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주는 저자의 이름보다 유명한 책, 『1cm』 시리즈의 저자이다. 『1cm』 시리즈는 50주 연속 베스트셀러, 200쇄 돌파, 해외 6개국 번역 출간, 선물하고 싶은 책 1위 등 놀라운 기록을 갖고 있다. 책의 독특한 제목, 놀라운 기록과는 반대로 평범한 이름을 갖고 있는 저자 김은주는 자신의 이름처럼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소중함을 발견하고, 잊고 있었던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얘기한다. 그리고 독자들도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힘을 보낸다. 그것이 이 책이 그러한 기록을 갖게 만든 이유일지 모른다.
저자 김은주는 자신이 독자와 같이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똑같이 꿈을 좇고 좌절하고 관계에 힘들어하면서 또한 스스로를 다독여 일어서는 사람이기에 독자들이 더 공감하고 자신의 이야기라고 느낄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한다.
1cm 시리즈는 미술서적이 아닌 에세이인데요. 그럼에도 이번 책의 제목이 『1cm art』인 이유는 뭘까요?
늘 평범하고 작은 것에 집중해요. 대부분 우리 인생을 이루고 있는 것은 특별한 어느 날이 아니라, 수많은 작은 일상이고, 작지만 충분한 일상을 놓치지 않는 것이 그래서 중요하니까요. 하지만 곧잘 우리는 진짜 소중한 것이 아닌 소중해 보이는 것에만 관심을 가집니다. 예를 들어 ‘왜 우리는 전시관 예술 작품에만 관심과 감탄을 보낼까?’하는 의문이 들었어요. 자신의 일상에 대해서는 그런 시선과 호기심을 갖는 것을 잊곤 하지요.
그래서 이 책은 특별한 것들에만 보내는 시선과 찬사, 감탄을 일상으로 옮겨 우리 일상에서 더 큰 소중함과 의미를 발견하는데 도움이 되고자 했습니다. 『1cm art』의 'art'는 결국 예술의 art가 아닌 우리가 재발견한 '일상의 art'예요
일상의 크리에이터라는 작가님의 별명답게, 기존의 1cm 시리즈부터 스쳐가는 일상을 새롭게 바라보도록 했었는데요, 그렇다면 『1cm art』가 전작 『1cm』 첫 번째 이야기, 『1cm+』와 특별히 다른 점은 무엇일까요?
내용적으로는 지금까지 1cm 시리즈에서 보실 수 있었던 위트와 공감을 그대로 담았고요, 다양한 시도로 책의 가능성을 확대하는 것 또한 1cm 시리즈의 특징인데, 이번에는 그것을 더욱 강화해서 직접 책을 통해 일상을 예술로 만드는 크리에이티브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했어요. 독자 또한 책의 제 3의 저자가 될 수 있도록,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아트미션들을 숨겨두었지요. 『1cm+』에는 세계최초 독자 몰래카메라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진짜 어둠 속에서 펼쳐야 보이는 페이지도 있습니다. 책이 가진 고정관념을 벗어나 다양한 크리에이티브를 경험하고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다면 누구나 이 책을 재미있고 흥미롭게 즐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어두울 때 펼치는 아트미션 페이지)
(웃는 얼굴을 만들어보는 아트미션 페이지)
글과 그림의 시너지는 『1cm』 시리즈만의 특징인데요. 흥미롭고 크리에이티브한 책이 탄생할 수 있었던 작업 과정이 궁금합니다.
글과 그림의 시너지를 위해서, 먼저 글을 쓰고 난 후, 글에 맞는 있는 비주얼 아이디어를 구상해요. 가끔 그림 아이디어가 먼저 떠오를 때도 있지만요. 제가 한 스케치를 바탕으로 일러스트작가님과 협업을 하게 됩니다. 지금까지 출간된 책은 모두 표지부터 제가 디자인을 하는데요, 한 번에 작업이 끝나는 경우 없이, 일러스트 작가님과 색감이나 선 표현, 디테일, 질감 등에 대해 여러 번 의견을 주고받는 수정작업이 이어져요. 이 책에는 총 135개의 글이 담겨있고, 그러한 고된 과정이 135번 반복되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끝나지 않는 제 피드백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최상의 결과물을 위해 저와 환상의 호흡으로 작업하신 양현정 작가님께 무한한 존경을 보냅니다. 그렇게 2년 동안의 고된 작업 끝에 완성되었어요. 책의 콘셉트가 아트인 만큼 예술가의 장인정신이 담겨 있다고 할 수도 있겠네요.
김은주 표지스케치(위)
김은주 아이디어 스케치1
완성 일러스트
김은주 아이디어 스케치2
완성 일러스트
김은주 아이디어 스케치3
완성 일러스트
글 작업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글을 쓸 때 공감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그것을 위해 '깊게 한 생각을 쉽고 간결한 글에' 담으려 노력해요. 의도적으로 복잡하고 어렵게만 쓴 글은 그 안에 담긴 생각을 읽는 사람에게 제대로 전달하거나 공감이나 감동을 불러일으키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진리는 간결하게 표현될수록 독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전달한다'는 쇼펜하우어의 말에 100% 동의하고, 동시에 "읽기에 쉬운 글이 쓰기 어렵다.”는 헤밍웨이의 말에 100% 공감해요.
인생의 중요한, 혹은 작지만 소중한 의미들을 공감과 함께 전달하기 위해, 또 글 하나하나에 담긴 메시지를 독자들이 어떠한 어려움 없이 온전히 느낄 수 있도록, 계속해서 글을 수정해나가는 노력을 해요. 문장부호 하나, 조사 하나, 줄 바꿈 하나도 모두 그 자리에 있어야 할 이유가 있지요. 글을 쓰고 난 후에는 그 글을 처음 접하는 제3자의 입장이 되어 메시지가 어떠한 오해 없이 전달되는가를 다시 한번 확인합니다. 글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미사여구로 꾸며진 글 자체가 아닌, 어떤 생각이 담겨있으며 그 생각을 얼마나 잘, 혹은 드라마틱하게 전달하는가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드라마틱한 전달을 위해 진부하지 않은 새로운 표현을 찾고자 하며, 많은 사색을 통해 우리의 일상에서 놓치고 있었던, 다양한 의미들을 포착하고 그것을 담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래서 제 글들은 누가 읽어도 이해할 수 있고 읽기 쉬운 글이지만 그 안에 담긴 사색과 각자에게 와 닿는 의미들을 음미하며 읽어주시기를 권장합니다.
지금까지 4권의 책을 출간하였는데 작가로서 가장 보람 있었을 때가 있다면 언제일까요?
아무래도 제 책을 읽고 긍정적인 인생의 변화를 경험했다는 독자님들의 피드백을 받을 때인 것 같아요. 독자 분들에게 많은 메일과 쪽지들을 받곤 하는데요. 그 중 기억에 남는 독자가 몇 분 있어요. 대구에 사시는 독자는 『1cm』를 읽고 희망을 얻어 포차를 시작하려고 하는데 이름을 ‘1cm’라고 짓고 싶다고 메일을 보내왔고, 서른 즈음 발병한 공황장애를 제 책을 읽고 이겨낼 용기를 얻었고, 실제로 많이 나아졌다는 감사쪽지를 보내준 독자도 있었어요. 군인 분들에게도 종종 편지를 받는데, 직접 캘리그라피를 정성껏 적어서 손편지로 보내온 해병대 독자, 또 이별을 『1cm』 책으로 이겨냈다고 하는 국군장병도 있었습니다.
제 책이 변화의 작은 시작이 되었겠지만 어려움을 이겨내고 크고 작은 변화를 만든 것은 독자 여러분 자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분들에게 정말 큰 박수와 응원을 드리고 싶습니다. 또, 한 번 읽고 책꽂이에 꽂아두는 책이 아니라 인생의 순간순간 꺼내보는 책이 되었다는 얘기를 들을 때, 사랑한다는 사람에게 꼭 선물을 주고 싶은 책이라는 얘기를 들을 때도 보람을 느낍니다.
이번 신간에서 소개해주고 싶은 글이 있다면 어떤 글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KEEP WALKING
한 번의 성공은 운일지 몰라도
계속되면 실력이다
한 번의 관심은 호감일지 몰라도
계속되면 진심이다
한 번의 도전은 치기일지 몰라도
계속되면 용기다
한 번의 발걸음은 지워질 발자국을 남기지만
계속되면 길이 되고,
한번의 비는 지나가는 소나기지만
계속되면 계절이 된다.
한 번은 쉽고 계속은 어렵지만
삶을, 세상을 바꾸는 것은 계속되는 그 무엇-
그러니 멈추지 말고 나아가길-
가장 큰 힘은 계속 되는 것 안에 있다.
‘KEEP WALKING’이라는 제목의 글입니다. 삽입된 일러스트는 비틀즈 ‘애비로드’ 앨범재킷 사진 패러디입니다. 이 글에는 제 인생관과 의지가 담겨있기도 한데요, 길지도 짧지도 않은 인생을 살아오면서 어떤 일을 하든지 ‘지속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자신이 선택한 길을 나아갈 때에도 외부의 장벽이나 내면의 충동으로 멈추고 싶은 순간이 분명히 옵니다. 그럴 때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나아갈 수 있다는 용기와 힘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하룻밤 짜리 사랑은 없듯, 한 페이지짜리 책은 없듯, 무언가를 이루려면 그것을 계속해서 할 수 있는 끈기가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도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멈추지 않고 글을 써왔고, 앞으로도 그것은 변치 않는 사실이 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해가려고 해요.
『1cm art』가 1cm 시리즈의 마지막이라고 들었는데 왜 마지막인지,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요?
1cm 시리즈 안의 여러 가지 이야기들 중 고정관념에 대한 글도 많이 나옵니다. 하늘색은 다양한데 우리가 하늘색이라고 하면 떠올리는 색깔은 옅은 파란색 한가지라는 것, 그리고 타인을 향한 첫인상은 단지 5초의 고정관념이라는 것 등의 이야기가 그것인데요, 제가 가장 멀리하고자 하는 것 중 하나가 고정관념입니다. 1cm 시리즈가 국내 뿐 아니라 해외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왔지만 또한 그것이 저에게는 어떤 고정관념이나 틀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마지막 『1cm art』에 1cm 시리즈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담아내고, 아쉽지만 시리즈는 이것으로 끝내자는 생각을 했어요.
1cm 시리즈가 끝날 뿐 저는 계속해서, 공감할 수 있는 작품으로 찾아 뵙고자 해요. 지금까지 책에서 비주얼 요소도 중요하게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글에 좀 더 집중을 하려고 합니다.『1cm art』책에 살짝 삽입되어 있는 소설도 마무리 짓고요. 앞으로도 어떤 틀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시도를 하는 작가, 지속성을 갖고 계속 노력하는 작가, 그래서 더 기대되는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저만의 위트와 공감은 계속해서 가지고 가고요. 5번째 책은 어떤 책이 될지 저도 많이 설레요..
독자들에게 마무리 인사 부탁 드립니다
매일 똑같아 보이는 일상이지만 조금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면 그 안에서 일상의 소중함을 발견할 수 있어요. 그러한 발견을 통해 더 나은 일상, 관계, 그리고 자신을 만드는 힘을 얻으시기를 응원합니다. 소중하고 즐거운 가을날 되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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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cm art 일센티 아트 김은주 저/양현정 그림 | 허밍버드
2년간의 기획 및 작업, 10권의 아이디어 노트, 《1cm 》의 양현정 일러스트레이터와 다시 만나 주고받은 수백 통의 메일 끝에 [1cm] 시리즈의 마지막 권이자 스페셜 에디션인 《1cm art(일 센티 아트)》로 돌아왔다. 이 책은 《1cm 》, 《1cm 첫 번째 이야기》와는 달리 ‘아트(art)’를 테마로 한다. 여기서 아트는 미술관에서 접하는 예술이 아니다. 바로 ‘일상의 예술’, 나아가 ‘예술 같은 일상’을 말한다. 특별한 작품에만 보내던 관심과 찬사를 일상으로 돌려, 가까운 곳에서 소중한 의미를 발견해 보자는 것. 평범하지만 늘 살아 숨 쉬는 우리 일상은 그럴 만한 자격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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