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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 권으로 스미스소니언 자연사 박물관 투어하기

『박물관이 살아 있다』 권기균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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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 박사이자 스미스소니언 방문 연구원이었던 권기균 저자가 우주의 탄생부터 인류의 기원, 자연과 생명의 진화와 멸종까지 폭넓은 주제를 다루었다. 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 2>의 배경으로 유명한 스미스소니언 자연사 박물관이 한 권의 책에 담겨 독자들을 찾아왔다. (2023.08.11)

권기균 저자

공학 박사이자 스미스소니언 방문 연구원이었던 권기균 저자가 우주의 탄생부터 인류의 기원, 자연과 생명의 진화와 멸종까지 폭넓은 주제를 다루었다. 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 2>의 배경으로 유명한 스미스소니언 자연사 박물관이 한 권의 책에 담겨 독자들을 찾아왔다. 세계를 움직이는 힘, 인류 지식의 보고 등 스미스소니언 자연사 박물관을 통칭하는 말들은 그곳이 세계 최대, 최고의 자연사 박물관임을 알 수 있게 해준다. 한국에서 스미스소니언을 저자보다 더 자세히 알고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 저자가 버추얼 투어를 하듯 5개의 전시실을 현장감 넘치는 생생한 설명과 더불어 자세하고 쉽게 풀어썼다. 과학에 관심이 없는 누구라도 『박물관이 살아 있다』를 읽으면 흥미로운 과학의 세계에 푹 빠질 것이다.



어떤 계기로 『박물관이 살아 있다』를 집필하시게 되셨는지 말씀해주세요.

저는 2005~2006년 스미스소니언 정책 분석실(OP&A)에서 방문 연구원(Visiting Scholar)으로 근무했습니다. 그곳에서 스미스소니언이라는 거대한 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당시 저의 연구 과제는 '미국 과학관에서의 과학교육시스템 연구'였습니다. 제 연구 과제를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 스미스소니언뿐 아니라 미국 내 16개의 과학관과 자연사 박물관들을 직접 다니면서 미국의 과학 교육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자연사 박물관의 역할과 기능도 어느 정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국립 자연사 박물관이 없는 한국에 스미스소니언과 같은 국립 자연사 박물관을 만들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오늘날 세계 최고인 스미스소니언 항공 우주 박물관을 만드는 데 72년 동안 헌신했던 폴 가버처럼 이 목표에 매진하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2009년부터는 학생·학부모 대상 연수단을 꾸려서 매년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 다녀왔습니다.

이런 경험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습니다. 더군다나 우리나라에서는 스미스소니언을 알기 쉽게 해설한 자료나 책이 없었고, 심지어 워싱턴 여행 가이드북에도 정보가 몇 줄 밖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반면, 최근 스미스소니언은 코끼리, 고래, 상어, 바다거북 등 전시물에 메시지를 담아냈습니다. 이런 세계적인 트렌드를 과학관, 박물관을 좋아하는 사람 또는 직접 스미스소니언을 방문하지 않았던 사람들과도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우리가 여행할 때면 그 나라를 알기 위해서 박물관에 가보라고 합니다. 특히나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박물관 관람을 추천하는데요. 실제로 우리 청소년들에게 박물관, 그중에서도 자연사 박물관을 방문하는 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박물관에 가면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워싱턴의 스미스소니언 자연사 박물관입니다. 미국인들도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을 꼭 가보고 싶어 한다고 합니다. 자연사 박물관에서는 인간과 자연에 대한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할 수 있습니다. 스미스소니언 자연사 박물관은 기후 변화와 생명의 다양성과 진화, 지구와 우주에 대해 호기심을 갖게 하고, 체험과 탐구를 할 수 있는 곳입니다. 이를 통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관통하는 지혜를 얻을 수 있습니다.

많은 부모들이 자녀와 함께 박물관을 방문하는 건, 청소년 시기가 인생의 꿈을 키워가는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청소년들이 자연사 박물관을 통해서 자연을 배우고, 환경을 생각하며, 인류와 지구의 역사를 통찰하고, 세상을 바꿔나갈 큰 꿈을 꿀 수 있습니다. 청소년들에게,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하고 싶습니다. 자연사 박물관에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더 넓은 세계를 만날 수 있을 겁니다. 또, 성인들에게도 이 책이 좋은 친구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박물관이 살아 있다』는 미국 워싱턴의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을 중심으로 집필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스미스소니언은 미국 지식의 보고라고 불리는 상징적인 공간인데, 이 박물관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소개해주세요.

스미스소니언은 미국 국립 박물관 19개, 국립 연구소 14개, 그리고 국립 동물원이 있는 세계 최대 박물관 그룹입니다. 스미스소니언은 박물관 그룹은 무료로 관람객들을 맞이합니다.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 방문하면 엄청난 규모와 방대한 전시물에 압도당합니다. 그 방문객만 연간 3천만 명이고 그중 자연사 박물관 관람객이 두 번째로 많습니다. 자연사 박물관은 1억 4,600만 점의 인류와 자연의 유산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스미스소니언은 영국인 과학자 제임스 스미스슨의 유산으로 1846년 탄생했습니다. 그는 "인류의 지식 증진과 확산을 위한 기관을 미국 워싱턴에 세우고, 이름은 내 이름을 따서 스미스소니언 인스티튜션으로 하라"고 유언장을 작성했습니다. 그의 사후에 유산은 영국으로 귀속되었는데, 미국 앤드류 잭슨 대통령이 재판 끝에 찾아왔습니다. 이런 과정 끝에 세계 최대 박물관 그룹인 스미스소니언이 '인류 지식 증진과 확산을 위한 기관'이라는 사명 아래 미국 워싱턴 DC에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전시 기법도 최고 수준입니다. 스미스소니언 자연사 박물관은 단순히 보여주기에 그치는 전시를 기획하지 않습니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질문과 패널, 실감 나는 전시물과 직접 만지고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최신식 전시 기법을 활용해 관람객들이 과학적인 사고로 세상을 볼 수 있게 이끕니다. 예를 들어 포유 동물 전시실은 7살 이상의 어린이가 있는 가족들이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쉽고 재미있게 전시했습니다. 천정에서 쏟아지는 자연광 아래, 사냥한 임팔라를 나무 위에 걸쳐 놓은 표범, 물소를 공격하는 암사자들, 물을 마시고 있는 기린 등 동물 표본들을 생생한 모습으로 재현해 놓았습니다.

풍부한 소장품을 기반으로 과학 연구를 지원하고 개발해, 전시뿐 아니라 과학 발전과 교육의 질적인 향상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습니다. 최신 연구 성과를 자연사 박물관을 통해 관람객에게 안내하는 역할도 수행하며 최고의 과학 교육 경험을 선사합니다.

스미스소니언 자연사 박물관은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데요. 그런 스미스소니언 자연사 박물관의 차별화된 전시 특징이나 지향점이 있을까요?

스미스소니언 자연사 박물관 전시의 특징은 과학적 통찰력과 주제를 풀어내는 스토리텔링입니다. 예를 들어 포유류 전시실에서 포유 동물을 설명할 때 포유 동물의 공통점 세 가지를 통찰합니다. 첫째, 털. 모든 포유류는 털이 있습니다. 둘째, 젖. 포유류는 어미가 새끼에게 젖을 먹여 기릅니다. 셋째, 특별한 귓속뼈입니다. 포유 동물만이 귓속뼈의 진동으로 소리를 증폭시키는 시스템을 갖고 있습니다. 이런 과학적 지식을 단순히 나열하거나 보여 주기식에 그치지 않고, 시각적 자료가 풍부한 전시 패널과 디오라마 등 다양한 도구를 활용해 전시를 구성합니다. 자연스럽게 포유 동물의 공통점을 파악하고 전시의 흐름에 맞춰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섬세하고 치밀하게 기획된 전시는 자세히 살펴보면 전시물 하나하나에서 다 의미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전시된 물 먹는 기린의 다리를 보면 자세가 이상합니다. 다른 동물들처럼 무릎을 구부리지 않고, 한자로 여덟 팔(八)자처럼 바깥으로 벌리고 자세를 낮춥니다. 그 이유는 뜻밖입니다. 언뜻 보면 무릎으로 보이는 관절이 사실은 무릎이 아니라 발목뼈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보고 보스턴 다이나믹스는 네발 로봇 '스폿'을 개발했습니다.

또, 밀렵으로 멸종 위기에 처한 아프리카코끼리, 해양 전시실의 홍보 대사인 참고래 피닉스, 테라스 카페 천장에서 잡아먹을 듯이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며 입을 벌리고 있는 메갈로돈 등 자연과 생태계를 위태롭게 만드는 인간의 행동들에 대하여 확실한 경고의 메시지를 전시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자연사 박물관에서 빼먹을 수 없는 공룡 전시에도 다른 박물관과 달리 스토리텔링을 가미해 기획합니다. 티라노사우루스가 트리케라톱스를 잡아먹는 장면을 연출해 단순히 화석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당시 상황을 재현해 설명함으로써 뻔한 공룡 전시를 벗어나 새로운 이야기를 전시로 알려줍니다.

인류의 기원 전시실에는 존 거시가 2년 반 동안 복원한 인류 조상들인 네안데르탈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루시), 호모 에렉투스 등의 생생한 모습들을 볼 수 있습니다. 모공 하나하나까지 복원해 놓은 모습에 감탄사가 저절로 나옵니다. 그런가 하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보석 호프 다이아몬드를 통해서 다이아몬드에 대한 과학적 지식과 호프다이아몬드에 얽힌 파란만장한 스토리가 어우러져 과학과 인문학의 융합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스미스소니언 자연사 박물관 현장 사진

『박물관이 살아 있다』 스미스소니언의 방대한 전시 컬렉션을 버추얼 투어 하듯이 생생하게 접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우주의 탄생부터 인류의 기원, 자연과 생명의 진화와 멸종까지 폭넓은 주제를 깊이 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집필하느라 힘들지는 않으셨는지요? 집필 과정을 좀 설명해주세요. 

책을 쓰는 내내 3가지를 반영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첫째는 각각의 주제에 관해 통찰력을 갖고 보는 것입니다. 둘째는 너무 뻔한 일반 지식보다는 짧지만 깊이가 있고, 다른 것들과 연관성이 있는 정보를 발견해내는 것입니다. 셋째는 그러면서도 재미있는 이야기로 엮어내는 것, 즉 스토리텔링입니다. 다행히 스미스소니언 자연사 박물관의 전시는 이런 요소들을 잘 갖추고 있습니다.

매년 학생과 학부모 대상으로 연수단을 꾸려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을 방문할 때마다 사진을 몇천 장씩 찍어왔습니다. 스미스소니언 자연사 박물관 사진만 1테라바이트입니다. 그런데도 핸드폰 카메라 성능 때문에 예전에 찍고 정리해 두었던 사진들이 잘 활용할 수 없었던 점이 가장 안타까웠습니다. 그래도 많은 분들이 사진을 주셔서 크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원래 기자나 작가처럼 글 쓰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집필 과정을 '고통의 축제'라고 합니다. 저도 그동안 때로는 머리 아프고 답답한 시간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스미스소니언 같은 국립 자연사 박물관의 필요성을 알려야 한다는 소박한 사명감으로, 자연사 박물관의 전시에 대해 제대로 한 번 공부해보자는 마음에 자료를 찾아 읽고, 또 읽으면서 참 미련하게 썼습니다. 그러다 보니 전체 원고로는 텍스트만 420쪽이 훨씬 넘어서, 출판사에서 원고를 잘라내느라 수고를 많이 했습니다.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되어 각 장별로 전시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저자의 입장에서 특별히 공을 들였다거나 기억에 더 많이 남는 장이 있나요?

사실 1장에서 6장까지 모두 공이 많이 들어갔습니다. 1장 스미스소니언 이야기는 스미스소니언 전체의 개요를 간단히 정리해 소개하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또, 지루하지 않게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2장에서 밀렵으로 멸종 위기를 맞고 있는 코끼리 이야기도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해 독자들에게 메시지를 잘 전달하고자 다방면으로 자료를 찾아봤습니다.

3장 해양 전시실에서는 고래의 사망 원인이 화물선에 부딪혀 죽는 해양 교통 사고와 통발과 부표에 연결해 놓은 나일론 줄이라는 사실이 너무 섬뜩했습니다. 또, 상어의 지느러미만 잘라내고 몸통은 바다에 다시 던져버리는 피닝 이야기는 마음이 아프고 분노가 치밀었습니다. 4장 인류의 기원 전시실에서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의 스반테 페보 박사가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 분석으로 202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6장에서는 '국보급 티라노사우루스'가 트리케라톱스를 물어 죽이는 장면이 참 인상 깊었습니다. 그중에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장은 2장 코끼리 이야기와 3장 해양 전시실입니다. 특히, 코끼리의 진화와 사자 갈기 해파리에 대한 자료를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사자 갈기 해파리 자료를 찾기 위해서 셜록 홈스의 단편 소설 『사자갈기 해파리의 비밀』을 중고 책방에서 구매해 정독하기도 했습니다.

이번이 세 번째 책 출간입니다. 그동안 쓰신 책들을 돌아보면서 앞으로 어떤 책을 집필하고 싶으신지 한말씀 해주세요.

첫 번째 책 『세상을 바꾼 과학 이야기』는 거의 10년 전에 집필한 도서입니다. 세상을 바꾼 위대한 발견과 발명, 그리고 과학자들에 관한 이야기로 과학을 쉽고 재미있는 이야기로 풀어 쓴 책입니다. 2012년 문화관광체육부의 우수 교양 도서로 선정되었습니다. 또, 국립 도서관 사서들이 선정한 '휴가철에 읽기 좋은 책 100선'에도 선정이 되었어요. 지금까지 계속 스테디셀러로 계속 사랑받고 있고 2022년에는 개정판을 출간했습니다.

두 번째 책 『어린이를 위한 세상을 바꾼 과학 이야기』는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과학 지식 함양과 창의력 증진에 도움이 되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2013년 과기정통부의 '우수 과학 도서'로 선정되었습니다. 또, 2015년 소년조선일보에 23주에 걸쳐 연재되기도 했었습니다. 이 책은 어린 독자들을 위한 일러스트가 많아서, 베스트셀러 목록에도 많이 올랐습니다. 지금은 베트남에도 수출되어 현지에서 베스트셀러 도서에 들었습니다. 역시 스테디셀러로 개정판이 출간되기도 했습니다. 이번에 나온 『박물관이 살아 있다』가 세 번째 책입니다. 다음에 쓰고 싶은 책은 스미스소니언 항공우주박물관을 주제로 한 책이나, 제가 개발한 박물관 관람법인 '하나 고르기 관찰 및 탐구 방법'에 관한 책을 쓰려고 생각 중입니다.


스미스소니언 자연사 박물관 현장 사진



*권기균

한양대 공대 및 대학원을 졸업한 공학 박사이자 칼럼니스트.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전문 위원과 미국 국립 스미스소니언 연구소 객원 연구원,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운영 위원을 역임했다. 현재 과학관과문화 대표로 있으면서 한국과학문화교육단체연합 회장, 한국과학커뮤니케이터협회 이사를 맡고 있다.




박물관이 살아 있다
박물관이 살아 있다
권기규 저
리스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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