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 리뷰 대전] 지금, 해적기를 내걸어라
직장인의 일상은 안 그래도 팍팍하다. 그런데, 공부라니….. 하지만, 쉬어도 쉰 것 같지 않은 저녁과 주말이 계속 될 땐, 잘못 쉬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 플러그를 꽂지 않고 그냥 놔둔다고 핸드폰이 충전되지 않듯이 말이다. 공부가 스스로를 돌아보게 한다. 그게 재충전이고 제대로 된 휴식이다.
글ㆍ사진 김현주(도서MD)
2016.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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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일 만우절, 애플의 본사 건물 앞에는 성조기와 나란히 해적기가 펄럭였다. 단순한 만우절의 장난일까? 아니다. 실은 평소에 “해적이 되자”라는 티셔츠를 입고 다닐 정도로 저항정신을 강조했던 스티브 잡스의 말대로 창립 40주년을 맞아 해적기를 내건 것이다. 아무리 창의와 혁신의 상징인 애플이라지만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한 해적이 되자니. 대체 무슨 뜻일까? 사실 해적들은 불평등한 계급제가 만연했던 18세기에 누구보다 먼저 1인 1투표제를 실시해 조직의 자발성을 높였고, 이를 바탕으로 유럽에서 해적의 전성기를 열었다고 한다. 투표제뿐만 아니라 보험제도, 권력분산제도까지 만들었는데 사실 이것은 당시로선 상상도 하기 어려운 파격이었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이런 변화를 진보주의의 지식인도, 정부나 기업인도 아닌 무지하다고 무시당했던 해적들이 먼저 해냈다는 것이다. 대체 해적들에게 어떤 힘이 있었기에 이런 믿기 힘든 변화를 만들어낸 것일까?

 

『또라이들의 시대』는 이러한 호기심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저자는 곧 자유롭고 유연한 비주류 경제권의 힘에 주목하였고, 이를 입증하기 위해 5,000여 건의 사례를 분석하였다. 심지어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투자 받은 3,000만원으로 세계 곳곳을 방문해 위험한 해적부터 갱단, 예술가, 복제품 생산자, 사회적 기업가 등 소위 괴짜, 아웃사이더라고 불리 우는 사람들을 심층 취재하였다. 그리고 마침내 그들에게 숨겨진 힘, 창조적이고 파괴적인 성공의 기술을 밝혀내게 된다.

 

그들은 최악의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해결책을 찾아냈고, 자신의 모든 것을 던졌으며 가능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시도하고, 무엇보다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 최초로 전 과정을 디지털 장비로 만든 영화를 통해 단돈 100만 원 제작비로 50억 원을 벌기도 하고, 짝퉁 이베이를 오픈 한 지 100일 만에 진짜 이베이에 500억 원에 팔아 넘기기도 한다. 파는 사람도, 찾는 사람도 없는 아이템에 매달려 직접 수요와 공급을 만들어 사업에 성공시키기도 한다. 그들은 가진 것이 별로 없고 약자인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그래서 타격을 받아도 잘 회복할 수 있었다. 또한 기존 제도와 관습, 직종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과감하게 실행하는 공통점이 있었다.

 

저자는 이제 위대한 기업에게 배우는 혁신은 지겹다고 말한다. 또한 근면과 성실로 성공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강조한다. 오히려 별로 가진 것도 아는 것도 없는 이들이 기존에 생각조차 못했던 방법으로 혁신을 이뤄 내고 있다며 혁신은 위대한 기업의 전유물이 아니라고 밝힌다.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기술, 치열한 경영 환경 속에 이제 세상은 그 어느 때보다 몽상가들을 필요로 하고 있다. 계층간 이동의 사다리가 사라졌다고 한탄하는 시대에, 어쩌면 유연함과 창의성, 세상에 없는 나만의 방식으로 어떻게든 해내고 마는 열정이 그 해법이 될 수 있지는 않을까?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성공 신화가 사라진 요즘, 어쩌면 진짜 사라진 건 반짝이는 호기심과 열정, 투지는 아닐지 생각해 본다. 혹시 지금 가슴에 잠들어 있는 몽상, 열정이 꿈틀대고 있다면 우리도 한번쯤 세상을 바꾸는 또라이가 되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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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라이들의 시대 알렉사 클레이,키라 마야 필립스 공저/최규민 역 | 알프레드
해적, 해커, 갱스터, 전략가, 사회 운동가…… 목숨 걸고 일하는 지하 세계 기업가들과 아웃사이더 혁명가들에게 배우는 창조적이고 파괴적인 5가지 성공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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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도서MD)

노골적인 눈물주의보 혹은 달달한 로맨스보다, 명료하고 속시원한 책을 좋아하는 단호박 같은 사람. 하지만 사실 <시튼의 동물 이야기>를 보며 눈물을 쏟는 폭풍 감성을 숨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