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이라는 기획의 시작점
결국 좋은 질문이 좋은 기획을 만들고, 좋은 기획이 성공적인 사업을 만든다고 믿거든요.
글 : 출판사 제공 사진 : 출판사 제공
2025.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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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삼성전자, 요기요, 빗썸. 내로라하는 기업들에서 수많은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했던 한성희 작가의 인사이트는 한 가지로 수렴된다. 바로 ‘질문’. ‘왜 기획을 해야 하는 걸까’라는 질문은 기획의 시작점에서 반드시 나와야 한다. 하지만 너무 쉽게 생각해 일하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되면, 그때부터 기획은 무너진다. 우리가 어렵게 생각하는 기획은 단순할지도 모른다. ‘왜’에서 시작하면 된다. 이제 그 질문을 던져주는 한성희 작가의 이야기를 만나보자.

 

 

작가님 안녕하세요. 『기획자의 질문법』 소개 부탁드려요.

『기획자의 질문법』은 정말 사연이 많은 책이에요. 작년 5월에 초보 기획자를 위한 책을 쓰기 시작했는데, 탈고 후 주변 기획자들에게 피드백을 받았더니 저만의 인사이트가 보이지 않는다는 뼈아픈 지적을 받았어요. 그때 정말 큰 고민에 빠졌죠. 결국 편집자님과 상의해서 책을 다시 쓰기로 결정하고 '내가 책을 기획한다면 어떻게 할까?'라는 질문에서 다시 출발했어요. 그러다 저는 각 단계마다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는 방식으로 기획을 한다는 걸 발견했어요. 이를 출발점으로 기획의 각 단계별 핵심 질문들을 목차로 구성하고, 그 질문이 왜 중요한지 제 경험과 국내외 사례로 설명했죠. 또한 워크시트를 통해 기획서를 완성해볼 수 있도록 책을 구성했어요. 결국 이 책은 기획자가 아닌 분들에게는 기획의 복잡성과 깊이를, 기획 초보자들에게는 체계적인 사고 프로세스를 전달하고자 나온 책이랍니다.

 

기획에서 질문이 왜 중요한지 궁금해요.

기획을 할 때 단순히 기획서 양식에 내용만 채운다면, 하기 싫은 숙제를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해요. 결과물도 지루하고 단조롭게 나오죠. 하지만 '이 프로젝트는 왜 하는 거지?', '고객은 누구일까?', '핵심 메시지는 뭘까?', '사람들이 안 쓴다면 이유가 뭘까?' 등의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되면, 문제를 다각도로 볼 수 있게 됩니다. 이런 질문들은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것 외에도 목표 달성을 위해 효율적으로 움직일 방법을 찾게 합니다. 스스로 질문해서 답을 찾은 기획자와 숙제하듯 답을 채운 기획자는 처음에는 별반 차이가 나지 않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이런 질문의 답을 찾는 과정이 누적될수록 성과의 차이는 기하급수적으로 벌어집니다. 그래서 기획에서 질문은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작가님이 지금까지 하셨던 기획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가 있나요?

글로벌 회사에서 리뉴얼 프로젝트를 하기도 하고, 큰 성과를 낸 프로젝트들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실패한 프로젝트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네이버 초창기에 만들었던 '포토 스트리트'라는 서비스인데요. 오늘날의 네이버 거리뷰나 구글 스트리트뷰를 생각하시면 돼요. 당시에는 거리 사진을 기반한 커뮤니티 서비스로 기획했는데, 사용자들의 실제 니즈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어요. '사람들이 왜 거리 사진을 볼까?', '사람들은 왜 지도 서비스를 이용할까' 같은 본질적인 질문을 충분히 하지 않았던 거죠. 흥미를 끌 만한 아이디어 중심으로만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 실패 경험이 지금의 질문 중심 기획법의 출발점이 되었어요. 이후부터는 항상 '왜'라는 질문부터 시작하게 되었고, 사용자의 진짜 문제와 근본적인 욕구를 깊이 탐구하는 습관을 갖게 되었습니다. 실패가 가장 좋은 스승이라는 말이 정말 맞는 것 같아요.

 

작가님은 기획자로서 주로 어디서, 어떻게 영감이나 아이디어를 떠올리시나요?

서비스를 기획할 때는 경쟁 서비스는 물론이고, 전혀 다른 분야의 국내외 서비스들도 많이 연구해요. 다른 기획자들이 비슷한 문제를 어떻게 창의적으로 해결했는지 분석하면서, '나라면 고객에게 더 편리하고 효과적인 경험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하죠. 책에서도 많은 영감을 받는 편이에요. 혁신적인 사업가들, 건축가, 디자이너들의 책을 주로 보는데, 이들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던지는 질문들과 창조적 문제 해결 과정을 분석해봐요. 요즘은 피터 틸의 제로 투 원 접근법이나 토마스 헤더윅의 건축 철학에서 많은 인사이트를 얻고 있어요. 일상에서는 불편함을 느끼는 순간들을 메모해두기도 합니다. '왜 이게 불편하지?', '더 나은 방법은 없을까?' 같은 질문에서 시작되는 아이디어들이 의외로 많거든요. 결국 좋은 기획은 일상의 작은 문제 의식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해요.

 

책에서 27가지의 질문을 던져주셨는데요. 이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질문은 무엇인가요?

두 가지 질문을 꼽고 싶어요. 첫 번째는 ‘이 기획을 통해 달성해야 하는 목표가 무엇인가?’이고, 두 번째는 ‘이 기획과 관련된 사람이 누구인가?’예요. 목표에 대한 질문은 모든 기획의 출발점이자 나침반 역할을 해요. 목표가 명확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도 산으로 가기 쉽거든요. 그리고 고객을 포함한 이해관계자에 대한 질문은 기획의 성공을 좌우하는 핵심이에요. 예를 들어, 고객만 생각하고 개발팀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으면 실행 불가능한 기획이 나올 수 있고, 경영진의 관점을 놓치면 예산 승인이 어려울 수 있어요. 결국 기획은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니즈를 균형 있게 만족시키는 해답을 찾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이 두 질문이 기획 성공의 기반이 되기 때문이죠.

 

기획자의 시선에서, 요즘 가장 기획이 잘 된 플랫폼이나 사업이 있을까요?

퍼플렉시티와 피그마를 주목하고 있어요. 퍼플렉시티는 자체 AI 모델이 없으면서도 ChatGPT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게 정말 놀라워요. '검색의 미래'라는 명확한 비전하에 검색과 대화의 경계를 허물었죠. 특히 답변에 출처를 명시해서 신뢰성을 높인 점이 차별화 포인트예요. 구글의 검색 방식에 익숙한 사용자들에게 '이렇게도 정보를 찾을 수 있구나'라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했어요. 때로는 최첨단 기술력보다 사용자 경험 설계가 더 중요하다는 걸 보여주는 완벽한 사례죠.

피그마는 디자인 도구를 협업의 도구로 완전히 재해석한 점이 혁신적이에요. 기존에는 디자이너가 작업한 파일을 개발자에게 전달하는 일방향 구조였다면, 피그마는 실시간으로 함께 작업하고 피드백할 수 있게 만들었어요. '디자인은 혼자 하는 게 아니라 팀이 함께 만드는 것'이라는 관점의 전환이 어도비(Adobe)를 위협하는 결과로 이어졌죠. 이런 서비스들을 보면서 좋은 기획은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어 사용자의 본질적 니즈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다시 한번 깨닫게 되네요.

 

작가님의 인생에 앞으로 어떤 기획이 예정되어 있는지 궁금해요.

제 목표는 한국의 더 많은 사업을 성공으로 이끄는 거예요. AI 특이점 시대에 창업가와 기획자들이 목표에 더 효과적으로 도달할 수 있는 방법론과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어요. 구체적으로는 AI 시대에 맞는 사업 전략 수립과 조직 혁신을 돕는 리스트럭처링 컨설팅을 기획하고 있고요. 제가 프로덕트 전문가이다 보니 AI 프로덕트 사업도 준비 중이에요. 기술과 사용자 경험의 접점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고 싶거든요. 이 책도 이런 큰 그림 속에서 나온 첫 번째 결과물이에요. 앞으로 쓸 책들도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업들이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할 예정입니다. 결국 좋은 질문이 좋은 기획을 만들고, 좋은 기획이 성공적인 사업을 만든다고 믿거든요.




* AI 학습 데이터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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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자의 질문법

<한성희>

출판사 | 파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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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