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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특집] 긴밀한 공감, 느슨한 연대 - 『프리낫프리』 편집장 이다혜

『프리낫프리』 편집장 이다혜 <월간 채널예스> 2020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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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 프리랜서를 지향하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나만의 브랜드를 위해 주체적으로 노동하려는 자세와 ‘존버’를 위해 1년 정도 생활 가능한 생활비는 필수라는 점이다. (2020.05.19)


전직 홍보마케팅 에이전시 콘텐츠 마케터, 현재 프리랜서 7년 차. 몸담았던 회사에서 화장품, 호텔, 유통업, 공공기관 관련 콘텐츠를 만들며 다져놓은 일 근육이 지금을 견디게 해주는 힘이라고 말하는 이다혜 편집장이 프리랜서를 위한 잡지를 만들기로 한 것은 2017년의 일이다. 독립하고 3년, 스스로 그려놓은 자존감 그래프가 중력에 영향을 받던 시점이었다. 세상의 모든 프리랜서와의 교류와 공감을 통해 손에 잡히지 않는 정체성을 확인하고 성장의 계기로 삼으려 했던 프로젝트는 이제 3호 발행을 앞두고 있다.


프리랜서라는 단어를 처음 발음한 건 언제인가? 

2015년 초, 독립하고 6개월쯤 지나서였다. 스스로를 소개할 규정 언어가 필요했다. 아이덴티티를 정하고 나니 당당한 느낌이 들더라. 야근, 철야 등 강도 높게 일하다 독립했는데, 내 이름을 걸고 일한다는 자부심, 성취감이 꽤 컸다. 


반면 기대와 달랐던 부분도 있지 않았을까? 

당연히 수입이다. 강의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장표 첫 장에 2014년부터 2019년까지 매출 그래프와 자존감 그래프를 보여주는데, 두 개의 그래프가 오버랩되지 않는다. 돈과 자존감이 같이 가지 않는 걸 보여주는 셈인데, 프리랜서를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고민해봐라 알려주는 의미다.  


프리랜서를 위한 매거진을 만든다고 했을 때, ‘프리랜서’는 어떻게 규정했나? 

정규직과 자영업이 아닌 다른 형태의 노동자를 연구한 적이 없는 상황에서 규정한 상징적 언어가 프리랜서가 아닐까 생각했다. 그래서 내린 정의는 ‘유연한 노동을 주체적으로 추구하는 사람’이다. 장기적으로는 프리랜서라는 단어 역시 깨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영역에서 다양하게 분화하는 중이니까. 





판권을 보면 거의 혼자 잡지를 만드는 것 같은데, 『프리낫프리』 의 시작과 현재가 궁금하다.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기회가 되면 스타트업을 하려고 여러 시도를 했는데 주체적으로 일할 수 없다는 걸 절감하던 시점이었다. 다른 프리랜서들은 어떻게 일하나 궁금했다. 내 브랜드를 가지고 프리랜서들과 공유하는 장을 만들면 어떨까 싶어 시작했다. 잡지 기획은 혼자 추진하는데, 디자이너와 교정 교열 등 전문 분야는 손을 빌린다. 2호부터는 인디자인 공부를 병행하면서 내지 디자인도 혼자 했다. 원고만 쓰다 디자인까지 하니까, 일에 대한 환기도 되고 몰입도 되면서 더 좋았다. 


직접 기획하는 일을 진행하려면 예산 문제에 직면하기도 하고, 전문적인 부분에선 한계를 느낄 것 같은데. 몇천 부를 찍는 게 아니어서 독립 서점 중심으로 유통한다. 보도자료나 계약서 쓰는 일도 AE 시절 경험이 있어 어렵진 않다. 단, 대형 서점을 뚫는 게 쉽진 않은데, 3호부터는 볼륨이 있어서 도전해보려 한다. 준비 중인 3호의 주제가 ‘느슨하게 연대하며’인데, 각각의 프리랜서나 직군이 아닌 연대의 방법을 다루려 한다. 밀레니얼 세대의 연대 방식이기도 하고. 그 이유가 여기 있다. 이런 도전을 할 때 조언해줄 사람이 주변에 있다는 것.  


잡지를 만들면서 다양한 프리랜서를 만났을 텐데, 느낌이 어땠나? 

대체적으로 만족도가 높을 거라 생각했는데, 어려움도 많더라. 예를 들어 창작 직군. 2호 주제이기도 한데, 대부분 정규직 일자리가 없는 경우다. 또 하나는 대부분 ‘N잡러’라는 것. 한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직업의 파이가 다양하고, 이런 사례를 행정적으로 구분하는 건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만난 프리랜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다면? 

‘그래도 프리랜서’라는 연대 모임 참석자 중 영상 쪽 일을 하는 분이었다. 한 달 동안 벌어들일 수입을 정해놓고 그 수입을 채우면 나머지 날짜는 쉰다고 했다. 이상적이라고 판단하진 않지만, 자신이 주체적으로 노동하는 것에 대해 실험해보는 태도가 흥미로웠다. 또 다른 사례는 ‘그루’로 삼고 싶을 정도인 신예희 작가다. 자기 컨트롤, 규칙적인 삶, 일을 대하는 태도, 자신만의 원칙, 자신을 다듬고 달래가며 일하는 방식을 많이 알려줬다. 


창간호에 프리랜서 사회 안전망 구축 관련 리포트가 실려 있다. 외국의 프리랜서 상황은 어떤가? 

북유럽의 경우 예술가 중심으로 프리랜서 연대가 있고, 조합원이 늘면서 예술가뿐 아니라 프리랜서 형태로 일하는 사람들이 가입하고 혜택받는 사례가 있더라. 뉴욕은 소비자 보호국에 프리랜서 상담 파트가 있고, 정해진 조례를 기업이 이행하지 않으면 벌금을 물리는 등 구체적인 사례가 있다. 1995년 시작된 프리랜서 유니온이라는 노동조합은 프리랜서가 가장 힘들어하는 보험료를 직장 보험 케어 수준으로 만들기도 했다. 한국에도 프리랜서 네트워크라는 조합이 출범했지만 활동이 다양하진 않은 걸로 알고 있다. 지자체 차원에서도 소극적 움직임은 있는데, 알아가는 단계라고 할 수 있다. 





1호에 ‘지속 가능한 프리랜싱을 위하여’라는 주제가 있던데, 무엇이 가장 중요한 항목일까? 

운동선수에게 필요한 덕목 같지만, 무너지지 않기 위한 루틴과 멘탈 관리.(웃음) 추가로 자발적 프리랜서를 지향하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나만의 브랜드를 위해 주체적으로 노동하려는 자세와 ‘존버’를 위해 1년 정도 생활 가능한 생활비는 필수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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