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으로 어린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스토리텔러 히로시마 레이코. 그가 '마녀와 강아지'라는 이색적인 상상력으로 돌아왔다. <태양의 마녀 나코와 코기 봉봉> 시리즈는 우리에게 익숙한 마녀와 고양이 대신, 귀여운 웰시 코기가 파트너로 등장하는 이야기다. 운명적으로 만나 서로의 파트너가 된 둘은 나쁜 계략을 벌이는 달의 마녀에 맞서려고 한다. 아동 판타지 문학의 최고 인기 작가 히로시마 레이코에게 이번 시리즈의 탄생 비하인드를 물었다.
나코는 '마녀의 파트너는 고양이'라는 마녀 세계의 기존 통념을 깨고 강아지를 파트너로 선택합니다. 이런 설정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며, 이런 설정을 통해 독자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으셨는지 궁금해요.
우선 저는 제가 정말 좋아하는 웰시코기 강아지가 등장하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어요. 그래서 이번 작품에 마녀의 파트너로 웰시코기를 등장시켰습니다. 제가 워낙 웰시코기를 좋아하다 보니, 더 많은 사람들이 웰시코기가 어떤 강아지인지 알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컸지요. 그리고 '마녀와 강아지'라는 의외의 조합을 통해, 기존의 통념을 뒤집는 신기한 사건이 있을 수도 있다는 걸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었어요.
「태양의 마녀 나코와 코기 봉봉」에 나오는 봉봉은 작가님의 반려견 '도나'를 모델로 하고 있다고 했는데요, '도나'는 어떤 강아지였는지 궁금해요. 또, 작가님과 어떤 시기에 함께했는지, 책에는 나오지 않는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도나는 제가 중학생 때 우리 집에 왔어요. 코기를 키우기로 가족들끼리 결정한 뒤에, 코기에 대해 열심히 알아보고 공부했지요. 어떤 훈육이 필요한지도 배웠고요. 도나는 브리더(전문 번식업자)가 아니라 일반 가정에서 태어난 강아지였는데, 네 마리 형제가 있었어요. 네 마리 모두 정말 귀여웠지만, 그중에서도 아주 똑똑해 보이는 강아지 한 마리가 제일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다른 형제 강아지들 등 뒤에서 장난을 치고 재빨리 달아나는 모습 등을 보면서, 그 똑똑한 강아지에게 마음을 빼앗겼습니다. 그 강아지가 바로 도나가 된 거죠.
<태양의 마녀 나코와 코기 봉봉>은 8권까지 이어지는 이야기인데요. 현재 한국에서는 4권까지 출간된 상태입니다. 4권까지의 이야기 중에서 작가님이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무엇인가요? 또, 한국 독자들에게 나머지 5~8권까지의 내용도 슬쩍 알려 주실 수 있을까요?
1권에 나코가 봉봉을 파트너로 선택했을 뿐만 아니라 봉봉도 나코를 파트너로 선택한 것이라고, 나코가 말하는 장면이 나와요. 저는 그 장면이 좋아요. 누구 혼자만의 선택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알아보고 파트너로 선택했다는 점이 인상적이죠. 한국의 독자분들이 더 재미있게 책을 읽을 수 있도록 5~8권에 대한 내용은 미리 말하지 않기로 할게요. 다만 무척 재미있을 거라는 것만 알아주세요.
「태양의 마녀 나코와 코기 봉봉」을 집필하시는 동안, 가장 쓰기 어려웠던 장면과 가장 즐겁게 썼던 장면이 무엇인지 궁금해요.
특별히 쓰기 어려웠던 장면이 따로 있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쓰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4권 마지막 부분이에요. 4권 작가의 말에도 썼지만, 책을 쓰면서 제가 처음으로 울었던 장면이기도 해요. 왜냐하면 그 장면을 쓸 때, 정말 깊게 몰입해서 저는 나코가 되고, 제가 기르던 강아지 도나가 봉봉이 된 것 같았거든요. 이야기에 정말 깊게 푹 빠져 집필했던 장면입니다. 가장 즐겁게 쓴 장면도 마찬가지로 특정한 장면이 따로 있지는 않아요. 이번 작품을 쓰면서 저는 계속 즐거웠어요. 도나와 함께했던 추억을 이야기로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기쁜 마음으로 글을 썼습니다.
<태양의 마녀 나코와 코기 봉봉> 속 마녀들과 파트너들은 각자 다른 마법 능력을 가지고 있어요. 작가님이 만약 팀톤랜드에 사는 마녀라면 어떤 마법 능력을 가지고 싶으신가요? 또, 그 마법 능력이 있다면 어디에 쓰고 싶으신가요?
저는 도서관 마녀가 되고 싶어요! 책을 지키고 복원하는 마법을 사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꾸준히 수많은 작품을 쉬지 않고 출간하고 계세요. 지치지 않고 계속해서 새로운 작품을 쓸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이야기를 쓰는 것 자체를 즐기는 것이 저의 가장 큰 원동력이라고 생각해요. 여러 가지 이야기를 떠올리고, 그걸 글로 쓰는 게 아직도 정말 재미있거든요.
작가님은 친숙한 장소와 소재에 판타지 요소를 가미해 새로운 이야기를 선보이고 계세요. 이런 이야기의 영감은 주로 언제, 어디서 얻으시나요?
저는 보통 일상생활 속에서 아이디어를 얻는 편입니다. TV에서 뉴스를 보거나, 영화를 보다가 아이디어를 얻기도 하지요. 또, 옛날 건물이나 역사가 깊은 오래된 성의 모습을 담은 사진집, 게임 일러스트 같은 것들을 보며 생각을 펼쳐 나가기도 하고요. 저희 집 근처에 오래된 사진관이 있는데, 그 사진관을 지나다가 사진관과 관련된 이야기를 써야겠다고 마음먹은 적도 있어요.
작가님의 작품들을 보면 캐릭터 하나하나가 살아 움직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글을 읽는 동안 캐릭터가 어떤 모습을 하고 어떤 표정을 하고 있는지, 어떤 목소리 톤일지까지 머릿속에 그려지거든요. 이런 생생한 캐릭터를 위해, 캐릭터 설정에 꽤 오랜 시간 공을 들일 것 같아요. 참신하고 생생한 캐릭터를 완성시키기 위해 어떤 부분에 가장 중점을 두고 어떤 노력을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솔직히 말하자면, 저는 캐릭터를 구상하며 고생한 적은 없어요. 대부분 캐릭터가 머릿속에 확 떠오르는 편이었거든요.(웃음) 작품 속 캐릭터를 구상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이 캐릭터만의 매력 포인트가 있는가와, 기존에 있는 캐릭터와 어떤 다른 개성이 있는가예요. 비슷비슷한 캐릭터를 선보이고 싶지는 않거든요.
작가님의 작업실은 어떨지 궁금해요. 매번 새롭고 신비로운 판타지를 선보이시니, 작업실에도 상상력을 자극할 만한 것들이 많을 것 같아요. 작업실은 어떤 모습인지 알려 주실 수 있을까요? 또, 작가님만의 특별한 작업 방식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제 작업실은 사실 좀 정신이 없는 편이에요. 작업실 벽 한 면이 큰 책장으로 되어 있어서, 책과 만화책을 잔뜩 꽂아 두었지요. 그 외에도 제가 좋아하는 피규어나 미니카 등이 가득해서 혼돈 상태입니다. 깔끔하고 정돈하고 싶은데 좀처럼 그럴 시간이 없네요. 저만의 작업 방식이라면, 한 작품을 집필한 뒤 다음 날은 아무 생각 하지 않고 하루를 푹 쉬는 거예요. 그렇게 머릿속을 완전히 비우고 나서 다음 작품 구상에 들어가는 거죠.
마지막으로 <태양의 마녀 나코와 코기 봉봉>을 읽는 한국의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요?
이 책을 통해 많은 분들이 웰시코기의 매력을 조금이라도 더 알게 된다면 매우 기쁠 것 같습니다.
*히로시마 레이코 현재 아동 판타지 문학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작가. 『물 요정의 숲』으로 제4회 주니어 판타지 소설 대상을 수상했고, 『여우 영혼의 봉인』으로 아동 문학 판타지 대상 장려상을 수상했다. 주요 작품으로 『세계 일주 기상천외 미식』,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시리즈, <귀신의 집> 시리즈 등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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