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우주
에린 엔트라다 켈리 글/이원경 역 | 밝은미래
뉴베리 상 수상작. 작가는 아시안계로는 네 번째, 필리핀계로는 첫 번째로 이 상을 받았다. 작가가 아시안계 미국인으로 생활했던 경험이 투영되어, 악당이자 골목대장 같은 쳇 불런스가 소심하고 부끄럼 많은 버질을 괴롭히면서 결국 나머지 카오리와 발렌시아의 우주까지 충돌하는 이야기가 그려진다. 독자를 의식하지 않고,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위해 글을 쓸 따름이라는 작가의 말처럼, '수줍고 외롭고 언제나 주목받지 못하는 버질 살리나스'와 '제2의 제인 구달이 되고 싶어하지만 친구가 없는 발렌시아'를 위한 책.
떨리는 게 정상이야
윤태웅 저 | 에이도스
알파고가 바둑 천재 이세돌 9단을 이기고, 인공지능이 나날이 진화하는 시대에 공식에 따라 기계적으로 계산하는 작업을 반복하는 공부는 더는 유의미하지 않다. 논리적으로 추론하고 사유하는 힘, 수많은 정보를 선택하고 조합해서 지식을 창출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오랜 시간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교육과 공부에 대해 고민해온 저자는 공부를 '익숙함에 맞서 치열하게 의심하는 작업'이라고 말한다. 지금까지의 경험을, 선입견과 편견을 의도적으로 비우는 데서 배움은 출발한다. 수학과 과학에서는 답 찾기보다 문제 만들기가, 권위에 대한 맹종보다 합리적 의심과 질문이, 불성실한 성공보다 성실한 실패가 중요하다.
디즈니의 악당들 세트
세레나 발렌티노 저/주정자, 석가원, 김지혜 역 | 라곰
디즈니 클래식에서 우리가 사랑한 주인공 뒤에는 매력적인 악당들이 있었다.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 속의 사악한 왕비는 집착과 질투의 캐릭터로 그려지고, '인어공주'의 우르술라는 버림받고 증오와 분노로 가득찬 마녀라고 생각한다. '미녀와 야수'에서 왕자가 야수가 된 사연과,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에서 딸에게 독이 든 사과를 먹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 등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이야기의 뒷모습이 펼쳐진다.
왠지 이상한 동물도감
누마가사 와타리 글/황보연 감수/신은주 역 | 미래엔아이세움
독특한 도감이 넘쳐 나는 일본에서도 초판 발행 직후 4만 부 이상 판매된 동물도감. 기괴하지만 귀엽고 잔인하지만 코믹하다. 가을을 알리는 사냥꾼 때까치가 독일에서는 '목을 졸라 죽이는 천사'라고 불리는 이유, 불로불사하는 유일한 생물 작은보호탑해파리,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쓰레기통 뚜껑을 열고 닫는 미국 너구리, 알고 보면 귀여운 백상아리 등 동물의 새로운 모습이나 재미잇는 이야기를 찾고자 하는 독자가 즐겁게 다가갈 수 있는 책.
호르몬의 거짓말
로빈 스타인 델루카 저/황금진 역 | 동양북스(동양books)
15년 동안 여성의 건강과 젠더 불평등을 연구한 저자의 오랜 연구를 집대성한 책. 여성이 짜증이 나고 우울하고 건강하지 못한 건 호르몬 때문이 아니라 사회적 불평등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고 있다. 생리하는 여성만 호르몬 신화의 공격 대상이 되지 않는다. 임신한 여성은 기억력이 떨어지고, 수유기 여성은 쉽게 산후우울증에 걸리고, 완경기 여성은 신경질적이며 쉽게 짜증을 낸다는 생각 역시 호르몬 신화의 주인공들이다. 정희진의 해제처럼, '남성의 성폭력 범죄는 페니스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들에게 부여된 사회적 권력 때문'이다. 생물학적 조건으로 인한 여성의 열등성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진짜 문제인 사회적 구조를 직시할 것을 주문하는 책.
골목 인문학
임형남, 노은주 저 | 인물과사상사
도시는 사람의 몸과 똑같다. 큰길이 굵은 핏줄이라고 보면 큰길 뒤로 뻗어 있는 길들은 가는 핏줄이다. 큰길 뒤로 이어지기도 하고 끊어지기도 하는 그 길이 골목이다. 도시에는 무수한 골목이 있다. 사람의 몸처럼 모세혈관 역할을 하는 골목이 잘 살아 있고 건강해야 도시도 생기 있게 살아난다. 골목은 도시의 맨얼굴이며 도시의 정체성이며 삶의 여유를 주는 공간이다. 골목에는 달팽이 속도처럼 느리기 그지없는 시간이 시루떡처럼 쌓여 있고, 무수한 집과 흉터 같은 삶의 웅숭깊은 사연이 오롯이 담겨 있다. 이 책은 건축가 임형남ㆍ노은주 부부가 태어나서 자라 가장 익숙한 서울의 골목, 여행으로 혹은 일로 다녀온 우리나라 여러 지역의 아름다운 골목, 그리 많이 다니지는 않았지만 좋아하는 몇몇 나라의 숨겨진 골목 등을 통해 골목의 풍경과 역사를 그려낸다.
고기굽기의 기술
가와테 히로야스 저/용동희 역 | 그린쿡
고기를 구워서 먹는 것은 누구나 하는 흔한 일상이다. 하지만, 고기를 맛있게, 제대로, 완벽하게 굽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고기를 잘 굽기 위해서는 고기의 숙성도, 비계와 마블링, 붉은 살코기의 양을 제대로 알아야 하고 각각의 부위에 맞는 가열온도로 굽는 시간을 세심히 조절해야 한다. 굽는 도구 또한 프라이팬, 오븐, 스팀컨벡션오븐, 숯불 등 가장 적합한 도구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에서는 소고기, 돼지고기는 물론이고 새끼양, 닭?오리 등의 가금류, 지비에까지 구울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제대로 된 굽기 방법과 비결을 고기굽기로 정평이 난 프렌치 레스토랑 「Florilege」의 셰프가 단계별 사진과 함께 자세히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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