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상처받는 십 대에게, 이제는 나와의 관계부터 돌볼 시간
『이제는 나부터 챙기기로 했다』 노윤호 저자 인터뷰
이 책이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로 상처받은 청소년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한집에서 부딪히는 부모님과 형제자매부터 매일 학교에서 함께하는 친구들까지, 십 대는 다양한 관계에 둘러싸여 있다. 그 사이에서 여러 감정들을 느끼면서 상처받기도 하고, 의지하기도 하며, 혼란스럽기도 하다. 나보다는 남을 먼저 신경 쓰게 되면서 오히려 나를 잃어 가는 관계에 매몰되기도 한다.
이 책은 자꾸 나만 상처받고 힘든 것 같아 힘든 십 대에게 이제는 남이 아니라 나부터 챙기라고 말한다. 청소년기에 찾아오는 다양한 관계에 휘둘리기 전에, 나와의 관계부터 올바로 맺길 권한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존중할 때 타인과의 건강한 관계가 가능해지고, 나를 지킬 수 있는 적정 거리를 찾아서 올바른 경계를 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1호 학교 폭력 전문 변호사인 저자는 마음이 힘든 십 대들의 다양한 이야기에 공감해 온 경험을 토대로, 똑똑하고 현명하게 자신을 지키고 사랑할 수 있는 관계 맺기와 경계 짓기 방법들을 소개한다.
‘학교 폭력 전문 변호사’라는 작가님의 직업이 약간 생소한 사람들도 있을 것 같은데요. 요즘 십 대 사이의 학교 폭력 문제가 무척 심각한 상황에서,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시는지 간략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학교폭력에 연루된 학생, 부모님을 만나 법적 제도를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조력합니다. 그리고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변호사 위원으로 가해 학생에게 어떤 징계를 내릴지, 피해 학생에게 어떤 보호조치를 내릴지 결정하는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또 강의로 학부모님들, 학생들, 학교 선생님, 상담사 등을 만나 학교폭력의 예방과 사후적 대처 방법에 대해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럼 정말 많은 청소년을 만나셨겠네요. 무엇보다 학교 폭력의 가해자와 피해자의 이야기를 모두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요즘 아이들의 심리와 감정을 폭넓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상처 입은 아이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을 하나만 꼽자면요?
부모님, 친구 등 주변 사람들이 자신의 힘든 부분을 공감하지 못할 때입니다. 나만 이상한가, 내가 너무 나약한가 하는 자책으로 이어지게 되고요. 또 상처를 받으면 자신의 상처 치유에 집중해야 하는데 주변 친구들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다 보니 상처 치유의 기회를 갖지 못하고 자신을 주위 사람들에게 맞추느라 더 힘들어집니다.
아무래도 사춘기 시기에는 주위 사람과의 관계에서 오는 고민이 가장 크군요. 혹시 작가님께서도 십 대 때 사람과의 관계 때문에 힘든 적이 있었나요?
그럼요, 초, 중, 고등학교 어느 시절도 사람과의 관계로 힘들지 않은 적이 없었습니다. 초등학교 때는 따돌림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고, 친한 친구가 다른 친구와 놀 때 질투한 적도 있었습니다. 중학교 때는 성적과 관련해서 라이벌과의 경쟁이 힘들었고요. 고등학교 때는 부모님과의 갈등, 성적에 대한 압박으로 친구들의 말 한마디에 상처받기도 했었습니다. 당시에는 어리고 주위 사람과 관계에서 오는 고민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방법도 몰랐기에 힘들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 어른이 되고 돌아보니 10대 시절 당연히 겪게 되는 감정이라는 것을 알았고, 해결 방법을 모르는 것도 당연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비록 서툰 부분은 있었지만 잘 이겨냈다는 생각에 10대 시절의 제 자신을 위로해 주고 싶습니다.
학교 폭력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시면서 심리 상담 공부도 시작하셨다고요. 바쁜 일정에 쉽지 않으셨을 텐데, 공부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변호사로서 학교폭력이 절차대로 종결되면 그것으로 학생들의 마음의 상처도 아물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단지 절차가 끝난 것만으로 학생들에게는 끝나는 게 아니었습니다. 절차 과정에서도 주변 사람들 때문에 상처받는가 하면, 절차가 끝난 이후에도 트라우마 등으로 힘들어하는 모습들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단순히 법적 조력뿐만 아니라, 학생들 사이에서 따돌림은 왜 발생하는지, 학생들은 관계에서 왜 상처를 받는지 등을 알아야 근본적인 도움을 줄 수 있겠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제가 일대일로 만나는 10대 친구들에게는 이러한 조언을 해 줄 수 있지만, 왜 내가 힘든지조차도 몰라서 방황하고 힘들어하는 친구들이 많을 거잖아요. 그 친구들에게 조언을 전해 주고 싶어서 『이제는 나부터 챙기기로 했다』를 집필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나부터 챙기기로 했다』는 작가님의 변호사 활동과 심리 상담 공부가 적절히 조화된 결과물인 셈이네요. 이 책에 등장하는 아이들의 예시는 모두 실화인가요?
네, 모두 실화입니다. 대신 저와 상담하거나 사건을 같이 했던 친구들이 특정되지 않는 범위에서 각색을 하였습니다. 제가 10대 친구들을 만나 고민을 들어보면 비슷한 상황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더라고요. 실제 사례를 들어 이야기한다면 책을 본 친구가 ‘아 나랑 비슷한 상황인데 이렇게 해결했구나’라고 쉽게 와닿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책에서는 친구나 가족, 사회와의 관계에 앞서 ‘나 자신’과 올바른 관계를 맺기를 강조하고 있는데요. 처음 들었을 때는 다소 막연하게 느껴지는데, 나 자신과의 올바른 관계란 어떤 것인지 간단하게라도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10대 청소년들은 주변의 시선을 많이 의식하거나 주변 사람과의 관계에서 자신을 찾으려는 모습들을 보입니다. 왜 10대 청소년들이 이런 모습을 보이는지는 책에서 설명해 놓았습니다. 그런데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 집중한 나머지 스스로를 잃어버리고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게 되는 거예요. 친구들, 부모님, 선생님 등 외부와 관계를 맺듯 내 자신을 객관화해서 나와의 관계도 설정해 보는 거예요. 쉽게 말해 나를 온전히 이해하고, 나를 사랑하는 것이라 이해하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제는 나부터 챙기기로 했다』는 주위 사람들에게 선물하기에도 좋은 제목인 것 같은데요. 작가님이라면 어떤 사람에게 이 책을 꼭 추천하고 싶으신가요?
친구들,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두렵거나, 주변 사람들에게 잘 휘둘리는 사람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어요. 이는 자아존중감, 즉 자존감이 낮아졌을 때 보여지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이제는 나부터 챙기기로 했다』는 스스로 자존감이 낮다고 느껴지는 사람들에게 왜 나부터 챙겨야 하는지, 그리고 나와의 올바른 관계 맺기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자신을 사랑하고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그러고 보면 저도 저를 사랑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던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는다면 저처럼 시행착오를 겪지 않고 십 대 시절부터 스스로를 사랑하는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해 봅니다.
*노윤호 법률사무소 '사월' 대표 변호사. 법조 영역에서는 생소한 분야였던 학교폭력 사건에 집중해 학교폭력이 법적 조력이 필요한 사회적 문제임을 보여주었다. 그 결과 2019년 대한변호사협회에 국내 1호 학교폭력 전문 변호사로 등록되었고 이듬해 학교폭력 영역에서의 공익 활동을 인정받아 대한변호사협회 우수 변호사상을 수상했다. SBS 〈8시 뉴스〉, 〈SBS 스페셜〉, KBS 〈시사 직격〉, 〈더 라이브〉 등 여러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하였으며 현재 서울동부교육지원청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위원, 푸른나무재단 법률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강의를 통해 학부모, 교사, 상담사 등을 만나 학교폭력 예방과 대책 실현을 전달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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