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하려면 체중계부터 버려라
『일생에 한번은 고수를 만나라』의 저자 한근태가 ‘고수’에 이어 ‘몸’으로 시선을 옮겼다. ‘바쁠수록, 잘 나갈수록, 몸을 먼저 챙겨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책 『몸이 먼저다』를 출간한 것이다. 경영 컨설턴트가 들려주는 ‘몸’의 이야기라니, 낯설다는 생각도 들지만 잠시 뿐이다. 기업에서 주목받는 이들의 특징이 운동하는 사람들에게서 그대로 발견되기 때문이다. 『몸이 먼저다』에 따르면 “바쁘지만 생산성이 폭발하는 사람들, 어떤 일에도 자신감 있게 덤벼드는 사람들, 인생을 주도적으로, 자기 페이스대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바로 운동하는 사람들이다.
“저는 2년 전부터 운동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그때 ‘몸을 바꾼 다음에 이 체험을 책으로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결과 『몸이 먼저다』가 세상에 나오게 됐습니다. 이 책은 전문서적이 절대 아닙니다. 독자들에게 어떻게 하라고 방향을 지시하지도 않습니다. 단지 제가 운동을 하면서 공부한 내용들, 또 코치에게 배운 대로 몸을 바꾸게 된 과정을 담은 ‘리포트’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저자는 자신의 건강에 문제의식을 갖게 되면서 운동을 시작했다. 오십견과 퇴행성 관절염을 앓게 되면서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음을 깨달은 것이다. 불편함을 이유로 몸의 움직임이 줄어들다 보니 비만이 되었고 덩달아 혈압이 상승했다. 뒤이어 당뇨의 초기 증상들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렇다 보니 건강하고 생기 넘치는 사람들처럼 되고 싶다는 바람이 생겼다. 그래서 운동을 시작했고, 트레이너들과의 만남이 또 한 번의 자극이 되었다.
내가 처음 운동을 한 이유 중 하나는 트레이너들 때문이었다. 하나같이 날씬하고 피부가 좋고 얼굴에서 광채가 났다. 나도 저렇게 되고 싶었다. 그런데 생각처럼 몸무게가 줄지 않았다. 날씬한 여자 코치에게 그런 고민을 토로하자 그녀가 거꾸로 내게 물었다. “제 몸무게가 얼만지 아세요? 59kg입니다.” 깜짝 놀랐다. 키가 168cm로 크긴 했지만 그렇게 많이 나가 보이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체중계는 갖다 버리세요. 몸무게는 정확하지 않은 기준입니다. 몸무게보다는 허리둘레, 몸맵시를 열심히 관찰하세요. 근육을 만들다 보면 단기적으로는 늘 수도 있습니다”라고 조언해 주었다. 큰 깨달음이 왔다. ( 『몸이 먼저다』 63쪽)
체중계를 통해 몸의 변화를 관찰하려는 것이 얼마나 큰 오류를 범하는 일인지를 지적하면서, 저자는 ‘운동도 아는 만큼 보인다’고 말했다.
“‘나는 왜 운동에 몰입하지 못하는지, 왜 즐거운 마음으로 운동하러 가지 못하는지’ 생각해본 적이 있어요. 몸과 운동에 대한 지식이 없어서 그런 거더라고요. 열정이 없으니까 열심히 하지 않고, 열심히 하지 않으니까 변화가 없는 거예요. 몸이 변하면 신날 텐데 변화가 없으니까 지루한 거죠. 그러다 보면 더 운동에 흥미를 잃고, 열심히 하지 않게 되고, 그렇게 악순환이 계속 되는 거예요.”
한근태 저자는 말한다. 자신이 다이어트를 잘 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다면 체중계 위에 올라설 것이 아니라 허리와 허벅지, 팔뚝의 둘레를 재야한다고. 아울러 그는 유산소 운동만으로 다이어트하는 것은 부족하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근육을 만드는 일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몸무게가 조금 줄었다고 너무 좋아하지 말아라. 빠지면 안 될 수분과 근육이 줄어들었을 수 있다. 몸무게가 늘었다고 좌절하지 마라. 꼭 필요한 근육이 만들어졌을 수도 있다. 중요한 건 몸무게가 아니라 몸의 구성비다. (중략) 우리의 목표는 몸무게를 줄이는 게 아니다. 건강하고 날씬하고 보기 좋은 몸매를 만드는 것이다. 먹고 싶은 걸 먹으면서 되도록 살이 찌지 않는 그런 몸을 만드는 것이다. 그러려면 기초대사량이 훨씬 큰 근육형 체질로 바뀌어야 한다. ( 『몸이 먼저다』 63~64쪽)
‘의지’가 아닌 ‘습관’으로 운동해라
몸에 대한 관심은 운동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운동을 하기 위함이 아니더라도, 몸에 대한 지식을 갖춤으로써 건강한 삶에 더욱 가까워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우리는 건강의 중요성을 얘기하면서 건강에 대한 정의는 내리지 않아요. 그리고 지식적인 측면에서 몸에 대해 알려고 하지도 않죠. 몸이 아프면 건강에 대한 모든 걸 외주를 줘요. 조금만 아파도 병원에 가서 시키는 대로 하잖아요. 저는 우리 몸과 건강에 대해서 공부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약을 통해서 치료할 생각을 하지 말고, 내 몸이 스스로 바이러스와 싸워서 이기게끔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고요. 『몸이 먼저다』에 담은 내용들이 그런 것들이에요.”
우리는 몸에 대해 너무 무지하다. 별로 공부하지 않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렇게 중요한 자기의 건강을 의사 등 전문가에게 완전 외주를 주고 평소에는 신경을 끊는다. 그들의 전문 영역은 절대 침범하지 않으려 한다. 그리고 조금만 몸에 이상이 생겨도 바로 병원을 찾는다. 이 병원 저 병원을 쇼핑하듯 다니는 사람도 있다. 그렇게 좋다는 병원을 자주 다니면 건강이 유지된다고 생각한다. 과연 그럴까? 병원을 자주 찾는 것과 건강을 지키는 것과는 과연 상관관계가 있을까? 자기 몸에 대해 공부하지 않고 이렇게 외주를 주어도 상관없을까? 우리는 몸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 『몸이 먼저다』 61~62쪽)
한근태 저자는 『몸이 먼저다』 강연회를 통해 책 속에 실린 운동 방법과 유의점, 효과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그는 생활 속에서 운동량을 증가시키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운동의 핵심은 몸을 불편하게 만드는 거예요. 불편함을 통해서 건강을 되찾는 거죠. 근육을 만들 때도 마찬가지예요. 제일 좋은 건 몸을 불편하게 만드는 그 방법들을 생활 속에 녹여내는 건데요. 먼저 차를 이용하는 습관을 버리는 게 좋아요. 전철에서 서있는 것도 굉장히 도움이 되고요. 또 일할 때도 서서 하는 게 좋은데요. 서 있는 것 자체로 엄청난 운동이 되거든요. 근육을 만드는 핵심 중 하나가 중력이기 때문에 그런 거예요. 그리고 계단을 보면 무조건 오르는 것도 몸을 불편하게 만드는 일이죠.”
생활 습관을 바꾸는 것 외에도 『몸이 먼저다』에는 “다이어트를 위한 상식들”이 다양하게 소개되어 있다. 앞서 소개한 ‘허리와 허벅지 둘레로 몸 상태 측정하는 방법’을 비롯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식사 방법, 근육을 키워 기초대사량을 늘리는 방법 등을 설명하고 있는 것. 그 중에서도 저자는 ‘습관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사람들은 굳센 의지를 불태우며 왔다가 장렬하게 전사한다. 억지로 무언가를 하려는 의지에는 그 자체로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굳은 결심으로 하는 다이어트가 늘 실패하는 이유다. 억지로 참는다는 건 언젠가는 참았던 욕구가 폭발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중략) 의지 대신 습관을 바꿔야 한다. 차를 버리고 걷는 습관, 에스컬레이터를 타는 대신 걷는 습관, 천천히 음식을 먹는 습관, 되도록 술을 멀리하는 습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습관, 일주일에 세 번은 운동하는 습관 등등. 좋은 습관이 몸에 배면 그 다음은 쉽다. 굳은 결심을 버려라. 대신 천천히 좋은 습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라. ( 『몸이 먼저다』 107쪽)
『몸이 먼저다』 안에서 저자는 많은 부분을 할애해 “운동이 가져다준 선물”에 대해 이야기한다. 피부가 젊어지고 몸매가 반듯해지는 외형적인 변화뿐만 아니라, 감정의 촉이 발달하고 자잘한 즐거움에 눈뜨게 되는 내면적인 변화까지도 찾아온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그는 강연회를 통해 또 한 가진 ‘선물’을 공개했다. 몸의 건강이 두뇌의 기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이야기였다.
“몸과 머리는 철저하게 연결되어 있어요. 그래서 몸이 좋아지면 두뇌 회전이 빨라지죠. 마라톤 마니아로 유명한 무라카미 하루키가 대표적인 예죠. 우리는 무라카미 하루키를 통해서 지식노동자일수록 운동을 해야 된다는 걸 알 수 있어요. 지금 우리나라 직장인들의 삶은 건강하지 못합니다. 앉아있는 시간도 너무 길고, 차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도 길어요. 그런데 그건 국가가 나서서 바꿔줄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철저하게 개인이 깨닫고 생활 속에서 변화를 만들어내는 게 중요하죠. 제가 경험한 바로는 6개월 정도 몸을 만들고 이후에는 유지하는 데 신경을 쓰면 되는 것 같아요. 그렇게 1년 동안 몸을 만들어 놓는 게 중요한데, 대부분의 경우 우리는 그 기간을 견디지 못하죠. ‘왜 그럴까,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될까’에 대한 고민이 『몸이 먼저다』에 담겨 있어요.”
성공적인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항상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저자는 “몸을 갑작스럽게 놀라게 하지 말고, 아주 서서히 변화를 주면서 몸을 속여야 한다”고 말한다. 동시에 “과도한 운동은 최악”이라고 단언하기도 한다.
“운동을 무리하게 많이 하는 것에는 반대하는 입장이에요. 운동을 과하게 하다가 중단하게 되면 문제가 생기거든요. 운동량을 줄인 뒤에도 한창 운동할 때의 습관대로 음식을 먹으면 건강에 문제가 생기는 게 당연하잖아요. 무엇이든 무리해서 하는 건 좋지 않은 것 같아요. 『몸이 먼저다』에는 제가 직접 경험했던 운동 방법들이 소개되어 있는데요. 이걸 보시고 독자 분들이 ‘나도 한 번 해봐야겠다, 저건 내가 몰랐던 건데’하는 생각이 드시면 좋겠어요.”
운동에 목숨을 걸다가는 정말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과도한 운동은 운동을 하지 않는 것만큼이나 건강에 해롭다. 운동 선수들의 평균 수명을 보면 이를 알 수 있다. 젊어서는 그렇게 건강해 보이는 선수들이지만 평균 수명은 여러 직업 중에 가장 짧은 편이다. 무리한 운동이 건강을 해친 것이다. 짧지만 효과적으로 꾸준히 하는 것이 최선이다. 일주일에 한 번 몰아서 몇 시간씩 등산을 하는 것보다는 동네라도 하루에 30분씩 꾸준히 걷는 것이 건강에 유리하다. 아주 상식적인 얘기다. 아무리 밥을 굶었어도 한 번에 먹을 수 있는 양은 정해져 있다. 한 번에 왕창 먹고 일주일을 굶으면 무리가 되는 것은 자명하다. ( 『몸이 먼저다』 153~154쪽)
경영 컨설턴트가 들려주는 ‘몸’ 이야기. 그것의 목적은 몸짱으로 거듭나는 데 있지 않았다. 저자의 유일한 관심사는 건강한 몸을 되살리는 일이었다. 몸의 순환을 바로잡고 보니 외형적인 아름다움은 선물처럼 주어졌다. 노출의 계절을 앞둔 지금, 귀가 솔깃해지는 이 경험담은 『몸이 먼저다』 안에서 만나볼 수 있다.
- 몸이 먼저다 한근태 저 | 미래의창
저자는 처음엔 트레이너들의 멋진 몸매와 좋은 피부에 끌려 운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얼마 안 있어 하루 한 시간, 일주일에 3~4번의 운동이 자신을 ‘구원’했노라고 고백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운동을 시작하며 얻게 된 깨달음, 몸과 운동에 대한 지식, 그리고 운동이 가져다준 놀라운 선물에 대해 이야기한다. 특히 스트레스가 많고 머리를 주로 사용하는 사람들은 꼭 운동을 시작하라고 권한다.
[추천 기사]
- 정바비 “여름이면 하루키 작품을 한 번씩 읽어요”
- 체중에 대한 편견과 집착을 내려놓자
-7년 2개월, 112개국으로 떠난 자전거 여행
- 지금 서울 역사가 최악의 ‘못된 건축’인 이유
임나리
그저 우리 사는 이야기면 족합니다.
빛나는보석
2014.07.03
Fokiroll
2014.07.02
감귤
2014.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