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지 작가가 한국 작가 최초로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인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을 수상했다는 기쁜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안데르센상은 19세기 덴마크 출신 동화작가인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을 기리고자 1956년 만들어진 상으로, 아동문학계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특히 수상 작가가 지금까지 창작한 모든 작품을 대상으로 하기에 대단한 명예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현실과 판타지 세계를 넘나들며 아이들의 심리를 밀도 있고, 생생하게 담아내며 전 세계 아이들과 어른들이 함께 즐기고 공감할 수 있는 매력을 지닌 이수지 작가의 작품들을 함께 만나볼까요?
이수지 글·그림 | 비룡소
2022 볼로냐 라가치상 픽션 부문 스페셜 멘션 선정작
오감으로 느끼는 신나는 여름 협주곡
『여름이 온다』는 싱그럽고 생명력 넘치는 여름을 아름답고 강렬하게 표현한 드로잉 그림책입니다. 비발디 <사계> 중 「여름」에 모티브를 둔 책으로 음악, 드로잉, 이야기가 한데 어우러져 오감으로 느끼는 신나는 여름 협주곡을 완성하였습니다. 작가는 3악장으로 구성된 음악에 맞춰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여름의 모습과 감각을 다양한 장면과 속도로 그려냈는데요. 사계의 구성을 따라가는 풍성하고 입체적인 이야기가 마치 음악처럼 템포를 바꿔가며 다채롭게 펼쳐집니다. 또한 물방울, 색종이, 아이들 그리고 천둥과 번개 등 여름의 순간 순간을 고스란히 담아내 생동감을 더했습니다. 특히 콜라주와 크레용, 선과 점, 담채와 아크릴물감 등 그동안 이수지 작품에 등장했던 다양한 기법이 모두 응집되어 그동안 이수지 작가의 그림을 사랑했던 독자라면 반드시 소장해야 할 선물과도 같은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언제 어디서든 다시 여름을 즐기고 싶다면 『여름이 온다』를 펼쳐보세요. 이수지 작가가 그려놓은 객석으로 너무 빠르지 않게, 느리게, 혹은 빠르게, 저마다의 템포로 뜨겁고도 시원한 여름 한가운데에 흠뻑 빠져들게 될 것입니다.
이수지 글·그림 | 비룡소
2008 뉴욕 타임스 우수 그림책 선정작
미국 일러스트레이터 협회 올해의 원화전 금메달 수상
절제된 색과 자유로운 선으로 담아낸 한여름 바닷가 풍경
어느 화창한 여름날, 바닷가에 놀러온 소녀와 파도, 갈매기들의 신나는 하루를 담아낸 그림책입니다. 바다를 보고 한걸음에 바닷가로 뛰어간 소녀는 호기심이 가득한 눈으로 바다를 바라보지만 아직 뛰어놀기에는 겁이 납니다. 일렁이는 파도가 다가오자 뒤돌아가 도망치다가도 다시 파도에 달려들어 첨벙첨벙 물장구를 치는 아이는 어느새 파도를 피하지 않고 하나가 됩니다. 누구나 한번쯤 경험했을 만한 바닷가에서의 일상을 아이의 눈과 마음으로 담아낸 이 그림책은 보는 내내 긴장과 재미를 주며 책 속으로 빠져들게 합니다. 파도와 아이가 서로를 견제하는 듯한 심리적인 대립 구도가 점점 커졌다 작아지면서 친구가 되는 과정이 생동감 있게 진행되기 때문이죠. 새로운 친구인 파도를 대하는 아이의 기대와 두려움, 즐거움, 교감 등 심리 변화를 따라가면서 보는 것도 재미있는 요소입니다. 또한 글자도, 화려한 색도 없이 목탄을 사용한 먹색과 파랑색만으로 그려냈지만 오히려 글이 많고 색이 화려한 책보다 더 풍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은 이수지 작가만의 놀라운 표현력을 엿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바닷가에 놀러 온 소녀의 하루를 자유로운 먹 선과 파랑색, 흰색만을 사용하여 역동적이고 생동감 있게 담아낸 『파도야 놀자』는 이수지 작가의 특색이 가장 잘 드러난 작품 중 하나입니다.
이수지 글·그림 | 비룡소
초등 교과서 수록, 이수지 작가의 경계 삼부작 완결편
현실과 상상을 넘나드는 신나는 그림자놀이
아이가 창고에 들어갔습니다. 딸깍 불을 켜고, 그림자 놀이가 시작되었죠. 물건들을 자유자재로 활용한 소녀의 상상 놀이가 더해 갈수록 물건들은 하나씩 사라지고 그림자 세상은 꽃과 나무, 달, 동물들이 어우러진 환상적인 세계로 변해 갑니다. 팔랑 팔랑 나비가 날아오르고, 한 구석에서는 꽃이 피어나기 시작합니다. 숲에서는 늑대가 뛰어오르고, 공주가 된 아이는 코끼리를 만났습니다. 어느새 현실은 그림자 세상이 되고, 아이와 동물들은 즐거운 시간을 갖게 됩니다. 그리고 그림자 이야기가 절정에 달하는 순간, 어디선가 들려오는 "저녁먹자" 라는 말에 세상은 다시 현실로 돌아옵니다. 『그림자 놀이』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그림자 놀이를 이용해서 상상력을 자극하고,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을지를 생각하게 하는 그림책입니다.
이수지 작가는 그림책의 두 면이 엄연히 경계가 있는 두 공간이라는 데 호기심을 느끼고, ‘책이 묶이는 그 지점을 이용해서 책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책이란 물건을 구성하는 물리적인 요소가 이야기의 일부가 되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책의 가운데 접히는 부분을 기준으로 현실과 상상을 오가는 독특한 구성을 표현한 ‘경계 삼부작’의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합니다. 특히 『그림자놀이』는 『파도야 놀자』, 『거울속으로』에 이은 삼부작의 완결편으로 이수지 작가의 경계와 상상의 하모니가 무르익은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림자 놀이』는 대사 없이 즐겁게 노는 아이의 그림과 그 아이의 그림자가 대비된 모습만 담아냈지만, 마치 인물들의 말이 들리는 것처럼 생동감 넘치며 세련된 표현으로 여전히 놀라움을 주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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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도서MD)
노골적인 눈물주의보 혹은 달달한 로맨스보다, 명료하고 속시원한 책을 좋아하는 단호박 같은 사람. 하지만 사실 <시튼의 동물 이야기>를 보며 눈물을 쏟는 폭풍 감성을 숨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