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우 < 유승우 >
소년 유승우에게는 이렇다 할 장점이 없다. 그의 가창이나 음악에 문제 제기를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 슈퍼스타 k >를 통해 이름을 알린지 2년, 가수 유승우는 빠르게 평범해져가고 있었다. 한 때 인기를 누리던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이라는 꼬리표도 시골 출신 음악 영재라는 수식어도 빠르게 희미해져 간다. 앞으로 시간이 더 지날수록 존재감의 반감기는 더 짧아질 것이다.
스스로의 이름을 내걸은 < 유승우 >라는 제목답게 앨범은 지금 현재 유승우의 초상이다. 현재라는 단어를 굳이 강조하는 이유는 이 노래들이 언젠가는 벗어야 할 클리셰라는 사실 때문이다. 가수로서 발을 내딛기 전부터 쌓여왔던 고민 없는 흔적들의 모음이고 언젠가는 선을 그어야할 초창기 음악소년의 한 단면인 것이다.
혹자는 나이와 음악스타일에서 공통점을 찾아 악동뮤지션과 연결시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음악은 차치하더라도 가사나 메시지 전달의 효력 면에서 유승우는 악동뮤지션에 미치지 못한다. 「아름다운 노래」는 그 역량이 단적으로 드러나는 예 인데, 아름다운 단어들을 단순히 수평적으로 나열한 뒤 후렴구는 공허한 코러스로 채운다. 「권태기 - 연인송」의 식상한 내레이션에서도 어색함이 배어나온다.
싱어송라이터의 조건에는 무리 없이 부합한다. 여러모로 편곡에 의존하는 경향은 보이지만 캐치한 멜로디를 배치하는 능력은 확실히 싹을 틔웠다. 특히 「밤이 아까워서」는 감정선과 곡의 구성이 성공적으로 합을 주고받는 순간을 만들어낸다. < 슈퍼스타 k >시절부터 몸에 익어있던 센스는 지금에도 완연하다. 다만 특별한 호소력을 구가하지 못하는 뻔한 포크음악 또한 후에 크나큰 수선을 거쳐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뮤지션으로서 미완의 단계이다. 사랑을 하지 않고서 노래를 부를 수 없다는 말처럼 한 명의 소년이 전달할 수 있는 음악의 폭과 사건의 깊이는 금방 바닥을 드러낸다. 더 많은 음악과 더 많은 사연들을 흡수하며 한 층 더 견고하게 자라나야 한다. < 유승우 >에 머물러있는 유승우는 풋내기 메이저 포크 가수일 뿐이다. 허물을 벗고 변화된 모습으로 직접 대화를 시도하지 않는 한 심드렁한 시선으로 그를 쳐다볼 수밖에 없다.
글/ 이기선(tomatoapple@naver.com)
[관련 기사]
- 샤이니 태민, 남자로 돌아오다
- 김사랑 “콤플렉스가 무조건 나쁜 건 아니에요”
-진짜 '장범준'표 앨범
-5 세컨즈 오브 썸머 , 밝고 경쾌한 펑크 팝밴드!
-비긴 어게인, 노래가 당신을 구할 수 있나요?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앙ㅋ
2014.09.22
서유당
2014.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