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사람들에게 부엌은 바다와 들, 그리고 마을 전체다. 빠르게 변해가는 현대 사회, 뭍에서는 이미 많이 사라져 버린 것들을 여전히 소중하게 품고 지켜가는 섬사람들의 모습은 우리가 고스란히 배우고 지켜야 할 소중한 가치이다.
《조선일보》
『낭만적 유토피아 소비하기』는 소비 자본주의와 긴밀히 연관되어 있는 현대인의 사랑의 경험을 정교하게 풀어낸다. 통영 토박이 기자가 3년간 발로 뛰며 기록한 통영 섬 생활문화 탐사기를 『통영 섬 부엌 단디 탐사기』에 담았다. 우리는 일제강점기를 일본의 수탈과 모던보이들의 낭만적 시대로 이해하고 있다. 『근대의 역습』은 이러한 시각에서 벗어나 20세기 초는 오늘을 사는 우리의 감각과 감수성, 삶의 방식과 모습들이 처음으로 이 땅에 출현했던 시기라는 점에 새롭게 주목했다. 동화 작가 강정연이 3년 만에 선보인 장편 동화 『나의 친친 할아버지께』는 수줍음 많은 열두 살짜리 소년과 치매 걸린 할아버지의 생활기를 유쾌하고 즐겁게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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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적 유토피아 소비하기
에바 일루즈 저/ 박형신,권오헌 등 역| 이학사
사랑과 자본주의의 문화적 모순
『낭만적 유토피아 소비하기』는 우리 사회에 감정사회학자, 사랑의 사회학자로 널리 알려진 에바 일루즈의 첫 저작이자 이후 학문 여정의 원천이 된 작품이다. 일루즈는 이 책에서 소비 자본주의와 긴밀히 연관되어 있는 현대인의 사랑의 경험을 정교하게 풀어낸다. 구체적으로는 현대사회에서 지극히 '탈계급적'인 것으로 인식되는 로맨스라는 현상에 사회학의 전통적인 날카로운 개념인 '계급'을 다시 들이대고, 사랑의 기쁨과 아픔의 메커니즘을 '자본주의의 문화적 모순'에서 찾아내는 방대한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일루즈는 서사적 코드(소설과 영화), 시각적 코드(광고와 영화), 음악적 코드(노래), 규범적 코드(에티켓 북, 잡지의 조언 칼럼, 자기 계발서)는 물론 자신이 직접 실시한 인터뷰 자료를 종횡무진으로 누비면서 현대인의 사랑이 처한 현실을 가감 없이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자신이 이후에 지속적으로 탐색하게 되는 현대인의 사랑이라는 주제에 대한 문제의식과 방법론을 구체화하게 되며, 이 책으로 '2000년 미국사회학회 감정사회학 분야 최우수도서상'을 수상하며 독창적인 학문 세계를 인정받았다.
| 통영 섬 부엌 단디 탐사기
김상현 저 |남해의 봄날
3년 간 발로 뛰며 기록한 통영 섬 생활문화 생생탐사기
섬에는 뭍과는 다른 독특한 문화가 있다. 조업 중에 밥을 해 먹기 위해 나무배 위에 설치한 배 부엌과 수만 마리의 고등어를 상하지 않게 보관하기 위해 땅 속에 묻은 간독, 섬 전체를 뒤덮은 물메기 말리는 풍경과 사람들이 줄지어 차린 백 개의 밥상. 통영 섬사람들의 생업과 음식, 생활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부엌과 그 부엌을 지켜온 사람들. 섬에서도 점차 사라져 가는 섬 생활 유산을 더 늦기 전에 기록하기 위해 통영을 가장 잘 아는 『통영인뉴스』의 김상현 기자가 통영 섬사람들의 삶 속으로 뛰어들었다. 이 책은 먹을 거리를 중심으로 한 섬의 생활문화와 자연에 순응하며 현명하게 살아가는 섬사람들의 모습, 그들이 지켜오고 있는 민속 문화를 생생히 담고 있다. 3년여 44개 유인도를 수 차례 드나들며 김기자가 찾은 것은 한정적인 공간으로서의 섬집 부엌이 아니다. 섬사람들에게 부엌은 바다와 들, 그리고 마을 전체다. 빠르게 변해가는 현대 사회, 뭍에서는 이미 많이 사라져 버린 것들을 여전히 소중하게 품고 지켜가는 섬사람들의 모습은 우리가 고스란히 배우고 지켜야 할 소중한 가치이다.
| 근대의 역습
오창섭 저 | 홍시커뮤니케이션
우리를 디자인한 근대의 장치들
신문 사회면에 스치듯 등장한 사람, 사건, 사실을 치밀하게 재구성하여 우리 근대 풍경 이면의 진실을 읽어 낸 책이다. 흔히 일제강점기라 하면 일제의 수탈기 혹은 모던보이와 모던걸이 활보하는 낭만적 시대로 이해하곤 한다. 저자는 그러한 일반적인 시선에서 벗어나 20세기 초는 오늘을 사는 우리의 감각과 감수성, 삶의 방식과 모습들이 처음으로 이 땅에 출현했던 시기라는 점에 새롭게 주목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자본주의의 유입과 그것이 작동하는 모습, 근대적 합리성 이면의 허영과 잘못된 신화 등을 읽어 낸다. 나아가 오늘날 우리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감각과 감수성을 넘어설 가능성을 찾는다. 책은 시계, 투시법, 미인대회, 우량아선발대회, 문화주택, 백화점, 기차 등 일곱 가지 근대적 문화와 산물을 더께 앉은 먼지를 걷어내고 바라보며, 100년 전 세상은 지금과 얼마나 다르며 또 닮아 있는가 드러낸다. 또한 100년 전 사람들은 왜 근대 산물에 열광했을까? 열광의 결과란 무엇이었는가? 우리는 과거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삶을 위한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오늘날, 우리가 감수하는 고달픔은 어디에서 기인하는지 생각해 보게 한다.
| 나의 친친 할아버지께
강정연 글/오정택 그림| 라임
열두 살자리 똥보울보 소년과 치매 할아버지의 용감한 동거!
동화 작가 강정연이 3년 만에 새 장편 동화 『나의 친친 할아버지께』를 펴냈다. 『건방진 도도군』『바빠 가족』『초록 눈 코끼리』 등 그 전까지의 작품들 대부분이 세상에 대한 날선 비판을 기저에 깔고 있었다면, 이번에 펴낸 『나의 친친 할아버지께』에서는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한결 다정해진 것이 차이점이라 할 수 있다. 주인공 아이가 처한 환경은 여전히 녹록하지만, 그 안에서 어두운 면을 부각시키기보다는 밝은 면에 시선을 두어 긍정적인 에너지를 거침없이 발산해 내고 있다. 수줍음 많은 열두 살짜리 소년 장군이와 치매 초기 판정을 받아 글을 읽지 못하게 된 할아버지 사이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에피소드가 잠시도 절망에 갇히지 않고 끝없이 밝고 유쾌하고 즐겁게 펼쳐진다. 두 사람의 조합은 환상의 콤비 그 이상의 효과를 자아내면서, 조손(祖孫) 가정이라고 하면 으레 떠올리게 마련인 어두운 그림자를 말끔히 떨쳐 낸다. ‘작가의 말’처럼 아이에게 사랑을 퍼붓는 존재가 꼭 부모가 아니라 해도 ‘누군가가 진심으로 사랑하고 잘 보살펴 준다면 아이는 얼마든지 행복하게 자랄 수 있’음을 생생하게 보여 주면서 조손 가정에 대한 새로운 이미지를 구축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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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정신병을 만드는 사람들』의 저자는 권위있는 정신 의학 진단 매뉴얼을 만들었던 정신과 의사로, 이 책을 통해 정신 장애의 과잉 진단과 의약품 과잉 처방, 주기적인 정신병의 유행이 초래되었음을 고발한다. 건축가 구마 겐고는 자서전 『나, 건축가 구마 겐고』에 35년 건축 여정을 풀어냈다. 영국 저널리스트이자 역사학자인 폴 존슨은 19세기 초반, 1815년부터 1830년까지의 15년 동안 근대가 탄생했다고 말하며, 그 근거를 『폴 존슨 근대의 탄생』에 담았다. 『저지대』는 줌파 라히리의 2013년 최신작으로, 서로 다른 성격, 서로 다른 선택으로 판이한 삶을 살아가는 두 형제와 가족의 70여 년간의 일대기를 소설로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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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을 만드는 사람들
앨런 프랜시스 저/김명남 역 | 사이언스북스
한 정신 의학자의 정신병 산업에 대한 경고
저자인 앨런 프랜시스(Allen Frances) 박사는 30여 년간 의료 현장에서 정신 질환을 앓는 환자들을 진단하고 치료한 정신과 의사인 동시에 모든 정신 의학 관계자들이 정신 장애 진단의 ‘바이블’로 삼는 DSM(정신 장애 진단 통계 편람)의 개정 작업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던 인물이다. 그는 1980년대 이후로 DSM이라는 정신 의학 진단 매뉴얼이 수 차례 개정 작업을 거치면서 일시적이고 일상적인 심리 증상들 다수를 정신 질환으로 규정하고 끌어안은 결과, 정신 장애의 과잉 진단과 의약품 과잉 처방, 주기적인 정신병의 유행이 초래되었음에 주목한다. 그리고 2013년 5월 새롭게 개정된 DSM-5(정신 장애 진단 통계 편람 5판)의 출시를 기점으로 지금까지의 과잉 진단이 겉잡을 수 없는 과잉 진단으로 들어설 것을 우려하여, 진단 기준의 변경과 함께 새로운 정신 장애가 발견되고 때로는 발명되는 현장을 낱낱이 공개하기로 결심한다. 이 책은, 내부자의 시선으로 현대 정신 의학계의 문제점을 폭로하는 내부 고발서인 동시에, 진단의 기준을 대폭 넓힘으로써 그릇된 정신병의 유행을 일으키는 데 스스로도 일조한 데 대한 일종의 양심선언이다.
나, 건축가 구마 겐고
구마 겐고 저/ 민경욱 역| 안그라픽스
달리는 건축가, 구마 겐고의 첫 자서전
건축가 구마 겐고는 자신을 ‘경주마’에 비유하며 레이스 하듯 세계를 달린다. 하루걸러 다른 나라에서 아침을 맞는 것이 그에게는 일상이다. 그는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단단하고 깨끗한 건축에서 되도록 먼 건축을 지향해왔다. 3 11대지진 이후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그가 조용히 주장해온 작음, 약함, 자연스러움, 이음, 죽음의 건축 철학이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에도 그의 철학이 담긴 건축물이 하나 둘 세워지고 있다. 『자연스러운 건축』 『연결하는 건축』 『약한 건축』 『삼저주의』 등으로 한국에 소개된 구마 겐고. 가족과 집을 뜯어고치는 것이 일상이었던 어린 시절에서 건축 데뷔작 M2의 쓰디쓴 실패, 기로잔전망대, 돌미술관 등 지역의 재료를 최대한 이용한 건축, 사람이 함께 만드는 아오레나가오카, 일본 건축가의 최대 영예인 제5대 가부키극장까지 그의 즐겁게 정신 없는 35년 건축 여정이 이 책 한 권에 담겨 있다. 그는 근본적인 인간과 건축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던진다. 그 물음은 건축가이기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 삶을 대하는 방식을 드러낸다. “만드는 일은 즐겁고, 누군가와 함께한다는 것은 더 즐겁습니다. 인간은 약하기 때문에 건축을 합니다. 동료와 함께 말입니다.”
| 폴 존슨 근대의 탄생1,2
폴 존슨 저/명병훈 역| 살림출판사
우리의 현재는 단지 15년(1815~1830)만에 만들어졌다
보편적으로 지식계에서는 근대의 시작을 18세기로 본다. 우리는 흔히 중세의 오랜 신 중심의 세계관이 깨지는 14~16세기 르네상스와 종교개혁을 지나, 계몽주의와 산업혁명, 그리고 구체제를 전복시키고 개인의 자유와 평등을 천명한 프랑스 혁명으로 근대의 문이 열어젖혀졌다고 알고 있었다. 그런데 영국이 자랑하는 저널리스트이자 역사학자인 폴 존슨은 19세기 초반, 1815년부터 1830년까지의 15년 동안 근대가 탄생했다고 말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 사회의 기반이 바로 이 15년 동안 다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폴 존슨, 근대의 탄생』에서 폴 존슨은 어떤 근거로 그렇게 말하는 것일까? 저자는 1815년 6월 18일 워털루전투에서 나폴레옹의 프랑스 군이 영국의 웰링턴이 이끌었던 영국-프로이센 연합군에게 패배하여 나폴레옹이 완전히 퇴위할 때까지는 근대의 개화가 늦춰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설명한다. 길고 파괴적이었던 나폴레옹전쟁이 근대의 실질적인 탄생을 늦추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건 그 전쟁이 끝난 1815년부터 영국과 유럽 대륙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급격하고도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난 것을 보면 확연해진다.
저지대
줌파 라히리 저 / 서창렬 역| 마음산책
인도와 미국을 오가며 그리는, 떠난 이와 남은 이의 섬세한 일대기
퓰리처상을 수상한 인도계 미국 작가 줌파 라히리의 2013년 최신작으로, 서로 다른 성격, 서로 다른 선택으로 판이한 삶을 살아가는 두 형제와 가족의 70여 년간의 일대기를 담은 소설이다. 부조리와 사상과 혁명으로 어지러운 인도와 제3국 미국이 배경인 이 작품은, 누군가의 자식이자 형제이자 남편인 한 사람의 죽음 때문에 남은 가족이 어떤 상실감을 겪어나가는지, 거기서 어떤 선택이 비롯하며 어떤 인생행로가 뒤따르는지 세월의 흐름에 따라 직선적으로 그려나간다. 지난 작품들에서 개인의 문화적 배경과 인간관계를 인종과 국적을 넘어 보편적 문법으로 파고든 작가답게, 줌파 라히리는 인도의 현대사를 작품에 끌어오면서도 그 안에서 살아가는 개개인의 기억과 상처 그 인간적 정서를 정교하고 섬세하게 더듬는다. 이 작품이 특정 문화를 다루는 데 그치지 않고 누구나 공감할 이야기로 거듭날 수 있었던 건, 그리고 수미일관 진중한 자세를 유지하는데도 막힘 없이 읽히는 건 쉬운 언어로 물처럼 편안하게 틈입하는 줌파 라히리만의 문체와 스토리텔링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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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독일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사회철학자 악셀 호네트와 미국의 저명한 정치철학자 낸시 프레이저는 『분배냐, 인정이냐?』에서 분배와 인정, 나아가 우리 시대의 정의에 관해 치열한 논쟁을 펼친다. 『우리의 아름다운 새옷』은 잉고 슐체의 사회비평 에세이로, 사유화와 영리화, 시장경쟁체제의 확대가 절대 가치로 여겨지는 현실에 대한 비판을 전한다. 1976년, 전남 신안군에서 발굴된 '신안선'에는 1323년 동서양 문화 교류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신안 보물선의 마지막 대항해』는 바로 이 ‘1323년의 타임캡슐 신안선’을 통해 중세시대 상인들의 활동과 문화를 읽어낸다. 시간을 수집하는 사진가 구본창은 『공명의 시간을 담다』에 30년 사진 인생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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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배냐, 인정이냐?
낸시 프레이저, 악셀 호네트 공저/김원식 역 |사월의책
오늘날 우리에게 정의란 무엇인가?
독일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사회철학자 악셀 호네트와 미국의 저명한 정치철학자 낸시 프레이저는 이 책 『분배냐, 인정이냐?』에서 분배와 인정, 나아가 우리 시대의 정의에 관해 치열한 논쟁을 펼친다. 두 철학자는 분배와 인정을 양자택일의 문제로 여기거나 분배가 모든 것에 우선한다는 경제주의적 시각을 잘못된 것으로 본다. 그러나 프레이저가 분배와 인정을 밀접히 연관되어 있지만 환원될 수 없는 관계로 보고 이차원적 정의관을 제안하는 데 반해, 호네트는 분배를 인정의 표현으로 보고 불평등한 분배의 심층적 토대인 사회적 인정 질서에 주목한다. 두 철학자는 상대의 주장이 가진 약점을 드러내고 각자의 주장을 방어하면서 논의를 한 걸음 더 진척시킨다. 논쟁의 초점은 옳음과 좋음을 둘러싼 도덕철학적 문제, 자본주의 경제와 문화의 상호관계에 관한 사회이론적 문제, 계급 정치와 정체성 정치의 관계에 대한 정치철학적 문제로 발전되고 거대한 비판이론 패러다임 논쟁으로 확산된다. 이를 통해 두 철학자는 기존의 분배 정의론이나 공동체주의가 가진 한계를 넘어서 오늘날 자본주의 사회를 비판할 수 있는 민주적이고 실천적인 정의론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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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아름다운 새옷
잉고 슐체 저/원성철 역|오롯
시장 동형적 민주주의에서 민주주의 동형적 시장으로
2013년 만해대상 수상작가인 잉고 슐체의 사회비평 에세이. 그는 이 책에서 안데르센의 벌거벗은 임금님 이야기에 빗대어 사유화와 영리화,시장경쟁체제의 확대가 절대 가치로 여겨지는 현실을 비판하며, 시장의 논리에 침해되지 않는 참된 민주주의의 회복을 강조한다. 민주주의의 퇴보, 사회적 양극화의 심화, 개인주의와 패배주의의 만연 등 오늘날 우리 시대가 맞닥뜨리고 있는 문제들에 관한 그의 비판은 날카로우며, ‘임금님은 벌거숭이’라고 소리칠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할 때라고 웅변하는 그의 목소리는 비장하다. 그는 현재의 사회적,윤리적,생태적 문제들을 해결하려면 민주주의가 시장에 종속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이 민주주의에 종속되어야 한다며 ‘민주주의 동형적 시장’을 강조한다. 민주주의 동형적 시장이란, 의심스러운 금융상품이든 식량투기든 돈이 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허용하는 그런 시장이 아닌 시장, 아무리 돈벌이가 된다고 하더라도 사회적,윤리적,생태적 규범만큼은 내팽개치지 않는 시장, 사회적,윤리적,생태적 규범 속에서 경제를 실현하는 시장이다. 그리고 그런 시장을 건설하기 위해서 지금 우리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모든 것을 경제성장에 종속시키지 않는 정치라고 역설한다..
| 신안 보물선의 마지막 대항해
서동인, 김병근 공저| 주류성
바다에서 건진 타임캡슐 '신안 보물선'
1279년 남송(南宋)을 멸망시키고 인류사에서 가장 큰 원 제국이 완성된 뒤로 중국인과 몽고인?고려인의 세계관은 크게 확대되었다. 서역인들이 중국에 쏟아져 들어왔고, 서아시아와 아랍 지역의 색목인(色目人) 중에는 개경과 서경 그리고 제주도를 비롯해 고려의 여러 곳에 들어와 장사를 하며 산 사람도 꽤 있었다. 11~13세기 고려의 송도상인들은 천주(泉州)와 경원(慶元) 등 중국 동남부 지역을 끊임없이 오가며 많은 물자와 사람을 실어 나르고, 갖가지 정보를 고려와 중국에 전했다. 이렇게 동서양 문화 교류의 중심에는 누구보다도 먼저 세상 밖으로 나아간 중세 상인들이 있었다. 1323년 여름 어느 날, 전남 신안군 지도읍 서남쪽의 신안군 증도와 도덕도 사이에 한?중?일을 오가던 대형 무역선이 침몰하였다. 신안군에 난파한 배여서 그 배에는 신안선이라는 이름이 주어졌다. 그로부터 650여 년이 지난 1976년, 우리는 바로 이 배에서 송~원 시대의 유물 수만 점을 물 밖으로 건져내 새로운 세계를 보았다. 이 책은 ‘1323년의 타임캡슐 신안선’을 통해 중세시대 상인들의 활동과 문화를 읽어낸다.
| 공명의 시간을 담다
구본창 저| 컬처그라퍼
시간을 수집하는 사진가
사진 매체의 실험적 가능성을 끊임없이 모색하며, 사진이 국내에서 현대예술의 장르로 자리매김하는 데 대표적인 역할을 한 사진가 구본창의 30년 사진 인생을 한 권에 담았다. 그가 사진가로서 세상과 소통하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발견해 필름에 담아 간 과정을 엮은 사진 에세이이다. 또한, 사진을 통해 인생을 관조하는 거장의 통찰력과 그의 작품들이 집대성된 인문적 사진 이야기이다. 작은 인연을 소중히 여기며 화려한 것보다는 사라져 가는 작고 애틋한 것들에 대한 애정을 표현해 온 저자가 기록한 시간의 기억과, 그가 추구해 온 삶의 자세와 작품세계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들을 수 있다. 내성적이었던 청년이 현실의 벽을 깨고 이미지로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손에 넣기까지의 분투와, 파격과 실험에서 관조적인 자연의 탐구를 거쳐 한국의 전통문화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거장이 되기까지, 한 사진가의 필름 속에 스며 든 수많은 이야기들이 처음 공개되는 사진들과 함께 펼쳐진다. 단순히 사진 작품집이나 자전적 이야기라는 한 가지 측면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예술가의 관점에서 그가 바라보는 세상을 총체적으로 조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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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나이를 속이는 나이』는 거의 150년간 진행되어 온 중년을 향한 오해의 역사를 방대한 자료와 통계 생생한 현장 인터뷰를 통해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의 도래를 경고하는 『행복의 역습』은 행복강박증 사회가 어떻게 개인을 병들게 하는지를 밝힌다. 『분더킨트』는 '음악, 문학, 예술계의 조숙한 어린 천재나 신동'을 뜻하는 제목처럼, 음악 신동이 겪는 방황하는 사춘기를 그려낸다. 우리는 그 동안 문자 위주로 역사를 읽어왔지만, 이미지는 때로 문자보다 더 많은 것을 이야기해준다. 『그림으로 본 조선』은 다양한 이미지를 통해 역사를 입체적으로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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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속이는 나이
패트리샤 코헨 저/ 권혁 역| 돋을새김
만들어진 시간, 중년에 관한 오해와 진실
중년은 가정에서는 연로하신 부모님을 모시고 자녀들을 양육한다. 직장에서는 그 동안 쌓아온 실력과 경험으로 중요한 업무들을 처리하고 후배들을 이끈다. 이들은 인구수도 가장 많고 거의 대부분 오랫동안 경제활동을 해왔기 때문에 국가에 세금도 가장 많이 냈다. 하지만 현실의 중년은 그 중요한 역할에 어울리는 대우를 전혀 받지 못한다. 중년의 이미지는 가장 먼저 육체적인 쇠퇴와 겹쳐진다. 흰머리가 나고, 주름살이 생기며, 배가 나와 무기력하다고 한다. 게다가 꿈보다는 현실을 사랑해서 늘 허덕허덕 생활에 쫓기다가, 잠시 여유가 생기면 현실도피용 일탈을 꿈꾼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른바 ‘중년의 위기’는 누구나 인정하는 굳건한 사회적 통념이 되어 있다. 하지만 이런 부정적인 이미지는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거의 150년간 진행되어온 중년을 향한 오해의 역사를 방대한 자료와 통계 생생한 현장 인터뷰를 통해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산업화시대에서부터 알파붐세대의 탄생까지, 발명되고 줄곧 왜곡되어온 중년의 역사는 바로 우리들의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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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역습
로널드 W. 드워킨 저 /박한선, 이수인 공역 |아로파
행복강박즉 사회가 어떻게 개인을 병들게 하는가
현직 마취과 의사이자 존스홉킨스 대학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은 저자 드워킨은 이 책을 통해 세 차례에 걸쳐 미국에서 일어난 의료혁명이 인공행복Artificial Happiness의 확산을 가져왔고, 미국을 행복 강박증 사회로 만들었다고 비판을 가하고 있다. 인공행복이란 정신작용약물(향정신성약물), 대체의학, 강박적 운동(피트니스) 등에 의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행복을 의미한다. 그는 행복한 감정을 주입시키는 약물 소마soma를 통해 유지되는 통제사회인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Brave New world’와 비교하면서 인공행복이 지배하는 미국 사회가 ‘멋진 신세계’보다 더 심각한 디스토피아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특히 인공행복이 성인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까지 널리 확산되고 있는 현실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인공행복에 지배당하는 ‘행복한 아이들Happy Children’은 자신의 성장을 위해 꼭 필요한 삶의 고통과 불행에 대한 경험을 거세당하게 된다. 이 아이들은 ‘행복한 성인Happy Adult’이 되고 ‘행복한 노인Happy Senior’에 이를 때까지 계속해서 인공행복에 의존한 삶을 살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 분더킨트
니콜라이 그로츠니 저/ 최민우 역| 다산책방
오직 음악을 위해 모든 걸 바쳣던 한 순결한 예술혼
베를린 장벽 붕괴 2년 전인 1980년대 말, 온통 잿빛인 동구권 불가리아의 도시 소피아의 하늘. 그 아래, 음악 영재들을 위한 학교인 소피아 음악학교가 있다. 열다섯 살의 피아노 신동 콘스탄틴은 이 특별한 음악 감옥에서 피나는 연습과 피 튀기는 경쟁 속에 유년기를 오롯이 보냈고, 이제는 방황하는 사춘기를 맞고 있다. 소피아 음악학교에서는 음악뿐 아니라 공산주의 체제 유지에 필요한 기계적인 체제 순종형 인간을 길러내기 위해 낡은 이념을 아이들의 머리에 강제로 주입하려 한다. 이 모든 것에 염증을 느끼는 콘스탄틴은 오직 음악을 통해서만 위안을 얻고 해방감을 맛본다. 저자인 니콜라이 그로츠니는 실제로 110여 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불가리아 국립 음악학교인 루보미르 피프코프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영재 피아니스트 출신이다. 네 살부터 피아노를 배워 열 살의 나이에 이미 콩쿠르에서 우승한 경험이 있는 그는 자신의 청소년기를 담아낸 이 자전적 소설을 통해 음악가 특유의 예민하고 풍부한 감수성을 펼쳐 보인다. 그리고 이제는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시대와 장소, 그 노스탤지어를 이야기 속으로 소환해 옛 상처를 음악의 힘으로 치유한다.
그림으로 본 조선
규장각한국학연구원 편/이영경 책임기획| 글항아리
글보다 한 발짝 앞서 이미지로 보여주는 역사
그동안 자주 접했던 문(文) 위주의 역사 읽기에서 벗어나, 이미지를 통해 조선의 또 다른 역사를 읽어낸 책이다. 그림 속에는 쉽게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선과 면, 입힌 색의 틈새에서 유무형의 주체가 만들어내는 움직임과 소리가 있고 생각이 담겨 있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이 무엇인가를 알아차려야 그림 속의 실상이 온전하게 다가오고 그림 속의 생각을 온전히 공유하게 된다. 조선은 세계적으로 기록문화의 정수를 보여줬던 나라인 만큼, 그 기록 속에서 ‘이미지’도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 이 책은 미술사에서 거론되는 회화적 이미지를 우선으로 삼지 않고, 무예도, 윤리 교과서, 실록, 『국조보감』, 춘화 등 다양한 이미지를 넘나든다. 이를 통해 조선이 과학, 군사, 사상, 교육, 문학, 종교 등의 분야에 남긴 모든 이미지를 총동원해 역사를 입체적으로 읽어보려고 시도하고 있다. 그림 속의 인물들이 우리에게 직접 말을 걸어오거나 혹은 그림을 제작하거나 의뢰한 인물의 숨어 있는 이야기가 ‘읽는’ 행위보다 좀더 직접적이고 풍부하게 다가와 우리의 시야를 넓히고 감성을 흔들어놓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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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국가권력에 의한 조작으로 평범한 이웃의 삶이 파괴되는 과정이 생생하게 그려진 『나는 고발한다』는 분단을 이용한 정치 세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아무도 없으며, 그의 말에 귀 기울일 의무가 있음을 이야기한다. 『다윈의 잃어버린 세계』는 오늘날 우리가 ‘캄브리아기 폭발’이라고 알고 있는 생명의 빅뱅이 일어난 이유를 마치 추리소설의 범인을 추적하듯 흥미진진하게 보여준다. 제국의 개념사를 담은 『제국』은 동서고금의 제국을 추적하며 제국이라는 개념이 담고 있는 고요와 광포, 그 양극의 기원과 전개를 전한다. 김선재의 첫 장편소설 『내 이름은 술래』는 평범한 인물들이 서로에게 특별한 존재가 되는 과정을 묵묵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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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발한다
함주명 저| 길
국가폭력에 의한 간첩 조작으로 한 인간의 삶이 무너지다
평범한 삶을 살아가던 1931년생의 함주명이 1983년 겨울, 나이 쉰둘에 낯선 남자들에 이끌려 남영동 대공분실에 끌려가 ‘고문기술자’ 이근안 등으로부터 갖은 고문을 당한 뒤에 간첩이라는 누명을 뒤집어쓰고 다음 해 5월 29일에 무기징역이 확정되어 16년간 감옥 생활을 한다. 1998년 8?15 광복절 특사로 풀려난 그는 단 하나의 목표, 즉 오직 재심(再審)을 통해 무죄를 밝히는 것을 갖는다. 그리고 2005년 7월 15일 재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 받는다. 간첩죄가 재심을 거쳐 무죄가 된 것은 함주명 사건이 최초였다. 그만큼 이 사건은 함주명 한 사람의 일을 떠나 한국현대사에 기록될 만한 역사적인 재판이었다. 이것이 선례가 되어 2014년 현재까지 여러 건의 조작 및 의문사 사건의 재심이 결정되었고 대부분의 사건이 무죄를 인정받아 관련자들이 신원되었으며, 정부로부터 피해보상을 받았다. 이 책은 국가권력에 의한 조작으로 평범한 이웃의 삶이 파괴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또한, 그의 주변인들도 고통과 불안 속에 생활했음을 고발하며 분단을 이용한 정치세력에 누구도 자유로운 사람은 없으며 그의 말에 귀 기울일 의무가 있음을 이야기한다.
다윈의 잃어버린 세계
마틴 브레이저 저/노승영 역 | 반니
캄브리아기 폭발의 비밀을 찾아서
『종의 기원』을 쓰기 직전 다윈은 무척 당황했다. 캄브리아기 암석에는 삼엽충을 비롯한 동물 화석이 가득했지만, 그 이전의 암석은 무서울 정도로 적막했다. 말하자면 1859년까지 어떤 지질학자도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암석에서 신빙성 있는 화석을 찾아내지 못했다. 삼엽충 아래에는 뚜렷한 동물 화석이 없었다. 선캄브리아 시대가 짧은 시기였다면 별 문제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선캄브리아 시대는 지구 역사의 대부분(약 80%)을 차지했다. 저자 마틴 브레이저는 이 진화의 잃어버린 고리를 ‘다윈의 잃어버린 세계’라 칭한다. 그리고 오늘날 우리가 ‘캄브리아기 폭발’이라고 알고 있는 생명의 빅뱅이 일어난 이유를 마치 추리소설의 범인을 추적하듯 흥미진진하게 보여준다. 이 책은 캄브리아기 폭발과 수수께끼 같은 에디아카라 생물군에서 출발하여 10억 년 전 첫 복합세포의 탄생을 향해 과거로 훌쩍 거슬러 올라간다. 저자는 고생물학이라는 분야가 어떻게 과학으로서 연구되는지, 질문이 어떻게 모양을 갖추는지, 초기 동물 생태의 화석 기록이 어떻게 해독되는지 밝힘으로써 발아래 풍부하게 펼쳐진 생명의 역사를 흥미롭게 들려준다.
| 제국
이삼성 저 | 소화
제국의 개념사
9세기 말 혹은 10세기 초 신라 효공왕이 중국 황제에게 보낸 외교문서에서 '제국'은 고대 한국이 창안한 질서표상의 개념으로 실재했음을, 우리는 최치원의 『동문선』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근세 말 일본 지식인들은 먼 옛날 한국인이 창안한 제국 개념의 존재 여부와 관계없이 고대 로마의 임페리움이라는 말에서 발원한 서양어를 한자어 帝國으로 번역하였고, 19세기 말 근대 일본의 국가권력은 중국 중심의 전통적 천하 질서를 일본 중심의 질서로 재편하는 제국주의 프로젝트에서 제국을 개념적 도구로 동원하여 거대하고 거친 폭력을 휘둘렀다. 이 책은 한자어 帝國의 존재와 그 등장 그리고 고대 중국에서 帝 개념의 형성과 변화를 점검하고, 서양의 emperor와 동양의 帝, 중세 및 근세 유럽에서의 정신적 권위와 세속적 권위로서의 제의 교차와 분리, 한국,중국,일본 동양 삼국 정치사상에서의 제국을 살펴본 뒤, 19세기 근대 일본, 제국 개념과 근대 한국, 제국과 식민지에서의 제국,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제국을 다루며 제국이라는 개념이 담고 있는 고요와 광포, 그 양극의 기원과 전개에 관해 추적하고 있다.
| 내 이름은 술래
김선재 저| 한겨레출판
우리는 왜 자꾸 곁에 있던 것들을 잊어버리는 걸까
시인이자 소설가인 김선재의 첫 장편소설. 촘촘한 심리 묘사와 탄탄한 서사, 시적인 문장과 간결한 문체로 인정받은 그의 소설 세계는 첫 장편소설에서도 어김없이 발휘된다. 이 소설에는 이 년 만에 집으로 돌아온 열 살 소녀 술래, 언제나 술래와 다정한 대화를 나누는 아빠, 고향을 잃어버린 탈북 소년 영복이, 아파트에 둘러싸인 채 고물 더미가 가득한 집에서 혼자 사는 노인 박필순과 담을 타고 필순의 집으로 들어온, 어린아이 같은 노인 광식이가 등장한다. 특별하지도 않고 이상하지도 않은, 우리 주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인물들이 서로에게 특별한 존재가 되면서 각각 품고 있는 이야기와 비밀은 퍼즐처럼 조금씩 실체를 드러내고, 차츰 함께하는 것에 익숙해지는 그들의 모습을 묵묵히 보여준다.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단 한 명의 특별한 존재로 보이는 순간, 그것은 우리의 삶 속에서 가장 보편적인 기적의 순간일 것이다. 한 치 앞도 모르는 이 세상에서 누군가에게 기댈 수 있고, 머리를 쓰다듬어줄 수 있고, 악몽에서 깨워줄 수 있는 소중한 존재를 갖는 경험은 우리를 앞으로 계속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되고, 자신의 생을 사랑하게 되는 하나의 방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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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책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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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균,쇠
재레드 다이아몬드 저/김진준 역|문학사상사
무기 병원균 금속은 인류의 문명을 어떻게 바꿨는가?
왜 어떤 민족들은 다른 민족들의 정복과 지배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말았는가? 왜 원주민들은 유라시아인들에 의해 도태되고 말았는가? 왜 각 대륙들마다 문명의 발달 속도에 차이가 생겨났는가? '인간 사회의 다양한 문명은 어디서 비롯되는가?'라는 의문을 명쾌하게 분석하여 1998년 퓰리처 상을 수상한 책. 진화생물학자인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총기와 병균과 금속이 역사에 미친 엄청난 영향에 대해 분석한다. 일단 수렵 채집 단계를 넘어서 농경을 하게 된 사회들은 문자와 기술, 정부, 제도뿐만 아니라 사악한 병원균과 강력한 무기들도 개발할 수 있었다. 그러한 사회들은 질병과 무기의 도움으로 다른 민족들을 희생시키며 자신들의 삶의 터전을 새로운 지역으로 확장했다. 지난 500여 년간 유럽인이 자행한 비유럽인 정복은 이러한 과정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또한 말미에는 '일본인은 어디에서 왔는가'라는 논문을 실어 현대 일본인의 조상이 누구인지를 추적한다. 그는 이 논문에서 규모는 명확하지 않지만 한국인의 이주가 분명 현대 일본인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쪽에 손을 들어주고 있어 흥미롭게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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