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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도 할 수 있어요, 아트 컬렉팅에 입문하는 법

『아트 컬렉팅 : 감상에서 소장으로, 소장을 넘어 투자로』 저자 케이트 리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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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법과 지식재산권, 국제 통상 분야에서 다수의 경력을 쌓은 아트 전문 변호사 케이트 리에게 아트 컬렉팅 입문을 위한 조언을 들어봤다.

아트 컬렉팅 : 감상에서 소장으로, 소장을 넘어 투자로 

아트 열기로 뜨거운 9월이 왔다. 서울에서는 9월 6일부터 9일까지 아트 페어 '프리즈(Frieze) 서울'과 '키아프(Kiaf) 서울'이 함께 열린다. 아트 컬렉팅과 투자에 관심 있다면 『아트 컬렉팅 : 감상에서 소장으로, 소장을 넘어 투자로』를 참고해 보자. 현실적인 금액으로 나만의 컬렉션을 꾸리고, 먼 훗날 자산이 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이 책의 저자이자, 예술법과 지식재산권, 국제 통상 분야에서 다수의 경력을 쌓은 아트 전문 변호사 케이트 리에게 아트 컬렉팅 입문을 위한 조언을 들어봤다. 



간단한 자기소개와 함께 이 책의 집필 동기를 말씀해 주세요. 더불어, 아트 컬렉팅에 관련한 다른 책들과 차별화되는 이 책만의 특징도 함께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저는 하루 종일 딱딱한 법률 용어와 함께 일을 하는 변호사입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제게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여유를 주는 예술 작품이 좋아서 예술법에 대한 업무를 시작하게 됐어요. 뉴욕에서 로스쿨을 졸업하고 동료 변호사들과 어울려 예술가와 관련 단체를 위한 법률 자문 재능기부 활동을 했던 것도, 한국에 돌아와 이 분야 일을 계속하는 데 큰 계기가 되었죠. 

이 책이 다른 책들과 차별화되는 점이라면, 예술 작품을 그저 투자의 수단으로만 대하지는 않았다는 점입니다. 독자들이 삶에 약간의 바람이 드나들 수 있는 정도의 구멍을 낸다는 마음으로 예술을 대하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작품 취향을 발견하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제 생각을 담았어요. 

물론 컬렉팅한 작품을 되팔 때 금전적 이득도 따라주면 좋겠지만, 그것이 목적이 되는 순간, 작품의 가격이 얼마나 오르는지만 생각하게 될 것 같아요. 그러면 매일 보고 싶어서 구매한 작품이 어느 순간 골칫덩어리처럼 느껴질 수도 있어요. 

작가님께서는 초보 컬렉터부터 빅 컬렉터까지, 작품을 구매하고 싶어하고 또 구매하려는 고객들을 많이 만나실 텐데 그들이 가장 많이 궁금해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컬렉팅이 반드시 어려운 일만은 아니라고 말씀드리지만, 사실 제법 큰 돈을 들여 작품을 구입하는 일을 선뜻 결정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컬렉팅에 실패하면 어쩌죠?' '제가 이 작품을 잘 사는 걸까요?' '투자 가치는 있나요?' 이러한 부분을 제일 궁금해하시는 것 같아요. 꼭 되파는 일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작품을 보는 자신의 안목에 대한 걱정이 많으시더라고요.

지난해에 이어 올해 9월에도 키아프·프리즈가 서울에서 연이어 열리며 방문 계획을 세운 사람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이번 행사에서는 특히 무엇을 관심 있게 보면 좋을까요? 또, 아트페어에서 작품을 사려고 할 때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알려 주시면 좋겠습니다. 

작년 프리즈 서울은 프리즈 본사와 글로벌 미술계를 놀라게 할 만큼 성과가 컸습니다. LA, 뉴욕에서 열린 프리즈 보다 높은 판매액 기록을 세웠으니까요. 올해는 더 많은 갤러리들이 훨씬 많은 작품을 들고 오리라 생각합니다. 작년에 비해 대체 투자에 대한 열기가 가라앉긴 했지만, 세계적 아트페어를 만난다는 설렘이 벌써 느껴지거든요. 조기 예매 티켓이 일찌감치 매진된 것을 보고 짐작했습니다.

물론 초고가의 작품들도 많이 있겠지만, 프리즈가 다른 유명한 아트페어에 비해 진보적이라는 평을 듣는 만큼 다양한 작품을 만나보는 기회로 삼으시면 좋겠습니다. 특히 요즘은 미술계에서는 주류라고 여겨지던 작가들의 작품보다 상대적으로 소외되었던 작가들의 작품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국가 출신의 작가들이나 여성 작가들의 약진이 눈에 띄고, 작품의 주제나 표현에 있어서도 환경 문제나 차별, 폭력 등 사회적 이슈를 다루는 작품들이 인기를 끌기도 하니까요. 

아트페어에서 작품을 구입할 때 주의점이라면, 작품은 오랫동안 나와 함께할 친구 같은 존재이므로 시간을 두고 여러 번 생각하고 구입하시길 권해드립니다. 하지만 아트페어는 특성상 기간이 짧기도 하고, 또 갤러리 측에서 구입을 원하는 관람객이 많다는 말로 결정을 서두르게 하기도 하기에 이런 말들에 휩쓸려 구매하지 않도록 주의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첫눈에 사랑에 빠지는 작품들도 있겠지만, 확신이 들지 않을 때는 일단 결정을 미루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아트 컬렉팅 : 감상에서 소장으로, 소장을 넘어 투자로』

초보 컬렉터들에게는 작품 구매도 그렇겠지만, 작품 재판매는 더 어렵고 막연하게 느껴질 것 같습니다. 작품 매각의 적절한 타이밍은 언제일까요? 또 어떠한 이유로든 작품 매각을 마음먹었다면, 어떻게 해야 큰 이익을 거두지는 못해도 적어도 손해는 피할 수 있을까요? 

작품 매각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사는 것도 어렵지만, 파는 일은 더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우선, 시장의 상황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어떤 장르나 어떤 작가의 작품이 인기를 얻고 있는지, 거래가 활발한지 알아야 합니다. 반대로 어떤 장르나 어떤 작가의 작품이 거래가 드물어졌는지도 읽을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작품 거래가 줄었다고 해서 판매 시기가 무조건 좋지 않은 것은 또 아니랍니다. 미술관과 같은 기관이나 경험이 많은 컬렉터들이 대부분의 작품을 구매하고 일반인들에게 기회가 오지 않는 경우, 거래 수가 많지 않기도 하거든요. 

판매하려는 작품을 구매한 갤러리나 경매 회사가 있다면 먼저 그들과 상의하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갤러리는 자신들의 대표 작가의 작품은 재구매하거나 재판매를 돕기도 하니까요. 작가의 커리어를 고려해 가장 좋은 조건으로 재판매되기를 원하는 것은 컬렉터와 같은 마음일 수 있습니다. 경매 회사 또한 자신들이 판매한 작품에 대해 전문가들이 상담을 해줄 수 있기 때문에 일단 논의해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다만, 미술 작품을 판매하는 것은 짧은 시간 내에 이뤄지기 힘들기 때문에 미리 계획을 세우고, 시장의 경향을 살펴보며 적당한 시기를 찾으시는 것을 권합니다.

요즘은 많은 작가들과 갤러리들이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작품을 소개하고, 온라인상에서 판매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구매 전, 작품을 직접 볼 수 없다는 점에서 유의해야 할 사항도 많을 것 같은데요. 온라인을 통해 작품을 구매할 때 어떤 것을 확인하고 유의해야 할까요?

온라인 쇼핑과 마찬가지로 온라인을 통해 작품을 구매할 때는 실제 모습과 차이가 있을 수 있어 주의를 요합니다. 발품을 팔지 않아도 되고, 구매 절차가 쉽고 간단한 대신, 화면에서 본 작품과 실제 작품은 색감이나 질감 등이 다를 수 있습니다. 작품의 크기도 반드시 확인해야 하고, 진품임을 증명하는 여러 서류들도 챙겨야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혹시라도 생길 수 있는 배송 중 파손 문제와 관한 정책과 작품의 환불 가능 여부 등 많은 것들을 꼼꼼히 확인해 두어야 합니다.

컬렉팅을 투자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사람들도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투자 목적으로 컬렉팅을 생각한다면, 어떻게 해야 성공을 거둘 수 있을까요? 주식, 코인, 부동산 같은 투자와 달리 미술품 투자를 할 때 특별히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나 자세가 있을까요?

일단, 미술 작품은 주식처럼 오늘 사서 내일 팔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신중을 기하셔야 합니다. 요즘은 작품 보유기간이 평균 3년 정도로 짧아지긴 했지만, 장기적인 투자임은 분명합니다. 모든 투자는 위험요소가 있기 마련이죠. 미술품에 투자하려면 여러 가지 점들을 고려하셔야 합니다. 

작가의 작품세계는 어떤지, 얼마나 자주 신작을 발표하는지, 작품의 주제가 뚜렷한지 등도 살펴보셔야 하고, 전시회 경험이나 수상 경력이 있는지 이력도 살피셔야 합니다. 어떤 갤러리에 작가가 소속되어 있고 그곳의 대표 작가인지, 작품을 소유한 기관이나 컬렉터는 누구인지도 알아보시길 권해드립니다. 구매하려는 작품이 작가의 주된 미디엄(medium)이나 장르가 맞는지도 고려하시면 좋을 듯합니다. 구매 계약서와 함께 작품이 진품임을 증명하는 서류를 챙기시는 것은 기본입니다.

마지막으로 이제 막 컬렉팅에 발을 들여놓았거나, ‘그림 한 점 사 볼까…’ 하는 마음이 생기기 시작한 독자들에게 한 말씀하신다면, 어떤 조언을 해 주고 싶으세요? 

매일 아침 눈을 떴을 때 좋아하는 작품을 마주한다면 하루의 시작이 조금은 가볍지 않을까요? 피곤한 몸을 이끌고 퇴근한 나에게 작품이 위안이 된다면 어떨까요? 그런 순간들을 돈으로 환산할 수 있을까요? 수장고가 있는 분들을 제외하면, 한 번 구매한 작품은 오랜 기간 나와 함께 생활해야 하는 만큼 마음이 흡족해지는 작품을 구매하신다면 적어도 실패는 아니라고 봅니다. 

처음부터 많은 돈을 들여 고가의 작품을 구매하는 것을 권하지는 않습니다. 오프라인이든 온라인이든 많은 작품을 보러 다니세요. 그러면 나만의 안목이 생길 거예요. 어떤 작품이 내 마음에 더 드는지, 어떤 작가에 관심이 생기는지 오랜 시간을 두고 살펴보세요. 그리고 소액으로 구할 수 있는 작품부터 시작해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꼭 회화나 조각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아트 토이도, 판화도, 사진도 좋은 시작점이 될 수 있어요. 나를 즐겁게 하는 포인트를 가진 작품이라면 한 번 저질러 보세요!



*케이트 리

서울대학교 외교학과와 컬럼비아대학교 로스쿨을 졸업하고 뉴욕에서 변호사 생활을 시작했다. 종합 법률 회사에서 예술법과 지식재산권, 국제통상 분야의 경력을 쌓는 동시에 변호사 단체에서 현대 미술 작가와 예술 단체를 위한 재능 기부 활동을 하면서 미술 전반에 대한 소양을 넓혔다.

2019년부터는 한국에 돌아와 미술품 구매 컨설팅 및 해외 전시 기획 회사 아티고어(ATTIGOR) 소속 아트 컨설턴트로서 수백 건의 미술품 거래 자문에 응했다. 현재는 법무법인 지평에서 예술법과 지식재산권 분야 전문 변호사로 일하며 아티스트와 갤러리스트, 경매사, 아트페어 관계자, 컬렉터 등 수많은 이들을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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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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