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수요일, 예스24 뉴미디어팀이 이주의 신간을 추천합니다. |
앙리 모니에 저/김지현 역 | 페이퍼로드
이 책은 경제적, 문화적 불평등의 시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이미 200년 전의 사회에서의 부르주아의 모습을 통해 사회적 불평등과 블랙코미디를 선사한다. 저자인 앙리 모니에는 풍자화가, 삽화가, 희극작가, 연극배우로서 그 자신이 부르주아이면서 부르주아 계층에 대한 노골적인 혐오와 비판을 드러냈다. 나는 이 책을 보면서 마음이 씁쓸했다. 이미 200년 가까이나 지난 이 사회에 살면서도 그때 당시보다 과연 정치적, 사회적으로 우리는 진보를 이루어냈는가 자문할 수밖에 없다. 아니면 이것은 인간으로 태어나 평생 마주할 수밖에 없는 절대적 현상인 것일까? 물론 각자의 입장에 따라 관점은 다를 것이다. 여러분도 한 번 이 책을 통해 우리의 모습을 다시 한번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고상우)
에밀리 앤시스 저/김승진 역 | 마티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 년 넘게 지속되는 팬데믹 시대에 살아가면서 새삼스럽게 깨달은 것은, 나는 원래도 꽤나 '실내형 인간'이었다는 사실이다. 이전에도 나는 집 밖으로 외출한다고 생각했지만, 돌이켜보면 집이라는 건물을 떠나 목적지인 다른 건물로 향했던 경우가 태반이다. 지금은 그 '실내'의 대부분이 집일 수밖에 없는 특수 상황에 처하면서, 어떻게 이 환경에서 좀 더 건강하고 지루하지 않게 지낼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 『우리는 실내형 인간』은 실내 세계가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더 건강하고 쾌적하며 안전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 과학적인 조언한다. (박숙경)
사이먼 크리츨리 저/변진경 역 | 돌베개
자살에 대해 쉽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세상에 존재할까? 이 책의 저자 ‘사이먼 크리츨리’는 뉴욕 뉴스쿨 철학과 교수. 실험적인 글쓰기로 영향력 있는 철학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그는 “뉴스와 공개 토론뿐만 아니라 친구와 지인들도 자살과 자살자들에 대해 편협하고 뻔한 방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에 좌절감”을 느끼고 글을 쓰기 시작한다. 30쪽이 넘는 서문은 저자가 왜 자살을 탐구하게 되었는지의 변을 비롯해 오랜 내적 투쟁의 서사가 담겨 있다. (저자가 이 책을 쓴 건 2014년, 서문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찾아온 2020년에 다시 썼다.) 주디스 버틀러는 이 책에 대해 “도덕적 판단에 기대거나 공포에 사로잡히지 않은 채 자살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한다.”고 말했다. 한 번쯤 자살의 의미를 곱씹어본 사람이라면 분명 흥미롭게 읽을 에세이. (엄지혜)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편 | 오월의봄
제목을 보고 어떤 ‘이야기’일까 궁금해서 책을 펼치고는 ‘귀환이주여성’이라는 낯선 단어와 마주쳤다. “결혼이나 돈을 벌기 위해 한국에 왔다가 자발적, 혹은 비자발적으로 본국에 돌아간 이주여성”(4쪽)을 뜻하는 말이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조사팀은 2019년 한 해 동안, 귀환이주여성을 만나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이들의 안전한 삶을 고민했고, 그 결과물이 이 한 권의 책에 담겼다. 형식적인 ‘다문화’ 정책은 늘어났지만, 충분히 ‘다문화 사회’에 대해 고민하지 않았던 한국사회구성원 모두가 읽어야 할 책이다. 미등록 이주아동 이야기를 다룬 은유 작가의 신작 『있지만 없는 아이들』과 함께 읽어도 좋겠다. (김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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