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이제 본격적으로 잠 못 들 시간이 왔다. 열대야가 머지않았다. 누군가는 머리만 대면 잔다던데, 왜 나는 누워서도 한 시간은 뒤척여야 간신히 잠들 수 있는 걸까. 꿈은 또 왜 그렇게 꾸고, 자다 깨 물마시고 화장실 갈 때마다 두렵다. “지금 몇 시지? 나 몇 시간 더 잘 수 있지?”
인터넷에 ‘잠 잘 자는 법’을 검색해도 대부분 보이는 얘기는 비슷하다. 책을 읽으라든가, 양을 세라든가. 대부분 지루해서라도 잠이 온다고 조언한다. 하지만 좀 더 근본적으로 ‘잘 자는 기술’을 알고 있다면 무리해서 노력하지 않아도 편안하게 잘 수 있다. 일찍 일어나려면 잘 자는 기술이 잘 일어나는 기술보다 중요하다. 제대로 자두지 않았다면 결국 일찍 일어나봤자 남는 건 몽롱함과 피곤함뿐이다.
잠에 대해 사람들이 쉽게 지나치는 것
사람들은 잠에 대해 크게 고민해보지 않는다. 당연하다. 적정한 시간에 평소 습관대로 잠들고 깨는 걸 반복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잠에 대한 오해 두 가지를 먼저 밝힌다.
우선 잠은 절대 적립되지 않는다. 미리 많이 자둔다고 내일 덜 자도 되는 얘기는 아니란 뜻이다. 오늘 자고 일어난 잠은 어제까지의 수면패턴에 영향을 줄 뿐 내일 수면과는 아무 상관없는 얘기란 뜻. 수면 시간을 사람들은 주 단위로 기억하는 습성이 있다. 즉, 오늘은 8시간 잤으니까 내일은 좀 적게 자도 괜찮겠지, 라고 생각하는데 아무 소용없다. 오늘의 잠만 기억해야 하는 이유다.
두 번째로, (역설적으로) 잠이 모자라면 빚을 받으러 온다. 이를 전문용어로는 수면부채(睡眠負債) 영어로는 sleep debt라고 한다. 이는 수면부족이 이어지는 현상과 이 때문에 일어나는 건강상의 문제들을 아우르는 용어다. ‘부채’라는 용어를 쓰니까 좀 더 쉽게 ‘빚’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즉 잠 빚을 지면 꼭 갚아야 한다. 잠은 한 번 부족하면 빚을 받으러 온다. 쉽게 생각하면 한 이틀 정도 제대로 잠을 못 자고 나면 꼭 그 다음 날, 다다음 날, 몰아서 자버리는 경우가 생긴다. 깨고 나서 자신도 놀랄 때가 있다. ‘세상에 내가 열다섯 시간을 잤다고?’ 이게 바로 밀린 잠을 받으러 온 것이다.
잠 제대로 자는 법, 수면시간 활용 5단계
이번에는 일단 잠자는 환경(조도, 음식, 기분)을 제외하고 잠자는 방법을 활용해보자. 몇 가지만 기억해도 편안하게 잠들 수 있다.
몸이 기억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잠자는 시간이 들쭉날쭉한 사람이야말로 이 1번 항목부터 바꾸면 된다. 일찍 일어나는 건 두 번째 문제다. 일단 잘 자면 일찍 일어나지 못하더라도 기분은 엄청 상쾌하다. 들쭉날쭉한 생활습관 속에서도 사람들은 자기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비슷한 습관을 지닌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잠자는 시간은 불규칙해도 식사는 일정한 시간에 한다든지, 화장실을 일정한 시간에 간다든지 등 이는 사람에 따라 자기만의 원칙이 있다. 잠도 그렇게 만들면 된다. 가능한 선에서 잠 시간을 통일시켜보려고 하자. 11시 반에 잠들기로 결정했다면 어떤 일이 있어도 11시 20분에는 모든 일을 마무리해보자.
습관 중에서 두 번째로 중요하다. 아까도 말했듯 잠이 모자라면 언젠간 보충해야 한다.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 6~8시간 정도의 잠을 자야 개운하다 느낀다. 추천하는 수면시간은 7시간. 딱 7시간을 자겠다고 결심하자. 아침 7시에 일어나야 하는 사람은 열두 시에는 잠들기로, 6시에는 일어나야 한다면 11시에는 잠자리에 들자. 처음에는 어렵지만 습관 되면 11시에 무시무시하게 졸리기 시작한다.
원래 12시에 자서 9시에 일어나던 사람이, 갑자기 10시에 자서 5시에 일어날 수 없다. 하루이틀이야 가능하겠지만, 일주일 내로 원래대로 돌아간다. 습관은 무조건 한 번에 하나씩만 바꿔야 한다. 즉, 먼저 잠자는 시간에 집중한다. 아까 말한 12-9 인 사람의 최종 목표가 10-5라면 먼저 10시에는 잔다. 아침에 9시에 일어나는 건 일단 냅둔다. 이렇게 10시에 자는 게 먼저 습관이 되면 그 다음에 아침 시간을 바꾼다. 한번에 바꾸고 싶어도 결국 결과는 비슷하다. 2~3개월 내로 바뀐다.
아침에 일어나면 스트레칭도 괜찮고 커피를 마셔도 좋고, 운동을 하러 뛰러 나가도 좋고, 아침밥을 차려도 좋고 노래를 들어도 좋다. 내가 원하는 습관 하나를 꼭 만들어보자. 그러면 아침에 일어날 목표가 생겨 좋다. 공부를 해도 되고 책을 읽어도 된다. 남들보다 먼저 하루를 시작하는 느낌, 생각보다 뿌듯하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매일매일 365일 이렇게 살면 좋겠지만, 회식도 있고 모임도 있고 피곤해서 먼저 자는 날도 있다. 매일이 늘 같을 수 없다. 이 상황에서는 예외도 대비하는 수밖에 없다. 무조건 예외인 날을 이틀 이상 만들지 않아야 한다. 즉 연달아 이틀 술을 마신다든가, 하는 약속을 조율하는 거다. 쉬울 리 있나. 당연히 어렵다. 그래도 자기가 원한다면 할 수 있다. 사실 이 모든 것들은 내 의지의 문제이기도 하다. 기억하는 게 어렵다면 노트에다 써가기라도 하면 된다. 이 역시 적는 날도 있고 못 적는 날도 있다. 상관없다. 예외를 이틀 이상만 지속하지 않으면 성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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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일어나는 기술후루카와 다케시 저/김진희 역 | 매일경제신문사
저자는 50만 명 이상의 독자 후기와 컨설팅을 통해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일찍 일어나는 기술’을 습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업무에도 집중할 수 있고 자신이 원하는 목표도 이룰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일찍 일어나기를 바탕으로 한 ‘성공습관 시간표’에 달려 있다.
후루가와 다케시
간사이대학교를 졸업한 후 (남들처럼) 야근 많은 회사에 취직했다. 새 목표를 이룰 시간이 아침밖에 없어 일찍 일어나는 방법을 열심히 연구했다. 그 과정을 블로그에 올리자 사람들의 관심이 쏟아졌고, 아예 이를 습관으로 만드는 회사를 설립해서 강연과 컨설팅을 한다. (남들과 다르게) 살면서 원하는 목표도 이루며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