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90년대생 특집] 요즘 것들의 베스트셀러

<월간 채널예스> 2019년 4월호 특집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2018년 한 해 동안 90년대 생, 나이로 따지면 20대의 선택을 받은 책들은 어떤 것일까? 10년 전의 베스트셀러와 함께 비교해보았다. (2019. 04. 15)

특집_01-1.jpg

 

 

오늘의 20대는 소소하더라도 행복한 일은 매일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혼자여도 충분하고 ‘나대로’ 사는 게 속 편하다. 선을 넘어 무례하게 구는 사람과는 신경 끈 채 살고 싶다. 무엇보다 죽고 싶을 만큼 아프기도 하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은 마음에 격하게 공감한다. 심오하고 고단하지 않게, 인생을 즐길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 지금의 20대다. 지난 한 해, 20대들의 지지를 받았던 책들이 바로 그 증거다.  

 

2018년 한 해 동안 20대 독자들은 수험서와 외국어 분야의 책에 가장 많은 관심을 보였다. 100위권 이내에 수험서 자격증 분야, 국어와 외국어 분야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아무래도 가장 많은 시간과 노력을 취업 준비에 쏟고 있는 팍팍한 현실을 반영한 듯하다. 성비로 살펴보면 20대의 도서 구매율은 여성이 7% 남성은 4.6%, 여성 독자의 경우 에세이를 좀 더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며, 남성 독자의 경우 라이트노벨 / 판타지와 같은 소설을 선호한다고 한다. 이전과는 달리 작가의 인지도를 따라 책을 구입하기 보다는 SNS를 통해 알려지거나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책들의 구매율이 높은 것도 특이한 점이다. 그렇다면 수험서, 외국어, IT 분야를 제외하고 20대 독자들은 어떤 책들을 선택했을까? 2018년 20대가 구매한 도서 베스트 순위를 살펴보면 또 다른 특징들을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1위에 올라간  『모든 순간이 너였다』 는 인스타그램의 스타 작가인 저자의 두번째 책으로 SNS의 인지도를 바탕으로 특히 20대 여성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2위를 차지한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 는 20대 뿐만 아니라 2018년 전체 베스트 셀러 1위를 차지한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을 주로 산 사람들이 20대와 30대의 여성 독자인데, 남성 독자의 사랑도 놓치지 않아서 추억의 캐릭터 푸우가 전해주는 따뜻한 위로, 작은 행복을 소중히 여기는 ‘소확행’ 트렌드가 성비와 연령을 초월해 다가간 것으로 보인다. 3위는  『82년생 김지영』 , 레드벨벳의 아이린이 팬미팅에서 얘기한 이후로 젊은층의 판매량이 늘어 화제가 되었는데 기존 가족 체제에 대한 반감, 페미니즘 열풍으로 당당한 여성으로 살아가는 삶에 대한 관심이 40대 여성 독자에 이어 20대 독자들까지 끌어들였다.

 

이 밖에 정문정의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은 ‘선을 넘는 사람들’을 만났을 때 단호하면서도 센스 있게 대응하는 법을 알려주는 책으로 5위에 올랐다. 정확한 의사 표현력, 거절의 기술이 궁금한 20대 여성 독자들의 심리를 파고들었다.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말하기 기술에 대한 관심은 10위를 차지한  『말 그릇』 에도 반영되었다. 6위를 차지한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는 기분부전장애(가벼운 우울 증상이 지속돠는 상태)를 가진 저자와 정신과 전문의가 나눈 12주간의 대화를 엮은 책으로 독립출판물로 출간되어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다. 90년 생으로 동년배의 저자가 낸 책, 독립출판물로 낸 책, 일상의 소소한 우울을 담아냈다는 점등이 20대 독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간 것으로 보인다.

 

 

10년 전의 베스트셀러

 

2018년의 20대가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고 타인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유쾌한 개인주의자의 삶을 택했다면 10년 전의 20대는 어땠을까? 당시의 베스트셀러 목록을 살펴보면 미약하지만 그 흔적을 짚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2008년의 베스트셀러 1위는 무엇일까? 인생을 성공으로 이끄는 ‘비밀’을 담은  『시크릿』 이다. 책의 인기를 견인한 독자층은 여성과 20대 독자, 구매율의 절반 정도가 20대 독자들이었다고 한다. 이런 분위기는 2008년 당시 미국발 글로벌 금융 위기가 전반적인 경기침체를 몰고 왔고 미래에 대한 불안이 성공을 희망하는 심리로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2008년의 출판계는 성공에 관한 비법을 알려주는 자기계발서들이인기였는데, 10위 권 안에 들어간 『마시멜로 이야기』  , 『꿈꾸는 다락방』 도 내일의 성공을 위한 지침들을 들려준다. 20위권 밖이긴 하지만 『20대, 공부에 미쳐라』  역시 취업경쟁이 가열된 시대에 취업과 승진, 성공에 관한 비법을 파고든 책으로 20대를 직접적으로 공략해 인기를 얻었다. 
 
흥미로운 점은 10년 전(2008년)과 비교했을 때 2018년은 성공을 위해 지금의 나를 바꾸려는 노력을 하기보다 타인과 적당한 거리두기를 유지하면서 스스로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에세이가 강세를 나타낸 것이다. 2018년에 20대가 관심가진 책을 다시 들여다보자. 20대의 베스트셀러 중에 4위를 차지한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와 11위를 차지한  『신경 끄기의 기술』 이 그 예로, 모두 누구보다 자기 자신을 삶의 1순위에 두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책이다. 16위에 오른 자기계발서 역시 『자존감 수업』 으로 건강한 자존감을 회복하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2008년을 사로잡은 불안의 심리는 희망과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는 책들을 선호하는 것에서도 드러났다.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올라간 공지영의 자전적 소설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와 ‘거친 숨소리’로 응원을 보내는 이외수의  『하악하악』 이 대표적인 예, 이외수 작가는 <무릎팍 도사>라는 예능에도 출연에 젊은층을 비롯한 대중적인 인기를 얻기도 했다. 더불어 2018년은 경기침체의 시기에는 언제나 소설이 인기를 끈다는 공식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공지영의 『즐거운 나의 집』과 네이버에 연재했던 황석영의  『개밥바라기별』 을 비롯해 프랑스의 젊은 작가 기욤 뮈소의 작품 중에는  『구해줘』 와  『사랑하기 때문에』  두 작품을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려 놓았다.    
 


20대가 만들어낼 베스트셀러가 궁금하다

 

20대의 독서 경향에 대해 ‘대학내일 20대 연구소’는 흥미로운 조사를 했다. 2017년 수도권 20대 남녀 3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우선 20대의 직장인은 ‘사서’ 읽고, 대학생은 ‘빌려서’ 읽는다. 책을 고르는 기준은 제목이나 목차를 보거나, 베스트셀러 목록을 참고하기도 하지만 SNS 지인들의 후기나 추천, 카드 뉴스 등에 영향을 받는 비율도 낮지 않다. 20대의 절반은 독서 공간을 제공하는 서점이나 북카페를 이용한 적이 있으며 마음에 드는 책 속 구절을 따라 적거나 인증샷을 찍어 SNS에 올리는 등의 ‘리딩 엔터테인먼트’를 적극적으로 즐기고 있다. 책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전시나 이벤트를 운영하는 공간도 즐겨 찾는다. 연구소 측은 “20대의 연간 독서량은 1~2권 남짓으로 줄어들고 있지만 요즈음의 20대들은 책을 단순히 ‘읽는 것’에서 ‘즐기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조선영 예스24 도서1팀장은 20대 독자들에 대해 “다른 연령대에 비했을 때 책을 선택할 때 자신의 취향과 관심사를 선명히 드러내는 것들을 고르고 있다.”라며 “자신이 관심있는 분야와 이슈를 다룬 책들이 있다고 하면 기꺼이 관심을 갖고 책을 구매할 의지를 갖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취향을 저격하고 관심을 끈다면 적극적으로 구매하고 즐길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는 20대 독자! 모든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 앞으로 20대들의 베스트셀러가 무엇이 될지 사뭇 궁금해진다.  

 

 

예스24 2018년 20대가 구매한 도서 베스트 20위 (수험서, 외국어, IT 분야 제외)

순위 

분야 

도서명 

에세이 

모든 순간이 너였다 

에세이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 

소설 /시/희곡 

82년생 김지영 

에세이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에세이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에세이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에세이 

언어의 온도 

소설/시/희곡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소설/시/희곡 

돌이킬 수 없는 약속

10 

자기계발 

말 그릇 

11 

자기계발 

신경 끄이의 기술 

12 

역사 

역사의 역사 

13 

에세이 

곰돌이 푸,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아 

14 

경제 경영 

트렌드 코리아 2019 

15 

사회 정치 

개인주의자 선언 

16 

자기계발 

자존감 수업 

17 

자기계발 

5년 후 나에게 Q&A a day 

18 

에세이 

골든아워 1 

19 

에세이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20 

자기계발 

말의 품격 

 

 

 

배너_책읽아웃-띠배너.jpg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YES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기낙경

프리랜스 에디터. 결혼과 함께 귀농 했다가 다시 서울로 상경해 빡세게 적응 중이다. 지은 책으로 <서른, 우리가 앉았던 의자들>, <시골은 좀 다를 것 같죠>가 있다.

오늘의 책

트럼프의 귀환, 위기인가? 기회인가?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을 거머쥔 트럼프. 글로벌 무역 질서를 뒤흔들 트럼프 2기 정부의 명암과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국제 정세에 미칠 영향에 대해 설명하는 박종훈 저자의 신간이다. 강경한 슈퍼 트럼프의 시대에 직면한 대한민국이 어떠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지 그 전략을 제시한다.

이래도 안 읽으실 건가요

텍스트 힙에는 별다른 이유가 없다. 독서가 우리 삶에 필요해서다. 일본 뇌과학계 권위자가 뇌과학으로 입증하는 독서 예찬론. 책을 읽으면 뇌가 깨어난다. 집중력이 높아지고 이해력이 상승하며 즐겁기까지 하다. 책의 장르는 상관 없다. 어떤 책이든 일단 읽으면 삶이 윤택해진다.

죽음을 부르는 저주받은 소설

출간 즉시 “새로운 대표작”이라는 타이틀을 얻으며 베스트셀러가 된 작품. 관련 영상을 제작하려 하면 재앙을 몰고 다니는, 저주받은 소설 『밤이 끝나는 곳』을 중심으로 사건이 전개된다. 등장인물들이 함께 떠난 크루즈 여행 중 숨겨진 진실과 사라진 작가의 그림자가 서서히 밝혀진다.

우리 아이 영어 공부, 이렇게만 하세요!

영어교육 전문가이자 유튜브 <교집합 스튜디오> 멘토 권태형 소장의 첫 영어 자녀 교육서. 다년간의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초등 영어 교육의 현실과 아이들의 다양한 학습 성향에 맞는 영어 학습법을 제시한다. 학부모가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지침과 실천 방안을 담았다.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2