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는 3가지 유형의 교육 전문가가 있다
“강남에 사는 학생들을 상담하다 보면 지금까지 엄마의 말을 따라 학원을 다녔는데 별 성과가 없었다며 엄마의 정보력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얘기하는 아이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엄마들은 이미 아이들이 불신하고 있어 엄마의 말을 통 듣지 않는다며 다른 사람의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할 때 전문가를 찾게 된다.”
글ㆍ사진 김소희
2013.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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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에는 교육 관련 정보들이 많다. 같은 학교 엄마들을 만나면 학교 소식을 듣고 다른 학교의 엄마들에게는 아는 아이가 공부를 여전히 잘하는지 궁금해 묻기도 한다. 아는 집의 성공담에 다 같이 놀라고 어떻게 공부를 시켰는지 얘기를 듣는 건 흡사 남자들이 군대생활 체험기를 나누는 분위기와 비슷하다.

다른 집 아이가 성공한 이유들은 다양하게 각색되며 성공한 엄마의 정보를 하나라도 놓칠세라 이야기에 집중한다. 그리고 어느 학원의 어느 선생님이 이번 시험문제를 적중해 큰 도움이 되었는지 슬쩍 물어보기도 한다.

대부분의 모임에서는 불확실한 정보가 돌고 진짜 유용한 정보는 가려져 있다. 정보의 진위여부를 알아내는 것도 강남엄마 정보력의 내공이다. 엄마들은 어느 정보가 우리 아이에게 필요한 것인지 알기 어려워서 좋다는 선생님과 학원들을 기웃거리지만 대부분 실패하고 고민만 쌓여간다.

강남에 사는 학생들을 상담하다 보면 지금까지 엄마의 말을 따라 학원을 다녔는데 별 성과가 없었다며 엄마의 정보력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얘기하는 아이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엄마들은 이미 아이들이 불신하고 있어 엄마의 말을 통 듣지 않는다며 다른 사람의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할 때 전문가를 찾게 된다.


교육 컨설턴트

강남에 활동하고 있는 교육 전문가들은 크게 3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교육연구소 혹은 컨설팅’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아이들의 교육 목표를 달성해 주는 컨설턴트들이 있다. 특히 특목고나 대학입시 위주로 컨설팅이 진행되며 입학사정관제를 지원할 수 있도록 교내외 경시대회를 준비시키거나 교외 봉사활동까지 포트폴리오를 짜준다. 고등학교 선생님 출신의 ‘강남의 ○○선생’이라는 분은 지역 신문에 광고성 교육칼럼을 싣고 TV에 소개되어 더욱 호황을 누리고 있다. 그분 강연회를 듣기 위해서는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 이외에 수시전형 준비를 도와준다는 교육컨설팅 업체들의 간판은 대치동을 대표하는 은마아파트 사거리를 중심으로 눈에 많이 띈다. 이런 컨설팅 업체를 이용하는 경우 회원이 되어 컨설팅 비용을 지불하고 개인교사까지 의뢰를 받아 아이의 교육을 시킬 수 있다. 비용이 많이 들지만 아이에 대해 큰 신경을 쓰지 않아도 관리해준다는 장점 때문에 인기가 있다. 보통 직접 상담 프로그램을 받지 않더라도 가벼운 진로 상담을 하는 프로그램도 있어 전문가의 조언이 궁금한 엄마들이 한번쯤 찾아간다. 하지만 상담을 받더라도 아이의 상황을 파악하는 정도이니 지속적인 교육계획을 세워 실천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얻는 것은 아니다.


돼지엄마

다음으로 ‘돼지엄마’로 강남 교육정보의 전령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은 자신의 아이 교육에 자타가 공인하는 성공을 한 사람들이다. 아이들을 훌륭하게 키우는 것을 최대의 덕목으로 여기는 분위기에서는 이들을 만나고 싶어 하는 엄마들이 많다. 돼지엄마는 대치동 학원 정보를 꿰뚫고 있고 유명한 선생님을 섭외하는 능력이 있어 팀 수업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학원장들과도 친해 엄마들을 데리고 학원장이나 유명한 선생님들과의 상담을 주선하기도 한다. 모든 엄마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아니라 소개에 의해 모임에 참석할 수 있다. 돼지엄마들 중 단과학원을 차리는 경우도 있다. 자신이 아는 유명 강사들의 연락처를 알고 있기 때문에 섭외가 가능하고 따르는 엄마들이 많아 강좌를 개설하고 운영하는 데 어려움이 없기 때문이다. 이들은 자신이 경험한 노하우를 소중히 여기고 입시에서 좋은 성과를 내는 데 주력한다. 돼지엄마 중 컨설팅 업체를 차리는 경우도 있다. 엄마에게 의뢰받아 아이들을 과목별 강사들과 연결해주고 커미션을 받는 것이다. 돼지엄마는 교육과정에 관심을 가지기보다 입시 변화에 더 민감하다. 계속 좋은 결과를 내어야만 엄마들의 입소문도 커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특목고 입학을 위해 준비할 경시대회나 진도, 학원, 강사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공부에 흥미를 붙여야 하는 평범한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내용은 그리 많지 않다.


에듀 서포터

마지막으로 내가 표방하는 ‘에듀 서포터’가 있다. 에듀 서포터는 교육컨설턴트나 돼지엄마와 달리 상담자 중심이다. 두 유형이 현재 일어나고 있는 아이의 성적 문제를 해결할 지침을 제공해 좋은 학교에 진학하도록 도와주는 데 초점을 둔다면 에듀 서포터는 상담 당사자인 아이가 스스로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아이디어와 아이가 요구하는 도움을 제공하는 데 집중한다. 우선 학업과 가치관 관련 문제로 나누어 상담을 한다. 학업과 관련해서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성적을 포함한 결과물들을 만들어내기 위해 아이가 배우거나 배울 교육과정을 알려주고 스스로를 개선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잡도록 도와준다. 아이들을 어린 철학자라고 여기고 아이들이 생각하는 계획을 세우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부모와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도록 도와 가정의 화목에 힘쓴다. 아이와 부모님들에게 아이의 성향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서로에게 품고 있던 오해를 풀게 하여 신뢰하는 관계가 되도록 대화하는 법과 이해하는 법에 대해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고3 상담은 지금 현재 생활기록부 상에 적혀 있는 성적과 활동, 대학입시를 위해 준비해야 할 우선순위들을 나누어 살펴본다.

곧 고3이 되는 내신 성적이 4~5등급 정도인 이과생이 있다고 하자. 모의고사도 비슷한 등급이 나온다면 서울 소재 대학을 가기도 벅찬 상황이다. 이 아이에게 수시와 정시전형을 설명해주고 자신의 현재 상황에서 가장 효율적인 입시 준비를 시켜볼 계획이다. 며칠 후 적성고사 설명회를 가게 되는 이 아이에게 수시 지원 6개 티켓 중 몇 개를 적성고사 시험에 쓸지 결정하는 경우를 생각하며 들어보라고 권한다.

우선 적성고사는 내신이 30%, 적성고사 70%라 내신 성적이 나쁘거나 수능 성적에 자신 없는 아이들이 준비를 하는 시험이다. 최근 28개 대학에서 실시되고 있고 서울 중하위권 대학의 분교도 들어갈 수 있기에 전국적으로 많은 학생들이 지원한다. 문제는 모두 객관식이며 60분 동안 60문제를 풀거나 80분 동안 60문제를 푸는 식으로 시험 분야는 국어, 영어, 수학 혹은 국어와 수학만 보는 학교들이 대부분이다. 적성 100% 전형도 있고 수능최저등급을 요구하는 학교들도 있어 지원할 수 있는 대학들도 제한되어 있다. 이 아이에게 적성고사 전형 중 내신이 들어가지 않는 적성고사 100% 전형과 수능최저등급이 제시되어 있는 전형이 유리하다는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많은 아이들이 적성고사를 준비하는 시간이 길어 합격자 간 적성고사 성적의 차이가 많지 않고 비강남권 수험생들의 내신이 상대적으로 강남권 아이들보다 좋기 때문이다.

아이에게 이런 상황을 설명하고 무엇을 열심히 해야 할지 우선순위를 정하자고 한다. 아이는 내신 성적을 좀 더 올려야겠다고 한다. 다음으로 수능성적 중 2등급 과목을 하나라도 만들어 적성고사 전형에서 요구하는 수능최저등급을 맞추어 합격선에 도달하겠다고 한다. 그렇다면 에듀 서포터는 수능 과목 중 2등급을 맞출 수 있는 과목이 무엇인지 물어보고 아이와 함께 수능 과목별 약점을 보완하여 등급을 올릴 수 있는 전략을 구체적으로 짜기 시작한다. 실제로 수능 2등급 과목이 있다면 굳이 적성고사 준비를 하지 않고 다른 전형으로도 대학을 갈 수 있으므로 아이와 3월 모의고사 결과를 보고 다시 전략을 짜자고 한다. 아이에게 고3 때 내신은 몇 주나 공부할 생각이며 과목별로 약한 부분을 찾아내는 법에 대해 얘기하고 그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부모에게도 이런 교육계획을 소개하고 서로 잘 협조할 수 있도록 중재하는 역할도 한다. 뿐만 아니라 고3 기간 동안 마음가짐이나 컨디션 조절을 위해 준비해야 할 것들에 대해서도 같이 얘기를 나누며 점검한다.

또 에듀 서포터는 입시의 변화와 함께 교육과정의 변화에 대해서도 늘 연구한다. 상담해야 하는 아이들이 학년별로 다양하고 각자가 교육 바코드를 가지고 있어 지나온 교육과정에서 놓친 것들을 점검하고 보완할 아이디어들을 제공하기 위해서이다. 교육 관련 공청회나 세미나에 참가하여 새로운 변화에 대한 정보도 얻고 교육 결정권자들이 미처 알지 못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현실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도 제시하기도 한다.

에듀 서포터는 부모들에게는 아이들이 교육과정을 통해 무엇을 배우는지 늘 알리고 아이들에게는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 알게 하고 해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다. 언론을 통해 알려지는 교육내용 변화에 대한 파장을 연구하고 그 대안을 고민하여 해당되는 학년의 아이들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부모들에게 알리는 일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에듀 서포터는 부모가 아이에 대한 기대를 버리고 아이가 자신만의 특별한 ‘비전’을 가지도록 도와주는 방법에 대해 얘기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조언과 정보 중 우리 아이에게 맞는 옷을 어떻게 골라야 하는지 현명한 쇼핑의 원칙들을 제시한다.

이제부터 에듀 서포터로서 수많은 고민과 실패, 성공을 통해 얻은 나만의 노하우를 소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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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엄마의 정보력 김소희 저 | 북라이프
《강남엄마의 정보력》은 매년 바뀌는 교과과정과 차고 넘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우리 아이의 성향에 맞는 정보를 찾아내는 방법과 구체적으로 어떻게 교육계획을 세워야 하는지를 정확히 알려주는 책이다. ‘강남엄마’라는 브랜드를 가지고 최고의 에듀 서포터로 활동하고 있는 김소희 저자의 이야기는 아이들의 성적과 인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고 그것을 또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데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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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엄마 #강남엄마의 정보력 #김소희
3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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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ee78

2013.06.30

흠. 아이가 아닌 엄마가 중심이 되는 교육 문화...이렇게 버젓이 책까지 나오다니..좀 씁쓸하네요. 책은 꽤 팔렸을듯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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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iheaeun

2013.04.10

시험을 위한 공부. 과연 공부라고 할 수 있을까요? 그들이 이야기하는 좋은 대학은 대체 어떻게 정의할 수 있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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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

2013.04.09

진짜 '교육'의 내용 없이 빈 껍데기만 난무하는 '교육'판이 눈에 그려지는 듯 해서 가슴이 답답합니다. 무엇을, 어떻게, 왜 공부하고 싶고 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해 주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 원하는 대학에 가는가가 우선이 되어버린 이 현실을 바로잡을 방법은 없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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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희

‘강남엄마’라는 브랜드를 지닌 최고의 에듀 서포터. 성균관대 생물학과와 사회학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한국청소년개발원 연구원으로 첫발을 내디딘 후 1994년 미디어서비스코리아의 연구원으로 들어가 본격적인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MBC와 한국방송광고공사의 담당 연구원으로 커리어우먼의 길을 걷던 그녀는 큰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자 아이의 교육을 위해 직장을 그만두었다. 이후 함께 공부하는 엄마이자, 교육 상담가로서의 길을 선택했으며 그 결과 전국 엄마들과 교사들이 가장 만나고 싶어 하는 교육 컨설턴트로 손꼽히고 있다. 도서관, 관공서, 기업체, 교육기관 등의 요청으로 다양한 강연을 하고 있으며 지은 책으로는 《아이의 미래를 디자인하는 강남엄마》, 《강남엄마의 영어 교육 바이블》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