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스 웨인은 대체 왜 배트맨이 되었을까?
6가지 기본 도형 속에 숨겨진 진짜 내 모습은 무엇일까요? 여기 삼각형, 사각형, 십자, 나선, 원, 그리고 만다라로 분류하여 재미있고 설득력 있게 분석한 책이 나왔습니다. 2년 반 만에 내놓는 김원우의 신작 장편소설 『부부의 초상』, 지구의 위기에 대해서 경고하고 있는 영국 출신의 인류학자 브라이언 페이건의 책 『기후, 문명의 지도를 바꾸다』를 소개합니다.
글ㆍ사진 이동진
2013.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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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형, 그림의 심리학

잉그리트 리델 저/신지영 역 | 파피에

나의 삶을 힐링하는 6가지 도형 이야기

독일의 심리학자이자 미술치료사인 잉그리트 리델이 쓴 책인데요. 도형으로 보는 일종의 인간 심리의 원형탐구 같은 책입니다. 대표적인 6가지 도형이 각각 인간에게 어떤 상징으로 체험되는지에 대해서 깊숙이 탐구하고 있는 책인데요. 사각형, 삼각형, 십자, 원, 나선, 그리고 만다라 이 6가지 도형을 집중적으로 파고듭니다. 예를 들어 사각형은 집의 형태에서 알 수 있듯이 인간이 대지를 소유하는 방법과 관련이 있다고 전제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도판도 굉장히 화려해서, 몬드리안의 사각형으로 이루어진 추상화 그림도 담겨 있습니다. 저는 사실 목차에서 6개의 항목을 보는 순간 이 책을 좋아하게 될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주 멋진 책일 것 같아요.



부부의 초상

김원우 저 | 강

한국인의 풍속사를 보는 듯한 김원우 신작 장편소설

작가 김원우 씨의 장편소설, 새로 나왔는데요. 저도 굉장히 오랜만에 집어 들게 된 상황입니다. 예전에 <짐승의 시간> 참 인상 깊게 읽었던 느낌이 있고요. 김원수 씨 소설들 볼 때마다 느끼는 건 인간관계에 대한 묘사들이 정말 디테일하고 사실적이라는 거예요. 특히 과거에 그의 문장들을 좋아했던 이유는 소설을 읽다가 ‘아 맞아, 이런 게 한국사람들이지’라는 느낌이 들 때가 굉장히 많아요. 그래서 그 자체로 한국인의 풍속사 느낌이 들기도 하구요. 이번에 나온 장편은 단편 ‘스크린 앞에서’와 장편 ‘부부의 초상’이 딱 2개 실려 있는 특이한 구성인데요. 두 편은 연작이라고 하죠. 1980년대 초 언론 통폐합 시절, 그 후 20여년에 걸친 신문사 풍경들을 배경으로 문화부 기자가 화자로 등장, 그의 시선에 담긴 남편이 화가인 노부부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기후, 문명의 지도를 바꾸다

브라이언 페이건 저/남경태 역 | 예지(Wisdom)

인류의 문명을 움직이는 힘, 기후!

영국 출신의 인류학자 브라이언 페이건의 책인데요. 선사시대 역사 연구 분야의 최고 권위자라고 합니다. 이 책은 말하자면 지구의 기후와 문명의 관계를 역사적으로 다룬 책인데요. 이전에 다뤘던 총,균,쇠와 약간 겹치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러나 관점이 굉장히 다른 부분이 있고요. 책은 기후 변동의 핵심이 염도와 온도의 차이 때문에 일어나는 대양의 순환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하는데요. 그것이 과연 초기 인류를 어떻게 이동시켰는지, 그리고 문명을 어떻게 확산시켰는지 설명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인류 문명이 발달할수록 역설적으로 기동성이 상실되면서, 엄청난 기후적 대재앙 앞에서는 오히려 인류가 취약해지는 역설에 처해있다고 설명하죠. 이런 식으로 저자는 현재의 위기에 대해서 경고하고 있기도 합니다.



배트맨과 철학

마크 D. 화이트,로버트 아프 공편/남지민,신희승,이해림,차유진 공역/김민훈 감수 | 그린비

21세기 가장 훌륭한 히어로 영화에 대한 철학적 고찰

미국의 철학자 마크 화이트와 로버트 아프가 공저한 책인데요. 제 생각엔 이런 류의 책들이 국내에 나온 건 매트릭스가 효시였던 것 같습니다. 그 책이 워낙 철학적으로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건드리고 있잖아요. 그 이후에 특정 영화라든지, 만화에 담긴 철학적 화두를 다루는 일종의 이색적인 대중철학서들이 국내에 나오고 있는데요. 얼마 전, 반지의 제왕에 관한 책도 나왔죠. 이 책은 21세기 들어 가장 훌륭한 히어로 영화라고 할 수 있는 다크 나이트, 즉 배트맨에 관한 철학책입니다. 펴낸 사람들은 만화 역사상 배트맨이 가장 복잡한 캐릭터라고 보고 있는데요. 배트맨이 인기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그가 단지 인간일 뿐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러면서 과연 배트맨이 하는 일이 옳은 일인지, 윤리적인지에 대해 사안별로 꼼꼼하게 철학적으로 파고들고 있습니다.



당신의 이성을 마비시키는 그럴듯한 착각들

실벵 들루베 저/니콜라스 베디 그림/문신원 역 | 지식채널

착각 뒤에 숨은 진짜 나를 발견하는 기발한 심리실험

프랑스의 사회심리학자죠, 실벵 들루베의 책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기상천외한 실험들, 특히 심리학 실험에 관한 책 읽는 거 참 좋아하고요. 그 중에서도 이 책은 특히 흥미로워 보입니다. 특정 실험의 내용을 설명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각각의 실험들이 처한 상황을 앞부분에 짤막하게 소설처럼 제시하고 있는데요. 그 실험의 의미를 이전의 유사 실험들과 비교하기도 하고, 이 실험을 통해 떠오르는 문학작품, 역사적인 에피소드들과 함께 연결 지으며 설명하고 있습니다. 서술방법이 상당히 친절한 책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요. 오늘 <책, 임자>에서 다룬 매드 사이언스 북과 비교해가면서 읽는 것도 꽤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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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그리트 리델 #김원우 #브라이언 페이건 #배트맨과 철학 #실벵 들루베
3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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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kdldodh

2013.07.31

도형으로 알아보는 심리라, 흥미롭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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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로리

2013.07.30

좋은 기사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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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전중

2013.07.29

좋은 책들 정보 감사합니다. 심리 관련된 책들에 눈이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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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

어찌어찌 하다보니 ‘신문사 기자’ 생활을 십 수년간 했고, 또 어찌어찌 하다보니 ‘영화평론가’로 불리게 됐다. 영화를 너무나 좋아했지만 한 번도 꿈꾸진 않았던 ‘영화 전문가’가 됐고, 글쓰기에 대한 절망의 끝에서 ‘글쟁이’가 됐다. 꿈이 없었다기보다는 꿈을 지탱할 만한 의지가 없었다. 그리고 이제, 삶에서 꿈이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되물으며 변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