터만 읽으셔도 경제 뉴스를 보는 눈이 조금은 달라질 거예요. ‘글로벌 공급망’이나 ‘리쇼어링’ 같은 단어들이 더 이상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내 지갑과 직결된 이야기’로 보일 테니까요.

 

이 책의 핵심 메시지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무엇인가요?

“경제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일상의 모든 곳(Everywhere)에서 작동하고 있다.”

저는 경제를 거시지표나 어려운 이론의 세계가 아니라, 우리가 마트에서 장을 보고 SNS로 친구와 소통할 때 자연스럽게 접하는 ‘생활의 언어’로 설명하고 싶었어요. 일상에서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를 이해하는 순간, 세상을 훨씬 명확하게 바라볼 수 있거든요.

왜 내가 늘 먹는 회사 앞 식당의 메뉴 가격이 갑자기 올랐는지, 왜 그 쇼핑몰은 잊을 만하면 할인 쿠폰을 뿌리는지, 중국의 부채가 내 연금 계좌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 모든 것이 경제의 영역입니다. 저는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경제 뉴스를 읽는 눈’을 갖게 되고, 세상이 돌아가는 구조를 직관적으로 이해하게 되기를 바랐습니다. 경제를 안다는 건 결국 ‘내가 어디에 서 있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아는 거니까요.

 

책을 세 파트로 나눈 기준은 무엇일까요? 

독자의 눈높이에서, 경제가 일상에 스며드는 세 가지 흐름을 보여주자는 생각이었습니다. 

먼저 1장은 ‘뉴스 속 거대한 세계가 내 생활을 어떻게 흔드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해요. 독자들이 가장 먼저 혼란을 느끼는 지점이 바로 이 부분이거든요. 전쟁, 달러, 은행 대출, 국가 부채는 늘 뉴스에 나오지만, 이것이 어떻게 내 장보기 비용이나 월급, 자산에 영향을 미치는지는 잘 설명되지 않죠. 그래서 1장은 ‘세계 경제의 움직임이 어떻게 우리 일상에 파고드는가’를 쉽게 풀어내는 데 집중했습니다.

2장은 기술 변화와 산업 구조 변화가 우리의 일과 삶을 어떻게 바꿀지에 대한 이야기예요. 지금 독자들이 가장 현실적으로 체감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기술이 돈이 되는 시대’라는 겁니다. 중국의 제조 혁신, AI가 만드는 일자리 변화, 빅테크의 확장 등은 멀게 보이지만 실제로는 직장인의 커리어, 소득 구조, 미래 계획과 직접 연결됩니다. 그래서 이 장에서는 기술 변화가 개인의 일자리와 생활에 어떤 파장을 가져오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3장은 지금 당장은 나와 상관없다고 느끼지만 우리 사회를 가장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힘인 ‘인구 구조의 변화’를 다룹니다. 인구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경제의 작동 방식 전체를 바꾸는 힘이라 할 수 있어요. 일할 사람이 줄고, 고령화가 가속화되고, 이주 노동자들을 점점 더 많이 받아들이면 기업의 인력 전략부터 지역의 활력, 복지 지출 구조, 개인의 생활 안정성까지 모두 다시 설계되거든요.

이 세 흐름을 차례로 따라가다 보면, 경제가 우리의 삶을 읽는 언어라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도록 기획했습니다.

 

솔직히 경제 책을 어려워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 책은 누가 읽으면 좋을까요?

저는 이런 분들을 떠올리며 썼어요.

첫째, 경제 뉴스만 나오면 피하고 싶어지는 분들이에요. 용어는 어렵고 나랑 무슨 상관인지도 모르겠다고 느끼신다면, 이 책이 경제와 여러분 사이의 연결 고리를 찾아드릴 거예요.

둘째, 투자는 하고 싶은데 뭐부터 공부해야 할지 모르는 분들입니다. 그냥 하루 이틀 투자하고 끝내실 거 아니잖아요. 장기적으로 꾸준하게 투자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큰 흐름을 읽는 게 먼저입니다. 이 책은 그 지도를 그려줍니다.

셋째, 5년 뒤 내 커리어가 불안한 직장인이요. 산업 지형이 바뀌고 있는데 내 직무는 안전할까? 이 책은 업의 미래를 예측하는 프레임을 보여줍니다.

마지막으로는 세상 돌아가는 걸 제대로 이해하고 싶은 분들입니다. 단순 지식이 아니라 '왜?'라는 질문을 던지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2026년을 대비하는 차원으로, 경제 공부에 참고할 만한 키워드를 뽑아주신다면요?

2026년에는 세 가지 키워드를 기억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바로 ① 미국의 관세에 따른 물가 변화, ② AI가 만들어낼 노동시장 재편, 그리고 ③ 지정학적 위험의 방향성입니다.

첫 번째로, 2026년에는 미국의 관세 부과가 본격적으로 ‘물가’라는 형태로 가시화되기 시작한다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미국이 관세를 높이면 그 비용은 소비자 가격으로 전가됩니다. 즉, 관세는 단순한 무역 조치가 아니라 미국 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지고, 이는 곧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그리고 이는 다시 전 세계 금융시장과 환율, 기업 투자, 신흥국 자본 흐름으로 퍼져 나가죠. 2025년의 관세가 외교·무역 이슈였다면, 2026년의 관세는 ‘정책 → 물가 → 금리 → 글로벌 경제’로 이어지는 변화의 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2026년은 AI로 인한 일자리의 변화가 본격화되는 해가 될 수 있습니다. 2023~2025년이 ‘AI 기술이 급격히 발전한 시기’였다면, 2026년은 이 기술이 실제 업무 프로세스와 채용 구조에 깊숙이 들어오는 시기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기업들은 더 이상 AI를 ‘가능성’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생산성 향상과 비용 절감의 도구로 적극적으로 적용할 거예요. 그 결과 업무 방식을 재편하고 각 직무 간의 대체·보완 관계도 변화하게 되겠죠. 이제 AI는 특정 직업을 없애는 차원을 넘어, 일자리의 형태와 요구되는 역량 자체를 바꿔놓는 흐름을 만들어낼 겁니다. 2026년에는 ‘어떤 직업이 사라질까’보다 ‘어떤 능력이 새로운 표준 역량이 될까’에 주목해야 해요.

세 번째 키워드는 지정학적 위험의 재구성입니다. 우리는 지난 몇 년 동안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긴장, 미·중 갈등 등이 세계 경제를 흔드는 구조를 봐 왔습니다. 그런데 2026년에는 새로운 변수가 생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크라이나 전쟁이 종식되는 방향으로 전개된다면 글로벌 공급망, 에너지 시장, 유럽 경제의 회복력, 방위비 구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변화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갈등이 다른 지역으로 옮겨붙거나 새로운 긴장이 생기면 또 다른 국면이 열릴 수도 있죠. 지정학적 위험은 이제 세계 경제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불확실성 가운데 하나가 되었습니다.

정리하자면 관세는 물가를 흔들고, AI는 노동시장을 재편하며, 지정학적 변화는 세계 경제의 큰 흐름을 다시 설계할 수 있는 변수인 것이죠. 2026년의 경제는 이 세 축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2025년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흘러갈 수 있습니다. 마침 제 책에 이와 관련된 내용들이 나오니까 꼭 한번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 (웃음)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이 책을 어떻게 읽으라고 권하고 싶으세요?

이 책이 독자들의 경제 지식을 계속 확장해 나가는 ‘허브(Hub)’가 됐으면 좋겠어요.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왜 그런 걸까?’라는 궁금증들이 생길 거예요. 저는 바로 그 순간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때 잠깐 멈춰서 책이나 스마트폰에 메모해 두고, 이후에 천천히 찾아보면서 가지를 뻗어 나가듯 지식을 넓혀 가면 경제가 훨씬 더 입체적으로 다가올 겁니다.

경제를 공부한다는 건 정답을 외우는 일이 아니거든요. 세상을 볼 때 ‘왜?’라는 질문을 떠올리는 감각을 키우는 과정에 가깝죠. 그 감각이 생기면 뉴스 한 줄, 환율의 움직임, 정부의 결정 하나도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어디서 시작해 어디로 흐르고, 결국 내 일상, 자산, 일자리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스스로 읽어낼 수 있게 됩니다.

저는 이 책이 독자들에게 그런 연결의 감각을 키워주는 중심축, 즉 지식이 사방으로 뻗어 나가는 허브가 되었으면 합니다. 책이 끝이 아니라 시작점이 되는 거죠. 이 책을 발판 삼아 여러분의 경제 지식이 계속 확장되기를 기대합니다. 




* AI 학습 데이터 활용 금지

0의 댓글

에브리웨어 경제학

<김경곤>

출판사 | 북스톤

Writer Avatar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