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나이트 라이즈>는 완벽에 가까운 영화
2012년, 얼마나 많은 영화들을 봤을까. 얼마나 많은 책들을 읽었을까. 얼마나 재미난 일들이 많이 있었을까. 새 다이어리를 구매하면서 2012년도 다이어리를 들춰 봤다. 그리고 2012년도에 정식 극장에 개봉된 영화들을 총 76편 봤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뭐 영화제에서 본 것까지 합하면 100편은 족히 넘을 것 같다. 나름대로 영화에 대한 연말정산, 한번쯤 해 보는 것도 재미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정리했다. 2012 아주 개인적인 시네마 연말정산!
2013.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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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얼마나 많은 영화들을 봤을까. 얼마나 많은 책들을 읽었을까. 얼마나 재미난 일들이 많이 있었을까. 새 다이어리를 구매하면서 2012년도 다이어리를 들춰 봤다. 그리고 <음치클리닉>을 마지막으로 2012년도에 정식 극장에 개봉된 영화들을 총 76편 봤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편수다. 뭐 영화제에서 본 것까지 합하면 100편은 족히 넘을 것 같다. 나름대로 영화에 대한 연말정산, 한번쯤 해 보는 것도 재미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정리했다. 2012 아주 개인적인 시네마 연말정산!
이 영화, 극장에서 보길 잘 했어!
<미션 임파서블 : 고스트 프로토콜>
솔직히 지금까지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가운데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3편이었다. 톰 크루즈의 기행(오프라 윈프리 쇼에서 방방 뛰었던) 때문에 흥행에서는 큰 재미를 보지 못했지만, 영화 자체의 쫀쫀함은 1편이나 2편을 능가했다. 그리고 별 기대 없이 4편을 봤고, 다시금 '이단 헌트'의 매력에 빠지고 말았다. 몸을 사리지 않는 톰 크루즈의 연기에 다시 한번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고, 영화가 주는 거대한 스케일과 볼 거리가 상영 시간 내내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세계 최고 높이를 자랑하는 호텔 에서의 와이어 액션 신은 한마디로 영화의 백미. 큰 화면에서 보는 것을 놓쳤더라면 큰일 날 뻔 했다는 생각이 든다.
<건축학개론>
별 기대 없이 봤으나, 큰 감동을 받고 만 영화. 누구나 가지고 있는 첫사랑의 공통분모를 이렇게까지 섬세하게 다루다니… 감독님의 연출력에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한가인, 엄태웅, 이제훈, 수지의 앙상블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 연기력이 늘 문제였던 배우들에게 이 정도의 느낌을 끌어 낸 것은 분명 감독님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을 다시 꺼내 듣게 만든 2012년도에 나온 최고 수준의 멜로 영화다. 영화를 보고 나와서 한가인과 엄태웅은 마지막에 잤을까 혹은 수지는 그 못된 선배와 같이 잤을까 등등 다양한 의견들을 쏟아내게 한, 가장 말을 많이 만들어 낸 영화.
<어벤져스>
조스 웨던 감독을 존경하기로 했다. 이렇게 많은 캐릭터들을 등장시키면서 어떤 캐릭터도 놓치지 않은 그의 연출력은 앞으로 나올 히어로 영화들을 바짝 긴장하게 만든다. 물량이 크게 투입될 수록 이야기와 캐릭터를 어떻게 구축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슈퍼 액션 히어로 영화의 교과서 같은 영화다. 틈틈이 웃기고,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시각적으로 화려함을 보여주는 화끈한 전개가 2편을 손꼽아 기다리게 할 정도. 이와 비슷한 컨셉의 <저스티스 리그>(슈퍼맨, 원더우먼, 그린랜턴 등등이 한꺼번에 출연하는)가 과연 <어벤져스>의 아성을 넘어 설 수 있을지도 궁금하다.
<심플 라이프>
영화가 시작되고 한 시간이 지난 시점부터 계속 흐느껴 울어야 했던 영화다. 제목처럼 아주 심플한 영화고, 억지 감정을 강요하거나 과장하지 않는 정말이지 극도로 담백한 영화다. 어떻게 보면 다큐멘터리보다 더 담백하다. 그런데 눈물이 흐른다. 수십년을 가정부로 살아왔던 여인의 마지막 시간을 그린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주연을 맡은 '아타오'역의 엽덕한은 지난해 베니스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자극적인 영화에 지쳐있는 당신을 위한 치유의 영화다.
<도둑들>
말이 많은 영화임을 알고 있다. 솔직히 1300만 명이 넘는 관객들의 선택을 받을 만한 영화였냐 하는 것이 가장 큰 화두다. 다양한 주변 환경들과 다양한 이슈들 때문에 역대 최고 흥행작의 왕자에 이름을 올리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결국에는 영화의 힘이다. 대한민국에서 자랑하는 최고의 배우들이 등장하고, <전우치>, <범죄의 재구성> 최동훈 감독의 매끄러운 연출력이 시너지를 일으켰다고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기존에 찾아 보기 어려웠던 캐이퍼 무비라는 장르를 가져온 것도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어벤져스>가 히어로들의 앙상블을 보여줬다면 <도둑들>은 한국 최고의 배우들이 모여서 만들어낸 가장 매력적인 결과물이라 생각한다.
<아르고>
제 2의 클린트 이스트우드라는 수식어가 부끄럽지 않은, 벤 에플렉이 연출한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 영화가 진행되는 두 시간 동안 단 한 순간도 긴장을 끈을 놓치지 않는 괴력에 놀라움이 느껴지는 영화다. 영화 자체의 완성도와 연출력, 그리고 이야기의 밀도가 살아있는 근래에 보기 드문 스릴러 영화다. 실제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 졌기에 다소 늘어질 수도 있었을 법한 이야기였지만, 벤 에플렉의 연출력은 이 같은 위기를 말끔히 극복한다. 전미 박스오피스 1위, 1억불 수익 돌파는 1970년대를 배경으로 벤 에플렉 자신을 제외하고는 스타도 하나 등장하지 않는 영화가 관객들과 평단으로부터 어떤 인정을 받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수치다. 우리나라 시장에서 소리소문 없이 사라져버린 것이 못내 안타까울 따름.
<다크 나이트 라이즈>
극장에서 두 번 봤다. 솔직히 모두가 극찬해 마지 않는 <다크 나이트>를 그닥 재미있게 보지 않아서 <다크 나이트 라이즈>는 개봉이 거의 끝나갈 무렵에나 봤다. 동네 소 개봉관에서 영화를 보고는 너무나 좋아서 어렵게 IMAX관을 찾아 다시 한번 봤다. 태어나서 처음 본 IMAX 영화가 <다크 나이트 라이즈>라는 사실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동생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생일을 기념일로 정해야 한다는 주장에 어느 정도 마음이 움직일 정도로 감동 받았다. 더 이상의 배트맨 시리즈가 나올 수 있을까. 새로운 배트맨 시리즈의 피날레를 장식한 완벽에 가까운 영화.
<매직 마이크>
이 영화는 소품이다. 스티븐 소더버그가 감독하고, 채닝 테이텀, 매튜 매커너히, 알렉스 페티퍼, 매튜 본 등의 화려한 출연진이 등장하고 있지만, 솔직히 매우 작은 영화다. 그런데 이 영화, 참 재미있다. 그리고 솔직하다. 있는 척 하지 않고, 보여줄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 해 보여준다. 끝내 주는 음악에 화끈한 퍼포먼스가 일품이다. <헤이 와이어>로 주춤했던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은 <매직 마이크>로 부활했고, 채닝 테이텀의 인기는 <지 아이 조2>의 재촬영을 야기했다. 내년 상반기에 개봉될 <사이드 이펙트>가 기대 되는 것은 단순히 이야기 뿐만 아니라 스티븐 소더버그와 채닝 테이텀이 다시 만났다는 사실 때문이다.
<마다가스카 3D>
3D 영화라면, 자고로 마다가스카 3D 정도는 돼야 3D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화면을 뚫고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는 3D 기술은 근래 본 영화들 가운데 마다가스카 3D가 최고였다. 솔직히 입장 수익을 늘리기 위해 2D에서 3D로 변환한 영화들은 돈이 아깝다는 생각만 가득했는데, 마다가스카 3D를 보는 순간 입장료 13,000원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자체도 역대 시리즈 가운데 가장 흥미진진하다. 기존 3D 영화에 실망한 관객들이라면, 꼭 봐야 할 최고 퀄러티의 3D 어드벤쳐 영화다.
<광해 - 왕이 된 남자>
CJ가 열심히 밀어서 1200만 관객 이상을 동원한 것이 틀린 말은 아니지만, 영화가 힘이 없었다면 과연 1200만 명이 넘는 관객들이 이 영화를 봤을까? 아니다. <광해>는 쉽고, 재미있고, 우아하고, 잘 만들어진 영화다. 특히 영화 전편을 끌고 가는 이병헌의 힘이 굉장했던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대선의 앞두고 공개된 이 영화는 과연 국민을 위한 정치가 무엇인지, 나라를 이끌어갈 왕이 어떤 자질을 갖춰야 하는 지를 쉽게 설파한다. 화려한 미장센과 촘촘하게 짜여진 영화적 요소들이 작품의 완성도를 한 단계 높이고 있다. <그대를 사랑합니다>의 추창민 감독님은 드디어 최고의 흥행 홈런을 날리는데 성공했다.
TO BE CONTINUED
관람작 리스트(극장에서 본 작품들만, 영화제 제외) 미션 임파서블 : 고스트 프로토콜 ㅣ 레전드 오브 래빗 ㅣ 헝거게임 : 판엠의 불꽃 ㅣ 백설공주 ㅣ 용문비갑 ㅣ 내가사는 피부 ㅣ 하이힐을 신고 달리는 여자 ㅣ 백야 ㅣ 라이온킹 3D ㅣ 장화신은 고양이 ㅣ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2 ㅣ 진짜로 일어날지 몰라 기적 ㅣ 고스트라이더2 : 복수의 화신 ㅣ 더 레이븐 ㅣ 세이프 ㅣ 디스 민즈 워 ㅣ 존 카터 : 바숨 전쟁의 시작 ㅣ 매직 마이크 ㅣ 크로니클 ㅣ 코리아 ㅣ 건축학개론 ㅣ 언터쳐블 : 1%의 우정 ㅣ 어벤져스 ㅣ 돈의 맛 ㅣ 맨 인 블랙3 ㅣ 차형사 ㅣ 프로메테우스 ㅣ 미확인 동영상 ㅣ 마다가스카 3D ㅣ 락 아웃 ㅣ 사다코 3D : 죽음의 동영상 ㅣ 케빈 인 더 우즈 ㅣ 모모와 다락방의 수상한 요괴들 ㅣ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ㅣ 도둑들 ㅣ 무서운 이야기 ㅣ 스텝업4 : 레볼루션 ㅣ 토탈리콜 ㅣ 미드나잇 인 파리 ㅣ 케빈에 대하여 ㅣ 링컨 : 벰파이어 헌터 ㅣ 19곰 테드 ㅣ 레지던트이블5 : 최후의 전쟁 ㅣ 대학살의 신 ㅣ 피에타 ㅣ 이웃사람 ㅣ 점쟁이들 ㅣ 본 레거시 ㅣ 늑대아이 ㅣ 공모자들 ㅣ 루퍼 ㅣ 용의자X ㅣ 회사원 ㅣ 위험한 관계 ㅣ 롱폴링 ㅣ 강철대오 구국의 철가방 ㅣ 007 스카이폴 ㅣ 우리도 사랑일까 ㅣ 아르고 ㅣ 늑대소년 ㅣ 다크아워 ㅣ 배틀쉽 ㅣ 연가시 ㅣ 다크나이트 라이즈 ㅣ 광해 : 왕이된 남자 ㅣ 은교 ㅣ 헤이 와이어 ㅣ 럼 다이어리 ㅣ 지난여름 갑자기 ㅣ 남쪽으로 간다 ㅣ 살인소설 ㅣ 심플 라이프 ㅣ 돈 크라이 마미 ㅣ 브레이킹던 파트2 ㅣ 저지 드레드 ㅣ 음치클리닉 | ||
이 영화, 극장에서 보길 잘 했어!
<미션 임파서블 : 고스트 프로토콜>
솔직히 지금까지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가운데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3편이었다. 톰 크루즈의 기행(오프라 윈프리 쇼에서 방방 뛰었던) 때문에 흥행에서는 큰 재미를 보지 못했지만, 영화 자체의 쫀쫀함은 1편이나 2편을 능가했다. 그리고 별 기대 없이 4편을 봤고, 다시금 '이단 헌트'의 매력에 빠지고 말았다. 몸을 사리지 않는 톰 크루즈의 연기에 다시 한번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고, 영화가 주는 거대한 스케일과 볼 거리가 상영 시간 내내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세계 최고 높이를 자랑하는 호텔 에서의 와이어 액션 신은 한마디로 영화의 백미. 큰 화면에서 보는 것을 놓쳤더라면 큰일 날 뻔 했다는 생각이 든다.
<건축학개론>
별 기대 없이 봤으나, 큰 감동을 받고 만 영화. 누구나 가지고 있는 첫사랑의 공통분모를 이렇게까지 섬세하게 다루다니… 감독님의 연출력에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한가인, 엄태웅, 이제훈, 수지의 앙상블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 연기력이 늘 문제였던 배우들에게 이 정도의 느낌을 끌어 낸 것은 분명 감독님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을 다시 꺼내 듣게 만든 2012년도에 나온 최고 수준의 멜로 영화다. 영화를 보고 나와서 한가인과 엄태웅은 마지막에 잤을까 혹은 수지는 그 못된 선배와 같이 잤을까 등등 다양한 의견들을 쏟아내게 한, 가장 말을 많이 만들어 낸 영화.
<어벤져스>
조스 웨던 감독을 존경하기로 했다. 이렇게 많은 캐릭터들을 등장시키면서 어떤 캐릭터도 놓치지 않은 그의 연출력은 앞으로 나올 히어로 영화들을 바짝 긴장하게 만든다. 물량이 크게 투입될 수록 이야기와 캐릭터를 어떻게 구축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슈퍼 액션 히어로 영화의 교과서 같은 영화다. 틈틈이 웃기고,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시각적으로 화려함을 보여주는 화끈한 전개가 2편을 손꼽아 기다리게 할 정도. 이와 비슷한 컨셉의 <저스티스 리그>(슈퍼맨, 원더우먼, 그린랜턴 등등이 한꺼번에 출연하는)가 과연 <어벤져스>의 아성을 넘어 설 수 있을지도 궁금하다.
<심플 라이프>
영화가 시작되고 한 시간이 지난 시점부터 계속 흐느껴 울어야 했던 영화다. 제목처럼 아주 심플한 영화고, 억지 감정을 강요하거나 과장하지 않는 정말이지 극도로 담백한 영화다. 어떻게 보면 다큐멘터리보다 더 담백하다. 그런데 눈물이 흐른다. 수십년을 가정부로 살아왔던 여인의 마지막 시간을 그린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주연을 맡은 '아타오'역의 엽덕한은 지난해 베니스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자극적인 영화에 지쳐있는 당신을 위한 치유의 영화다.
<도둑들>
말이 많은 영화임을 알고 있다. 솔직히 1300만 명이 넘는 관객들의 선택을 받을 만한 영화였냐 하는 것이 가장 큰 화두다. 다양한 주변 환경들과 다양한 이슈들 때문에 역대 최고 흥행작의 왕자에 이름을 올리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결국에는 영화의 힘이다. 대한민국에서 자랑하는 최고의 배우들이 등장하고, <전우치>, <범죄의 재구성> 최동훈 감독의 매끄러운 연출력이 시너지를 일으켰다고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기존에 찾아 보기 어려웠던 캐이퍼 무비라는 장르를 가져온 것도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어벤져스>가 히어로들의 앙상블을 보여줬다면 <도둑들>은 한국 최고의 배우들이 모여서 만들어낸 가장 매력적인 결과물이라 생각한다.
<아르고>
제 2의 클린트 이스트우드라는 수식어가 부끄럽지 않은, 벤 에플렉이 연출한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 영화가 진행되는 두 시간 동안 단 한 순간도 긴장을 끈을 놓치지 않는 괴력에 놀라움이 느껴지는 영화다. 영화 자체의 완성도와 연출력, 그리고 이야기의 밀도가 살아있는 근래에 보기 드문 스릴러 영화다. 실제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 졌기에 다소 늘어질 수도 있었을 법한 이야기였지만, 벤 에플렉의 연출력은 이 같은 위기를 말끔히 극복한다. 전미 박스오피스 1위, 1억불 수익 돌파는 1970년대를 배경으로 벤 에플렉 자신을 제외하고는 스타도 하나 등장하지 않는 영화가 관객들과 평단으로부터 어떤 인정을 받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수치다. 우리나라 시장에서 소리소문 없이 사라져버린 것이 못내 안타까울 따름.
<다크 나이트 라이즈>
극장에서 두 번 봤다. 솔직히 모두가 극찬해 마지 않는 <다크 나이트>를 그닥 재미있게 보지 않아서 <다크 나이트 라이즈>는 개봉이 거의 끝나갈 무렵에나 봤다. 동네 소 개봉관에서 영화를 보고는 너무나 좋아서 어렵게 IMAX관을 찾아 다시 한번 봤다. 태어나서 처음 본 IMAX 영화가 <다크 나이트 라이즈>라는 사실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동생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생일을 기념일로 정해야 한다는 주장에 어느 정도 마음이 움직일 정도로 감동 받았다. 더 이상의 배트맨 시리즈가 나올 수 있을까. 새로운 배트맨 시리즈의 피날레를 장식한 완벽에 가까운 영화.
<매직 마이크>
이 영화는 소품이다. 스티븐 소더버그가 감독하고, 채닝 테이텀, 매튜 매커너히, 알렉스 페티퍼, 매튜 본 등의 화려한 출연진이 등장하고 있지만, 솔직히 매우 작은 영화다. 그런데 이 영화, 참 재미있다. 그리고 솔직하다. 있는 척 하지 않고, 보여줄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 해 보여준다. 끝내 주는 음악에 화끈한 퍼포먼스가 일품이다. <헤이 와이어>로 주춤했던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은 <매직 마이크>로 부활했고, 채닝 테이텀의 인기는 <지 아이 조2>의 재촬영을 야기했다. 내년 상반기에 개봉될 <사이드 이펙트>가 기대 되는 것은 단순히 이야기 뿐만 아니라 스티븐 소더버그와 채닝 테이텀이 다시 만났다는 사실 때문이다.
<마다가스카 3D>
3D 영화라면, 자고로 마다가스카 3D 정도는 돼야 3D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화면을 뚫고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는 3D 기술은 근래 본 영화들 가운데 마다가스카 3D가 최고였다. 솔직히 입장 수익을 늘리기 위해 2D에서 3D로 변환한 영화들은 돈이 아깝다는 생각만 가득했는데, 마다가스카 3D를 보는 순간 입장료 13,000원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자체도 역대 시리즈 가운데 가장 흥미진진하다. 기존 3D 영화에 실망한 관객들이라면, 꼭 봐야 할 최고 퀄러티의 3D 어드벤쳐 영화다.
<광해 - 왕이 된 남자>
CJ가 열심히 밀어서 1200만 관객 이상을 동원한 것이 틀린 말은 아니지만, 영화가 힘이 없었다면 과연 1200만 명이 넘는 관객들이 이 영화를 봤을까? 아니다. <광해>는 쉽고, 재미있고, 우아하고, 잘 만들어진 영화다. 특히 영화 전편을 끌고 가는 이병헌의 힘이 굉장했던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대선의 앞두고 공개된 이 영화는 과연 국민을 위한 정치가 무엇인지, 나라를 이끌어갈 왕이 어떤 자질을 갖춰야 하는 지를 쉽게 설파한다. 화려한 미장센과 촘촘하게 짜여진 영화적 요소들이 작품의 완성도를 한 단계 높이고 있다. <그대를 사랑합니다>의 추창민 감독님은 드디어 최고의 흥행 홈런을 날리는데 성공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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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정성렬
정성렬의 아비정전(阿飛正傳)
"아비(阿飛)"는 '아비정전'의 주인공 이름이자 불량한 혹은 반항하는 젊은이를 상징하는 이름이며, "정전(正傳)"은 "이야기"라는 뜻. MOVIST.COM에서 "정성렬의 영화칼럼"을 2년 간 연재했으며, 인터넷 한겨레의 문화부 리포터, '연인', '극장전' 등의 홍보를 맡은 소란커뮤니케이션에서 마케터로 활동하기도 했다. 대학원을 진학하려 했으나 영화에 대한 애정을 접지 못하고 (주)누리픽쳐스에서 '향수', '마이클 클레이튼'등의 작품을 마케팅 했다. 현재, 좋은 외화를 수입/마케팅해 소개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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