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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바라보는 다정한 SF소설 『소원 따위 필요 없어』

『소원 따위 필요 없어』 탁경은 작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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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경은 작가의 신간 『소원 따위 필요 없어』는 장애, 질병, 가정 환경 등 각자 힘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안고 있는 세 아이들이 만나 펼치는 마법 같은 이야기다. (2023.08.14)

탁경은 작가

청소년 소설 『싸이퍼』로 제14회 사계절문학상을 수상한 탁경은 작가의 신간 『소원 따위 필요 없어』는 장애, 질병, 가정 환경 등 각자 힘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안고 있는 세 아이들이 만나 펼치는 마법 같은 이야기다. 탁경은 작가의 글에서 묻어나는 숨길 수 없는 다정함이 시공간을 이동하는 상상력과 결합해 새로운 세계를 탄생시켰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뜨겁게 눈을 마주치고 손을 마주 잡으면서, 하루하루 더 치열하고 뜨겁게 살아가는 내일을 꿈꾸게 하는 소설, 『소원 따위 필요 없어』의 탁경은 작가와 나눈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보자!



오랜 시간을 들인 소설인 만큼 많은 기억이 녹아 있을 것 같아요. 집필 중 가장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이번 소설의 주인공들은 저마다 아픔이 있는데요. 제가 주인공들의 상황을 오롯이 이해할 수 없다는 좌절감이 가장 힘들었어요. 제가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는 아픔과 고통을 상상만으로 다룰 수 있을까. 그런 걱정과 의심이 저를 꽤 괴롭혔던 것 같아요.

민아는 고통을 견디는 방법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했지요. "고통받고 있는 사람은 내가 아니라고 생각하면 돼. 분신인 거지. 도플갱어나 지금 잠깐 맡고 있는 단역일 수도 있고. 걔한테 다 줘버리는 거야. 힘든 것들, 우울한 것들, 절망적인 것들." 짧지만 큰 위로가 되는 말이었습니다. 혹시 작가님께도 슬픔이나 외로움 등 마음의 고통을 이기는 방법이 있나요?

저는 글을 쓰면서 고통을 견디는 것 같아요. 일기든 에세이든 소설이든 글을 쓰면 마음 속 슬픔이나 괴로움이 정리되면서 조금 줄어드는 것 같아요. 글을 쓰지 못할 때는 제가 아프고 힘들다는 것을 주변 사람들에게 말하고 징징대면서 그 순간을 견뎠어요. 

어떻게 보면 자신을 보호해줄 공간을 찾아 꾀병을 부려 입원하는 혜주는 몸이 아픈 동수와 민아와 다른 캐릭터이기도 한데요. 그럼에도 "몸이 아픈 건 치료 과정이 있지만, 마음이 아픈 건 그런 것도 없지 않느냐"고 이야기하는 따뜻한 시선이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작가님은 혜주라는 인물을 통해 무엇을 보여주고 싶으셨나요?

몸이 아픈 것도 정말 괴롭지만 마음이 아픈 것도 그에 못지않게 힘겨운 일이더라고요. 그리고 몸과 마음은 연결되어 있어 마음이 아프면 몸이, 몸이 아프면 마음이 무너지기도 하고요. 요즘에는 마음이 아픈 사람들을 위해 정신 의학과 진료 문턱을 낮추는 등 여러 상황이 좋아지고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떻게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생각해요.

간절한 사람들만 갈 수 있는 세계, '샤이어'의 재미있는 설정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친절 부서, 외로움 부서, 데이트 폭력과 바이러스 담당 부서들과 새로운 가족 형태, 인간을 닮은 인공 지능 로봇 등 독특한 샤이어의 세계는 어떻게 구축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처음에는 가까운 미래를 염두에 두고 썼는데 쓰다 보니까 이런 저런 상상이 덧붙여졌어요. 2018년 영국에서 외로움 담당 부서를 신설해 국가적 차원에서 국민들의 정신 건강을 돌보고 있다는 기사를 보고 메모를 해둔 적이 있는데, 외로움을 담당하는 부서가 있다면 다른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지 않을까, 라고 상상해봤어요. 그러다 보니 각종 기묘한 담당 부서들이 생겨났네요.

마법처럼 모든 병과 장애가 낫는 것 대신 현재의 상황에서 나아가는 모습이 감동적이었습니다. 『소원 따위 필요 없어』 속 아이들이 자신의 상황을 받아들이고 스스로 한 걸음 나아갈 수 있었던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요?

사랑이라고 생각해요. 가족을 향한 사랑, 친구를 향한 사랑, 그리고 가장 본질적으로는 나 자신을 향한 사랑이죠. 저도 최근에 고통스러운 일을 겪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사랑의 힘으로 조금씩 나아질 수 있었더라고요. 결국 사랑만이 우리를 구원하고 돌봐주는 게 아닐까 싶어요.

작가님께 딱 한 가지 소원을 이룰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다면 어떤 소원을 이루고 싶으신가요?

예전에 이런 질문을 받았다면 소원을 딱 하나 고를 수 없다고 말했을지도 모르겠어요. 글에 대한 욕심이 참 많으니까요. 그런데 지금은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가족이 건강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하나만 더 말해도 된다면, 우리에게 수시로 들이닥치는 불행한 일들이 줄어들면 좋겠어요. 시련과 고난, 불행한 일이 아예 없을 수 없겠지만요.

마지막으로 자신의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맞닥뜨린 『소원 따위 필요 없어』 청소년 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굉장히 어려운 질문이네요. 저 또한 시련과 고통 앞에 바들바들 떠는 나약한 인간일 뿐인데 다른 분들께 무슨 조언을 드릴 수 있을까요. 짧게 한마디만 말씀드린다면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용기를 내보세요. 용기를 쥐어짜 손을 내밀면 그 손을 잡아주는 사람이 있을 거예요. 예상을 완전히 벗어나 가까운 사이가 아니라고 생각했던 분이, 사적인 관계가 아닌 공적인 관계가 손을 내밀 수도 있겠죠. 때로는 사람이 아닌 책이나 예술이나 신의 모습으로 나타날 수도 있고요. 그리고 손을 내미는 용기를 갖고 있다면 그 사람은 어떤 일도 버텨낼 수 있는 강인한 사람이라고 믿어요.



*탁경은

서울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했다. 청소년 소설 『싸이퍼』로 제14회 사계절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글쓰기를 더 즐기고 싶고, 글쓰기를 통해 더 괜찮은 인간이 되고 싶다.




소원 따위 필요 없어
소원 따위 필요 없어
탁경은 저
특별한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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