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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3분이면 세계사가 머릿속으로

『하루 3분 세계사』 김동섭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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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언어를 통해 생각을 하고, 주변에 일어났던 것들을 기록합니다. 그러므로 각 민족의 언어에는 그들이 지나온 과거의 발자취가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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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의 어원을 통해 세계사를 부담 없이 배울 수 있는 『하루 3분 세계사』는 단어의 형태와 어원, 유래 등을 탐험하며 그 속에 숨어 있는 풍성한 역사적 배경과 지식을 소개하고, 이를 통해 세계사 기초 상식을 채운다. 왜 항공 구조 신호는 ‘5월 1일Mayday’이고, 크리스마스를 줄여 ‘X-마스’라고 쓰는지 등 하루 3분 분량에 해당하는 짧은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어, 평소 역사를 어렵게 생각했거나 필요할 때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상식이 필요했던 사람에게 추천한다.


이 책의 저자 김동섭 교수는 성균관대학교 불어불문학과에서 프랑스어를 공부하고, 프랑스어의 매력에 푹 빠져 대학 시절을 보냈다. 프랑스 리모주Limoges대학에서 석사를 마쳤으며, 파리5대학(파리 데카르트대학)에서 언어학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는 수원대학교 프랑스어과에서 프랑스언어학, 문화인류학, 신화학, 라틴어 등을 강의하고 있다. 언어의 역사와 그 언어를 사용하는 민족의 역사는 불가분의 관계라고 믿는다. 최근에는 중세 영국사와 프랑스사에 관심이 많아져, 프랑스어와 영어의 역사 연구에 매진하며 역사를 언어 교류의 시각으로 조망한 책을 쓰고 있다.

 

언어를 연결해 세계사를 이야기한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특별히 언어와 역사를 주제로 책을 쓰신 이유가 있나요?

 

우리는 바깥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언어를 통해서 머릿속에 차곡차곡 쌓아둡니다. 인간이 살아온 과거의 기록을 우리는 ‘역사’라고 부르는데, 언어를 통해 모습이 규정된다는 점에서는 역사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영어에서 1년 12달의 명칭은 로마인들이 만들어 붙였습니다. 자신들이 숭배하던 신들과 위대한 인물들의 이름을 달의 이름에 붙인 것이지요. 우리는 언어를 통해 생각을 하고, 주변에 일어났던 것들을 기록합니다. 그러므로 각 민족의 언어에는 그들이 지나온 과거의 발자취가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하루 3분 세계사』에서는 역사의 수레바퀴가 구르면서 만들어낸 단어들 중 우리에게 친숙한 것들을 뽑아 하나씩 돋보기로 들여다보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최근 ‘역사 배우기’ 열풍이 불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지금 세계사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역사를 배우는 이유는 지나온 과거를 통해서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비하기 위함입니다. 한자 숙어 중에 來者可追(내자가추)라는 말이 있습니다. 논어에 나오는 말인데 이미 지나간 일은 어쩔 수 없으나 앞으로의 일을 조심하면 지금까지와 같은 잘못은 범하지 않을 수 있음을 이르는 말입니다. ‘역사는 되풀이된다’는 말이 있는데, 지금의 한반도 주변 정세는 조선 후기의 상황과 판박이입니다. 우리는 그때 아무 준비도 하지 않아 나라를 빼앗겼지만, 이제는 그래서는 안 된다는 것을 역사의 교훈을 통해서 배웠습니다. 북유럽에 살던 바이킹족은 프랑스와 영국으로부터 야만인이라고 멸시를 받았지만, 그런 평가가 바이킹에게 침략을 당한 사람들의 기록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편견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바이킹의 진취성과 모험성은 앞으로 우리 민족이 나아갈 새로운 방향과 목표를 세우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저는 단어의 유래에 이렇게 많은 문화적, 사회적, 역사적 배경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정말 신기했어요. 책에 있는 내용 외에, 재미있는 단어 이야기를 하나 더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영어로  운전자는 driver지만 운전기사는 chauffeur라고 부릅니다. chauffeur는 프랑스어에서 빌려온 말인데 대개 고급 차를 운전하는 기사를 의미하지요. 역사상 최초의 자동차는 프랑스의 엔지니어 퀴뇨Nicolas Joseph Cugnot가 1769년에 발명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당시의 자동차는 증기 자동차였고, 이후 가솔린 엔진이 등장하기 전까지 증기 자동차는 전성기를 누리게 됩니다. 그런데 증기 자동차를 구동시키려면 일단 물을 끓여야 합니다. 프랑스어의 동사 중에 chauffer는 ‘가열하다’라는 뜻이지요. 즉 초기의 증기 자동차 운전자들은 불을 피워 물을 데운 다음에 증기를 이용해서 자동차를 운전했던 것이지요. 그러다 보니 당시의 사람들에게 운전하는 사람은 ‘물을 데우는 사람’으로 보였던 것입니다. 이후 chauffeur는 운전자 중에서도 고급 차를 운전하는 기사의 의미로 변해 영어에 들어가게 됩니다.

 

이렇게 단어의 뿌리를 추적하는 과정은 어떻게 시작하시게 되는지 궁금해요! 평소에 마주치는 단어들에서 영감을 얻으시나요?


일단 아무런 의심도 없이 사용하는 영어나 외래어의 뜻에 의심을 가지곤 합니다. 예를 들어 해군 함정 중에는 구축함驅逐艦이라는 것이 있는데, 영어로는 Destroyer라고 부릅니다. 한국어에서는 무엇을 쌓아 올린다는 구축으로 보이지만 사실 구축에서 ‘축’은 쫓아낸다는 뜻이지요. 영어는 단번에 그 의미를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눈에 띄는 단어를 메모해놓고 그 의미를 비교하면서 호기심을 풀어갑니다. 각 단어에는 태생부터의 변화를 기록한 일종의 족보라는 것이 있어요. 조금 더 어려운 말로 어원이라고 부르지요. 영어나 프랑스어의 어원은 한국어보다 더 명확하게 밝혀져 있습니다. 단어의 어원을 따라가다 보면 각 시대별 역사를 마치 파노라마처럼 알 수가 있어요. 몰랐던 자기 가문의 조상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알게 되었다고 생각해보세요. 흥미진진한 작업이 아닐까요?

 

책을 쓰시면서 특히 조심하시거나 신경을 쓰신 부분이 있나요?


글을 쓰는 사람이면 누구든지 본인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얼마나 독자들에게 정확히 전달되는지 주의를 기울입니다. 과연 내가 말하는 생각과 정보를 독자들이 정확하게 이해하는지 신경을 쓴다는 말이지요. 또한 제가 쓴 글이 전에 다른 저자가 쓴 내용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그래서 비슷한 부류의 책을 일부러 읽지 않는 버릇이 있습니다. 내가 쓰는 글이지만 나도 모르게 다른 사람이 쓴 글의 패턴을 따라갈 수 있기 때문이지요. 마지막으로 제가 쓰는 책의 내용이 독자들에게 신선한 메시지를 줄 수 있는지 생각을 많이 합니다. 참신성이 없는 책은 껍데기에 불과합니다. 작가는 나만의 참신성을 갖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하면 세계사를 좀 더 쉽게,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을까요? 교수님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먼저 관심이 가장 많이 가는 시대와 국가를 하나 정해보세요. 저는 로마제국의 흥망에 대해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로마의 태동부터 멸망까지 주요 사건과 인물들을 중심으로 탐험해갔지요. 만약 책을 읽기가 부담스럽다면 블로그에 올라온 글들을 찾아서 읽어도 상관없어요. 중요한 점은 세계사에 흥미를 가지는 것입니다. 한 나라의 역사는 필연적으로 이웃 나라들의 역사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중세 영국사를 공부하다 보면 프랑스 왕국의 역사 이야기가 아주 많이 등장하지요. 이렇게 세계사의 지평을 조금씩 넓혀가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면 유럽의 역사를 하나의 큰 틀에서 볼 수 있는 안목이 생겨납니다.

 

앞으로는 또 어떤 주제로 세계사를 이야기하실지 궁금해지네요. 계획 중이신 책이나 연구가 있으신가요?


중세 영국과 프랑스의 역사에 대해 관심이 많습니다. 두 나라가 오랫동안 수많은 전쟁을 하며 서로 유럽의 1인자가 되려고 노력을 했지요. 근대 초반까지는 프랑스가 앞섰지만 나중에는 영국이 유럽, 아니 세계의 패자가 되었습니다. 지금 영국 왕조의 시조는 프랑스의 노르망디 공 윌리엄William I of Normandy인데, 그가 1066년 잉글랜드를 정복하고 윌리엄 1세가 되었어요. 저는 현재 윌리엄 1세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기행문의 형식을 빌려, 그의 전기를 새롭게 집필하려는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그의 고향인 노르망디를 출발지로 삼고, 도버해협을 건너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이르는 여정을 옮겨볼까 합니다. 


 

 

하루 3분 세계사김동섭 저 | 시공사
전혀 다르게 보이는 단어들이 어떻게 한 부모 아래에서 태어났는지, 한 단어가 어떤 역사의 풍파를 맞아 지금의 모습으로 변했는지를 알면 세계사의 흐름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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