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진 “빗방울을 구경하다가 만든 그림책 『먹구름 열차』”
평소에 여유롭게 산책하는 걸 좋아해요. 풀숲을 구경하기도 하고, 천천히 주변 풍경들을 살피다 보면 ‘저건 왜 그럴까?’ 하고 호기심이 생겨요. 그럼 그걸 잘 적어두었다가 이야기로 만듭니다.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21.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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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일상을 빛나게 만드는 상상력과 어린이를 닮은 호기심 어린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 고수진의 두 번째 그림책 『먹구름 열차』 가 출간되었다. 『아기 빗방울 퐁당퐁』 시리즈의 첫 책으로, 아기자기한 빗방울 캐릭터와 빗방울의 눈높이에서 바라본 비 오는 날의 풍경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재기발랄한 이야기꾼, 고수진 작가를 만나 『먹구름 열차』 의 뒷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5년 만에 두 번째 그림책이 출간되었습니다. 작가님의 소감이 궁금하네요. 간단한 자기소개와 소감 부탁드립니다. 

그림책 작가 고수진 입니다. 일상 속에 숨겨진 재미를 찾아 이야기를 만들며 지내고 있어요. 인형극 공연을 하며 어린이 친구들과 만나기도 합니다. 『먹구름 열차』는 저를 그림책의 세계로 이끌어 준 소중한 이야기예요. 처음에는 이런저런 상상을 하는 게 즐거워 생각의 흐름대로 따라가는 바람에, 이야기가 제멋대로 가지를 뻗기도 했어요. 하나의 줄기로 단단하게 정리하기까지 고민이 참 많았지요. 오랜 시간을 거쳐 마침내 책으로 완성되어 무척 기쁩니다. 그림책이 완성되기까지 도움을 주신 분들께도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어요. 

아기 빗방울들이 먹구름 열차를 타고 땅으로 소풍을 온다는 설정이 독특하고 재밌습니다. 특별히 ‘빗방울’을 소재로 해서 그림책을 만들게 된 계기가 있으신지요? 이야기의 영감은 주로 언제, 어디서 얻으시는지도 궁금합니다. 

평소에 여유롭게 산책하는 걸 좋아해요. 풀숲을 구경하기도 하고, 천천히 주변 풍경들을 살피다 보면 ‘저건 왜 그럴까?’ 하고 호기심이 생겨요. 그럼 그걸 잘 적어두었다가 이야기로 만듭니다. 

『먹구름 열차』의 시작도 그랬어요. 어느 날, 웅덩이에 떨어지는 빗방울을 구경하며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웅덩이에서 물방울이 튀어 오르는 모습이 마치 아기 빗방울들이 물 위로 얼굴을 빼꼼 내미는 것 같아 귀엽게 느껴졌어요. 그때부터 비가 올 때마다 주변을 관찰하며 재미있는 이야깃거리를 찾기 시작했어요. 비가 오기 전 하늘에 낮게 깔린 구름떼를 보고 먹구름 열차를 떠올리게 되었고요. 

아기 빗방울 퐁당퐁 캐릭터들이 무척 사랑스러워요. 캐릭터를 만들 때 가장 염두에 두신 점이 있으신지요?

캐릭터를 만들 때면 제 삶의 일부를 조금씩 불어넣곤 해요. 그러면 이야기에 몰입이 잘 되거든요. 첫 그림책 『산딸기 임금님』의 캐릭터에는 제 지인들의 성격을 넣었어요. 아이나처럼 호기심 많은 사람과 테레세처럼 차분한 사람을 각각 떠올렸지요. 그 사람들을 생각하며 그리다 보니 이야기에 더 깊이 빠져들 수 있었어요.

아기 빗방울 퐁당퐁 친구들은 저를 투영해 만들었어요. 동화 『닐스의 모험』을 보면 몸이 줄어든 주인공이 거위와 함께 여행을 하잖아요. 저도 어렸을 때 그렇게 멋진 모험을 해 보고 싶었어요. 아기 빗방울들의 모험은 그 바람에 딱 들어맞는 이야기였어요. 그래서 제가 진짜 아기 빗방울이 되어 여행을 하는 것처럼 신나게 그릴 수 있었어요. 

자세히 살펴보면 퐁당퐁 친구들은 다양한 특징을 가졌어요. 책을 좋아하는 아이, 애착 인형과 꼭 붙어 다니는 아이, 호기심이 많거나 생각이 깊은 아이도 나오죠. 모두 제 성격의 일부지만, 누구나 지니고 있는 특징이라고 생각해요. 책을 보며 자신과 닮은 캐릭터를 한번 찾아보세요. 그 캐릭터를 따라가며 책을 읽으면 더 재미있게 느껴지실 거예요..

실제 자연 현상을 상상력 가득한 이야기로 담아낸 점이 흥미롭습니다. 현실의 아이들과 빗방울을 번갈아 가며 보여주는 구조가 생생함을 더하고요. 연출하실 때 가장 염두에 두신 점이 있으신지요?

비 오는 날은 참 신기해요. 익숙한 풍경도 낯설고 새롭게 다가오지요. 거리의 풀잎도 더욱 싱그럽게 느껴지고, 차박차박 물에 젖은 발소리도 경쾌해요. 아이들은 비옷과 장화로 멋지게 변신해요. 그러고는 당당하게 우산을 펼쳐 들고 밖으로 나가지요. 그런 마법 같은 날, 아기 빗방울이 우리 곁으로 찾아온 거예요. 

아이들과 빗방울은 같은 공간에 있지만, 다른 세계를 살고 있어요. 둘을 한 화면에 담기에는 일단 크기 차이 때문에라도 제약이 많았어요. 그래서 아이들과 빗방울의 세계를 번갈아 보여주며 집중력을 높이고, 각자의 움직임이 서로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표현하려 했어요. 예를 들어, 빗방울들이 소풍을 오면 아이들의 세계에서는 보슬보슬 비가 내려요. 반대로 아이들이 웅덩이에서 물장구를 치면, 빗방울의 세계에선 파도가 일어 신나게 파도타기를 할 수 있지요. 각각의 세계가 따로 떨어져 있는 것 같아도, 사실 서로 긴밀하게 이어져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작가님께서 좋아하시는 그림책은 어떤 책인지 궁금합니다. 인상적으로 본 그림책이나 추천하고 싶은 그림책이 있다면요?

저는 상상력이 풍부한 그림책을 좋아해요. 엉뚱하거나 신선한 발상이 가득한 이야기를 읽다 보면, 세상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거든요. 아키야마 타다시 작가의 『바다 기린도 그중 하나예요. 바다에 살면서 파도나 바람을 일으키는 아주 커다란 바다 기린에 관한 그림책이에요. 아마 작가는 멀리 보이는 배의 모습을 보며 기린의 머리 같다고 느낀 것 같아요. 상상한 것이 실제 있는 것처럼 천연덕스럽게 이야기하는 점이 무척 인상적이었어요. 작가의 다른 작품 중에 『콩아지와 뚱아지』도 재미있으니, 함께 읽어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앞으로 들려주실 이야기들이 무척 기대됩니다. 어떤 주제에 관심이 있으신지요? 다음 그림책 내용도 살짝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최근 관심 있는 것은 기후 문제예요. 환경은 점점 변해가는데, 그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은 그리 크지 않은 것 같아요. 아마 사람들이 자연을 멀게 느끼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반려동물과 함께 살다 보면, 그들의 시선에서 세상을 바라보게 되고, 나아가 동물복지까지 고민하게 된다고 해요. 그런 것처럼 이 책을 읽는 어린이 친구들도 아기 빗방울들의 이야기를 통해 자연을 더 친숙하게 느끼고, 사람과 자연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좋겠습니다. 

그동안 구름이나 나무, 작은 동식물과 관련된 이야깃거리를 많이 모아두었어요. 그중 일부를 활용해 아기 빗방울들의 이야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아기 빗방울 퐁당퐁』 시리즈의 다음 이야기는 땅속에서 펼쳐질 거예요. 과연 어떤 모험이 친구들을 기다리고 있을까요? 두근두근 퐁당퐁, 다음 이야기도 기대해 주세요. 



독자들에게 인사 부탁드립니다. 

『먹구름 열차』이야기를 만들면서, 비 오는 날이 좋아졌어요. 아기 빗방울들이 놀러 온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조금 설렜거든요. 상상은 평범한 일상을 빛나게 만드는 놀라운 힘이 있는 것 같아요. 독자 여러분도 이 책을 통해 상상하는 즐거움을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수진

대학에서 일본어를 전공하고, 꼭두 일러스트 학원에서 그림책을 공부했습니다. 지금은 일상 속 숨겨진 재미를 찾아 신나는 이야기로 만들며 즐겁게 작업 중입니다. 그동안 쓰고 그린 그림책으로 『산딸기 임금님』, 『먹구름 열차』들이 있습니다.



먹구름 열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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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