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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특집] 나는 매일 다른 회사로 출근한다 - 콘텐츠&커뮤니티 디자이너 록담

콘텐츠&커뮤니티 디자이너 록담 <월간 채널예스> 2020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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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타리 안의 삶이 불안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늦은 나이에 퇴사하면 뭘 할 수 있을까 같은 불안. 몇 년 동안 고민하다 갈림길에서 선택했다. (2020.05.18)


록담의 카카오브런치 첫 화면에 적힌 자기 소개는 말 그대로 다채롭다. 한예종 예술경영 겸임교수, 콘텐츠&커뮤니티 기획 ‘플라잉웨일’ 대표, 프립 임팩트 디렉터, 북크루 이사. 낯선 프로젝트 기획, 진행, 경험공유살롱 ‘리뷰빙자리뷰’ 기획, 진행, 30일/ 100일 프로젝트 기획, 진행. 한 호흡에 읽기도 힘든 전방위적 동선을 오롯이 혼자 커버하는 에너지의 원천은 무엇일까? 지난해 9월 카카오를 퇴사한 뒤 6개월째. 흔한 고정관념에 갇힌 프리랜서가 아닌, 새로운 경계를 그려나가는 프리랜서의 한 사례를 보여주는 록담의 실험은 이제 막 시작됐다.     


브런치에 적힌 카카오 시절 업무도 만만치 않게 많아 보였다. 이전 커리어들을 정리한다면? 

공대를 졸업하고 축제가 좋아 페스티벌 관련 업무를 한 게 첫 직장이었다. 30대에 대학원에서 예술 경영을 전공하고, 배팅한다 생각하고 해외 연수를 다녀왔다. 공연기획사에서 마케팅을 하다 대기업을 거쳐, 다음커뮤니케이션 마케팅 담당자로 옮긴 게 2010년이다. 그 후 다음카카오, 카카오를 거쳤다. 지난해 3월 재밌는 경험을 했는데, 카카오 임팩트 문화재단으로 이동하면서 회사와 주 3일 근무 계약을 했다. 대신 회사가 주는 모든 기득권은 포기하는 조건이었다. 3년 동안 낮밤 없이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거기서 생긴 자신감으로 주 2일 잉여 시간을 어떻게 쓸 수 있는지 실험하고 싶어서였다.  



카카오라면 꽤나 자유로운 분위기일 것 같은데, 굳이 프리랜서로 독립하게 된 계기가 있나? 

맞다. 카카오는 꽤나 안전한 울타리다. 하지만 울타리 안의 삶이 불안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늦은 나이에 퇴사하면 뭘 할 수 있을까 같은 불안. 몇 년 동안 고민하다 갈림길에서 선택했다. 앞서 말한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면서 근육도 생겼으니까.


이제 6개월 차인데도 활동은 가히 전방위적이다. 

매일 다른 회사로 출근하는 콘셉트다. 월요일은 북크루. 화요일은 한예종 겸임교수, 수요일은 프립이라는 여가 큐레이션 스타트업, 목요일은 인천지역 문화 프로젝트 디렉터로 참여한다. 금요일은 주중에 하지 못한 일에 대한 서포팅을 한다. 플라잉웨일은 사람들에게 신청을 받아 매주 두 명씩 전화 코칭을 한다. 일이 많아 보이지만, 다섯 가지 모두가 누군가의 성장을 돕는 일이고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넓게 파다 보면 깊이가 보일 거라 생각한다. 


오늘, 인터뷰 직전까지 소화한 스케줄을 공개한다면? 

월요일, 북크루에 다녀왔다. 고문 계약이 아니라 주1일 출근하는 직원 개념인 새로운 협업 형태다. 긱 이코노미인 셈인데, 스타트업들은 이런 특별한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사례를 많이 만들고 싶다. 


지금 가장 시급하게 진행해야 할 프로젝트는 뭔가? 

모든 프로젝트가 열 손가락 같은 느낌이다. 조직에 기대지 않고도 혼자 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키워야 한다는 생각이다. ‘30일 프로젝트’ 같은 경우는 카카오톡만 있으면 가능한 일이다. 모든 프리랜서의 고민이겠지만, 온전한 내 기술을 많이 만들고 싶다. 



매일 출근하는 콘셉트를 보면 루틴을 만드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인간은 불안정하고 그대로 두면 한없이 게을러지지 않나. 자신만의 룰, 실행해야 할 루틴을 만드는 건 굉장히 중요하다. 긍정적인 사고도 마찬가지다. 내 경우, 코로나19로 힘든 상황이지만 그것 역시 기회로 보고 온라인화하는 걸 고민하는 중이다. 워크숍, 강연 등을 오프라인이 아닌 디지털로 하는 건 어떨까 궁리한다. 코로나로 인해 기존의 가치, 철학, 탑다운 등의 시스템이 리셋되는 중인데, 분명 거기엔 새로운 가능성이 열릴 거라 생각한다. 


프리랜서로 독립한 후 내부적으로 세워놓은, 일과 관련한 가이드라인이 있다면? 

평판에 먹칠하는 결과를 갖지 말자. 그러기 위해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일을 제안하고 제안받자. 수입에 너무 집착하지 말자. 자기 시간을 돈 버는 일에만 쓰면 다음 스텝을 나가기가 쉽지 않을 테니까. 나중을 위한 시간과 돈의 배정을 7:3으로 해놓지 않으면 오래가기 힘들 것 같다.


얼마 전 브런치에 ‘저녁은 프리랜서들 긴급 시국 대토론회’라는 의미심장한 내용을 올렸던데, 이제 6개월 차 프리랜서에게도 불쑥불쑥 고개를 드는 고민이 있나?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스토브 리그>에 야구단 회식 장면이 나오는데, 그게 그렇게 부러웠다. 프리랜서는 강력한 연대나 소속감이 없지 않나. 개인은 무한히 취약한 존재인데, 외부 충격도 스스로 방어해야 하고. 지극히 인간적인 고민이지만, 슬픈 일을 겪을 때 주변에 사람이 없지 않을까 하는 것도 고민되더라. 




프리랜서 록담의 롱런을 위해 가장 필요한 항목을 꼽아본다면? 

자기 능력의 지속적인 성장, 자기만의 에지(edge)를 만드는 것. 쓰임을 받으려면 누구도 해결하지 못하는 걸 해결하는 능력과 상황을 만들 줄 알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자기 일에 대한 아이덴티티와 레퍼런스가 잘 쌓여야 한다. 코칭을 하는 이유도 그렇다. 코칭 과정에서 상대가 알려주는 데이터들이 쌓이는데 이걸 활용할 수 있다는 건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또 하나, 노력하는 사람은 노력하는 사람을 만난다는 말이 있다. 지금은 다양한 가능성을 앞에 두고 노력하는 사람끼리 만나 빚어내는 시너지가 무엇보다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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