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의 성장기, 그리고 우리의 성장기
글: 박희라
2011.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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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널드는 화요일에 떠났다
제인 레슬리 콘리 글/김종민 그림/이승숙 역 | 한림출판사
성버논과 로널드의 슬프도록 아름다운 성장기!
『로널드는 화요일에 떠났다』는 1994년 뉴베리 상 수상작으로, ‘아픔을 가진 소년의 성장기’를 개성 있는 캐릭터로 섬세하게 그려낸 성장 소설입니다. 마음속 상처 때문에 집과 학교어느 곳에도 적응하지 못하는 열네 살 버논은, 알코올 중독자 맥신 아줌마와 지적 장애아 로널드 모자를 만나 우정을 나누며 미래에 대한 불안과 패배감을 극복하고 희망을 찾아갑니다.
어린 시절 나는 어린이용으로 나온 책은 유치하다며 읽지 않으려고 드는 아이였다. 어린이를 위해서 쉽게 풀어 쓴 설명이, 쉬운 단어만 사용한 문장이, 읽는 나를 무시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 사회적으로 어른으로 분류되는 지금에 와서야 어린이 책의 매력을 깨닫고 말았다.

이 책의 화자는 버논이라는 소년이다. 공부하는 것이 힘들고, 갑작스럽게 엄마를 잃어서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혼란스럽기만 하다. 아빠가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아빠가 엄마가 될 수는 없는 법. 게다가 공부 잘하는 형과의 괴리감을 커져만 간다. 그런 소년의 이웃에는 로널드와 그의 엄마가 살고 있다. 로널드는 지적 장애아로 다른 사람과 쉽게 소통하지 못하는 소년이다. 그리고 로널드의 엄마 맥심은 종종 술을 마시고, 마을을 돌아다니며 소동을 일으킨다.

어느 학기말, 버논은 학교에서 낙제를 할 위기에 처한다. 그런 그가 낙제를 피할 방법은 과외를 받는 것. 하지만 먹을 것 사기도 힘든 어려운 형편에 버논이 과외를 받을 방법은 없어 보인다. 식료품 가게에서 벌어진 사건을 계기로 버논은 맥신 아줌마에게 도움을 주게 되고, 그녀의 소개로 40년간 학교 선생님을 해온 애니 선생님을 만나게 된다. 애니 선생님의 과외 조건 하나, 맥심과 로널드를 도와주는 것이다. 처음에는 우연으로 그리고 과외라는 보상을 위한 노력으로 시작된 이들의 관계는 점점 더 진심으로 변화한다. 소문에 가려 자신이 알지 못했던, 모자의 진정한 모습을 이해하고, 버논은 로널드를 돕기 위해 자선 행사를 기획한다. 하지만 버논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은 조금씩 틀어지기 시작한다.

버논의 성장은 맥심 아줌마의 성장과 함께 진행된다. 세상이 답답하고, 자신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하던 소년은 로널드를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통해서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배우고, 상대방을 위해서 자신의 욕심을 포기하는 법을 배운다. 그리고 타인의 도움을 받기 싫다는 자존심과 아들을 위한 희생 속에서 살아가면서, 현실을 인정하지 못했던 맥심 아줌마는 아들을 위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선택을 깨닫는다. 이들은 로널드를 통해서 자신보다 타인을 위하는 법을 배우게 되는 것이다.

성장이라는 것은 일정한 순서를 거친다. 문제를 느끼고, 그것을 극복하고자 하지만 방법을 찾지 못한다. 그 방황은 대부분 사회가 ‘사고’라고 규정하는 일들로 이어지고, 어느새 나는 구제불능의 존재가 되어 있다. 그리고 우연한 기회를 통해서 자신의 힘으로 어떤 일을 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느낀 성취감은 정신적 성장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동시에 어떤 것에 대해서는 포기하는 것이 더 올바른 선택이라는 것도 배운다. 어른이 되어 가는 것이다. 이제 사회적으로 아이라고는 주장할 수 없는 지금에 와서야 어린이 책이 좋아진 것은, 바로 이 성장의 과정을 다시 한번 겪고, 내가 어른이 되었음을 다시 한번 인정하고 싶기 때문이 아닐까, 어느 순간 되돌아가고 싶은 마음을 다시 한번 추스르고,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기 위해서가 아닐까.



제인 레슬리 콘리
『니임의 비밀』로 1972년 뉴베리 상을 받은 로버트 레슬리 콘리(필명 로버트 C. 오브라이언)와 편집자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버지니아 주에 있는 포토맥 강 근처의 작은 농장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아버지의 작품 『니임의 비밀』을 바탕으로 쓴 『라스코와 니임의 비밀』로 미국도서관협회(ALA) 북리스트 어린이 책 편집자가 주는 상을 받았다. 그동안 쓴 책으로 『재커리어를 위한 제트』, 『알-티, 마가레트와 니임의 비밀』, 『트라우트 서머』 등이 있다. 지금은 메릴랜드 주 볼티모어에서 남편과 딸, 아들과 함께 살고 있다.




 



58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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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y1224318

2022.06.08

요즘, '나다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곤 해요. 직업을 선택해야하는 취준생이기 때문에 더 그런것 같기도 해요. 책을 읽고 든 생각은, 너무 스스로를 틀에 가두고 살아왔구나였어요. 다양한 시도로 나만의 길을 걸을 수 있는데 말이죠.
덕분에 자격을 직접 만들어가며, 시도해보기로 다짐합니다.
짠부님의 영상, 팟캐스트, 책 등 곳곳에서 많은 영감을 받아요. 북토크를 통해 좋은 이야기 듣고 나누고 싶어요.
재테크에서 더 나아가 나 자신의 가치에 대해 보게 동기부여 해주시는 짠부님의 이야기여서 더욱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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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al99

2022.06.07

나를 잘 알고 잘 쓰며 마음껏 행복할 것이라고 경제적 자유를 정의해주신 게 정말 와닿았습니다.이번 책은 재테크를 잘 하기 위해 '나다움'을 찾아간 짠부님의 여정이 담겨있는 것 같습니다. 환경, 현실, 나를 받아 들이고 주도권을 쥐는 것, 나답게 살기 위해 좋아하는 일들의 균형을 맞추고, 도전의식을 갖고,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며, 이성적으로 사고하는 것의 중요성을 다시금 인지하고 깨닫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더 버는 내가 되는 법', 더 벌고 싶어서 책을 들었지만 짠부님의 이야기에 많이 공감하고 나다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면서 저 자신과의 대화를 하게 된 것 같아요. '나답게 재테크하는 법, 나다움'에 대한 짠부님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고 싶습니다.
엄마랑 같이 짠부님의 이야기를 듣고 각자 나다움을 찾아가는 데 더 도움이 되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합니다.(신청인원 : 2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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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kalsdn4604

2022.06.05

중졸이라는 스펙으로 제대로된 취업 한번 못한 채 변젼치않은 일자리로 부자란 나와 관련없는 단어인줄만 알았습니다. 대기업출신에 엄청화려한 가기계발 유뷰트님들은 나와 다른 세상이었지만 김짠부님 유튜브를 보고 비교적 그들보단 공감이되고 가깝게 느껴졌고 나도할 수 있겠단 희망이 생겨 용기를 얻는 계기가 되어 책을 읽기 시작하고 무언가 인생에 꿈틀되는 중입니다. 아직 김짠부님을 알지못하는 여자친구와 강연을 들어 제가 느꼇단 무엇가를 공감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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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라

극단적인 애교와 극단적인 무뚝뚝함을 달리고 있습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웃어 넘기는 대인배가 되고 싶지만 추운 날씨에도 화가 나는 소인배입니다. 빨간머리 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열광하고 보들보들한 촉감을 가진 모든 것을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