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마음이 싹트는 사랑스러운 세계, 김지안 작가의 신작이 출간되었다. 『알밤 소풍』, 『장미 저택』, 『내 멋대로 슈크림빵』, 『호랭면』으로 독자들의 너른 사랑을 받아온 작가는, 《달리다 보면》으로 2024년 볼로냐 라가치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가을바람과 함께 새 이야기로 찾아온 작가를 만나 보았다.
『계수나무 과자점』이 문을 열었습니다. 무엇이 있을지 빨리 들어가 보고 싶은데요. 이 책을 떠올리게 되신 시작점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글쓰기 수업에서 계수나무에 관한 짧은 글을 썼어요. 일상 소재 중에 하나를 골라 글을 써 봤는데 그게 바로 산책하다가 만난 계수나무에 관한 것이었죠. 가을 계수나무에서는 달콤한 캐러멜 냄새가 나는데 그 냄새가 어디서부터 오는 것일까라는 상상을 하다보니 작은 요정들이 캐러멜을 만들고 있다라는 가볍고 느긋한 글이 되었어요. 한동안 그 글의 존재 자체를 잊고 지내다가 편집자님과 대화하다 ‘아, 그런 걸 썼었지’ 하고 책상을 뒤적였죠. 거기서부터 시작된 이야기입니다.
작가님의 그림책을 보고 있으면 몸과 마음이 쾌청해지는 느낌이 들어요. 이야기가 지닌 기쁨은물론이고, 싱그러움이 물씬 담긴 색채의 힘이 크다는 생각도 듭니다. ‘식집사’로도 널리 알려져 있으신대요. ‘계수나무’를 특별히 애정하게 되신 이유가 있을까요?
아무래도 향기 때문이겠지요. 누구나 한 번 맡으면 잊을 수 없는 향기입니다. 저는 국립수목원에서 처음 계수나무를 보았는데요, 단풍이 슬슬 들어가기 시작할 무렵이 되면 계수나무에서 아주 달콤한 향기가 뿜어져 나온답니다. 말톨이라는 성분 때문이라고 하는데 정말 신기한 일이지요. 국립수목원 입구에서 멀지 않은, 찾아보기 쉬운 곳에 있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가을에 한번 가 보시길 권합니다.
『계수나무 과자점』은 아이, 동물, 요정 같은 다채로운 캐릭터가 어우러진 이야기입니다. 숲으로간 아이의 모험담이면서 마법 같은 일이 벌어지는 환상 동화이기도 하지요. 이 책을 구상하시면서 가장 고민하신 점은 무엇일까요?
고민 비슷한 걸 했던 것도 같은 데 지나고 보니 잘 생각이 안 나네요. 사실 제가 고민이나 깊은 사유를 하면서 그림책을 그리는 타입은 아닌 듯합니다. 이야기가 즐겁고 자연스러우면 그것으로 좋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과자를 그리는 게 어려워서 몇 번이고 다시 그리곤 했어요. 이 이야기가 힘을 얻으려면 케이크와 쿠키가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윤기가 돌고 맛있어 보이게 그려 보고 싶었어요.
과자를 원하는 만큼 마음껏 먹어도 되지만, 과잣값은 꼭 내야 한다는 것이 재밌고 인상적이었어요. 이제 가을바람이 솔솔 불어오는데, 작가님은 과잣값으로 무엇을 준비하셨나요? 이 책을 작업하시는 동안 과자를 많이 드셨다고 들었는데, 최애 과자도 궁금합니다.
과잣값은 깜빡하고 있었네요. 작고 가벼운 배낭에 도시락을 챙겨 동네 산에 자주 갑니다. 도시락을 좀 더 넉넉히 챙길까 봐요. 언제 어느 때 과잣값이 필요할지도 모르니까요.(웃음) 작업 시간 동안 ‘피스피스’라는 카페의 티라미수 파이를 즐겨 먹었습니다. 왜인지 잘 모르겠는데 다른 파이보다 파이가 맛있어서 남편과 자주 나눠 먹었어요. 그리고 집에서는 ‘카라멜콘 땅콩’ 메이플 시럽맛을 두서너 개씩 디저트로 종종 먹었습니다. 이 과자의 냄새가 계수나무 향기와 상당히 비슷하거든요.
작가님의 책에서 그림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가을 숲을 걷는 소리가 들리는 듯한 질감 표현과 캐릭터들의 생동감이 책을 더 풍성하게 읽게 해 주는데요. 채색 과정과 기법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처음에는 좀 더 어둡고 신비한 느낌이 있는 분위기로 방향을 잡아 보고 싶었습니다. 연필을 많이 썼는데 편집자님, 디자이너님과 얘기를 나눈 뒤 밝고 화사한 쪽으로 선회했어요. 수채와 색연필을 위주로 작업했습니다. 사실 가을은 온갖 열매와 울긋불긋 단풍이 있는 사계절 중 가장 화려한 계절이기도 하니까 유쾌하고 화사한 느낌도 잘 어울릴 것 같았어요.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작가님의 식물 사랑은 널리 알려져 있지요. 달콤한 계수나무와 함께 이 가을에 우리에게 소개해 주실 나무 친구가 있으신가요? 꽃 친구나 풀 친구도 좋습니다.
좀작살나무. 귀여운 보라색 열매가 가득 달리는 나무입니다. 연둣빛이 도는 잎과 대비도 아름답고요. 어떤 나무든 좋아하는 편이지만 요즘 이 나무가 눈에 들어와요. 율곡수목원도 가을이 참 아름답습니다. 한적한데다가 나무와 풀이 가득한 곳이니 산책하기 좋으실 거예요.
끝으로 독자 분들께 인사 전해 주세요.
『계수나무 과자점』을 그리는 동안 저는 빨간 모자를 쓴 소년이기도 했고, 분홍머리에 앞치마를 두른 요정이기도 했습니다. 과자점에 몰래 들어가 보는 신남과 어떤 과자를 진열할지 궁리하는 파티시에의 고뇌 모두 제가 기꺼이 즐기며 작업했습니다. 이제 과자점이 문을 열고 손님들을 맞이하게 되었네요. 부디 달콤하고 행복한 과자를 담는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AI 학습 데이터 활용 금지
계수나무 과자점
출판사 | 위즈덤하우스
달리다 보면
출판사 | 웅진주니어
내 멋대로 슈크림빵
출판사 | 웅진주니어
장미 저택
출판사 | 창비
호랭면 여름 리커버
출판사 | 창비
알밤 소풍
출판사 | 재능교육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