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 작가 조윤제. 이번엔 “품위 있게 대화하는 방법”을 담은 『우아한 승부사』 로 돌아왔다. 수천 년의 지혜가 압축된 고전에서 대화, 인간 관계와 관련된 내용만 꼽아 현실에 적응할 수 있도록 풀어냈다. 어떤 사람 앞에서도 당당하고, 어떤 상황도 멋지게 지배하고, 어떤 순간에도 품위 있게 나를 드러내는 법을 담은 『우아한 승부사』 . 말과 사람으로 힘들어하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가이드북 같은 책이다.
작가님 이력이 독특해요. 마케팅 관련 업무를 하시다가 이후 출판사에서 근무하신 것으로 아는데, 어떻게 고전을 공부하고 책까지 쓰게 되셨나요?
마케팅 관련 업무는 직장에서 주어진 일을 했던 것이라면, 출판사에서 근무하고 책을 쓰는 것은 제가 선택한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책을 만들면서 마음 한편에 항상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책을 만들어 세상에 내놓는 것은 정말 귀하고 아름다운 일이지만 제 이름으로 된 책을 갖고 싶은 마음이 항상 내재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책 쓰기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고전을 공부하게 된 계기는 첫 책을 쓰면서 느꼈던 제 부족함이었습니다. 인문에 관한 책을 쓰면서 좀 더 깊이 있고 폭넓게, 다양한 비유와 인용으로 알기 쉽게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는데 제가 가진 것이 너무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바로 동양고전이었습니다. 철학적인 깊이와 역사적인 통찰, 그리고 유려한 문학적 표현과 실용적 지식이 한 권의 책으로 집약된 동양고전은 제 집필에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되었고, 한 권 한 권 읽어나가면서 깊이 빠지게 되었습니다. 그 후로 약 3년간 동양고전을 집중적으로 읽고, 공부한 다음 고전을 기반으로 하는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작가님은 그 동안 『다산의 마지막 공부』 『천년의 내공』 『이천 년의 공부』 등 고전을 중심으로 하는 책을 쓰셨는데, 무슨 계기로 대화에 관한 책인 『우아한 승부사』 를 쓰셨나요?
사실 2014년에 출간된 『말공부』 가 대화에 관한 첫 번째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스24에서 6주간 종합 베스트셀러 1위가 되기도 했던, 저로서는 과분한 사랑을 받았던 책입니다. '대화에는 격이 있어야 하고 말에도 공부가 필요하다'는 카피가 그 당시 사회고위층을 중심으로 막말이 난무하던 세태에서 많은 사람들이 공감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당시보다 더 심각한 막말, 갑질이 사회 전반에 걸쳐 난무하고 있습니다. 학교, 직장, 심지어 이웃 간에도 막말과 갑질이 일상화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바로 우리들 곁에 직접적으로 다가오게 된 것이죠.
이러한 막말로부터 우리 자신을 지킬 힘이 있어야 하고, 무엇보다도 우리 모두가 '소통과 화합'이라는 말과 대화의 진정한 본질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품격 있는 말과 행동을 우리 자신부터 실천해나간다면 스스로의 삶은 물론 주위에도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며 이 책을 썼습니다.
제목이 굉장히 특이해요. 『우아한 승부사』 라는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가 어떻게 제목으로 결정됐나요?
『손자병법』 에는 “백 번 싸워 백 번 이기는 것이 최고가 아니다. 싸우지 않고 굴복시키는 것이 최고의 경지다”라고 실려 있습니다. 우리는 싸움을 무력과 힘의 대결로 봅니다. 대화에서는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는 것이라고 암묵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힘이란 무력과 완력이 아니라, 내면에 굳건하게 쌓인 충실함과 내공, 그리고 그것을 기반으로 하는 품격 있고 우아한 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력으로 상대를 제압하면 겉으로는 굴복하는 것 같지만 진정으로 따르지 않습니다. 당장은 무릎을 꿇지만 언제든 힘을 길러서 이기고 말겠다는 마음을 품고 있는 것이죠. 그런 사람의 본성을 『손자병법』 은 이미 간파하고 있었던 거라고 봅니다.
분명히 상대를 굴복시키는 것이지만 힘이 아닌 배려로, 강압이 아니라 마음을 감동시켜 따르게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우아한 승부사'이지요. 사실 이 제목은 출판사 21세기북스에서 내주신 의견입니다. 처음 단계에서부터 이 제목을 염두에 두고 기획을 했고, 저 역시 크게 공감하여 그에 맞게 글을 쓰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작가님이 생각하실 때, 지금 시대를 살고 있는 "우아한 승부사"인 사람은 누구인가요?
책의 머리말에도 나오지만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를 꼽겠습니다. 지난번 진흙탕 싸움이었던 미국 대선에서 염증 나는 상황을 한마디로 정리했던 “When they go low, We go high”, “그들은 저급하게 가더라도 우리는 품위 있게 간다”의 문장은 저급한 미국 대선에 염증을 내던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미국 대선을 상징하는 간판급 문장이라는 인정도 받았습니다. 이처럼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품격이 있고, 어지러운 상황을 정리하면서도 상대를 한 마디로 제압하는 내공의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우아한 승부사라고 생각합니다.
주변을 보면 말을 참 멋있게 잘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말을 품위 있게 잘하려면 어떤 노력을 기울어야 할까요?
우리는 누구나 말을 잘하고 싶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였죠. 저 역시 대화법에 관한 많은 책을 읽었지만 그리 큰 효과를 보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때마다 '말공부가 참 힘들구나'라고 생각했고요. 그때 제가 깨달았던 것이 “말은 곧 그 사람 자신이다”라는 명제였습니다. 그것을 알려준 사람이 바로 고전 속에서 만나던 옛 선인들이나 역사적인 인물들이었습니다. 고전을 보면 그냥 점잖고 장중할 것만 같았던 옛 현자들이 탁월한 말솜씨를 보여주는 장면이 많이 나옵니다. 어떤 때는 비유로, 유머로, 촌철살인으로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고 핵심을 찌르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요즘 관점에서 보더라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말의 내공이었습니다.
말재주가 없어서 고민인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시다면요?
말을 잘하고 싶은 사람은 책을 읽고 열심히 강연도 듣습니다. 빠른 결과를 원하는 사람은 개인적으로 코칭을 받기도 합니다. 물론 모두 필요한 노력이지만 저는 평상시의 삶이 바로 말을 제대로 하는 연습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상대는 바로 가까이 있는 가족, 친구, 직장동료들입니다. 평상시 이들과 하는 말이 품위 있고 또 재미있다면 어디서든 말을 잘 할 수 있는 기반이 갖춰진 것입니다. 평소의 삶에서 우아하고 품위 있게 말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더 높은 차원의 말을 위해 공부해나간다면 어떤 상황에서도, 누구에게도 말을 잘 할 수 있는 기반이 갖춰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가오는 2020년 마음속에 꼭 품어야 할 고전 한 문장을 꼽으신다면요?
저는 과유불급(過猶不及), 즉 '지나침은 모자람과 같다'의 문장을 꼽겠습니다. 『논어』 에서 공자가 제자들을 가르친 중용의 도리인데요, 말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가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나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게, 가장 적절할 때 적절한 말을 할 수 있는 능력', 그리고 '겸손한 가운데서 당당하게 자신을 나타내고, 표 나지 않고 자연스럽게 자신을 높일 수 있는 능력'은 바로 과유불급의 자세에서 얻을 수 있습니다. 2020년에는 독자 여러분 모두가 언제 어디서나 자신을 멋지게 드러내는, 우아한 승부사가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
우아한 승부사조윤제 저 | 21세기북스
대화의 내공과 품격을 키울 수 있는 9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공자의 배려, 맹자의 호연지기, 노자의 겸손, 장자의 여유, 한비자의 지략, 손자의 전략은 시대를 초월한 대화의 원칙과 기술을 담고 있다.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