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지 빵이 좋아 세계 3대 명문 요리학교인 오사카의 츠지전문학교를 졸업한 두 빵순이가 있다. 맛있는 것을 먹으러 다니는 일을 자신의 숙명으로 생각하며 오사카 현지에서 발품을 팔고 긴 줄을 서고 포식하는 동안 꽤나 두둑하고 알찬 맛집 리스트가 쌓였다.
『오사카에 디저트 먹으러 갑니다』는 그중에서도 입맛 까다로운 저자들을 사로잡은 최고의 디저트 맛집만을 추린 책으로, 가이드북의 겉핥기 명소만 훑으며 아직 인생 맛집을 만나지 못한 사람들에겐 반가운 내용이 가득하다. 더불어 책에서는 현지 미슐랭 레스토랑과 전통 있는 화과자 가게에서 ‘빡세게’ 일한 저자들만이 들여다본 일본 생활의 속살을 만날 수 있다. (저자 인스타그램 @zingara96 @sujin_sasaki)
두 분이 ‘빵’을 계기로 의기투합해 같이 책을 쓰게 된 과정이 궁금합니다. 취재 과정도 만만치 않았다고 하는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강수진 : 일본 요리 유학 중에 (공동저자인) 지선 언니가 오사카 교토의 디저트 맛집에 관한 책을 함께 내보지 않겠냐고 하더라고요. 이야기를 듣는 순간, 정신이 번쩍 뜨였어요. 바삐 사느라 그런 꿈을 잊고 있었던 거죠. 작년 가을쯤부터 빵순이 일상에 박차를 가하면서 부랴부랴 원고를 준비했어요. 둘째 출산예정일 한 달이 채 남지 않았을 때였죠. 일본은 산후조리원이 없고 5~7일 정도 입원을 하는 것이 전부인데 그 시간에도 노트북을 껴안고 글을 썼어요. 아이를 낳는 것처럼 책도 낳아보겠다고 발버둥쳤던 것 같아요. 지금은 무사히 책이 세상에 나와서 너무나 기쁩니다.
황지선 : 취재과정에서 힘들었던 건 책에 가게를 게재하겠다는 허락을 받는 일과 각 가게 셰프들의 인터뷰를 따내는 일이었어요. 오사카만 해도 40곳 가까이 되는 가게를 취재했죠. 흔쾌히 인터뷰에 응해준 가게가 있는가 하면, 허락해주는 데만 다짜고짜 몇 시간을 기다리게 한 가게도 있었고, 제안을 단번에 거절한 가게도 있었어요.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그래서 더 내용이 풍부하고 깊이 있는 책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일본 예능에 소개된 맛집부터 편의점 신상까지, 맛있다는 소문이 들리면 뭐든 가리지 않고 달려가는 두 분이라고 들었습니다. 먹거리 천국 오사카에서도 특히 디저트 맛집을 주제로 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황지선 : ‘오사카에서 먹다가 망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오사카에는 맛있는 것이 많고, 그만큼 식도락 여행을 즐기러 오사카에 가는 사람도 많아요. 하지만 디저트 맛집은 비교적 알려지지 않은 것 같아요. 세계적인 수준의 제과점이나 오픈부터 줄이 끊이지 않는 화과자점, 인기 있는 빵집들이 너무나 많은데 말이죠. 그런데도 항상 제가 보는 관광객들은 늘 뻔한 가게에 줄을 서고, 뻔한 가게의 디저트만 선물로 사 갔어요. 공항에서 손에 든 종이봉투만 보아도 한국인인 걸 알 수 있을 정도로 그 레파토리가 정해져 있는 게 너무 안타까웠어요. 그래서 유학하는 동안 부지런히 맛있다는 곳들을 찾아다니면서 알게 된 ‘진짜 맛집’들을 오사카를 방문하는 이들에게 소개하고 싶었죠. 오사카, 교토에 왔는데 밥만 먹고 돌아가는 건 너무 아깝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황지선 저자
한국에서도 디저트의 인기가 높아져 유명 맛집도 생기는 등 디저트에 대한 수준이나 인식이 향상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과 일본의 디저트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
황지선 : 일본은 한국보다 디저트 관련 역사가 긴 만큼 분야도 매우 깊고 다양해요. 그래서인지 전체적으로 한국보다 맛이나 기술적으로 앞서 있는 부분이 많아요. 반대로 비슷한 점은 디저트도 유행이 있다는 거예요. 일본은 한국보다 유행 기간이 길고, 그 기간 안에서 점차 발전, 변형해나가는 특징이 있어요. 한때 한국에서 유행한 마카롱의 경우, 일본에서는 화과자에 쓰일 법한 요소를 적용해서 앙금을 샌드한 앙마카롱(あんマカロン)이라는 새로운 과자를 만들어냈어요. 이렇게 일본적인 요소를 넣어 자체 개발한 ‘와요가시(和洋菓子)’라는 새로운 과자 장르를 만들어가고 있어요. 앙마카롱은 제대로 된 디저트숍 외에도 편의점 디저트로도 등장했죠. 고급 디저트와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쉽게 접할 수 있는 디저트까지 폭이 다양해서 소비자의 선택지가 넓은 것도 일본 디저트의 특징인 것 같아요.
오사카 편에 이어 교토 편의 출간도 앞두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다른 여행서와 어떤 차별점을 두고 시리즈를 집필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강수진 : 저의 첫 일본 여행은 도쿄였어요. 다른 사람들처럼 저도 가이드북을 들고 책자에 나온 음식점에서 식사를 했어요. 당시에는 일본어도 잘 몰라서 자판기 아무거나 눌러서 먹었던 기억이 나요. 한번은 튀김덮밥 집에 가서 채 썬 이상한 야채 튀김이 밥 위에 올라가 있는 것을 먹고 속이 메스꺼웠던 적도 있고, 지금은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짜디짠 돈코츠 라면을 먹고 밤새 물을 들이킨 적도 있어요. 맛있는 디저트 맛집을 찾지 못해 뻔한 커피 체인점에 들어가서 케이크를 사 먹고 실망하기도 했고요. 일본 생활 5년 차 정도가 되니 그때 왜 그것밖에 할 수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드는데, 원인을 생각해보면 그런 단순한 관광책자를 들고 가서 작은 사진과 몇 없는 한국어 메뉴 이름에 의지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때의 제 경험을 살려서 처음 일본을 방문하는 관광객이 좀더 현명하게, 맛있는 음식을 제대로 알고 먹을 수 있게 해보자 생각했어요. 그렇게 저희의 일본 생활 경험담과 각 가게에 대한 깊이 있는 설명, 일반인도 이해할 수 있는 디저트에 대한 설명까지 곁들인 이번 책이 완성된 거죠.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가장 애착이 가거나 인상적인 오사카 현지의 가게와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강수진 : 처음 출판사에 보냈던 원고 중 하나가 화과자집 <잇신>이었고, 우리는 출판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인데도 셰프인 잇신 씨를 인터뷰했죠. 나머지 원고는 이미 매스컴에 알려진 정보를 기반으로 글을 적었는데, 결과적으로 러브콜을 받았던 출판사 중 하나인 홍익출판사에서 가장 좋게 평가받았던 글이 잇신이었죠. 참신하고 다양한 맛의 와라비모치로 유명한 <잇신>과 자신의 과자와 일에 남다른 신념을 가지고 있는 셰프의 스토리 때문에 저희가 꿈꾸던 책이 세상에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그래서 출판사와 계약 후에 방문해서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도 했어요. 지선 언니가 제과학교 졸업 후에 그곳에서 일하고 싶다고 말했을 정도로 애착이 남달랐던 가게랍니다.
황지선 : 맞아요. 제가 거기서 연수를 하고 싶어서 학교 선생님의 소개로 찾아간 적이 있었는데, 그 굳은 신념으로 아직은 제자를 받지 않고 혼자하고 싶다고 거절하시더라고요. (사실 당시에는 상처를 받았었답니다 ㅎㅎ) 이번 책을 위해 인터뷰하면서 잇신 씨가 가게를 연 이유와 바쁜 와중에도 아르바이트 한 명 고용하지 않는 사실이 그제야 온전히 이해되었어요. 제가 알고 있는 지식을 알리기 위해 쓰기 시작한 책이지만, 결과적으로 제 개인적인 성장에도 도움이 된 것 같아 굉장히 뿌듯해요.
강수진 저자
한국 사람들이 오사카 여행을 가면 보통 오사카 교통패스를 쓸 수 있는 곳 중심으로 돌아다니는데, 이 근처에서 먹을 만한 디저트 맛집 한 곳만 추천한다면 어떤 곳이 있을까요? 또 일본 디저트 맛집을 찾을 때 실패 안 하는 방법이 있다면요?
강수진 : 오사카 교통패스도 요즘은 종류가 많아서 어느 것을 기준으로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한큐 한신 제이알이 모두 만나는 우메다(JR오사카역이 위치한 곳)에서 찾아보면, 지하철 요쓰바시선(四ツ橋線) 니시우메다역(西梅田)에 연결된 건물 하비스에 위치한 초콜릿 전문점 <쇼콜라티에 파레도오루>나 JR오사카역과 연결된 에키마르쉐 1층에 위치한 셰프의 남다른 신념이 담긴 빵집 <팡듀스(PAINDUCE)>를 추천하고 싶어요. 그리고 찾기 쉽고 간편한 백화점 지하도 빼놓을 수 없죠. 한큐백화점 지하1층에 위치한 <센타로>는 간편하게 일본의 전통 화과자를 맛볼 수 있어 추천해요.
황지선 : 많은 일본인들이 이용하는 맛집 사이트 다베로그(tabelog.com)를 꼽을 수 있어요. 맛집 찾기에 실패하지 않는 방법은 가게의 평점이 아니라 리뷰(口コミ 구치코미)의 수를 보거나 그 내용을 읽어보는 것이죠. 관계자가 쓴 듯한 홍보성 글도 가끔 있지만, 대다수 글들은 진짜 손님들이 자신의 평가를 정성껏 적은 것이에요. 고객평을 참고하면 실제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어떤 것이 주력 상품인지 쉽게 알 수 있어요.
일본인들의 ‘스위츠’(일본인들이 달콤한 후식을 부르는 명칭) 사랑이 엄청나다고 들었는데요. 요즘 일본인들 사이에서 가장 ‘핫’한 디저트는 무엇인가요?
강수진 : 디저트라는 범위에 넣기는 좀 무리가 있을 수도 있지만, 요즘은 식빵이 인기 키워드인 것 같아요. 작년 모 일본 잡지에서 일본 전국 명품식빵 TOP10에 꼽힌 것 중 두 가지를 오사카에서 맛볼 수 있는데, 둘 다 부지런함과 기나긴 웨이팅 없이는 손에 넣을 수 없을 정도로 인기죠. 그중 한 곳은 이번 책에도 실린 <팡토에스프레소토(パンとエスプレッソ)>의 무라는 식빵이고, 또 하나는 <노가미(乃が美)>라는 고급생식빵 전문점의 식빵이에요. 참고로 저는 둘 다 먹어본 적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쫄깃하면서도 씹을수록 고소하고 달콤한 버터향이 진하게 퍼지는 ‘무’가 제 취향이었어요. 도쿄에 가시는 분이라면 아사쿠사의 노포베이커리 <페리칸(ペリカン)>의 오랜 베스트셀러인 식빵이나 <오레노 베이커리 앤드 카페(俺のBakery&Cafe)>의 식빵을 맛보시길 추천해요. 현재 신상으로 나온 아몬드와 초콜릿 식빵이 인기 있어요. 지금 다 말로 설명하기에는 부족할 정도로 오사카, 교토에는 맛집이 많답니다. <오사카에 디저트 먹으러 갑니다>와 곧 출간될 <교토에 디저트 먹으러 갑니다>에는 핫한 디저트 맛집과 꾸준한 인기를 얻는 디저트 맛집에 대한 정보가 가득 담겨 있으니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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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에 디저트 먹으러 갑니다강수진, 황지선 공저 | 홍익출판사
세계 3대 명문 요리학교 출신 두 빵순이! 오로지 맛있는 것만 찾아 오사카를 누볐다. 오사카에서 가장 핫하고 맛있는 디저트 맛집 30곳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iuiu22
2017.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