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에 간다면 들러야 할 전시공간 Best 3
오늘 소개하는 세 곳은 자연과 문화, 건축이 주는 울림의 하모니가 절묘한 곳으로 여행의 만족 그 이상을 느끼게 해 줄 것이다.
글 : 아티피오(ARTiPIO)
2025.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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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근교로 양평은 문화 예술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오랫동안 사랑을 받아온 힐링 지역이다. 청정 자연 속에 위치하여 주변 산, 나무, 계곡 등 자연 경관과 조화를 이루는 풍경들이 많다. 나아가 문화예술도 함께 누릴 수 있는 양평에 간다면 어디를 우선 떠올릴 수 있을까? 아마도 오늘 소개하는 세 곳은 자연과 문화, 건축이 주는 울림의 하모니가 절묘한 곳으로 여행의 만족 그 이상을 느끼게 해 줄 것이다.


의외의 예술스팟 양평군립미술관

(경기도 양평군 양평읍 문화복지길2)



양평은 아름다운 자연과 예술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곳으로, 첫 방문이라면 놓칠 수 없는 명소들이 꽤 있다. 그중 가장 먼저 떠오는 곳 중 하나가 양평군립미술관이다. 경기도 양평군에 위치한 공립 미술관인 이곳은 2011년에 개관하여 양평 지역 주민들과 방문객들에게 현대미술과 다양한 문화예술을 접할 기회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문화공간이다. 

 

현재 양평군립미술관은 개관 13주년을 기념하여 '왜곡된 진실, 가볍거나 무겁거나' 전시를 개최하고 있다. 2025년 2월 23일까지 관람이 가능한 이번 전시는 현대 사회에서 정보와 지식의 범람 속에서 '진실'의 의미를 탐구하는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다양한 작가들이 참여하여 진실의 왜곡과 그 무게에 대한 여러 시각을 선보인다.


국립현대미술관의 나눔미술은행 사업으로 선정돼 무상 대여한 미술은행 소장품 42점 등 국내 수준 높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총 4개의 파트로 나뉘어져 있다. '사회 관계적 진실'은 사회적 영향력에 의해 왜곡되거나 오독 되는 진실에 대해 재고해 보는 작품을 통해 우리가 알고, 또 믿고 있는 사회적, 역사적, 정치적 '진실'이 과연 시간이 흘러도 완벽한 진실로 남을 수 있는가에 대한 메시지를 감상한다. '굴절하는 진실'은 정보의 전달 과정에서 발생하는 왜곡과 변화를 보여준다. 디지털화된 사회의 다양한 매체 속에서 뒤덮고 있는 수많은 정보가 끊임없이 굴절되어 확대, 축소되고 전해지면서 분열되고 있음을 전한다. '사적인 진실'은 감정과 기억에 의해 끊임없이 재구성되는 진실을 보여준다. '기억'이라는 회로를 통해 지극히 사적인 '진실'을 만드는 개인의 시간을 예술이라는 기호를 통해 새롭게 바라보고, 우리의 정체성과 가치관에 의한 진리관과 '진실'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방문객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지상 3층, 지하 1층 규모의 양평군립미술관은 여러 기획전을 동시에 열기 때문에 취향에 맞는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양평군에서 직접 운영하는 미술관인 만큼 어린이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관람객을 위한 행사 또한 시기마다 다양하게 진행된다. 맞춤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하거나 문화 행사가 자주 열리니 가족 단위 여행지로도 제격이다. 

 

미술관은 양평의 청정 자연과 잘 어우러져 있는데, 주변에는 남한강, 산과 들이 펼쳐져 있어 전시 관람 후 여유롭게 산책하며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미술관 건축 자체도 현대적인 미감과 자연 경관이 조화롭게 설계되어 방문객들에게 특별한 감동을 선사한다. 미술관에서는 성인부터 어린이까지 다양한 연령층을 위한 예술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워크숍, 강좌, 체험 활동 등을 통해 누구나 쉽게 예술을 접하고 창작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고 여행 중 특별한 경험을 원한다면 미술관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양평군립미술관은 예술과 지역 사회를 연결하는 창구로서,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다. 이곳에서 예술의 즐거움을 발견하고 새로운 영감을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떠오르는 양평 예술 스팟 이함캠퍼스 

경기도 양평군 강남로 370-10



 '써 이(以)', '상자 함(函)'의 의미를 담아 '빈 상자'를 뜻하는 이함 캠퍼스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다양한 문화적 시도를 담아내는 열린 공간을 지향하며 탄생했다. 2022년 7월 양평군 강하면 전수리에 개관한 이함캠퍼스는 약 1만 평의 부지에 총 8개의 건물과 둘레길로 구성되어 있으며, 3개의 주요 시설로는 이함 미술관, 아트 퍼니처로 꾸며진 카페 콤마, 아카데미 및 연회가 가능한 별관 등이 있다. 특히 이함캠퍼스는 2개의 전시관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전시관은 지하 1층부터 2층까지 총 6개의 전시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넓은 문화예술 공간으로, 울창한 숲과 정교하게 조성된 조경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자연 속에서 현대미술 작품을 감상하며 산책할 수 있는 독특한 경험을 제공하며 곳곳에 배치된 석조 유물과 조각품은 주변 환경과 완벽하게 어우러져 공간 자체를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느끼게 한다.


이함 미술관은 ‘사일로 랩(SILO Lab)’과 같은 아티스트들의 공간 몰입형 작품을 선보이는 등 단순히 작품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 관람객이 작품의 일부가 되는 경험을 제공하기도 하며, 그간 진행된 기획전들은 전시 러버들의 꾸준한 관심을 받았고, 현재는 이함캠퍼스만을 방문하기 위해 양평을 찾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현재는 <침묵, 그 고요한 외침>전을 진행 중에 있다. 고통의 현대사를 겪은 폴란드가 1950년대 세계 그래픽 디자인계에 던진 혁신적인 포스터를 선보이는 전시이다. 은유적이고 상징적인 포스터를 발표한 이 시대의 폴란드 포스터는 ‘ 폴란드 포스터 학파’라는 이름으로 개념화할 정도로,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으며, 폴란드를 포스터의 왕국이 되도록 만들었다. 이 전시에는 폴란드 포스터 학파를 대표하는 포스터 200여 점을 비롯해 폴란드 현대사와 함께한 다양한 포스터도 함께 선보인다. 특히나 독특한 디스플레이와 바르샤바 거리를 느껴볼 수 있는 전시관 등은 꼭 직접 방문해야만 온전히 느낄 수 있다.


이함 캠퍼스는 단순한 미술관을 넘어, 자연과 예술, 건축이 어우러진 특별한 복합문화공간이다. 처음 양평을 방문한다면, 이함캠퍼스를 통해 양평의 문화적 깊이를 느끼고, 자연 속에서 새로운 영감을 얻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컬렉터의 집에 방문하는 독특한 경험 구하우스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무내미길 49-12



‘컬렉터의 집에 초대받은 기분’ 구하우스를 꾸준히 방문한 사람들이 입을 모아 하는 이야기이다. 실제로 미술관의 이름도 하우스로 끝 날 만큼 이곳의 정체성에서 ‘집’은 빼놓을 수 없는 단어일 것이다. 시각디자인 회사 디자인포커스 구정순 대표가 30년간 모은 자신의 소장품을 전시하기 위해 지난 2016년 7월에 오픈했다. “예술품은 소유가 아니라 공유하는 것”이라는 철학 아래 한국 1세대 그래픽 디자이너로서 가지고 있는 심미안과 예술에 대한 열정을 공공의 영역으로 가져왔다. 국공립미술관과 다르게 개인의 취향이 짙게 묻어 있는 점은 그 자체로 이 미술관의 매력이 되고 있다. 실제로 소장품이 주기적으로 교체되어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감동을 느낄 수 있다. 다양한 기획전시와 다른 컬렉터의 작품으로 구성된 전시를 개최하는 등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어 전시가 교체될 때마다 문호리를 찾을 이유가 된다. 



'집 같은 미술관'이라는 콘셉트 아래 최근 새로운 소장품을 공개했다. ‘구하우스가 2024년 컬렉팅한 신규 소장품전: '소유 x 공유' 전이 그것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구하우스 미술관이 지난 한 해 동안 소장한 작품들을 선보이며, 박태훈, 박광수, 권수현, 이지연, 키키스미스, 차혜림, 이안온 등을 포함한 27명의 작가 30여 점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작가마다 독특한 취향과 감성이 스며든 작품들은 시대의 트렌드를 제시하며 새로운 경험을 하도록 이끈다. 시대를 꿰뚫어 보는 안목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표현한 신진 작가들의 예술 세계를 소개하는 이번 전시는 급변하는 현대 사회 가운데 생겨나는 수많은 이슈를 저마다 다른 시각으로 소화시켜 예술로 풀어낸 그들의 참신한 발상을 펼쳐낸다. 구하우스 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통해 새해 문화 예술이 더욱 진흥하고, 우리의 마음도 더욱 넓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2025년 5월 4일까지 운영되는 이번 전시와 함께 사계절마다 달라지는 자연의 모습을 감상하며 힐링할 수 있기를 바란다.


구하우스에 관해 마지막으로 언급하고 싶은 점은 건축이다. 2024년 서펜타인 갤러리 파빌리온 프로젝트 작가로 선정된 조민석 건축가가 설계한 미술관으로서, 건축물 또한 하나의 예술 작품이 되는 곳이다. 미술관의 외관은 여러 방향에서 각각 주변과 어울려 반응하면서도 동시에 하나의 조형적 덩어리로 존재한다. 벽면들을 감싸듯 쌓인 벽돌들은 무수한 각도에서 평평함과 거친 표면을 만들어 빛의 방향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며 구하우스의 ‘하나이면서 여러가지인’ 특성을 한층 고조시킨다. 계절에 따라 피고 지는 야생화와 들풀, 수목으로 조성된 야외 정원은 ‘2021년 양평정원’으로 선정되어 아름다운 민간 원으로 공식 등록되어 있기도 하다. 미니멀리즘 디자인과 자연과의 조화를 핵심으로 하는 이곳은 현대미술과 건축이 상호작용 하며 방문객에게 독특한 경험을 제공한다. 도시의 분주함에서 벗어나 예술과 자연이 주는 영감을 느끼고 싶다면, 구하우스를 방문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 곳에서의 시간은 특별하고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될 것이다. 필자는 멤버십에 가입해 주기적으로 방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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